W. 해日
여기, 쥐새끼가 둘 있다
2부
피 냄새를 맡으면 짐승이 돌아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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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냄새를 맡으면 짐승이 돌아온다고.
여기, 쥐새끼가 둘 있다
─ Part. 2
KPC 黒粋奴藻
PC 大海原九
W 해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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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四장
쥐새끼 옆에 쥐새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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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이치지쿠는 아파트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 대신 야츠모의 손에 이끌려 동구룡 어딘가의 - 흔해 빠진 아파트 중 한 곳에서 몸을 숨겼습니다.
이위는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문자 한 통만을 남기고 끝이었습니다.
[후회하지 마라. 지금이라도 마음 변하면 목숨은 건질 수 있을걸.]
흔해빠진 회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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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츠모는...음...
옆에서 평화롭게 육포를 질겅거리고 있습니다.
黒粋奴藻
있잖아, 난 다시 서락성으로 돌아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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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빤히 본다.)
나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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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이거?
(하나 던져준다.)
大海原九
(캐치하고 조각내 입에 넣는다. 우물⋯.)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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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흐음. 날 정말 담그고 싶었다면 이미 수십 명은 불러서 대낮 길거리 한복판에서 죽였겠지?
널 데려다 쓴 이유는 하나... 부산주도 나를 대놓고 처형하지는 못할 정도라는 거.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소리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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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한마디.) 아니⋯.
너무 걱정되서 딱 붙어 다녀야겠다.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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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 진짜? (반쯤 누워있던 몸이 옆으로 바짝 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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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어차피 난 산주의 후계자야. 싫든 말든 서락파에서 곧 축하연이 열리니까 가봐야 한다고.
그리고 널 데려가는 건 이미 정해진 사항이니까 질리도록 붙어 다니게 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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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야츠모 볼 콕 찔러준다.) 와아, 정말? 화장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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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 (반대편에 깔려있던 이불로 손 뻗어 끌어와 덮어버린다.)
그렇게까지 같이 있고 싶어할 줄은 몰랐는데⋯.
뭐어, 확실히 내 옆에 있는 편이 안전할 테니까⋯ 뭣하면 따라다녀줄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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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 (부드럽게 웃으며 이불을 끌어온 손을 꼬옥 잡아준다⋯.) 정말? 너무 감동이다⋯.
그럴까? 화장실도 샤워도 같이 다닐까? (한술 더 뜸.)
黒粋奴藻
그-으래. 손목이라도 하나씩 묶어둬?
大海原九
뭘로 묶을까⋯. 밧줄?
黒粋奴藻
아플텐데.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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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왜 경험담처럼 말하지? 그럼 천으로. (손수건같은 천 가져와서 야츠모 손목에 먼저 묶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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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경험담⋯ 부정하지 않는다.)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묶인 손목 빤히⋯⋯.)
농담삼아 한 말이었는데, 그런 취향이라면 어울려주겠다만.
(그대로 손수건의 반대 끝을 뺏어와 이치지쿠에게 묶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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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경험도 있으면 네 취향인 거 아니야? (여기까지 와선 무의미한 논쟁이긴 하다. 손목 가볍게 흔들다가 으쓱인다.)
서락성 사람들은 네가 누군지 알고?
黒粋奴藻
알다마다. 특히 이번에 성에 출입할 사람들이야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고⋯.
(말하는 내내 놀이하듯 손목 잡아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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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보아도 산주의 후계자가 사는 곳 치고는 너무 초라한 방입니다.
사람 사는 곳 같다기에는, 겨우 잠을 청할 정도로의 이부자리가 끝이고. 목이 타 싱크대를 뒤져보면 팩으로 팔고 있는 홍차가 끝입니다.
정말로 본인이 사는 방은 아닐테고, 은신처 중 하나일 겁니다. 여기도 그런 매우 흔한 곳 중 하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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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그럼 이쪽은 손가락에 특이한 점이 없나 살피듯 야츠모의 손가락 마디마디를 꾹꾹 눌러본다. 이것도 손장난이다.)
이런 게 몇 개나 있니?
黒粋奴藻
(손가락이 길고, 피부가 거칠고, 잔 흉터가 많다는 것 외에 특이한 구석은 없다. 제 손을 가지고 놀아도 내버려둔다⋯.)
글쎄, 좀 떨어진 곳마다 하나씩 둬서 다섯 개?
大海原九
전부 이런 곳이야? (말하자면, 딱 잠만 잘 수 있는 곳 말이다. 손을 가지고 놀다가 재미없어졌는지 그대로 들어서 야츠모 머리 위에 얹어준다. ⋯야츠모의 손을.)
黒粋奴藻
아무래도? 임시 거처라는 느낌이니까. ⋯뭐야? (다시 들어서 이치지쿠 머리 위에 얹어둔다. 자신의 손을.)
大海原九
임시 거처라도 이렇게 아무것도 없으니 재미가 없어서 자꾸 술자리나 찾지. (뭐야? 손을 잡아 내려서 야츠모의 손을 감싸 잡고 어깨 높이로만 들어 보인다.)
개. (빛을 비추면 아마 그림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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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 (황당하다는 눈으로 보는 것도 잠시⋯ 손의 방향을 틀어 이치지쿠의 어깨를 꾹.)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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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그 손 위를 텁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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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 (완전히 일어나 앉는다. 덕분에 이치지쿠의 팔이 당겨진다⋯.)
너 몇살이지?
大海原九
34살? (뻔뻔한 얼굴로 빈 쪽 소매로 입가 가볍게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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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그 나이 먹고 사람을 물어?
大海原九
그 나이 먹고 손으로 무는 흉내 내는 건 나이값 하는 거고? 솔직히 난 똑같다고 생각해. (아닌 듯.)
黒粋奴藻
아니, 아니. 다르지. 이건 흉내고. 너는- (먹잇감이라도 노리는지 한 번 건드렸던 어깨를 뚫어져라⋯⋯.)
大海原九
솔직히 귀여운 수준이었잖아? 비슷한 장난 아니야? (그리고 슬쩍 시선 피하듯 천천히 뒤로 눕는다.)
黒粋奴藻
⋯. (누운 걸 내려다본다.)
(어깨 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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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 (야츠모의 얼굴을 빈 손으로 텁 잡는다.) 아까 나이 물어봐 놓고 넌 왜 물어!
黒粋奴藻
(머리만 살짝 멀어지며 겨우 떨어진다.) 솔직히 귀여운 수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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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너무 귀여워서 볼도 꼭 물어주고 싶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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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이, 깜찍해라. (단어에 힘 주고 말하며 얼굴 양 손으로 잡고 볼을 콱 문다. 잇자국도 남았다.)
黒粋奴藻
⋯! (이마 밀어낸 뒤 물린 뺨 더듬다가 자국이 남았다는 걸 깨닫는다.) 이게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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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야, 이리 와. (아니, 이미 가까이에 있다⋯ 마찬가지로 얼굴 양 손으로 잡더니 같은 쪽의 볼을 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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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악! 단말마가 좁은 방에 울린다.) 저기, 난 도와준 거잖아? 네가 서락성에 간다니까! 기선제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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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아 그래? 그렇다고? 그럼 더 물어야겠네, 나랑 같이 다닐 거라며? (이번에는 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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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묶인 쪽 손을 들어 입을 턱 막는다.) 어차피 똑같은 데에 똑같은 잇자국 날 텐데 괜히 아프지 말고 이제 식사나 하자? 응?
黒粋奴藻
⋯⋯. (혀 빼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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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움찔. 그대로 손을 떼서 얼굴을 다시 텁 잡고 가까이 당겨서⋯쾁. 아까 문 옆을 한번 또 물었다가, 코를 물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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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 아! 미친, 몇 번을 무는 거지? 나는 막아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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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이마 한 번 팍 친다.) 밥이나 먹자며?
大海原九
아야. (이마 손으로 문지른다.) 네가 먼저 더 물어달라고 한 거 아니야, 아까 그 말은? (모르쇠.)
黒粋奴藻
그걸 그런 식으로 알아들으면 말이지? (아예 두 손 전부 이치지쿠의 손을 잡아두는 데에 쓴다.)
(다시 목 콱 물고 난 뒤에야 만족스럽다는 얼굴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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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 (손이 잡혀 문지르지도 못하고 물린 쪽으로 고개가 기운 채 앓는 소리 내더니 잡힌 손을 밀어 어깨 한 번 치고 나서야 얌전한 얼굴 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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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음, 좋아⋯ 이 정도면.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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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어깨 맞은 건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래서, 배가 고프긴 하고? 귀찮아서 바로 잘까 생각중이었는데. 먹고싶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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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뭐가? 하듯이 보다가 고개 약간 기운다.) 스프 같은 거 파는 데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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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물린 뺨 긁적인다.) 근처- 에 없는 건 아닌데, 나가기 귀찮은 게 문제지. 적당히 배달도 와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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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핸드폰을 들다가 그냥 빤히 본다.) 있어? 어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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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내가 종종 시켜 먹는⋯ 뭐. 왜. 시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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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종종 시켜 먹었다며. (핸드폰을 아예 떠넘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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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말 없이 버튼을 꾹꾹 누른다.) 잠깐, 뭐 먹고 싶은데?
大海原九
뭔가, 양송이 크림 수프? 뭐 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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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녹두, 대추, 버섯, ⋯⋯ 비둘기? (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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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뭐 이딴 메뉴가⋯라고 생각하면서도.) ⋯⋯⋯. 버섯이랑 비둘기 하나씩. (궁금함을 못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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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그 외에는~ 돼지고기도 있고. (불러는 봤는데 정말 저걸 시키네⋯ 의 표정이다.)
大海原九
넌 이런 메뉴 있으면 안 시킬 거야? (당연하잖아⋯같은 얼굴)
黒粋奴藻
시켜는 보겠지. (실제로 시켜봤다는 건 굳이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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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맛이 어땠는데? (당연히 먹어봤을 것처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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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직 시켰다고 안 했다? ⋯조금 특이한 오리 맛?
大海原九
(이렇게 말한단 건 어쨌든 먹은 거잖아.) 흐음~.
그럼 나도 버섯 스프만 있으면 됐어.
黒粋奴藻
좋-아, 그럼⋯ (버섯, 돼지, 그리고⋯ 어째선지 술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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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 너는 술을⋯ 못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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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며칠 전을 상기한다.) 그건⋯⋯ 못 하는 정도가 아니고 최악이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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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내가 경고했는데 마시자고 한 건 너야, 야츠모 군?
뭐, 나쁘지 않았잖아.
그정도면 잘 마셨지? (자화자찬 대박.)
黒粋奴藻
정말 잘 마셨다고 생각하는 거라면, 뭐랄까, 좀 안쓰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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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가감 없이 그대로 주문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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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새벽까지 살아있으면 상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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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주기 싫으면 솔직하게 말하는 게 어른스러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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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어쨌든 비교적 잘 마셨잖아? 시작부터 쓰러지는 수준도 아니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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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시작부터 쓰러지는 건 뭐냐? 술 냄새만 맡아도 취한다, 그런 거? (그럼- 오기 전까지 시간이 좀 있다. 천장 보고 드러눕는다. 양 팔로 머리 받치려다 묶인 손목 탓에 실패했다만.)
大海原九
(그리고 그 위에 그냥 데굴 누워버린다.) 뭐야, 술이 익숙하지 않으면 대개 그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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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너무 약해. (내버려둔다.)
大海原九
넌 술 처음 마셨을 때부터 2병씩 마셨고? (어깨 쿡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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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한 병은 마셨지? (진짜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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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헤에. 몇살때였는데?
黒粋奴藻
열 아홉.
大海原九
애매하게 그럴듯하잖아.
불~량 학 생. (옷깃 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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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이제와서 불량 학생이라고 해도? (주욱⋯. 그리고 현관에서 들리는 문 두드리는 소리.)
아~ 저거. 제대로 초인종 작동한다니까, 아무도 안 눌러. (일어서⋯야 하는데. 이치지쿠 등 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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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이런 집에서 초인종이 제대로 작동할 거라고 누가 생각해? (잠깐 장난치듯 어깨 잡고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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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하.
혹시 스프 말고 다른 게 먹고 싶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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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헤에, 그래? 다른 거 뭐? (-하필이면- 묶인 쪽 손 내려서 허리 쓸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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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 (표정이 미묘하게 구겨진 것 같기도.) 네가 더 잘 아는 모양인데. 이렇게까지 진심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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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난 말로 안 해서 뭔지 모르겠는데에. (한편, 문 밖에선 반복해서 두드리는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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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너는, 간단하게 끝날 일을 키우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아무리 봐도 본인에게 역시 적용되는 말이다. 현관 향해 외치기를,) 놓고 가! 나중에 두 배로 돈 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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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내 생각엔⋯. (외치는 걸 보다가 벨트에 손 넣어서 '딸칵'.) 너에게도 해당되는 말 아닌가 싶어. (그러고 위에 엎드린 채 턱 괴고 빤히.) 스스로 할래, 벗겨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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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나? 모르겠는데. (들은 말 그대로 돌려주며⋯ 자연스레 벨트로 흐르던 시선이 이치지쿠 얼굴 즈음에서 멈춘다.) 서비스 알지?
大海原九
누가 봐도 난 조금 놀려줄까 한 사람이고 무덤 판 건 너 아닐까? (진짜 남 말 한다. "날로 먹긴." 문득 생각하듯 시선 위로 올렸다가 '좋은 생각 났다' 하듯이 빙긋⋯.)
해 주세요, 해 봐.
黒粋奴藻
⋯아?
네 밥도 다 내 돈으로 먹이는 건데, 그거 하나 못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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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좀 귀엽게 굴면 덧나니? (배 부근 콕콕콕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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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 아. 별걸 다 보고 싶어하는군⋯.
원하는 대로 해줄 테니, 만족스럽지 않으면 그 뒤는 알아서 감당하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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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해 주세요." 됐지?
大海原九
⋯⋯.
전혀 안 귀엽잖아.
전혀 안 귀엽잖아!
黒粋奴藻
하?
알아서 귀엽게 봐라?
大海原九
누가 봐도 마지못해서 한 거잖아!
(투덜거리며 바지를 마저 벗기기 시작한다. 당연히 내내 '안 귀여워, 안 귀여워...' 하는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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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저기, 아무리 내가 귀엽⋯게? 굴어도 이미 처음부터 글렀으니까.
大海原九
⋯왜? (바지 내려주다 말고 뚱하게 묻는다.)
黒粋奴藻
넌 이게⋯ (귀엽게 보이냐? 차마 끝까지 말로 뱉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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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 (물끄러미 본다. 눈 가늘게 뜨고.)
그야 모르는 일이잖아.
50 넘어도 제 자식은 귀엽게 보인다는데. 귀엽게 굴면 그렇게 보이나 보지? ('해 봐' 하듯 빤히⋯.)
黒粋奴藻
⋯⋯⋯⋯.
알겠다, 실은 자신 없지? 내빼려고 이렇게 나오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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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여기서 이렇게 꺾는다는 건 진심으로 귀엽게 구는 거에 회의감이 든다는 말인데⋯. (턱 괴고 활짝 웃으면서 옷 위로 살살 문지르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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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너, (제일 먼저 든 생각. '이게 아닌데⋯')
⋯했잖아, 뭐가 문제야? 귀엽게 구는 게 뭔데⋯? 답답하게 굴지 말자? (한 손이 이치지쿠 뒤통수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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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뒤통수 잡힌 채 빤히 보다가 '흐~음' 하곤 바지와 속옷을 마저 내린 뒤 비죽 웃는다.)
좋아, 아까 건 좀 귀여웠으니까. (그리고 천천히 위아래로 문지르다가 잠깐 선심 쓰는 듯이 묻는다.) 묶인 쪽 손목은 안 써 줄까?
黒粋奴藻
(정말 알 수 없다는 반응이 표정에서부터 보인다. 문지르는 손길에 짧은 한숨, 그리고 질문이 들어오자⋯) 한 손으로 할 자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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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뭐야, 이쪽도 쓰면 네 손이랑 부딪힌다고 뭐라고 할 거면서. (한 손만 가지고 위아래로 훑다가, 끝을 손바닥으로 꾹 눌러 굴리고⋯,)
(역시 번거롭다는 표정이 된다.)
(고민하듯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옆을 입술로 텁⋯.)
黒粋奴藻
그거⋯⋯. (움직임에 따라 퍽 덤덤하던 낯이 조금씩 일그러지더니, 입이 닿자 어처구니 없다는 투로 한 마디.)
그냥 입으로 하지?
大海原九
솔직하게 말해서 맛은 없잖아. (뚱한 듯이 바라본다. 기둥 옆만 혀로 낼름 한 번 핥아보고 다시 손 움직인다.) 게다가, (붙은 채로 웅얼.) 아무튼 있다가 먹을 것도 있고⋯. (발음 약간 뭉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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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맛이 문제냐? (그렇다면 방법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닌데- 중얼거린다. 머리통을 잡고있는 손에 힘이 실리자, 그대로 입이 꾹⋯.)
大海原九
(안 먹는다고 항의하듯 입술이 꾹 닫힌 채 살 위를 누르길 잠깐, 올려다본 채 한쪽 눈썹을 들더니 무슨 생각인지 입을 열어 덥석 문다. 혀가 뒤를 갉작인다.)
黒粋奴藻
혀, 그렇게 쓰지 말고, 제대로 좀⋯⋯. (힘이 더 실린다. 꾸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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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욱, ⋯윽, (혀가 눌려 잠깐 구역질이 올라온 듯 한쪽 눈을 찡그렸다가 항의하듯 살짝 이를 세워 긁는다. 곧 한 손으로 허리를 잡고 고개를 좀 더 밀어 삼킨 채 혀가 크게 감싸듯 휘감고 고개를 뒤로 뺐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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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긁히는 동시에 눈썹이 움찔거리는데도 누르는 손길에 자유롭게 놓아줄 생각은 없어 보인다.) 설사 잘못 게워내더라도 봐주지 않⋯ (잠시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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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고개가 뒤로 물러나 중간에서 멈췄다가 다시 압력을 못 이기듯 다시 안쪽까지 삼키듯 빨아들인다. 목울대가 삼키는지 울컥이는지 한 번 움직이고⋯. 를 천천히 몇 번 반복. 조금씩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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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윽, 그거⋯ 잘도 삼키, (결국에는 입을 다물어버린다. 움직임과 함께 크기를 키워나가던 것마저 삼켜지는 게 내심 신기했는지, 혹은 정말 목구멍이라는 걸 쓸 수 있다는 게 궁금했던 건지- 빨아들이는 타이밍에 맞춰 작정하고 허리를 들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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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욱, 응, ⋯! (혀가 눌리면 소리도 나오다 멈추는 법이다. 아까보다 커진 탓에 삼키기 어려워진 것도 있어 생리적인 눈물이 끝에 어른거린다. 구역질이 올라온 듯 상체가 몇 번 들썩이더니, 목 안으로 끝을 삼키고 다시 한 번 '욱,' 하는 소리. 목구멍이 숨을 찾듯이 조여든다.)
main
黒粋奴藻
⋯⋯이래서는, 꼭 뒤에 박는 거랑 별반 다르지 않, 은 거 같거든⋯. (입 안의 습기가 남아있는 덕에 축축하고 따뜻한 것도. 목구멍의 조임 덕분에 사정감이 조금씩 올라오자 그제서야 천천히 머리 밀어낸다.) 아, 야, 이제 그만, 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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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웬일로 별다른 장난질도 없이-물론 그 중에 잠깐 이를 세워 긁으며 지나가긴 했지만-고개를 뒤로 빼내자마자,) 콜록! 콜록, 헉, 허억⋯. (목을 붙잡고 몇 번씩 기침을 하며 숨을 몰아쉰다. 욱, 하듯 혀를 내밀었다가 다시 손등으로 입가를 가볍게 닦아내고⋯.)
⋯많이 급했나 봐, 그렇게까지 당길 정도면?
黒粋奴藻
(가쁜 숨을 내쉬며 목을 부여잡는 모습에도, 걱정하기보다 아쉽다는 듯이 입맛부터 다신다. 역시 입에 마저 하는 편이 나았나? '아니, 그치만.') 참나. (-그 생각은 직후의 물음에 바로 바깥으로 튀어나온다.) 그대로 목에 내보내줄 걸 그랬나? 아~ 아니지, 워낙 서투르셔서 아직 해결하려면 한참 남았거든.
main
大海原九
먼저, (콜록,) ⋯그만이라고 한 쪽이 누구더라? (여전히 이물감이 있는 듯 목께를 문지르다가 손으로 선 것을 감싸듯 잡는다.) 아쉬워서 그런가 보지⋯. 왜, 한 번 더 해줄까? (그대로 쓸어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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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됐어, 목 아파하면서 용케 더 해주겠다는 소리를 하네? (허공에 대고 손가락 빙 돌린다.) 뒤 돌든 옷을 벗든⋯⋯ 아. (손목 내려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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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솔직히는, 그래⋯. 아팠는지 목을 다시 몇 번 문지르면서 손을 멈춘다.) 설마 방법이란 게 도중에 멈추고 이쪽으로 하겠단 거였어? (손끝으로 기둥 옆을 쿡.)
黒粋奴藻
아. (손을 쳐낼까 짧은 고민.) 그게 궁금해?
大海原九
그야⋯. 궁금하긴 하지?
黒粋奴藻
⋯⋯듣고 뭐라 하지 마라?
밖에 스프 있지?
大海原九
(눈 가늘게 뜬다.) ⋯⋯그런데?
黒粋奴藻
⋯여기까지 말해줬는데, 더 필요하다고?
main
大海原九
그러니까⋯.
섞어 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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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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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물끄러미 본 채 10초 정도 있다가⋯.)
변태.
黒粋奴藻
그래서?
(물끄러미⋯.)
다시 생각해봐도 나쁜 방법은 아닌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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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그냥 몸에 부어줄까⋯. (입꼬리가 올라간 걸 보면 장난인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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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오케이. 한 두 술 더 떠준다.) 레벨 높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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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그러니까 내 몸에 스프를 부어서 네가 핥아먹거나 반대를 하겠다고?
(그렇게까진 말 안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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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잘 아네? (하지만 마찬가지로 부정하지 않는다.)
아무튼, 정말 그 꼴 보고 싶지 않으면 빨리 뭐든 해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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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 (진짜 드물게 '졌다' 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 이치지쿠는 아주 잠깐 야츠모를 빤히 보다 손을 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향하는 건 문 밖, 손에 든 건 조금 식은 스프⋯.) 그래, 그럼⋯.
뭐부터 먹을래? (상냥한 미소로 스프 or 나 or 너의 신?혼 3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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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 야, 너? (움직이는 이치지쿠와 묶인 덕에 같이 일어나 문 근처까지 걸어갔다. 그러니까⋯ '그 상태'로. 스프가 들어있는 포장 봉투를 들고 오는 동안 문 안쪽에서 팔만 따라 움직이고, 기어코 그걸 가져오자-)
(질문을 이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 5초, 다시 받아들이는 데 걸리는 시간 5초, 선택, 1초.) 전부?
main
大海原九
(역시나 이해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 3초.) ⋯전부? (드물게 황당하다는 투다. 스프를 든 손과 야츠모를 몇 번 번갈아 보고, 아래를 흘끔 봤다가⋯.)
그럼 뭐부터 할 건데? (어디 해 보라는 듯이 스프를 옆으로 내려놓는다.)
main
黒粋奴藻
(그럼 이쪽은 스프보다 묶인 손목으로 먼저 시선이 간다.) 이 상태면⋯. (마주보는 수밖에 없군.)
앉든, 눕든. 해 봐. (대뜸 명령이 떨어진다.)
main
大海原九
(한쪽 눈썹만 들었다가 다시 내리고 털썩, 가볍게 마주 본 채 시트 위로 앉는다. 팔이 뜬다.)
main
黒粋奴藻
(야츠모는 나름대로 고민을 하고 있다. 입 밖으로도 흘러나온다. "무슨 맛으로 할까⋯." 마침 더 위에 있던 그릇이 양송이 스프였던 관계로 채택. 위에 덮여있던 랩을 벗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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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이거 언제까지 묶고 있을 작정이냐? (한 손으로 뜯는 건 힘들었던 모양⋯.)
main
大海原九
(한손으로 고전하는 걸 킥킥 웃으며 보다가 으쓱인다.) 뭐, 이건 내일 다시 묶어도 되고⋯. (다시 묶을 생각이구나.)
(천을 풀어주고 가볍게 흔든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그거? (다리 가볍게 꼰 채로.)
黒粋奴藻
오. (풀린 손목 둥글게 돌린다.) 그보다 정말⋯. (다시 묶을 생각이야? 고개 젓고, 다른 걸 먼저.) 옷은 벗어두는게 낫지 않나? 세탁해도 하루만에 전부 말리기는 힘들 텐데.
大海原九
(목깃에 손가락을 걸어 살짝 잡아당겨보곤 흠, 한 번. 장난기 돈 목소리로 말한다.) 그건 그렇지. 이번엔 네가 벗기지 그래?
黒粋奴藻
엑, 귀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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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발로 야츠모 발치 가볍게 찬다.) 서비스 정신이 제로야!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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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서비스고 뭐고, 생각해봐⋯. 평범하게 웃긴데? 정 원한다면, 그래, 친히 벗겨주겠다만⋯⋯.
main
黒粋奴藻
(그러고 보니 저번에는⋯ 전부 벗기지도 않았었던가. 잡념과 함께 옷을 설렁설렁 풀어헤치기 시작한다. 음, 이거⋯ 절대 옷 개어두지 않을 거 같고.)
main
大海原九
저기 말이야⋯, 야츠모 군.
'옷을 갠다' 라고 알아?
훌륭한 문화니까 기억해두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
main
黒粋奴藻
그래서? (또 당당하다는 저 얼굴. 옷은 전부 구겨진 채로 옆에 방치당한다.)
main
大海原九
(결국 볼 잡고-이 모습으로-콱 잡아당긴다.) 내일 입고 나갈 거란 말이야! 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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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어어? (-이 뒤로는 전부 발음이 샌다.) 서락파 산주 후계자한테 지금 일을 시켜?
main
大海原九
뭐어? 새삼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죽죽⋯.) 이건 일 문제가 아니라 생활력 얘기 아냐? 후계인데 옷 개는 것도 안 되는 거야? (한편, 발음 새는 게 좀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黒粋奴藻
어이, 슬슬⋯ (그만하지! 말로 멈추게 하는 건 관두고, 옆에 뒀던 스프를 집어든다. 이 뒤는⋯. '주르륵.')
大海原九
아, (묽은 액체가 떨어진다. 미적지근한 온도에 기분 나쁜 듯이 한쪽 눈을 찡그렸다가 볼은 계속 잡고 있다. 애매한 표정으로 몸에 떨어진 스프를 살짝 닦아내 보고,) 진짜 먹을 거야?
黒粋奴藻
안 먹으면, 버리게? (볼 당기는 두 손을 똑같이 두 손으로 마주 잡아 떼어낸다.) 실은, 이 뒤는 딱히 생각 안 해둬서 말야⋯. 하던 건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인데.
(이렇게 보니 아까 물었던 자리의 자국들이 더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잇자국이 남은 어깨의 스프를 슬쩍 핥아본다.)
main
大海原九
버리란 건 아니지만. (가까워지는 걸 바라보며 뭘 하는지 지켜보기도 잠깐, 어깨가 얕게 움찔하더니 간지러운 듯 킥킥 웃는다.) 이거 뭔가⋯.
(말을 도중에 멈추고 다시 한 번 짧은 웃음소리. 손을 뻗어서 야츠모의 목을 감싼 옷깃을 살짝 뒤집는다.) 이번엔 너도 더러워질 거 같은데.
黒粋奴藻
('식은 것도 나쁘지 않네⋯.' 따위의 생각을 하며 어느정도 어깨를 핥아내자 상체가 다시 조금 멀어진다.) ⋯그렇다고 나까지 전부 벗는 건 좀, 아니⋯ 그게 나은가?
main
大海原九
그야, 이 거리에서 진짜로 핥아먹기만 할 것도 아니잖아. (목깃을 건드리던 손이 어깨를 가볍게 쓸어내린다. 시선은 다시 아래를 한 번 흘끔 봤다가 말고.)
main
黒粋奴藻
진짜 먹기만 하면 어쩌려고. (물론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다. 제 손만 옮겨 상의를 차례대로 벗어, 마찬가지로 옆에 던져두고⋯ "청소는⋯ 나중에 생각하지." 우선 입부터 맞춘다. 어째 키스⋯ 보다는 뭔가 먹인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main
大海原九
(내일 분명히 주름 지겠지, 저것들⋯. 생각하며 입 안으로 넘겨진 스프를 혀로 몇 번 굴리더니 반절 삼킨다. 그리고 어째선지 어깨에 팔을 걸친 채 고개를 살짝 뒤로 물리고, 고민하는 듯 조용해진다. 말하자면⋯.) ⋯⋯.
(특별히 더 도발하거나 티배깅할 일도 없이 이 다음에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2초 정도의 고심이 끝나고 먼저 한마디.) 솔직히 말해서 바로는 힘들었어. 네 거에 스프 발라도 돼? (진지하게 묻는다.)
main
黒粋奴藻
⋯그거 진지하게 묻는 거지? (그걸 또 되묻는다.)
바로 힘들었다는 거면, 그러니까⋯.
스프 바른 게 네 안에 들어갈 수도 있는데? (이치지쿠의 배를 타고 흐르는 걸 검지로 슥 닦아본다.)
main
大海原九
그야⋯. 어떡해? (깜박인다.) 다른 게 있기라도 하니? 떠오르는 거라곤 뭐. (시선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가, '알겠지?' 하듯 한쪽 눈썹 들어올리며 야츠모를 올려다본다.)
⋯없잖아?
黒粋奴藻
하하⋯. (사람의 내장에⋯ 정확히는 뒤를 통해서 저런 게 들어가도 됐던가? 모른다. 내 일이 아니라. '저거 정말 미친 거 같다.' -는 생각도 잠시, 솔직히 풀어준답시고 고생하는 것도 귀찮고, 잘못돼서 아프면⋯ 먼저 제안한 쪽이 감당할 일이지? 난 몰라.)
(거기까지 사고가 닿자, 배를 쓸던 게 손가락에서 손바닥으로 바뀐다. 대충 끌어모은 걸 제 아래에 적당히 흘리고 앉았다⋯.)
main
大海原九
(배를 쓰는 듯한 손에 조금 움찔하며 몸을 움츠리기도 잠시.) ⋯왜 네 거에 안 바르고 거기 흘리고 있는데? (이딴 질문이나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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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역시 귀찮아, 네가 직접 발라. 아픈 건 너잖아? (와, 무책임한 소리.)
main
大海原九
(빤히 보다가 팔 콱 깨문다.)
main
黒粋奴藻
아! 뭐가 문제야?!
main
大海原九
그럼 그 손에 있는 건 열심히 핥아먹으려고?!
黒粋奴藻
먹으려고 산 건데? 당연한 거 아니냐?
⋯. (이러다 하루 종일 이걸로 싸우겠네. 오케이, 내가 져 준다⋯. 이제 정말 바른다.) ⋯나 진짜 많이 봐줬다?
main
大海原九
안 하면 너도 귀찮아지면서. (여전히 한마디 많은 소리 하다가 닿으면 그때야 입 다문다. 딱⋯1분 정도?) ⋯⋯근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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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내일 가는 건가? 서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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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내일이지. 그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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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니, 그냥. (시선이 빙 돌아 야츠모의 얼굴로 내려온다. 빙긋 웃더니 어깨에 걸치고 있던 손을 당겨 끌어안듯이 가까이 붙어 목에 가볍게 키스한다. 그리고 귀 아래, 턱 부근⋯.)
main
黒粋奴藻
⋯⋯안 하던 짓을 잘도 하시는데. (굳이 밀어내지는 않고, 잠시 기다린 뒤에 이치지쿠 한쪽 다리의 무릎 뒷면을 손으로 받쳐 올린다.) 이대로 넣는다고 뭐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혼자 푸는 거 익힐 때도 되지 않았나⋯.
main
大海原九
그래서, 싫어? (꾹 꾹 꾹⋯. 귀나 목 부근에 자국이 남는다. 조금 귀찮아하는 얼굴로 다리를 좀 더 당기고, 고민하듯 잠깐 침묵.) 저기, 그거 익혀둬서 쓸 일이 얼마나 된다고 익혀놔야 하는 거야. 게다가 멀고, 팔 아플 거 같아. (솔직⋯.)
main
黒粋奴藻
좋다고 해줘? (슬슬 넣어줄까 타이밍을 재던 도중⋯.) 확실히 네가⋯ 혼자서 뭔가 할 녀석은 아닐 거 같고. 이럴 때 시켜야 뭐라도 늘어 오려나⋯. (불길한 소리. 아니나 다를까 한 손으로 다리를 잡고 있는 모습 그대로, 다음 동작 없이 빤히 눈만 마주친다.)
야, 해 봐.
main
大海原九
⋯⋯.
이건 아니지⋯.
내가 이게 늘어서 서로한테 좋은 점이 뭐가 있는데? (1차 설득 시도.)
黒粋奴藻
(빈 손 들어올린다. 검지 펼치며,) 첫째, 내가 덜 귀찮다.
(이번에는 중지.) 둘째, 네가 덜 아프다.
좋은 점은 차고 넘치는데?
大海原九
아니, 아니, 아니⋯.
했던 사람이 하는게 빠르지 않을까?
내가 해 봐야 오래 걸리기나 하지 않을까나? (2차 시도.)
黒粋奴藻
아니? 난 안 해줄 건데?
main
大海原九
⋯⋯.
(눈싸움하듯이 보기를 4초, '쫌생이, 속 좁은 녀석, 애도 아니고⋯' 등등의 궁시렁거림과 함께 야츠모의 손에 묻어 있던 스프를 옮기듯이 문질러 닦아내고, 그대로 하나 천천히 넣는다. 미세하게 찌푸려진다.) ⋯어느 정도 해야 하는데?
黒粋奴藻
못해도 두 개⋯ 아니다, 세 개는 들어갈 때까지? (그야⋯ 얘도 이건 모른다. 무책임하게 생각나는대로 일단 뱉어는 주는데⋯.)
⋯네 몸이잖아? 하다보면 적당히 감 오지 않냐?
main
大海原九
저기, 내 몸이 얼마나 벌어지는지 내가 알 리가 없잖? (그리고 안쪽을 건드리는 사이 윽, 하며 잠깐 입 다문다.) ⋯네 두께는 네가 알 거 아냐? 두개 정도 크기야? 그래? (그리고 또 잠깐 침묵.)
main
黒粋奴藻
(아파하는 거야, 제대로 되고 있는 거야? 역시나 모른다. 그래서⋯ 일단 이치지쿠의 반응이나 살피기로 한다. 구경꾼이 되셨다는 소리다.) 뭐? 두 개는 어림도 없지. 그리고 넣은 건 너 아니냐? 잘 떠올려서 비교해 봐~.
main
大海原九
(이에 대한 반박을 두세개 정도-생각해보니까 이 정도 크기가 맞았던 거 같은데 등-을 떠올렸으나, 이치지쿠는 곧 자신이 질 거라는 미래를 도출하고 아주 간만에 허망한 표정이 된다. 진짜? 거짓말이지.)
main
大海原九
⋯하면 되잖아! (그 이후부터는 웬일로 오래 조용하다. 아래에 넣은 손가락을 움직이다가, 섣불리 두개째를 넣고 한동안 못 움직였다가, 이런 기타 등등의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사이 간간이 '윽'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黒粋奴藻
(한편, 쿠로이키 야츠모는 간만에 싱글대며 웃는 낯이다. 즐거운가 본데.)
main
大海原九
(끙끙대다가 세 개째, 표정을 보더니 짜증을 못 이긴 듯이 들고 있던 다리로 어깨를 '퍽⋯.')
main
黒粋奴藻
아, 이걸 쳐? (맞은 어깨의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기운다.)
(그치만 뭐, 그닥 아프지도 않고? '너그럽게' 넘어가 준다.) 어때, 좀 알 것 같아? 지금 세 개째 들어간 것 같은데?
main
大海原九
(슬슬 손가락이 아프다는 생각을 하다가 4개⋯. 어느새 목 뒤에 약간 땀이 찼다. 찬 그대로 어깨에 다릴 걸친 채 손가락을 빼냈다.) 처음에, 너무⋯바라는 게 많은 거 아니야?
몰라, 이제. 그냥 넣어.
main
黒粋奴藻
혼자서 하는 게 처음인 거지, 거길 쓰는 게 처음은 아니니까? ('그냥 넣어' 인가⋯ 이 뒤에 보통 후회하던데. 하기야, "전보다는 낫겠지." 자세 고친 뒤 들어올린 다리 덕분에 드러난 아래로 비집고 들어간다.) ⋯확실히. 이번에는- (우습게도 스프가 도움이 된다.)
(무슨 생각인지 전부 삽입하지 않고 얕게 눌러대는 것 빼면.)
main
大海原九
윽, ⋯저기, ⋯넣는 법 까먹었니? (약간 상기된 얼굴로 잠시 노려보길 2초. 힘을 빼고 늘어져 있던 쪽 다리를 허리에 감고 꾹 눌러 스스로 밀착한 순간 움찔⋯.) 흐, 아⋯.
main
黒粋奴藻
(다리 하나가 허리에 감기자 그쪽으로 잠시 눈짓 후, 이어지는 자극에 입꼬리가 삐뚤게 올라간다.) 좀 놀려주려 했더니만⋯ 적잖이 애달팠나 봐⋯.
(상체 앞으로 기울여가며 뿌리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몸을 밀착시킨다. 이치지쿠에게 무게가 실리고, 둘 다 바닥에 납작하게 붙은 모양새가 되었다.) 윽, 스프 말이야, 아무것도 안 했는데 미끌거려서 기분이 좀 묘하다? ⋯.
main
大海原九
놀려봐야 너, 어차피⋯. (밀착한 순간 흐으, 하고 미세하게 웃는다.) 뭔가 아까처럼, 스스로 넣어 봐, 라거나, '주세요' 같은 거나 시켰을 거⋯아냐. (미끌거리는 건 이쪽도 마찬가지다. 등을 바닥에 붙인 채 다시 야츠모의 귀를 잘근잘근 물다가 문득 한마디한다.)
그러니까⋯. 이미 한 번 싼 다음 같다고?
main
黒粋奴藻
(몸을 마저 움직이려던 찰나, 이치지쿠의 말에 얼떨결에 시선이 접합부로 가 꽂힌다.) ⋯. (돌아와서 노려보기도 잠시⋯ 대꾸하기보다 마저 하기를 택한 건지 조용히 허리 짓이 이어진다. 이미 스프나 다른 액체로 젖은 탓에 여러 소리가 들려오는데⋯.)
(듣다 보니 참을 수 없는 장난기 발동.) 섞이면 먹어줄 거야?
main
大海原九
(아주 잠시 황당하다는 표정이 지나갔다가, 역시나. 이 쪽도 참을 수 없는 짓궂음이.) ⋯으음, 그럴까? 그럼 맛도 아예 생으로 그러는 것보다야 나을 것 같고⋯. (양 손으로 귀여워하듯 야츠모의 얼굴을 감싼 채로,)
혼자는 외롭고 같이 먹을까?
main
黒粋奴藻
(이마 콩. 질문은 무시.) 너 너무 말랐어, 이렇게라도 먹이면 좀 나아지지 않으려⋯ 나! (더 묻기 전에 강하게 한번 움직인다.) 색이나 모양, 도 대충 비슷하지? 아마 섞어서 줘도 모를 것 같고?
main
大海原九
마른 게 아니라⋯! (허리가 한 번 크게 움찔한다. 천천히 단단해지기 시작한 것이 밀착한 탓에 배 위를 문지른다. 후, 조금 달아오른 숨을 뱉는다.) ⋯적정이지, 가벼운 거고⋯. 뭐야, (손이 목을 껴안듯 잡는다.) 실은 너도 맛이 궁금했던 거지?
main
黒粋奴藻
⋯설마,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문지르듯 천천히 허리 돌리고,) 내 기준으로는 마른 게 맞지⋯. 마음만 먹으면, 억지로 먹일 수도 있는데. 봐⋯ 주는, 거다. (속도가 붙는다. 왼 팔꿈치가 바닥을 짚어 몸을 지탱하면, 오른 손을 움직여 제 배까지 부딪히는 걸 쓸어준다. 전과 비교하면 나름 '상냥한' 손길 인가⋯.)
main
大海原九
고맙다고, 해 줘야⋯, 윽, 하려나아, 아하, 하하, 아, ⋯앗, (허리를 감싸고 있던 다리에 또 바짝 힘이 들어간다. 기분 좋은 듯 스스로 맞춰 문지르듯 허리를 들썩이더니 마주 본 어깨에 머릴 문지르며 "아⋯⋯." 짧게 탄식한다.)
⋯게다가⋯, 네가 기르는 애들한테는 좀⋯더, 상냥해져도 괜찮지 않니?
main
黒粋奴藻
(반응이 마음에 들었나, 의외의 부드러운 움직임이 이어지기를 몇 분. 물음을 곱씹기 시작한다. 기른다⋯는 건가?) ⋯⋯있잖아, 저번에 왜 그렇게 된 건지 기억은 하냐? (모든 행동이 멈춘다.)
(눕혀뒀던 제 몸을 일으키고⋯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손수건이⋯.
main
大海原九
으, 응⋯. (비실비실 웃으며 '기분 좋다'는 말과 함께 어깨에 기댄 채 흔들린다.) 아⋯, '저번'이라고 해도, 정확히 어떤 거 말하는 건, 데? (야츠모의 목 뒤에서 두 손을 둘러 잡은 채 비죽 웃는다. 손수건 한 쪽은 여전히 이치지쿠의 손목에 묶여 있었으니까.)
대부분 기억은, 하지만⋯. 왜?
잡담백업용
ル
나 지금 스프 먹고 있어...
main
黒粋奴藻
⋯. (목 뒤로 손 얹어 이치지쿠의 두 손을 모두 풀어본다.) 뭐겠어, 강천빌라였던가⋯.
main
大海原九
(뭐야? 하듯이 눈 깜박인다.) 그야⋯기억은 하지?
黒粋奴藻
나는 나름, 같이 일하고 돌아다니는 입장에서, 심지어 정말 너를 키우다시피 데리고 사는 입장에서 말이야⋯. (그대로 남은 한쪽 끝을 이치지쿠의 다른 손목에 묶어준다. 꽉.)
친절하게 대해주려고 노력하는데, 어째 네가 입만 열면 그러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달까⋯⋯.
main
大海原九
(손목을 한 번 보고 양쪽으로 팡팡, 두어번 풀어보려는 듯 시도했다가 슬쩍 야츠모를 본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방긋⋯.) 아이, 야츠모군도 참⋯.
다 네가 심심하지 말라고 그런 거지. 응? 그보다 지금 이런 거 묶어도 소용 없잖아, 그치?
main
黒粋奴藻
하하, 소용 없기는. 이대로 두고 산책이나 하고 올까 생각하던 참인데, 어때?
main
大海原九
⋯⋯아하하하, 야츠모 군⋯. (손목 묶인 채로 팔을 목에 딱 걸고 꼬⋯옥 안는다. 당연히 한 쪽만 허리에 걸치고 있던 다리도, 어깨에 올려둔 걸 내려 꽉 잡는다.)
산책 좋지⋯.
main
大海原九
그럴거면 차라리 이대로 가지 그래?
main
黒粋奴藻
⋯⋯아.
main
黒粋奴藻
야외에서? 그런 거 좋아해?
main
大海原九
⋯그건 너 아니야? 이렇게 두고 산책 간다며? (빤히 마주 보이는 맨 몸 바라본다.)
main
黒粋奴藻
정신 좀⋯. (됐다. 안겨있는 걸 그대로 들고 일어선다. 넣은 것도⋯ 빼기 전.)
(걸음은 창가로 향한다⋯.)
main
大海原九
히, 윽! (무게 탓에 깊이 들어오는 것에 잠깐 반사적으로 끌어안기를 잠깐, 걸음으로 생긴 흔들림을 전부 인지하고 뒷목으로 살짝 식은땀이 흐른다.) 잠, 잠깐⋯. 어디, 읏, 가려고⋯?
main
黒粋奴藻
왜, 쫄려? 이대로 나가자며? 그럼 이 정도는 충분히 괜찮은 거 아닌가? (벌컥, 창문 열리는 소리가 이치지쿠의 뒤통수 너머에서 들려올지도⋯.)
main
大海原九
(식은땀 흐르는 것이 좀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완전히 밀착하듯 꼭 끌어안은 채 '벌컥'소리에 반사적으로 어깨가 움찔한다.) ⋯하지만 말야, 야츠모 군⋯? 어차피 여기서, 보이는 건⋯. 네 얼굴이랑, 내, 등 아닐까나?
그냥 기분 좋게, 한 번 하고 야식 먹고 자자? (설득 시도.)
黒粋奴藻
걱정 마, 여기 사람 거의 지나다니지도 않고⋯. (아니, 그걸 걱정하는 건 아닐 텐데.) 엄청 고층도 아니니까⋯ 아, 떨어질 일도 없을 걸. 단단하게 묶어뒀거든, 네 손목. (그러니까-)
(조금 낮은 위치의 꽤 커다란 창이 열리자 찬 바람이 방으로 들어온다. 야츠모는⋯ 이치지쿠의 등을 난간에 붙여 걸쳐준다. 아주 친절하게도.)
기분 좋은데?
main
大海原九
(이번에는 꽤나 진심이다.) ⋯변태⋯, 윽, (등에 닿는 난간이 차갑다. 찰싹 붙어 끌어안은 채 몇 초. 이치지쿠는 이를 악물듯 눈앞에 보이는 어깨를 다시 한 번 크게 콱 깨물어 버린다.)
⋯⋯알았어, 내가 잘못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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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윽, 임마! (물린 쪽 어깨의 손을 놓치는 바람에 잠시 몸이 흔들린다.) 저지르고 사과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
도구니 뭐니 의기양양하게 말했었으면서, 고작 이정도에 쪼는 걸 보면⋯. (보라는 듯 대놓고 고개 저은 후, 뒷걸음질 쳐 창가에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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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그래, 뭘 잘못했는데? (다시 몇 걸음 걷자 누워있던 자리 근처에 다다른다. 바닥은 이미 돌아다니며 흘린 스프로 끈적거리고⋯.)
main
大海原九
(고개 젓는 걸 보면서 불만 가득한 얼굴로 한 번 더 어깨를 노리다가, 걸음에 다시 들썩이는 통에 말없이 아으, 하며 신음만 한 번. 잘 생각해봐도 딱히 잘못한 걸 못 찾아 시선이 데굴 구른다.) ⋯뭐, 어⋯. 아까, 어깨 문 거? ⋯⋯. ⋯두 번 물었나?
黒粋奴藻
흐음, 고작 그걸로? 나 어깨 좀 물었다고 쪼잔하게 구는 사람 아닌데. (정답 없는 오답의 행진⋯ 그동안 목에 둘러진 팔을 들어 빼내고, 다리까지 억지로 풀어낸 뒤⋯ 이치지쿠의 몸을 돌린다. 아마 바닥을 보고 엎드린 상태.)
main
大海原九
뭐어? 그렇게 치면 내가 한 거래봐야 그런 '쪼잔한 사람이나 화낼 일' 인데, 그걸로 지금 이러는⋯, 아, 잠깐,
(잠깐! 아까 전에도 외친 소리가 다시 돌아오며 몸이 뒤집인다. 찡하게 쓸려 아파오는 기분에 잠깐 아무 말 없이 바닥에 상체를 엎드린 채 5초. 허리가 움찔한다.)
손목, 은⋯. 이럴거면, 좀, 풀지⋯?
main
黒粋奴藻
음- 싫은데? (양손은 머리 위로 올려준다. 어디 내던져진 인질 같은 폼이 됐는데.)
하던 거 마저 하고, 밥 먹고, 자자고 했던가? (그렇게 드러난 등 뒤에서, 예고 없이 몸으로 반쯤 깔아뭉개며 직전에 빼둔 것을 한번에 찔러넣는다.)
main
大海原九
그래, 그러니까- (이건 풀고, 어쩌고 이어지려던 말이 도중에 끊긴다. 새어나오는 소리라곤⋯.) ⋯히잇, ⋯⋯흐아, ⋯앗⋯.
(서 있던 끝이 바닥에 눌려 비벼지면서 다시 허리가 위로 올라온다. 숨 새는지 울음소린지 모르는 소리와 함께 인질마냥 묶인 팔에 얼굴을 비비며 숨을 몇 번 몰아쉰다.)
main
黒粋奴藻
(살짝 떠오른 몸과 바닥의 틈으로 양 팔 집어넣어 감싸안는다. 한 손으로는 아랫배를 꾸욱. 진작 풀어진 아래에서 거칠게 드나드는 덕에, 처음 삽입에 함께 들어갔던 스프가 움직임에 맞춰 딸려나온다. 느낌이 꼭⋯⋯.)
main
大海原九
앗, 거, 기⋯ (숨 들이쉬는 소리,) 좋⋯아아⋯. (팔인가, 바닥인가에 머리를 반복해서 문지른다. 팔꿈치로 바닥을 짚고 상체를 일으키려다 힘이 풀러 다시 털썩. 흐르는 스프의 감촉에 멍하게 아래를 바라보던 이치지쿠가 문득 웃기 시작한다.)
⋯흐, 하하, 아하하⋯. 야, 야츠모 군, 진짜⋯. 어, 엄청, 간 것 같이, 보이는, 아핫, 하핫⋯.
main
黒粋奴藻
⋯⋯⋯⋯. (황당함에 눈만 껌뻑.)
main
黒粋奴藻
정말 저만큼 네 안에 차서 흐를 정도로 하면, 못 할 것도 없지만, 후회, 하는 건⋯ 너일 텐데, 어떻게, 반성이 십분을 못 가냐⋯⋯.
이 상황에 그렇게 웃겠다 이거지⋯. (복부를 누르던 손을 조금씩 아래로 더듬어가며 옮긴다. 꾹. 꾸욱. 엄청 마른 건 아니어도, 이쯤 하면 눌릴 법도 한데⋯ 아하, 여기였던가? 그러니까 방광이라는 게⋯.)
main
大海原九
그, 그거랑, 이거랑은, 다르지, 하하, 아하하, 아하⋯, (너도 보면 웃길 걸, 하려던 목소리가 뚝 끊긴다. 지금은 밤이다. 곧 잘 거였고. 그러니까⋯.)
⋯아니, 잠깐만. (전례 없이 다급한 목소리다.)
아니지?
main
黒粋奴藻
아니기는, 뭐가? (모르는 척 찾은 위치를 살살 돌려가며 눌러댄다.)
大海原九
아니, 진짜로, 아니지, 너⋯. (천천히 다리를 모으기 시작한다⋯.)
⋯우리 오늘까진 여기서 잔다며⋯?
黒粋奴藻
여기 꼴 안 보여? 이미 개판이다? (치우면 그만이야⋯. 중얼거린다. 이러는 와중에도 뭐 하나 양보하기 싫었는지 박아대고 있다.)
main
大海原九
앗, ⋯아흐, 아! (점점 사정감이 강해져 허리를 들어 바닥에서 떨어지려 애쓴다. 다리는 서로 교차시키듯 가까이 모으고, 팔을 당겨 손을 아래로 빼 배를 누르는 손을 밀어내려 하고⋯.) 그, 거랑⋯, 이건, 윽, 다, 다르⋯. 다르지!!
⋯야! 진짜, 로, 이것⋯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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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네가 아무리- (현실적으로, 그리고 이 비상식적인 상황과 맞지 않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오오우나바라 이치지쿠가 아무리 힘을 줘 밀어내려 한들⋯ 통할 리가 없다.) 윽⋯⋯.
(슬슬 한번은 빼고 싶었던 참이었다. 애원이나 외침은 들리지도 않는다는 것 마냥, 허리 마찰에 힘만 더해진다.)
main
黒粋奴藻
(결국 마지막 추삽질로 사정하는 동시에, 껴안아 누르던 손의 압박 역시 더욱 강해진다.)
main
大海原九
(더 강해지기만 하는 움직임에 제지는 반쯤 욕 섞인 소리로 변했다. 그것도 잠시, 배를 꾹 누르는 손에 히윽, 새된 숨이 빠져나간 채 굳고⋯.) ⋯⋯아⋯.
(굳은 게 언제였냐는 듯이 어깨에서 푹 힘이 빠진 찰나 어디선가, 쪼르륵, 물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작게 한 번. 쉬이⋯, 쏟아지는 소리가 이어지며 다리를 따뜻한 물이 적신다.)
히⋯⋯, 아, ⋯⋯아, 읏아, 하, 윽, ⋯⋯으으⋯. (뒤는 작은 울음소리. 동시에 몸이 작게 부르르 떨며 가버린다.)
main
黒粋奴藻
(사정과 실금으로 힘이 풀어진 뒤에 그 상태로 몇 번 더 움직이고, 바로 두 번째를 내보낸다.) ⋯하, 아, 한참 전부터 참느라 죽는 줄 알았네⋯⋯. (몸을 천천히 일으켜 하반신을 물리자 탁한 액체와 스프의 혼합물이 그대로 다리를 타며 떨어지고, 그걸 만족스럽다면서 뚫어져라 보는데⋯.)
⋯⋯⋯잠깐. (이치지쿠 들어올려 얼굴 확인한다.) 설마, 울어? 아니지?
main
大海原九
으으⋯. (늘어진 상체가 딸려 올라간다. 상기된 눈가에 물기가 없는 건 아닌데, 울었느냐 물으면⋯.)
main
大海原九
⋯안, ⋯울었어! (짜증을 내며 묶인 팔을 휘둘러 야츠모를 한 번 '퍽'. 울컥해 맺힌 눈물만 찔끔 보인다. 울었다고도 안 울었다고도⋯.)
main
黒粋奴藻
아야. (별 대꾸 없이 맞아준다. 그래도 염치는 챙겼나⋯.) 풉⋯⋯. (취소. 솔직히 지금 얼굴도 좀⋯ 웃긴데. 급하게 입술 깨물고, 우선 묶여있는 손목의 천부터 풀어준다.)
main
黒粋奴藻
⋯⋯야.
main
黒粋奴藻
그 나이 먹고 실수하는 기분은 어때⋯? (아니⋯ 염치를 못 챙긴 정도가 아니었다.)
main
大海原九
(울컥⋯.)
⋯⋯저기, 말이야⋯.
난 분명⋯. 오늘, 여기서, 자니까⋯. (아직 뒤돌아 선 탓에 한 쪽 볼만 아프게 꽉 쥔다.) 안 하는게 좋겠다고, 했지?
누른건 너지?
그럼 이건, 내가 오히려, '그런 취향?' 이었냐고 물어봐야 하는 순간이지, 응?
그런 취향이야?
黒粋奴藻
아. 아아. 아. 잠, 이건 진짜 아프거든, 야.
(손 겨우 떼어내고⋯ 바로 마주보도록 돌려준다.) ⋯⋯그런 취향이느냐 묻는다면, 으음, 그러게⋯?
나쁘지 않은데⋯?
main
大海原九
(몸이 돌려앉혀지는 순간 다시 또 움찔, 곧 어이없는 얼굴로 변하고 만다.) ⋯⋯하아? 진짜로?
main
大海原九
그러니까⋯. (조금 진지해진다.) ⋯⋯누가 이렇게 지리는 게? (단어 표현.)
main
黒粋奴藻
(그걸 또 진지하게 받아준다.) 아무나⋯ 는 좀.
main
大海原九
⋯⋯. (눈 가늘게 뜬다.) ⋯그래, 뭐, 그건 됐고. (다시 한 번 볼 쫙 잡아당긴다.) 이거 닦는 거 난 안 도와줄 거야.
黒粋奴藻
아- 그만 당기라니까, 아, 하, 푸핫, ⋯. (이제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오신다⋯⋯.) 도와달라고 할 생각 없다~ 넌 가서 씻기나 해.
main
大海原九
(분이 안 풀리는지 결국 두어번 다시 잡아당겨 버린다⋯. 그렇겠지. 지금 몇 살이더라? 아무튼⋯.) 어차피 버린 몸⋯. 기어가는 거 보기 싫으면 그냥 데려다 주지 그러세요, 후계자 님.
main
黒粋奴藻
(아야. 아니 아프다니까? 투덜대며 먼저 몸 일으킨다.) 기어가는 것도 재밌을 거라고 보지만⋯ 진짜 그랬다가는 새벽에 칼 맞게 생겼군. (허리 위쪽과 다리 아래를 양 팔로 받쳐 들어올린다. 공주님 안기⋯.)
main
黒粋奴藻
(이치지쿠가 다 씻고 나올 쯤이면⋯ '예상 외로' 청소도 얼추 끝났고, 남은 죽도 데워뒀을 것이다⋯⋯.)
main
大海原九
('과연 칼을 맞을까?' 생각하며 옮겨진 채, 조금 고생스럽게-팔이 아팠다. 제길, 내일은 근육통이겠구나!-몸을 씻어내고, 안에 찬 것을 흘려보낸 뒤 나오면⋯. 솔직히 얘기하자. 딱 2초 정도 의심스럽게 야츠모를 봤다.)
⋯청소 잘 하네?
main
黒粋奴藻
뭐⋯ 후계자 우습게 봐? (상관 없지만.)
main
黒粋奴藻
(씻고 나온 걸 위아래로 가볍게 훑는다.) 몸은? 또 종일 업어달라고 하면 좀 골치 아픈데. 서락성 사람들은 내가 누군지 다 알 거란 말이지⋯. (그릇에 옮겨 담은 죽 향해 턱짓한다. 나름의⋯ 자취 경력이라는 거다.)
main
▸
이치지쿠...ㅠㅠ 건강 판정
大海原九
적어도 이건-, (팔을 한 번 내려다본다.) 확실하게 근육통 올 것 같다만?
main
黒粋奴藻
팔로 걸어다니지는 않잖냐?
main
大海原九
cc<=50 건강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7 > 87 >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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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털썩⋯⋯.)
main
大海原九
안 될 듯⋯.
黒粋奴藻
⋯?
⋯⋯.
(다시 안아들어준다. 하⋯⋯.)
내일은 못 한다고 했다?
main
大海原九
솔직히 이건 내 탓이 아니라 네 탓이지, 원래 몸살 같은 게 오는 건 잔뜩 긴장했다가 갑자기 풀어져서 그런 거고⋯. (이하 생략. 죽 앞에 와서야 좀 조용해진다.)
main
大海原九
(숟가락 든 채 한 입 먹고 나서야 표정이 풀린다⋯. 그래봐야 내일도 너덜너덜하겠지만.)
黒粋奴藻
(앉혀두고서는 그 작은 탁자 맞은편에 턱 괴고 자리잡는다.)
전처럼 세 번 했으면⋯ 널 놓고 가야 했겠지? 그거 맛있냐?
大海原九
(한 숟가락 더 퍼서 입에 넣⋯는가 싶더니, 야츠모 입에 푹.) 먹어 봐야지, 그런 건. 솔직히 말해서 그건 막무가내로 시작한 게 나빴던 거잖아? (한편, 자기가 그냥 그러라고 한 건 모르쇠한다⋯.)
黒粋奴藻
네가 했던 말 정도는 기억하는 게 좋을 텐데, 뭐더라? 박수도 두 손 맞대야 칠 수 있다고 했던가? (냠.)
어, 역시 버섯보다는 고기지.
main
大海原九
(다시 한 숟가락 냠.) 내 말은, 안 그랬으면 세 번 했어도 그렇게까지 몸이 엉망 되진 않았을 걸⋯. (글쎄다.)
main
大海原九
⋯그런데 이거 정말로 비둘긴가?
黒粋奴藻
그거 돼지고기다, 바보야. (기회 한 번을 놓치지 않는다.)
大海原九
⋯⋯. 아까 비둘기 시킨다고 하지 않았던가?
黒粋奴藻
됐다길래 맘대로 바꿨는데? (휘파람.)
main
大海原九
(거기까진 잘 모르겠는데? 눈 가늘게 뜨고 스프와 야츠모를 번갈아 보다가, '대충 맛있으면 됐지' 싶은지 다시 떠 먹기 시작한다.)
그건 지금 마실 거? (술 말이다.)
黒粋奴藻
(잘도 먹네⋯. 뿌듯? 하다는 시선이⋯⋯.)
⋯지금? 감당 가능해?
main
大海原九
뭐? 당연히 마시면 너 혼자 마셔야지. (오히려 의아한 얼굴로 바라본다.)
너야말로 감당 돼?
내 주량 기억 안 나?
黒粋奴藻
나 혼자 한 병? (술병 물끄러미⋯.)
재미가 없어, 재미가.
main
大海原九
(빤히⋯.) 너도 꽤 자기 무덤 파는 타입이구나⋯?
main
大海原九
한 잔이라면 좋아.
黒粋奴藻
저번에 취한 모습은 봐서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꽤 얌전한 편 아니었나?
(일어나 잔 두 개 들고 돌아온다. 식당에서 쓰던 것보다 두 배는 크다⋯.)
大海原九
이건 세 잔이잖아.
한 잔이 아니잖아.
있잖아, 야츠모 군? 이거 한 잔이 아닌데?
黒粋奴藻
뭐? (졸졸졸⋯ 두 잔 모두 꽉 채워 따른다.)
못 들었어.
大海原九
넌 술만 엮이면 상식이나 이성이라는 걸 내려놓는 사람이야?
main
大海原九
(한 잔 마지못해 당겨오면서 킁, 맡아본다.) ⋯⋯술 냄새.
黒粋奴藻
술이니까 술 냄새가 나지⋯. (순전히 제 주량에 맞춰 마련하다 보니 생긴 불상사. 그리고⋯ 원샷.)
(잔 냉큼 비우고 이치지쿠를 빤히⋯.)
大海原九
(정말로 컵 표변에 입술 대고 한 모금만 마시나 싶더니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빈 잔에 반절 쪼르륵⋯. 따라준다.)
(그러고 나서야 다시 조금씩 마셔보기 시작.)
술 냄새 적은 술도 있잖아.
黒粋奴藻
그 집은 그런 거 없어, 무조건 이거야. (고개 숙여 제 잔 응시한다.) 아무리 그래도 이걸 넘겨?
大海原九
왜, 입으로 넘겨주는 게 그리웠어? (또 한 모금.) 워낙 좋아하길래 버리는 것보다 넘겨주는 게 좋을까 싶었더니.
黒粋奴藻
아, 이거 아니면 바닥에 버리는 쪽이었다고? (반절 들어온 술 또다시 원샷. 이번에는⋯.)
(한 손 뻗어 마주보고있던 이치지쿠 뒤통수 당겨온다. 익숙한 폼이다⋯. 이쪽에서 입으로 술 넘겨준다.)
大海原九
(이 녀석, 하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마주한 채 타고 넘어오는 걸 한두 모금 넘겨 마신다. 곧 손을 뻗어 야츠모의 얼굴을 턱, 잡고 더 깊게 맞추는 듯 하더니 나머지를 떠넘기고 나서야⋯.) ⋯푸.
그래, 버리지도 않고 상냥하지?
main
黒粋奴藻
(분명 멀쩡히 넘기고 있었는데⋯) ⋯?! (되돌아오는 걸 겨우 목으로 넘기고 입이 떨어진 후에야 기침을 서너 번 한다.)
⋯어디까지 안 마시나 보자.
(다음 잔 채운다.)
main
大海原九
그러니까, 어쨌든 같이 마시고 있는데 왜 자꾸 아예 취하게 만들려는 건데? (술꾼의 심리는 모르겠다는 듯이 잔 채우는 걸 바라본다.)
黒粋奴藻
(자신의 잔은 건들지도 않았다.)
마셔?
大海原九
(지금 내 잔만 채웠다고?)
⋯⋯.
그러니까, 야츠모 군⋯.
(뭔가 말하려다가 그만두고 잔 위치를 슥 바꾼다.)
반만 줘.
黒粋奴藻
방금 무슨 이상한 소리 하려다 말았지?
main
大海原九
나, 아무 소리도 안 했는데?
main
黒粋奴藻
망설였지?
大海原九
뭐⋯.
해줘?
말해줘?
黒粋奴藻
해 봐? (잔 다시 바꿔준다.)
大海原九
(잔 움직이는 거 보며 혀 찬다.)
저기, 네가 아무리 그런 성벽이 있어도 말이야⋯.
나만 계속 마시게 해도 이렇게 바로 요의는 못 느끼니까⋯? (진짜 말함.)
黒粋奴藻
⋯⋯. (의자 끌고 일어서 옆으로 이동한다.)
그래?
(배 꾹⋯ 꾹⋯.)
大海原九
(식겁⋯.) 야! (찰싹.)
청소 두 번 하고 싶어?
黒粋奴藻
못 느낀다며?
main
大海原九
누르면 얘기가 다르지, 혀 잡아당기면 누구든 토하잖아!
黒粋奴藻
그런가? (손 안 멈춰준다.)
大海原九
⋯. (손 잡아서 떼어 본다.)
黒粋奴藻
(찰싹.)
大海原九
내 배잖아! (의자 옆으로 슥 당겨 앉아 멀어진다.)
黒粋奴藻
음식⋯이랑 이것저것 내가 다 먹여줬는데. 소유권 주장해도 괜찮지 않냐?
main
黒粋奴藻
(놓아준다. 정말 다시 청소하기는 좀 망설여져서⋯.)
main
大海原九
배에 주장해서 뭘 어쩌려고? (빈 잔만 쏠랑 가져가서 끌어안는다.)
main
大海原九
빨리 마시고 자게 원샷 해 봐, 원샷.
main
黒粋奴藻
심심할 때마다 눌러보게⋯. (에라이. 눈 앞에 남은 잔 원샷.)
⋯⋯. (입에 머금고 다시 이치지쿠 본다.)
main
大海原九
그거 굉장히 이상하게 들리는데. (원샷⋯하는 듯 하더니 보기만 하는 시선에 손 들어서 입 턱 막아준다.)
main
黒粋奴藻
⋯⋯. (삼킨다.)
쫄보.
main
黒粋奴藻
내가 너를 뭐⋯⋯ 아니다.
大海原九
정정 좀 하자?
난 술을 별로 안 좋아하는 거고⋯.
아니, 그 맛도 없고 몸 오염시키는 걸 왜 그렇게 마셔야 하는 건데?
黒粋奴藻
재미?
(정확히는 취하는 사람 구경하는 재미⋯.)
main
大海原九
재미로 이런 거 쭉쭉 마시거나 하는 건 처음 한두번이면 충분한 어른이랍니다, 저는?
黒粋奴藻
어른⋯인가? (의아하다는 투다. 얼마 안 남은 걸 잔 하나에 탈탈 털어 다시 들이킨다.)
大海原九
어른이지. (그제야 빈 잔을 다시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왜 의문문이야? 너보다 어른스럽잖아. (이것에는 찬반이 갈리고 있지만.)
黒粋奴藻
아⋯ 그러셔. (마지막으로 다시 꾸욱⋯⋯.)
main
大海原九
(그러자 이번엔 발 들어서 야츠모의 아래를 꾸욱⋯⋯.)
main
黒粋奴藻
⋯⋯휴전을 제안한다.
main
大海原九
(발 뗀다⋯.) 내일 몇시에 나가야 된다고?
黒粋奴藻
(지금 시간이⋯ 저녁 먹으려다 그 사단이 났으니⋯ 시계 확인한다. 11시?)
오전 4시.
main
大海原九
(이 녀석, 4시에 나가야 하는데 이러고 있었다고⋯? 빤히 본다.) ⋯내가 안쪽에서 잘래.
黒粋奴藻
(술병이랑 잔은 탁자에 내버려둔다. 미래의 내가 치우겠거니⋯.) 맘대로 하셔. 지금 누울 거지?
大海原九
이제 안 누우면 진짜로 2일 정도 업히지 않으면 걸을 수 없을 거란 직감이 오니까⋯. (진지해진다.)
黒粋奴藻
어쭈, 나는 안 업어줄 테니까 알아서 처신해라? (이불 펴고⋯ 먼저 바깥쪽에 눕는다.)
大海原九
(하지만 업어달라고 할 것이다⋯. 기어서 위를 타고 넘어가 데굴, 안쪽으로 굴러 눕는다.)
네 업보라고 생각해⋯.
잘 자.
黒粋奴藻
(뒤에서 안아⋯ 이제 진짜 마지막으로 한번 더 눌러준다. 재미들렸다.)
⋯ 잘 자~.
main
大海原九
⋯⋯. (굳이 돌아 마주보고 누워서 볼 쭉! 잡아주고 눈 감는다.)
main
▸
자리에 눕기까지 별 난리가 다 있었습니다.
main
▸
미친것들⋯.
main
▸
⋯⋯.
그렇게 잠에 들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나, 이치지쿠는 당신을 흔드는 손길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黒粋奴藻
⋯잠시 들를 곳이 있어.
大海原九
(한번 하품한다.) ⋯들를 곳? 어디?
黒粋奴藻
너희 아파트, 이제 정말 영영 못 돌아갈 걸. 챙길 거 있으면 마지막으로 챙기고 가라고.
▸
그렇게 쉽게 가도 되는 거였냐?
大海原九
저번엔 위험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한편 챙겨야 할 게⋯있었나? 떠올려본다.)
▸
당장 떠오르는 건 없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볼 기회라니 둘러보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main
大海原九
⋯뭐어, 마지막이고? (일단 가 볼까, 생각하면서도 귀찮아 꾸물 일어난다.)
main
▸
오전 4시, 추강 아파트.
main
▸
뭐, 당연하게도 딱히 챙길 것도 없었습니다.
main
▸
구룡에 사는 자들에게는 챙길 것이 많을 수록 빠져나가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main
大海原九
(역시 다시 봐도 별 거 없는데 싶어 소금만 한두주먹 챙긴다.)
main
▸
그나마 챙긴 건 소금 약간⋯ 그리고 손수건⋯ 정도⋯.
黒粋奴藻
웬 소금?
大海原九
(그래 손목 묶어야지)
아무튼 쓸 데가 있어. (살뜰하게 손수건으로 손목 다시 묶어준다.)
왜? 간식으로 조금 먹고 싶어져서?
黒粋奴藻
그걸 간식으로 취급하는 사람은 너 밖에 없을 걸. (손목 내려다본다. 정말 한 번을 안 잊네.)
▸
이제는 닫힌 창문 너머, 구룡강 위로 점차 아침 해가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혹시나 싶어 몇 번이고 강가를 보았으나 시체는 더는 없습니다.
이만 나갑시다.
大海原九
갑자기 조용해지니 찜찜하네에⋯. (창문을 열어놓고 문가로 간다.)
黒粋奴藻
(천천히⋯ 나가려 했으나 손목이 묶인 관계로 어슬렁대기는 실패.)
大海原九
(와 진짜 부산주 표정 기대된다) 저기 말야, 우리 지금 2인 3각 같은 거니까?
main
黒粋奴藻
귀찮아~.
main
黒粋奴藻
내가 왜 너한테 맞춰 걸어야 하는건데.
main
大海原九
그럼 업혀 가줘도 되는데? 어제 때문에 약간 몸이 찌뿌드드 하기도 하고??
main
黒粋奴藻
업어달라고 요구하는 거 아니지?
main
大海原九
(좀 뜸 들이다 선심 쓰는 양⋯.) 성 앞까지는 내 발로 가 줄게. (원래 그래야 함)
main
黒粋奴藻
⋯보통은 반대다?
main
黒粋奴藻
성에서부터 내려서 간다던가⋯.
main
大海原九
이게 다 너 기선제압 하라고 도와주는 거야⋯. 뭐야, 지금 업고 싶어서 그래?
main
黒粋奴藻
⋯가자. (한 팔로 등 떠민다.)
main
大海原九
다들 찔리면 말 돌린다던데⋯. (등 떠밀려 나온다.)
main
黒粋奴藻
찔리기는 무슨.
main
▸
집에서 빠져나와 아래로 내려가면,
관리실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아파트의 1층 낡아빠진 복도 안. 꾸벅꾸벅 졸고 있던 노인이 급히 이치지쿠를 붙잡습니다.
집주인이군요.
"하이쿠, 자네! 마침 잘 왔구먼. 요즘 안 보이던데⋯."
main
大海原九
어라, 할아버지~. 야아, 이렇게 반갑게 맞이하시는 걸 보니⋯.
집세 얘기 아니면 누가 날 찾은 모양인데. 어느쪽이에요?
▸
"크흠, 잘 알고 있네. 곧 있음 방 재계약 해야허는디 어쩔겨?"
大海原九
음~.
(동전 든다.)
choice 재계약해 말어 (choice 재계약해 말어) > 재계약해
main
大海原九
할까요!
main
▸
"오오, 그럼 일단 서류 말인디⋯"
黒粋奴藻
거~ 잠깐, 선생님? 미안하지만 우리가 좀 바빠서. 나중에 찾아뵐테니 서류는 그때 주겠어?
main
▸
"그려? 알겠으이."
어차피 형식적인 서류면서⋯ 집주인은 멀어져 가는 이치지쿠에게, 몸 조심해서 지내라는 등 손을 흔들어줍니다.
main
▸
그렇게 밖을 나오면 어느덧 새벽 6시. 이른 편이지만, 구룡의 아침이 밝아오기 딱 좋은 시간입니다.
大海原九
뭐야, 그렇게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닌데. (안 묶인 쪽 손을 흔들며 걷는다.)
黒粋奴藻
귀찮아. 우리 이래보여도 바쁜 몸이다?
▸
채소가게 앞에는 수레꾼들이 멈춰서서 실어 온 채소를 가져오고, 피곤한 얼굴의 행인들은 택시에 몸을 넣고선 시내를 향해 사라집니다.
main
▸
그리고 그들이 향하는 방향과는 반대로. 두 사람은 구룡 정중앙의 거리를 거슬러 올라가 서락성을 향합니다.
main
大海原九
이렇게나 새벽같이 나왔는데도?
main
黒粋奴藻
후계자님이 지각해서야 되겠어?
main
大海原九
헤에~, 그것 참, 요즘 보기 드문 성실한 후계자님인걸.
(서락성까지 얼마나 걸리려나, 하고 둘러보다가 팔에 챡 달라붙는다.)
main
黒粋奴藻
뭐지?
main
大海原九
아니? 별로? 이따 바로 업히려면 이게 낫지 않나?
黒粋奴藻
뭐가 낫다는 건지 전혀 모르겠거든. (혀 찬다.) 이거 진짜 업힐 생각인가⋯.
大海原九
뭐야, 그럼 거짓말이게?
main
大海原九
조금 있으면 도착할 거 같은데, 난 여기서부터도 괜찮거든~.
黒粋奴藻
좋아, 그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잠시 앞을 내다본다. 이제 곧⋯.)
업혀라?
main
大海原九
(냉큼 등에 철썩⋯. 붙는다.) 아래도 받쳐줘.
黒粋奴藻
알아서 매달리라니까? (그래놓고 안 묶인 팔 내려 잘도 받혀준다.) 한 쪽은 어떡하지.
main
大海原九
(손목에 묶은 손수건 보다가 묶인 쪽 손만 내리고 나머지 손으로 목을 감싼다.) 이러면 되는 거 아냐?
main
大海原九
자자, 고 고!
main
黒粋奴藻
(감싼 쪽으로 머리가 기운다.) 하나를 포기하지 않네⋯.
大海原九
헤에. 포기했음 좋겠어?
黒粋奴藻
됐~네요. 먼저 내려달라고나 하지 마.
▸
입구로 갈 수록 서락파의 단원들은 많아집니다.
보초병으로 서 있던 단원은 야츠모를 보자마자 정중히 인사를 하여 문을 열어줍니다.
main
▸
조금 의아하다는 표정을 하고서⋯.
main
▸
느릿느릿하게 서락성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리면- 구룡의 절반은 떼어다 놓은 듯한 드넓은 성의 입구가 드러납니다.
main
大海原九
(그와중에 이쪽은 손 흔들어주면서 인사했다.)
아하, 여기가 거의 반쯤 차지하는 거 같네.
main
黒粋奴藻
다른 곳도 아니고 서락성이니까? 더럽게 크긴 하지.
(경비병은 무시한다⋯.)
大海原九
그래서? 네 방은 어디야. 거기부터 가는 거지?
黒粋奴藻
기다려 봐, 나도 계획이라는 게 있거든.
▸
아직은 이른 아침이기에, 서락성을 돌아다니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빨랫감들을 들고 나르는 청소부나, 식사 준비를 하는 잡일꾼들입니다.
大海原九
(업혀서 발만 가볍게 까닥인다.) 계획은 무슨 계획?
아하, 이 모습이 소문나기 전에 부산주를 보겠다던가?
黒粋奴藻
그건 이미 늦은 것 같다만.
大海原九
에이, 그렇게 소문이 빠르다고? (하하 웃다가⋯.) 그럼 기선제압에 좀 안 맞지 않나?
하나 더 할까? (이딴 제안.)
黒粋奴藻
⋯뭘 또?
main
大海原九
귀여운 버전으로는 볼에 뽀뽀해주기가 있습니-다아.
내 추천은 아까 그 소금 쓰는 거지.
main
黒粋奴藻
대체 뭘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거냐? 기선제압⋯? 이라고 하기에도 슬슬 애매한데.
大海原九
그래. 사실 기선제압은 크게 중요하지 않지⋯.
黒粋奴藻
날 너무 좋아해도 힘들어⋯.
大海原九
그냥 반응 궁금한 건데? (이어서 말하는 도중에 겹쳐 나온 말에 물끄러미 보다가⋯.)
(쾁 하고 야츠모 볼을 문다.)
黒粋奴藻
이 미친 거. (고개 이리저리 움직인다.)
main
大海原九
아, ⋯. (뱉음.)
main
大海原九
좋아해달라길래 애정표현 한 건데?
黒粋奴藻
곤란하다니까? 보는 사람 많은데 이런 애정표현이라니⋯ 아.
▸
말이 끝나기도 전 야츠모의 눈빛이 가늘어집니다.
날카로운 시선이 향한 곳은 건너편에서 걸어오는 자입니다.
main
▸
뒤에서 거느리는 자만해도 서넛, 오만한 걸음걸이. 딱 봐도 사람 깔보는 듯한 그 태도.
아. 서락파의 부산주 뤄등륜입니다.
info
▸
NPC 뤄등륜
서락파의 부산주입니다. 나이는 50대 후반입니다.
main
大海原九
한번 더 해줘? (소근거린다.)
黒粋奴藻
무슨-
羅邓伦
이거 헤이스이 아닌가. 실종 사건 조사한답시고는 밑에 내려가서 뽈뽈 설쳐대더니⋯.
일주일도 안 되어서 올라왔군 그래. 포기했나? (시선이 야츠모의 뒤편에 머문다. 뭐지 저건⋯.)
main
黒粋奴藻
⋯아아, 우리 부산주님 생신 챙겨드려야 하지 않겠어?
main
黒粋奴藻
게다가 집에 자주 안 들어오면, 자꾸 쥐새끼가 집을 다 갉아먹으려고 해서⋯.
▸
뤄등륜이 눈썹을 미세하게 꿈틀거립니다. 화살이 향한 쪽은 이제 이치지쿠입니다.
羅邓伦
저건 또 뭐고.
main
黒粋奴藻
(뻔뻔) 이위가 같이 조사하라고 붙여준 친구.
main
羅邓伦
둘이⋯ 사이좋게 왔다고.
大海原九
안녕하세요~? (활짝 웃으면서 빈손 흔들어준다.)
선물도 가져왔는데요. 드릴까요?
羅邓伦
⋯뭐지?
大海原九
(소금 한주먹 생글거리며 집어줌⋯.)
main
大海原九
아이, 요즘 뒤숭숭한 일이 많다길래.
羅邓伦
(표정이 더욱 일그러진다⋯.)
▸
뤄등륜의 시선이 한참이고 이치지쿠의 눈에 꽂힙니다. 지금 던질까 고민하는 것 같기도 하고.
main
▸
얼굴에서 보기만 해도 하고픈 말이 뭔지 알겠군요. 왜 둘 다 멀쩡히 살아서 눈 앞에 있느냐는 소립니다.
암살이 성공해 이치지쿠 혼자 그를 만났어야 하는 것이 원래의 수순이겠지만요.
main
羅邓伦
⋯쯧.
大海原九
(윙크나 해준다.)
main
羅邓伦
일개 부하와 붙어다니는 꼴이 참 보기 좋구만.
main
黒粋奴藻
좋은데? (절대 안 짐)
大海原九
너무 부러워하지 마세요⋯.
main
大海原九
등륜님도⋯. (본다. 누구 업을 수 있나?) 건강하시면 뭐.
main
▸
체격으로 보면 크게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만⋯.
더이상 말을 않고서 부산주는 야츠모와 이치지쿠를 지나친 채 걸어갑니다.
main
▸
그 뒤를 그의 부하들이 따릅니다.
main
大海原九
소금 줄까?
黒粋奴藻
줘 봐.
大海原九
(손 위에 한주먹 얹어준다.)
黒粋奴藻
(부산주 뒤통수에 대고 뿌려⋯아니, 날려준다.)
main
黒粋奴藻
(남은 건 이치지쿠에게 털어버린다.)
main
大海原九
⋯⋯저기? 왜 나한테도 뿌리는 걸까나?
黒粋奴藻
기분탓인데? 털었더니 네가 거기 있었던 거지.
大海原九
아, 그래?
(소금 묻은 머리 야츠모 목에 비빈다. 따끔따끔.)
黒粋奴藻
야.
大海原九
네가 좋아서 부비려고 하는데 마침 내 머리에 소금이.
黒粋奴藻
아~ 내가 그렇게 좋았어?
大海原九
응~너무 좋지~.
main
黒粋奴藻
그럼 잠자코 매달려 있기나 해라⋯.
大海原九
이번엔 내가 먼저 안 했다? (다시 얌전? 해짐.)
黒粋奴藻
소금은 누가 먼저 챙겨왔더라⋯⋯. (끝까지.)
▸
야츠모는 이치지쿠를 데리고 서락성 내부로 안내합니다.
먼지 한 톨도 없는 깨끗한 마루, 금칠을 한듯 휘황찬란한 건물 안은 어째서 서락성이라 불리는지 알 것 같습니다.
지나간 복도만 몇 개며, 마주친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 지.
정말 미로 같아서 길도 잃으면 미아가 되어버릴 것만 같습니다.
大海原九
여긴 지도 없니?
黒粋奴藻
있지, 그거 찾으러 가는 거야.
▸
그리고 코너를 돌아, 한참을 걸어 들어선 별동은 유달리 지나가는 사람도 없이 순식간에 주위가 적막해집니다.
병원에 온 것처럼 고요합니다.
계단을 올라가기를 여러 번, 몇 번 좌회전과 우회전을 반복하다 보면⋯.
두 폭으로 된 문 앞에 야츠모가 섭니다.
자물쇠가 굳게 걸려있는 방의 걸쇠를 풀어내고 문에 귀를 쫑긋 세우던 야츠모는 한참 뒤에야 문을 벌컥 엽니다.
고요한 방 안. 싸구려 TV 너머 영화에서나 볼 법한 세트장과도 같은 이질적인 공간입니다.
main
▸
야츠모는 서랍에서 종이를 여러 장을 꺼내고선 이치지쿠에게 건넵니다.
이건 서락성의 내부 구조도인 것 같습니다.
大海原九
(종이를 받아들어 빙 훑어본다.) 있네, 지도.
여긴 왜 이렇게 조용하지?
黒粋奴藻
다들 준비하느라 바빠서 여기에 머물 일이 없거든.
大海原九
부산주 생일 준비?
黒粋奴藻
그런 셈. 자, 그래서 '계획' 말인데⋯.
당연한 소리지만, 부산주를 죽일 거야.
main
大海原九
정말 로맨틱한 계획이네, 그거. 뭘로 어떻게?
黒粋奴藻
내가 그 인간을 안 죽이면, 한 일주일 뒤에는 내 시체가 구룡강에 떠내려갈 걸⋯. 농담 아니야.
축하연 때가 마지막 기회인데.
大海原九
일주일만에? 용케 지금까지 살아있네, 야츠모 군.
黒粋奴藻
그 전까지 날 죽였어야 하는 게 너니까?
大海原九
(생각함)
고맙다고 해도 돼.
黒粋奴藻
너도 내가 살아있는 편이 재밌지?
大海原九
뭐어⋯.
등륜 님은 장난도 안 받아줄 것 같고. (빙긋 웃는다.)
黒粋奴藻
(좋다는 걸로. 지도 잘 보이도록 상체 더욱 숙여준다.)
서락성 가장 중앙에 있는 동. 황색동이라고 불러.
각종 행사나 연회는 전부 여기서 열리는 셈이지? 이번 축하연도 여기서 해.
가장 안쪽 연회실. 그중에서도 높은 자리, 산주가 앉아야 할 자리에 부산주가 앉아있을 거다.
main
大海原九
흐~음.
산주님 돌아가셨던가?
黒粋奴藻
우리 산주님 아직 멀쩡-은 아니지, 의식이 없어서 지금은 부산주가 대리야.
大海原九
그래서 자리까지 탐낸다고? 골이 아프겠네에, 아하하.
하여간. 그럼 이 자릴 무너뜨리기라도 하니?
黒粋奴藻
정답~. 그 위에 아주 커다란 철제 홍등이 있거든.
새로 달았어. 천장 위에다가 폭탄을 설치해서, 홍등을 떨어트려 부산주를 죽일거다.
순식간이지.
main
大海原九
(폭탄 소리에 방긋 웃는다.) 따로 누가 저격하거나 하지는 않는 건가?
黒粋奴藻
곳곳에 부산주 측 부하들이 감시를 하고 있어서, 부산주를 저격할 수 있는 자리 확보부터 어려울 거야.
이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지금부터 자세히 설명할 건데, 기억할 수 있지? (업은 자세 고친다.)
main
大海原九
네~에에. (등에 그냥 늘어진다.)
main
黒粋奴藻
⋯그러니 폭탄을 설치해야 하는데, 연회장인 1층과 2층 사이 천장에 공간이 있어.
공사할 때 엿들었거든? 이제 문제는 어떻게 그 사이에 폭탄을 넣느냐, 그거지.
들어갈 방법을 몰라.
한 가지 더, 축하연 당일 날 메인 게이트를 열어야 해. 서락성 외부와 내부를 잇는 그 문 말이야.
우리가 들어올 때도 봤던 거. 구룡에 있는 내 측근들도 데려와야 하지 않겠어?
大海原九
전부 서락성 밖으로 밀린 거네? 안됐다아⋯.
黒粋奴藻
불쌍한 처지들이야.
大海原九
불쌍한 말이지. 여기 사는 사람중에 잘 들어보면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 (으쓱이곤 다시 지도를 빤히 바라본다.)
그런데 설마 서락성에서 이렇게 골몰하는 게 너랑 나뿐인 건 아니지?
黒粋奴藻
뤄등륜 쪽도 지금쯤 잔뜩 꿍꿍이를 꾸미고 있을 텐데~ 뭐, 그건 부딪혀봐야 알 테고.
그래서- 메인 게이트를 관리하는 방이 불규칙적으로 바뀐단 말이지.
축하연 당일 날 메인 제어실이 하나 지정되고, 각 동에 있는 제어실 중 하나야.
어느 제어실이 메인으로 지정되는 지 알아내서, 게이트를 열어야 해. 이건 백지선들이 회의로 정한다고 들었어.
main
大海原九
회의 일어나는 시기는 알아?
main
黒粋奴藻
그을⋯쎄. (주먹구구다.)
예의주시하고 있으면 알아서 불지 않을까?
main
大海原九
(빤히 바라본다⋯.)
黒粋奴藻
왜.
大海原九
회의할 때 정한다는데 시기는 모르고 그런 게 너무 귀여워서 한번 더 물어줄까 고민 중이었다고 할까⋯.
黒粋奴藻
너무 귀여워하지 말라니까⋯. (이 당당함.)
大海原九
(진짜 볼 한번 콱 물어줌. 이번엔 아까랑 반대방향이다.)
黒粋奴藻
아. 이게 진짜?
내가 당장 내던지지 않고 업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는 고마워해야 해.
大海原九
그래서 감사의 볼 뽀뽀 한 거잖아?
黒粋奴藻
⋯⋯.
긴장 좀 해 봐라?
엄청난 피바람이 불 예정이라고.
main
大海原九
에이⋯. 긴장한다고 해서 더 잘 풀리는 일 같은 건 없잖아? 그 전까지는 평소대로가 좋지.
黒粋奴藻
틀린 말은 아니지만⋯.
서락파 인간들은 수십 넘게 피를 흘릴 테니까, 피냄새에 이끌려서⋯ 분명 그 짐승이 돌아올 걸.
大海原九
무슨 짐승?
黒粋奴藻
왜, 서락파 조직원들을 죽인 실종 사건의 주범 말이야.
난 서락파에 원한을 가진 짐승이 한 짓이라고 생각하거든.
大海原九
서락성은 밀렵 같은 것도 했나?
黒粋奴藻
하하, 때가 되면 알게 될 걸.
main
大海原九
이 무당은 뭐야? (가리킨다.)
黒粋奴藻
워~낙 기이한 일이 많아서, 이젠 무당까지 들였나보지. 날 그닥 안 좋아하는 거 같던데⋯ 그 무당.
大海原九
제사 지내는 데 음식 훔쳐서 먹었어?
黒粋奴藻
⋯⋯.
내가?
大海原九
네가.
黒粋奴藻
날 뭘로 보는⋯.
main
黒粋奴藻
아니, 제사 지낼 때 자리에 있었는지부터 물어봐라?
main
大海原九
제사가 꽤 폐쇄적인 모양이네에, 그렇게 말하는 걸 보면.
아니면 뭐⋯. 모시는 신 욕이라도 했어?
黒粋奴藻
수호신 같은 거 모시긴 했지. 지금은 없으니까 욕 해도 괜찮을 것 같다만⋯.
아무튼 아냐. 나름 얌전하게 있었다?
大海原九
그럼, 뭐어⋯.
(야츠모의 어깨를 상냥하게 토닥인다.)
네 영혼이라도 본 모양이지. 괜찮아! 난 그런 거 좋아하니까.
黒粋奴藻
내 영혼이 뭐가 어째.
main
黒粋奴藻
네가 봤을 땐 어떤데.
main
大海原九
맑고 깨끗하지는 않지, 안 그래?
main
黒粋奴藻
그 말 그대로 돌려주지.
大海原九
나처럼 맑고 깨끗한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래? (안광 살아있는 눈 가볍게 가리켜본다.)
main
黒粋奴藻
(빤히.)
⋯과거형?
大海原九
어디, 있다고, 그래?
현재형이지?
내 눈 빛나고 있잖아?
黒粋奴藻
겉으로 빛난다고 다는 아닐 텐데⋯.
⋯⋯.
뭐, 그렇다고 쳐. 그럼 '더럽혀진' 걸로 하자.
main
大海原九
왜 자꾸 내 맑음을 과거형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걸까?
main
黒粋奴藻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大海原九
그럼?
黒粋奴藻
책임 져주겠다잖아~.
大海原九
(개 빤히 봄⋯.)
뭐어, 아무튼.⋯.
main
大海原九
그럼 이제 누워서 좀 더 자도 돼? (하고 침대를 가리킨다. 벌써?)
main
黒粋奴藻
⋯벌써?
저기, 일어나서 한 일이라고는 여기 들어온 것 밖에 없거든.
大海原九
하지만 딱히 할 것도 없고 (아닌 듯.) 어제 일 때문에 지쳤고⋯. (업혀 있음.)
黒粋奴藻
내 말 들었지? 계획에 구멍이 좀 있어서, 그거 메우러 돌아다녀야 한다니까?
어제 일은, 뭐, 그래. 그건⋯.
⋯좋아, 넌 여기서 잠이나 자. (진짜?)
大海原九
(진짜? 오히려 의심스러운데⋯. 싶어서 물끄러미 본다.)
정말로?
그냥 푹~자도 된다고?
黒粋奴藻
자고 싶다는데 뭐⋯ 별 수 있나.
main
黒粋奴藻
하루종일 잠이나 자면서 심심하게 기다려, 밤까지 안 돌아올 거니까⋯ 혼자 즐거운 시간 보내⋯⋯.
침대는 내 거니까 바닥에서. (그냥 데려간다고 해라.)
main
大海原九
⋯⋯⋯.
main
大海原九
자기야, 등이 정말 따끈하다⋯.
main
大海原九
여기서 자도 될 것 같은데? 포근하고 좋다⋯.
黒粋奴藻
하하⋯.
자다가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 (방에서 걸어나온다.)
main
大海原九
그런데 네 부하들은 그 시간 동안 구멍도 못 메꾸고 뭐 했다니? (한편 방을 나오면서 입이 다시 산다.)
main
黒粋奴藻
어느 제어실을 쓸지, 이런 건 미리 알려고 해도 유출이 어렵단 말이지.
걔네 풀어놓는 것 보단 직접 확인하는 편이 마음 놓이고?
그래서, 궁금해하던 참이니 무당 있는 쪽부터 갈까.
大海原九
그래, 그래.
가서 대체 야츠모 군이 뭘 했길래 그렇게 미워하시나도 보고?
뭘 섬기는지도 보자고. 여기서 신이라니 참 재미있는 소릴 한다니까.
黒粋奴藻
난 미워할 짓 안 했다고. (끝까지 대꾸하며 적색동으로 향한다.)
-
제五장
여우몰이
▸
적색동 1층.
적색동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거대한 '수조'입니다. 맨 중앙, 떡하니 기둥처럼 자리 잡은 수조에는 비단잉어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보아하니 2층까지 이어진 모양입니다.
大海原九
이거 터지면 다같이 뭄 젖은 생쥐 꼴 되겠네. 터진 적 없니?
黒粋奴藻
아쉽게도 터진 적은 없네~. 저 많은 물이 다 빠져나오면⋯ 1층이 반절은 휩쓸려 나갈 걸?
▸
그 말대로 거의 적색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면적입니다.
하지만 수조에 비해서 그 내용물이 좀 황량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야 금붕어나 잉어들이 헤엄치고 있긴 하나... 이렇게까지 크게 만들었어야 하나? 생각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묘하게... 시선이 갑니다.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이치지쿠, 이성 판정
大海原九
비단 잉어가 다 죽은 모양이야?
cc<=70 이성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1 > 21 > 어려운 성공
main
黒粋奴藻
비단 잉어인가⋯.
더한 게 있었지. 한때, 그니까 옛날에는 커다란 게 하나 살고 있었다니까.
main
大海原九
흐음⋯. 커다란 거? 얼마나?
main
黒粋奴藻
사람보다 큰 거.
大海原九
실러캔스?
main
黒粋奴藻
몰라? 다시 만날 기회만 있다면 보여주고 싶은데 말야. (무당의 방이 보이자 턱짓한다.)
大海原九
'만난다'니 이상한 표현을 쓰네?
main
大海原九
대화라도 했나 봐? (수조를 보던 눈을 돌려 무당의 방 쪽을 바라본다.)
main
黒粋奴藻
한 적은 없지만, 꼭⋯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할까?
(그대로 걸어 방 앞으로.)
main
▸
융 무당의 거처.
유달리 이 근처는 소란스러운 기색이 전혀 느껴지질 않습니다. 굳게 닫힌 문 너머로 새어 나오는 향이 달큰합니다.
main
▸
한참 못 박힌 듯 그 앞에 서 있었나, 그 때.
"이보게."
정신을 차리면, 어느덧 살짝 열린 문틈 너머로 꼬부장한 노인이 두 사람을 부릅니다.
"들어와도 된다네, 자네는."
이치지쿠에게 하는 말 같습니다.
大海原九
(노인을 한 번 보고 의아한 듯 한쪽 눈썹을 들었다가 속삭인다.) 혹시 첫 방문 이벤트 같은 거 해?
黒粋奴藻
(속삭인다.) 뭐? 왜 그런 걸 물어보는 건데?
大海原九
들어와도 된다잖아, 나한테? (속삭임)
뭘 보고? (속삭여 놓고 다시 고개 든다.) 그건 정말 감사한데⋯. 누구세요?
▸
"이 안에서 지내는 무당이지, 척 보면 모르나⋯."
黒粋奴藻
그야⋯.
저기, 그럼 나는?
▸
"안 된다."
黒粋奴藻
하여간 야박하시긴.
야, 내려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들어갔다 와.
大海原九
엑~?
이 녀석이 지금 제 다리인데 어떻게 안 될까요?
▸
"⋯안 된다! 다리도 멀쩡한 청년이 벌써부터 업혀버릇하면 쓰나."
大海原九
야⋯. 사실 네가 부하 시켜서 만든 상황인 거 아냐? (속삭인다.)
黒粋奴藻
겠냐? 겠냐고. (속삭이는 거 포기.)
나도 문전박대 당하는 건 영 찝찝하거든? 갈 거면 빨리 가라.
main
大海原九
(으쓱인다.) 네가 어릴때 뭔 실수했는지 꼬옥 듣고 올게에. (하고 천천히 등 위에서 내려와 열린 틈새로 들어간다.)
main
黒粋奴藻
안 했다고 몇 번을⋯⋯. (이 뒤는 문 닫히는 소리에 묻힌다.)
main
▸
안으로 들어오면, 백색동에서 마주한 광경에 비해선 협소합니다.
main
▸
딱 노인 한 명이 지내기 좋네요. 방을 가린 커튼 너머로 안방이 보입니다.
그에 비해 이치지쿠가 서 있는 문 바로 앞의 이 공간은... 무당방이군요.
시퍼런 방 안에 유일한 조명이라고 해봤자, 불길한 전등 빛과 초 몇 개가 전부입니다.
낮은 탁자 건너, 낡고 헤진 방석에 다시 노인은 앉습니다.
"적색동에 낯선 인기척이 서성인다 싶더니, 그게 당신이었구려."
"⋯이 냄새는 물 비린내. 왜 왔는가?
"아니, 훤하지. 그래, 그럴 줄 알았어. 이 징한 것들!!"
"어찌하여 이미 사라진 신을 자꾸만 찾으려 드는 겟이야!"
main
▸
이치지쿠는 한 마디 하지도 않았는데, 융 무당은 흥분하여 혼자 큰 소리를 뻑뻑 질러댑니다.
info
▸
NPC 융 무당
초대 산주 적부터 그의 옆에서 보좌하던 무당입니다.
main
大海原九
⋯아니이, 그건 또 처음 듣는데. 자아, 자⋯. (물컵 같은 게 있나?) 너무 흥분하지 마시고요, 네에. (진정시키듯 친절하게 미소지으며 어깨를 가볍게 토닥인다.)
사라진 신? 그냥 모시고 있는게 아닌 모양이네요?
main
▸
"⋯⋯."
main
▸
"말 안 해줬나 보군. 그렇게 부산주든. 산주의 후계자가 찾으려 혈안이 된 건 서락파를 지키는 수호신일세."
"뭐, 그들은 말만 그렇게 부르고 있는 게지."
"여기 청색동으로 가면 2층에 커다란 서재가 있네. 거기에 더 자세히 적혀져 있으야."
大海原九
그게 생물인가 봐요? (그리고 슬슬 낌새가 그리 좋지 않다.)
▸
"그렇게도 볼 수 있지. 살아있는 무언가의 형상으로 우리에게 내려와 주셨으니⋯."
大海原九
그래도 무당이면 신이 사라진 게 편하진 않으실 텐데, 영⋯.
안 찾았으면 하시는 어조고.
▸
"⋯찾고 싶다, 찾고 싶지만⋯⋯."
"다들 그렇게 믿고 있는게야. 수호신이 떠나서⋯ 서락파가 몰락하기 시작하는 겟이라고."
"이미 늦었어! 이미 수호신을 모셔 오기엔 시기가 너무 늦어버렸단 말이다!"
융 무당은 뭐가 그리도 분한 것인지 가슴을 퍽퍽 치며 혼잣말을 계속 중얼거립니다.
옆에 있던 시종은 늘 있는 일인 것인지, 익숙하게 노인을 달랩니다.
大海原九
(시종에게 속삭인다.) 일이 좀 많았나 보죠?
▸
시종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습니다.
⋯입을 벌려 잘린 혀를 보여줍니다.
大海原九
어머나.
글은 쓸 줄 아시나요?
▸
시종은 이번에는 고개를 젓습니다.
大海原九
곤란하게 됐네⋯.
main
大海原九
(방 안을 둘러본다. 뭔가 있나?)
main
▸
가만히 무당을 뒤로한 채 방을 둘러보면, 온통 벽면에는 물과 관련된 그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main
▸
펼쳐진 경전을 하나 살펴보니, 흘려내린 글씨로 글귀가 하나 적혀있네요.
info
▸
[뭍으로 나와, 처음 생을 빼앗은 날이 시작. 7일 (페이지가 찢겨나갔다.) 그리하여 총 7번. 7주, 49일.]
main
大海原九
(뭐라고 적혀 있지? 경전을 읽어본다.)
info
▸
[(페이지가 찢겨나갔다.)]
[그리하면]
[온전히 (페이지가 찢겨나갔다.)]
main
大海原九
흐음⋯⋯⋯.
경전이 관리가 안 됐네. 누가 찢었나 봐요, 아하하.
그런데 밖에 엄청 큰 수조가 있던데⋯. (벽에 그려진 그림들 빙 둘러보다 묻는다.)
그 신이란 게 저 수조 안에 있었던 모양이죠?
▸
시종이 잠시 눈치를 보다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러고보니 저 경전만 근처의 다른 책들과 다른 글씨체로 적혀있었죠.
이치지쿠, 지능 판정
大海原九
cc<=85 지능 (아이디어)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3 > 73 > 보통 성공
▸
⋯글씨체가 눈에 익습니다만, 주인이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융 무당은 곧 진정한 듯, 목소리를 내려앉힙니다.
"자네도 알지 않은가? 이제동안 서락파에서 일어난 실종사건 말일세."
main
大海原九
네에, 알죠. 그러니까⋯이제 6명 째였나아.
▸
"그래, 그걸 보면 알겠지."
"이미 수호신께서는 구룡을 떠돌아 다니는데, 어찌하여 무지한 자들은 다시 서락성 한 가운데 떨어트리려 한단 말이야."
大海原九
흐음.
경전을 잘 안 읽었나 보죠. 이런 불경한 녀석들⋯.
(짧게 웃는다.) 그런데 찢어진 페이지도 있네요. 내용은 기억하세요?
▸
"찢어진 페이지? ⋯아아, 그 책인가."
"내가 적은 게 아니야. 전부 기억나지는 않는구려."
"⋯."
大海原九
그럼 누가 적었죠?
▸
"이 안에 있는 것들의 주인은 전부 함부로 알려서는 안 되는 것 뿐일세. 알려줄 수는 없지만⋯"
"하지만 자네와 대화하는 것이 썩 기분 나쁘지 않구려."
"다음에도 이 늙은이와 말동무가 되어주겠나?"
大海原九
어렵지 않죠. (빙긋 웃으며 책을 도로 덮는다.)
늘 여기 계시나요?
▸
"누가 부르지 않는 이상, 여기에 있지."
大海原九
그럼 만나기는 어렵지 않겠네. 안녕히⋯, 아, 맞다.
아까 저 업고 있던 녀석 싫어하세요? (문 밖을 손가락질한다.)
main
▸
"말썽만 피우는 녀석이야."
"자네도 너무 가깝게 지내다 다치지 말고."
main
大海原九
무슨 사고를 쳤는데 그러세요? 수조 깨먹을 뻔 했나??
▸
"완전 어릴 때는 이 밖에서 지냈으니 괜찮았는데, 머리 굳은 녀석이 깨먹을 뻔했다는 게 문제지⋯."
"이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네. 이제 그만 나가보게나."
main
大海原九
급한 일 있으세요? (문가에 서서 빼~꼼.)
▸
"원래 외부에서 온 사람 들여서 오래 잡아두는 거 아니다."
문 밖의 야츠모와 눈이 마주칩니다. 뭐 하는데⋯.
다시 돌아보면, 융 무당은 활짝 웃는 낯으로 이치지쿠를 향해 손을 작게 흔듭니다.
이제 보니 저 무당, 눈이 멀었군요.
main
黒粋奴藻
가자. 그래서, 내 뒷담은 잘 깠고?
大海原九
응, 너 수조 깰 뻔 했다며?
그것도 어릴 때 아니고 다 컸을 때?
黒粋奴藻
어릴 때야 다른 사람들이 키웠으니⋯ 잠깐, 그걸 알려줬다고?
됐고, 위층 올라갈 건데⋯. (이치지쿠 빤히.)
大海原九
뭐 해? 등 대줘. (뻔뻔⋯.)
main
黒粋奴藻
⋯이럴 줄 알았지. (등 내밀며 제 어깨 두드린다.)
main
大海原九
(등에 덥석 업힌다.) 너도 경전 알아?
黒粋奴藻
무슨 경전?
main
大海原九
무당이 가지고 있는 거 말이야. 여기 수호신에 대한 건진 모르겠지만?
main
黒粋奴藻
그래? 날 들여보내줘야 뭘 읽든 말든 하지. 무슨 내용이었길래?
main
大海原九
7일에 한번씩 뭐든 죽여야 하는 이야기지.
마침 실종자가 6명째라고, 틀림없이 수호신 짓이라던데?
main
黒粋奴藻
묘한 이야기네, 그거. 죽여서 뭘 얻지? 제물이라도 바쳐?
main
大海原九
(말없이 야츠모 머리 콩콩 주먹으로 가볍게 두드러 본다. 소리라도 듣는 양⋯.)
main
黒粋奴藻
아. 아야. 뭐냐? 던진다?
main
大海原九
아니이, 여기서 산 세월이 몇인데 이걸 내가 설명해주고 있다니 애석해져서어?
그러고보니까 말인데⋯. (목에 팔을 걸친다.) 수호신이라는 건 뭐 어떻게 생겼길래 뭍에도 나온다지?
黒粋奴藻
⋯⋯이상하게 생겼어. (그야말로 이상한 답변.)
난 그런 건 처음 봤었다니까.
▸
적색동 2층, 배치는 1층과 비슷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1층에서는 사방으로 막혀있던 수조가 2층으로 올라가니, 천장이 뚫려있군요.
1층에 비해서는 방이 많은 편입니다.
걸린 문패들을 보면 홍곤이 쓰는 개인 사무실이거나, 자잘한 회의실 등입니다.
大海原九
저기 말야⋯. 그게 다야? 이상하게 생겼다? (되물으며 주변을 빙 둘러본다.)
黒粋奴藻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다고. 그래서 말했잖아? 기회만 된다면 너도 보여주고 싶었어⋯.
▸
수조는 수족관에 온 것처럼 물 위가 투명하게 보입니다.
저 안에 들어가면 시원하긴 하겠어요. 물론 들어간다면 떠오르지도 못한 채 익사할 수도 있겠지만요.
뻥 뚫린 수조의 천장 주위는 낮은 난간으로 막혀 있습니다.
main
大海原九
그러니까 어휘력 좀 키우라니까 말이야. (흐음, 하고 난간 너머의 수조를 바라본다.) 누구 빠지면 큰일이겠는데?
서재는 어디야? (콕콕.)
黒粋奴藻
내가 아는 선에서 사람 빠졌다는 얘기는 아직 못 들었지만, 역으로 안에서 밖으로 나오기도 쉬웠겠지?
서재는⋯ 아, 그거 청색동 방이잖아. 이 건물 다 보고 가자.
무당이 서재 얘기도 해줬냐?
大海原九
궁금하면 가 보라던데? (빙 둘러보다가 회의실 3 한번 가리켜본다.)
그럼 저기. (찍음.)
黒粋奴藻
뭐가, 수호신? 경전?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어가준다.)
▸
2층의 회의실 3.
大海原九
그래, 그래, 그거. 찢겨져 있던데?
▸
사람들의 실루엣이 창문 너머로 한가득입니다.
黒粋奴藻
(창에 안 비치도록 몸 조금 숙인다.) 사람 죽이라는 내용이었다며? 찾아두면 단서는 되려나. 수호신에 관심이 많다, 너?
▸
"⋯그래서 청색동이랑 백색동 중에서 어느 쪽으로 하죠? 제어실 애들이 빨리 결정해야 스케줄 짠다고 난리도 난리가 아녀요."
"음, 그러게나 말입니다. 근데 백색동은 관리 인력이 좀 모자라지 않습니까?"
大海原九
(귀를 벽에 가볍게 대고 잠깐 '쉿' 한다.)
黒粋奴藻
⋯. (입 다문다.)
▸
"그래도 실력 그쪽이 더 좋아요. 청색동은 넓은 대신에 관리 인력도 맨날 수준 미달이잖아요. 그거 모르는 인간들 아무도 없습니다."
"고민이군요. 음....아, 이러면 어떻습니까?"
화이트보드에 무언가 써 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괜찮을까요?"
"뭐, 내일부터 빡세게 교육 시켜야죠. 어차피 하는 일은 똑같은데.... 다들 불만 없으시죠?"
"예에."
"그럼 내일 부산주님께 건의 올리고, 승인 받으면 진행 합시다. 축하연 전날이니 부산주님도 참석하신답니다."
大海原九
(뭐야? 흘끔⋯. 창 밖 너머에서 살짝 본다.)
▸
듣자하니 내일 4시에 마지막으로 회의가 열릴 예정인 것 같습니다.
안쪽을 들여다보려 해도 보이지 않습니다. 화이트보드의 각도가 미묘하게 틀어져있네요.
大海原九
(야츠모의 등에 딱 붙어서 속삭인다.) 저기 안에 들어가도 되는 거야?
黒粋奴藻
안 되겠지, 보통. 회의 결과 알려달라고 해도 나는 무시한다고~ 저거⋯. (혀 찬다.)
들키기 전에 다른 방 쪽으로 가있는 편이 낫겠는데. (미련 남는지 문가 흘끔이다 걸음 튼다.)
大海原九
흐음~. 들어가면 들켜? 뭐 장치가 있나?
黒粋奴藻
회의 끝내놓고 바로 안 돌아가는 거 보면 대충 짐작가지 않냐?
여기저기에 사람 풀어서 감시하고 자리 지킨다니까.
大海原九
귀찮은 사람들이네에⋯. 뭐, 알았어. 행정실이었나? 거기 가자.
▸
행정 업무실은 비어있습니다. 다들 여기서 이동해 회의실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회의실 쪽을 돌아보니, 어리숙해 보이는 인물이 급히 회의실의 문을 열고 행정업무실을 향해 되돌아옵니다.
main
▸
"막내야, 빨리 회의록 찾아와라!"
"죄송합니다, 빨리 들고 오겠습니다!"
main
大海原九
회의록 보통 어디 두고 그래, 야츠모 군?
黒粋奴藻
응? 글쎄, 대충 서류 있는 곳 뒤져보면 나오지 않아?
보아하니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나는 한동안 밖에서 돌아다녔으니, 내 얼굴도 모르겠군.
main
大海原九
뭐어, 그러면야⋯. (주변에 서류 있는 곳이 어디 있나 빤~히 둘러보다가 어디쯤 가리킨다.) 여기 보자.
main
黒粋奴藻
찾는 정도야⋯. (얼마 안 걸리겠지. 대신 팔 뻗어 서류 뒤적거린다.)
▸
서류를 뒤적거리다 보면 CCTV, 중앙제어, 게이트와 관련된 단어가 보입니다.
찾았습니다. 이 서류인 것 같습니다.
大海原九
(회의록을 건네받아서 후루루룩 읽어본다.)
info
▸
[메인 제어실 변경 관련안]
(기존) 적색동 -> (변경)
변경 사유 : 최근 적색동 제어실 연결 신호가 약함. 수리가 금주까지 힘듦.
변경된 제어실 : 청색동 또는 백색동으로. 지난 회의에서 과반수가 나지 않아 확정되지 않음.
main
▸
이 상태에서 회의를 다시 진행한 게, 아까 회의실에서 본 그 장면인 것 같습니다.
main
大海原九
뭐야, 여길 먼저 올 걸 그랬네. (볼 것도 없다. 회의록 덮어서 다시 돌려놓는다.)
청색동 아니면 백색동이라는데에⋯. 황색동엔 제어실 없어?
黒粋奴藻
없는 걸로 알아. 거기서는 축하연이 진행되니까⋯ 있었어도 방해되지 않도록 다른 곳을 쓰지 않았으려나⋯?
(안쓰러운 '막내'는 내버려두고 서류더미 속에 회의록 슬쩍 끼워놓는다.)
大海原九
뭐야, 의외성 없군. 그럼 번갈아 쓰나? (등에 쳐져서 한탄한다.)
흐음⋯. 아무튼, 회의실은 못 들어가는 거고. (이 건물에 또 볼 게 있나? 나오는 길에 막내 흘끔⋯본다.)
黒粋奴藻
3층에⋯ 뭔가 있었던가? (올라가는 계단으로 향하며 연결 통로를 지나친다.)
▸
막내는 아마 오랜 시간을 저 자리에서 허둥대다가 혼나겠죠⋯.
main
▸
지나쳐가는 통로를 짧게 살핀다면, 건너편 황색동 2층에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main
大海原九
황색동 1층이랑 2층 사이에 틈새 찾는다고 했지?
main
黒粋奴藻
어, 사이 천장에 공간이 있다고 들었거든.
틈새는 있는데, 정확히는 들어갈 방법이 문제지⋯.
大海原九
환풍구는 안 돼?
▸
적색동 3층의 계단은 자그마한 방문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
黒粋奴藻
환풍구?
大海原九
그래, 환풍구. 여기도 환기들은 할 거 아냐?
黒粋奴藻
찾아보면 있으려나? 하긴, 사람 사는 건물이니까⋯.
大海原九
천장 사이 틈새래도 그런 일 없으면 어떻게 들어가? 1층에서 천장 들어내고 찾을 수밖에 없지? (환풍구야, 환풍구, 하고 느긋하게 지껄인다.)
▸
대화를 나누며 3층으로 향하려 하면, 경비가 막아섭니다.
그러다 시선이 위로⋯ 올라가더니 다시 야츠모를 보고 꾸벅 인사를 하며 길을 터줍니다.
main
▸
"⋯헤이스이님, 저 자는?"
main
黒粋奴藻
괜찮아, 괜찮아~. 내가⋯ 어⋯ 데려온 손님?이다.
main
大海原九
안녕하세요~? (이 꼴로 붙임성? 좋게 인사한다.)
main
黒粋奴藻
잘 지내~.
main
▸
"어⋯아⋯음⋯네, 알겠습니다."
main
▸
보아하니 적색동 3층은 쉽게 출입이 안 되는군요.
黒粋奴藻
아, 그래. 적색동 3층부터는 홍곤 이상 간부들이 사는 곳과 집무실이 같이 있어.
부산주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웬만해서는 아무도 못 들어오는 편이야.
大海原九
정말?
부산주 집무실에 반짝이 뿌려주자.
▸
적색동 3층부터는 더이상 수조와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2층과 똑같이 생긴 통로는 청색동과 이어져 있군요.
黒粋奴藻
들어갈 수 있으려나~? 마음 같아서는 잔뜩 뿌려주고 싶거든?
大海原九
못 들어가나? 그럼 됐어. 문에 접착제 발라 줘야지. (상냥한 미소.)
main
大海原九
저기, 저 방은 뭐야? (신야오네 숙소 가리킨다.)
main
黒粋奴藻
저 방은~ (눈 가늘게 뜬다.) 신야오? 실종됐었지. 너 기억력 좋지? 자, 네가 조사한 실종자의 방이다.
알았다, 궁금하다는 거지? (그렇다면야. 친히 방까지 데려다준다⋯.)
大海原九
실종자 방에는 자고로 어떤 단서가~.
하나 정도라도 남아 있는 법이라고 미디어에서 그러지. 좋아! (문을 열고 들어서본다.)
main
▸
신 야오의 방은 텅 비었습니다.
그야, 실종되었으니 주인도 없죠.
야츠모가 챙겨온 열쇠로 문을 따고 안으로 들어서면, 구룡에서는 상당히 잘 사는 축에 속하는 방입니다.
main
大海原九
네 은신처보다 좋지 않아, 여기?
main
黒粋奴藻
뭐, 거긴 일단 외부니까 어쩔 수 없거든? 난 사치부리는 편도 아니고? (아마)
잘 지냈으면서 무슨.
▸
침대 위 가지런히 정리된 옷을 보아하니 메이드는 다녀간 모양이군요. 책상을 보면 익숙한 봉투가 보입니다.
이치지쿠가 사진관에서 받았던 봉투와 똑같습니다.
大海原九
난 원래 적응 잘 하는 하이브리드야. (뭐의?)
(봉투를 뜯어 사진을 늘어놓는다.)
main
▸
봉투 겉면에는 랑화 사진관이라 적혀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서락성, 적색동 2층의 수조를 찍은 것입니다.
이제야 이치지쿠가 얼마 전 사진관에서 받았던 사진의 정체를 알겠군요.
main
▸
아무래도 예전에는 수조에 뭔가 살았던 모양입니다.
아마 그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서락파의 수호신, 뭐 그런 것이겠죠.
이상하게 사진을 보면 기분이 영 오싹합니다. 심령 사진도 아니고⋯.
이치지쿠, 이성 판정
大海原九
cc<=70 이성체크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4 > 34 > 어려운 성공
main
▸
봉투 안에는 두툼한 현금이 들어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사진 한 장을 보면... 구룡강 앞에 서서 물을 내려다보는 야츠모의 사진입니다.
그 옆에 정장을 입은 자들이 야츠모를 봅니다. 저 문신이나 옷차림, 서락파 단원은 아닌 것 같은데. 외부 조직인가?
사진을 뒤집어 보면, 메모가 하나 붙어있습니다.
'청 나엔님께 전달.'
약속 시간을 적어놓았군요.
main
▸
청 나엔에게는 결국 전달되진 못 했지만요.
main
大海原九
(사진을 건네주고 돈은 자연스럽게 회수한다.) 이거 뭔진 몰라도 네 약점 비슷한 모양인데? 뭐야?
黒粋奴藻
(사진 가만 바라본다.)
main
黒粋奴藻
그거 아냐? 결국은 나를 제거하는 게 목적이었으니, 쫓아내든, 뭘 하든⋯ 필요한 걸 준비시킨 모양이지.
⋯잠깐 내려와 봐.
大海原九
흐음, 이런 걸로?
(영⋯차, 하고 주섬주섬 내려온다.) 뭔데?
黒粋奴藻
음. (양 어깨 잡고 마주본다.) 사진관에서도 비슷한 걸 받았겠지. 아마 내가 잔뜩 찍혀 있었을 테고.
main
大海原九
그렇지? 외국의 파파라치 라는 거에 걸리기라도 한 줄 알았다니까아.
근데, 그게 왜? 중요한 일인가?
黒粋奴藻
아니, 그건 이제 됐고. 어차피 전달될 사람은 죽었으니⋯.
(와락 끌어안으며 속삭인다.) 너는 이런 짓 하면 정말 죽일거야.
청나엔이야 다른 사람 손에 떠났으니 아쉽게 됐다만⋯⋯.
大海原九
(시선이 야츠모의 옆얼굴을 보다가 마주 끌어안은 채 상냥한 어조로 속삭인다.) 그럼, 물론이지⋯. 그 정도는 말해줘야 나도 즐겁지. 기대된다아, 야츠모 군.
그런데, 그렇게 죽어서 충격 받아 보였던 나옌에게도 배신당한 거야? 이런 말도 하네.
main
黒粋奴藻
이위랑 오래 붙어다닐 때부터 짐작은 했는데, 이야-.
후계의 자리라는 거 너무 무거운 거 아니냐? 어째 주변에 있는 게 따까리 아니면 나 죽일 사람 뿐이라니. (느릿하게 밀어낸다.)
main
大海原九
(소리내 웃는다.) 아, 정말?
조금 놀렸다고 바로 이럴 정도면 얼마나 배신을 많이 당한 거야? 귀엽다, 야츠모 군⋯.
뽀뽀 해 줄까? (이런다.)
黒粋奴藻
⋯⋯.
해 줘.
大海原九
바보. (양 손으로 얼굴 잡고 가볍게 뽀뽀한다.)
黒粋奴藻
⋯한 번?
main
大海原九
좋아, 그럼 두 번. (한번 더 가볍게 쪽 한다.)
main
黒粋奴藻
오케이.
main
黒粋奴藻
⋯⋯그래서 청색동인가, 연결 통로만 좀 보고 다시 1층부터 돌아봐?
서재 궁금하다며?
main
大海原九
부산주 문에 접착제만 붓고. (여기 없나?)
main
黒粋奴藻
그거 마음에 드는 계획인데. (없나?)
main
▸
이치지쿠, 행운 판정
大海原九
cc<=35 행운 (1D100<=3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3 > 63 > 실패
main
大海原九
좋아, 난 못 찾겠어. 너 찾아봐. (팔짱 낌⋯⋯. 운 한 번.)
黒粋奴藻
뽀뽀 값으로 노동 시키는 거 아니고?
cc<=60 행운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1 > 31 > 보통 성공
main
黒粋奴藻
⋯이걸 못 찾은 거냐? (서랍 구석에서 접착제 꺼내든다.)
main
大海原九
난 위만 봐. (이걸 변명이라고)
main
黒粋奴藻
매번 업혀다니시니 위가 아니라 아래를 보셔야지. (그거 들고 부산주 방으로⋯.)
大海原九
기왕이면 손잡이 안쪽에도 바르고, 열쇠구멍에도 넣고, 문 틈에도 발라. (신나서 말하기 시작한다.)
黒粋奴藻
설마, 이거 좀 당했다고 나 불러서 뭐라고 하진 않겠⋯ (이치지쿠 본다. 완전 신났는데 저거?) ⋯해보자고.
▸
다행히 부산주의 방과 집무실 근처는 정말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접착제로 만들어 놓은 꼬라지는⋯ 거의 뭐⋯ 테러네요.
main
黒粋奴藻
(다 쓴 접착제 복도에 던져둔다.)
main
大海原九
역시 말이야⋯.
main
大海原九
뭔가 하나 끝내면 뿌듯하다니까.
오늘은 푹 자겠어. 그렇지, 야츠모 군? 통로 갈까나?
黒粋奴藻
부산주가 살아있는 사람이라 다행이군. 하마터면 꿈에 나와서 날 괴롭힐 뻔했어⋯.
▸
도착한 곳은 3층끼리 이어진 통로입니다.
통로를 잇는 문 안쪽에는 보초가 앞을 바라본 채 서있습니다.
용케 아까 안 걸렸군 이것들⋯.
main
▸
통로를 조금 들어가보면, 너머로 황색동의 지붕이 훤하게 보입니다.
main
▸
지붕선이 하늘을 향해 높게 뻗쳐있습니다. 그 끝에 장식된 용머리가 인상적입니다.
이치지쿠, 지능 판정
大海原九
cc<=85 지능 (아이디어)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3 > 13 > 대단한 성공
main
▸
저기에 밧줄을 매달면 황색동 2층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물론 지금은 대낮이니까 분명 눈에 띄겠지만요.
main
大海原九
좀 더러운 게 좋아, 고생하는 게 좋아?
黒粋奴藻
더러운 게 편한 쪽이라는 뜻이야? 뭔데?
大海原九
환풍구 찾아서 들어갈지, 지붕에서 2층으로 넘어갈지 물어보려고?
黒粋奴藻
아하. (그제야 같은 지붕 장식 바라본다.)
재미는 저쪽이 있어 보이지.
大海原九
넌 너무 몸으로 이것저것 해결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잠깐 생각한다.)
나 업고도 가능해?
黒粋奴藻
그건⋯.
가능하지 않을까? (뭔⋯ 자신감)
大海原九
너만 믿을게, 자기야⋯. (진짜 무슨 자신감이지)
黒粋奴藻
(그쯤이면 각자 맡은 일 하느라 따로 다니지 않을까⋯ 같은 생각은 굳이 말해서 알리지 않는다. 쟤는 내가 진짜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大海原九
(음⋯⋯⋯.)
cc<=85 지능 (아이디어)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8 > 98 > 실패
(그런 듯?)
main
大海原九
(음⋯. 될 거 같기도 하고?)
黒粋奴藻
(아⋯ 아 진짜?)
大海原九
(아 진짜. 완전 진짜.)
(맑은 눈으로 '믿을게 후계자님!' 하고 바라봄)
黒粋奴藻
(ㅋ⋯ 정정해주지 않는다.)
main
大海原九
(ㅋㅋ)
main
大海原九
(신뢰로 업혀 있당⋯.) 서재 가자?
main
黒粋奴藻
(ㅋㅋ 슬슬 팔 아프다는 소리도 쏙 들어간다. 가자, 청색동⋯.)
▸
청색동 1층.
청색동은 다른 동에 비해 훨씬 방이 밀집된 편입니다.
구내식당부터 교육실 등등... 아무래도 일반 단원들 위주로 활동하는 곳인가 봅니다.
1층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방은 의무실이네요.
main
大海原九
(의무실? 갸우뚱하며 빤히 보다가 어깨를 콕콕 건드린다.) 재미있는 거 없나 보러 가자.
黒粋奴藻
의무실에서 재미있는 거? 뭘 기대하는 거지.
▸
이런 곳에서 누가 다치고 실려오는 것쯤이야 발에 채는 먼지만큼 흔한 일이겠죠. 진료실과 함께 붙어있는 병동입니다.
이치지쿠는 저번에 부상도 입긴 입었으니... 걱정되면 한 번 진료를 다시 받아도 됩니다.
黒粋奴藻
어때, 한의학보다는 서양 쪽이 안심이 된다거나?
大海原九
흐음~, 뭔가 특이한 약이나 표본?
둘 다 그게 그거지.
黒粋奴藻
연구실의 이미지에 가깝잖아, 그건.
大海原九
⋯의무실이란 건 대개 그런 거잖아? (무슨 영화를 본 걸까?)
黒粋奴藻
혹시 그런 환경에 로망 있어?
大海原九
음⋯⋯⋯⋯⋯⋯⋯⋯.
약간⋯⋯? (수줍어함.)
黒粋奴藻
⋯⋯⋯⋯⋯⋯.
너는 웬만해서는 앞으로 의료 기기 만지지 마라.
main
大海原九
뭐야, 환경은 환경이고 의외로 치료도 잘할 수도 있잖아?
黒粋奴藻
그게 '의외'가 되면 안 되는 거 아냐? (드물게 상식적인 소리 한다.)
大海原九
음⋯⋯.
내 본업은 그쪽도 아니니까 충분히 의외지, 뭐 어때?
黒粋奴藻
본업이⋯ (아니면 하지를 마⋯.)
大海原九
(ㅋㅋ)
(메스 훔쳐가야지)
黒粋奴藻
(ㅋㅋ야)
▸
병동을 둘러보면 이미 앓아눕는 단원들이 여럿 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이 크게 없지만⋯ 음⋯
이치지쿠, 관찰력 판정
大海原九
cc<=65 관찰력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8 > 88 > 실패
main
▸
네⋯ 없네요.
이치지쿠, 행운 판정
main
大海原九
cc<=35 행운 (1D100<=3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2 > 22 > 보통 성공
main
▸
엇! 주인 없이 외롭게 남겨진 메스 발견☆
大海原九
(앗~! 발견~~☆)
(자연스럽게 소매 안으로 넣는다.)
▸
이치지쿠, 은밀행동 판정
大海原九
cc<=70 은밀행동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8 > 88 > 실패
main
▸
앗,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니까⋯.
야츠모한테요. 하나도 위협이 되지 않는군.
main
黒粋奴藻
너⋯.
大海原九
(휴, 다행이다. 그냥 그대로 소매에 쓱 숨김.)
응?
黒粋奴藻
그렇게까지 당당하게 굴어도 되는 거야? 내가 너 봐준다고?
大海原九
내가 뭐 단단히 대비하면 너도 좋은 거 아냐?
⋯아, 혹시 이거 서락성 재산이라 이콜 네 재산이기도 하다는 말?
黒粋奴藻
그런 건 아닌데, 아, 하, 그래. 네 맘대로 챙겨라⋯.
大海原九
응. (다시 얌전하게 업힌 자세로 돌아옴⋯.) 이제 2층 가자?
黒粋奴藻
(그거 찾아서 훔치고 다시 얌전히 업힌다고.)
大海原九
(그렇다.)
黒粋奴藻
(어이가 없네) 애초에 호신용 무기가 필요한 거였으면, 말을 하지? 훔쳐도 더 확실한 거 훔치게. (2층으로⋯.)
大海原九
확실한 거? 뭔데?
黒粋奴藻
훔치지 않아도 내가 쓰던 칼이나 총들 전부 그대로 있고.
大海原九
뭐야, 총도 있어? 그럼 나중에 하나 줘.
黒粋奴藻
쏠 줄은 알지?
大海原九
⋯⋯.
당연하지?
黒粋奴藻
뭐지, 이 자신 없게 들리는 답변은?
main
大海原九
최근엔 안 잡아서 좀?
黒粋奴藻
전에는 얼마나 쏴댔길래?
大海原九
으음~, 글쎄? 그래도 평균 이상은 돼. 눈이 좋거든. (빙긋 웃는다.)
黒粋奴藻
'맑고 깨끗하고 빛이 살아있는 눈' 말이지.
▸
청색동 2층은 교육 위주로 이뤄지는 곳 같습니다.
곳곳에서 샌드백이 팡팡 부딪히는 소리, 기합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돌아다니는 이들도 나이대가 어린 편에 속하는 10대 - 20대.
무당이 말했던 서재도 보이네요.
大海原九
이렇게 어린 애들도 여기서부터 교육하나?
黒粋奴藻
물론. 나야 당연히 밖으로 튀었고.
大海原九
언제 돌아왔는데?
黒粋奴藻
스물 막 됐을 때였나?
大海原九
그동안은 뭐 했고?
黒粋奴藻
놀았는데?
大海原九
(빤⋯히.)
놀았어?
黒粋奴藻
⋯왜?
大海原九
어쩌면 네가 지금 이렇게 열심히 돌아다녀야 하는 건 그 지난날의 허비 때문이 아니었을까,
상냥한 이치지쿠 씨는 고민에 빠지는 것이었습니다.
黒粋奴藻
허, 10년도 더 전의 일이거든? 그때 알았겠냐, 내가 실은 산주의 후계자라는 게 거짓이 아니고 부산주를 죽일 날이 올 거라는 걸.
大海原九
뭐야. 그런 것도 미리 알던 게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들은 거야?
黒粋奴藻
난 평생 구룡에서 놀면서 돌아다닐 줄 알았지.
大海原九
그래서, 진짜인 거 알게 됐을 땐 어땠는데? (서재로 가자며 콕 찔러 묻는다.)
黒粋奴藻
귀찮은 데 엮였다-였나, 아마. (하품하며 서재로 다가간다.)
大海原九
신분 상승 같은 거엔 기쁨도 없는 녀석이로군?
▸
서재는 나름 넓습니다. 열심히 외국어를 공부하는 어린 사구자들도 여럿 있네요.
黒粋奴藻
그래! 없었다니까. 먼저 건든 쪽이 잘못한 거야.
▸
하지만 느긋하게 책을 감상할 시간은 우리에게 없습니다. 필요한 책이⋯.
이치지쿠, 자료조사 판정
大海原九
cc<=70 자료조사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 > 8 > 대단한 성공
info
▸
[서락의 역사와 수호신]
구룡이 처음 세워지고, 점차 치외법권의 지대가 되어가면서 각자의 세력권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서락파도 있었으며, 초대 산주 아래 점차 군소 조직들이 흡수되면서 서락파의 세력이 굳건해졌다.
...(중략) 허나 이에 반발하는 일부 세력들과의 다툼으로 양측에 극심한 피해가 이어지는 달이 지속되었다.
그러던 중 초대 산주는 현 서락성이 세워진 곳 인근 강에서 신기한 생물을 발견하였고, 이를 길한 징조라 여겨 극진히 모시자 놀랍게도 서락파가 급격히 흥하게 되었다. 이후 서락성이 세워지고 난 뒤, 적색동에 거대한 수조를 만들어 이 안에 생물을 모셔 수호신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 수호신이 함께한 뒤로 그 누구도 서락파를 해칠 생각 못하고 여전히 서락파는 구룡에서 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당이 말하길, 이 서락의 짐승이 떠난다면 서락파는 크게 흔들려 무너지게 될 것이라 말했다.
main
大海原九
(팔락팔락⋯. 종이를 빠르게 넘겨 확인한다.)
黒粋奴藻
(밑?에서⋯뭔⋯동화책 같은 거 보고있다.)
main
大海原九
⋯저기, 무슨 동화 봐?
黒粋奴藻
⋯다 죽었답니다. 끝.
뭐 물어봤어?
大海原九
(야츠모 귀 챡 잡음.)
무-슨-동-화-보-냐-고!
黒粋奴藻
아. 시-끄-러-워!
동화 작가도 아닌 사람이 잘못 만든 것 같은 내용이었어. 제목이, 뭐⋯ 구룡의 바다는 붉다? 이딴 걸 제목이라고 써?
大海原九
혹시 피로 붉대니?
黒粋奴藻
정답!
大海原九
(어유 창의력 없어. 책 도로 집어넣는다.)
黒粋奴藻
바다인 것도 우습지, 떡하니 강이 흐르는데. 뭔 바다.
大海原九
나도 볼래. (동화나 잡고 읽어봄⋯.)
▸
정말 꿈도 희망도 재미도 없는 5분이 흐릅니다.
교훈, 구룡에서 살지 말자.
大海原九
(이거 동화 맞아?)
▸
누군가 뒤에 매달린 이치지쿠의 옷깃을 잡아당깁니다.
大海原九
⋯⋯응~?
누구야? (흘끗.)
▸
키가 작고 어린 것이 단원보다는 사구자(예비 단원) 같습니다.
"아까 역사서 읽었죠? 왜 여기서 그거 읽고 있어요?"
"이제 막 입단했어요? 수호신 얘기 들어본 적도 없어요?"
大海原九
응? 아아, 이거? (책 넣은 곳 흘끗 본다.)
응~여기 이 사람이- (업힌 채 목만 꼭⋯끌어안아봄. 방긋.) 바로 최근에 입단시켜줘서 말아야?
잘 아는 모양이구나?
▸
"우와, 진짜요?"
"구룡에서 올라온 단원이구나⋯ 있잖아요, 이거 비밀인데요⋯."
main
大海原九
네에, 뭔데? (고개 조금 기울여 내려본다.)
▸
"사실 저는 수호신 얘기 완전 개뻥같거든요. 제가 똑똑해서 적색동도 가끔 심부름 가거든요?"
大海原九
오오, 영재네~?
▸
"네!!"
"근데 막 홍곤 사람들도요, 단원도 그랬나? 아무튼요, 막 그 수호신이라 불리던 거 막, 막 괴롭히는 거 본 적 있어요. 솔직히 말이 수호신이지, 그냥⋯ 뭐라고 하지? 액받이 같던데⋯."
大海原九
아, 그걸 또 괴롭혔어? 얼마나?
▸
"막, 돌도 던지고, 수조에 갇혀서 아무것도 못 한다고 놀리고⋯."
한편, 그 아이 옆에 서 있던 다른 아이가 소심하게 중얼거립니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뭐가? 수호신님 괴롭히는데 그게 다 뻥이지."
"그런 건... 우리가 함부로 판단할게 아니야. 이위님이 그러셨단 말이야⋯."
"그건 수호신님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기에 우리들 생각은 다 쓸모없는 거라고 했어."
main
大海原九
이위님은 수호신을 열렬히 믿으셨나 봐?
▸
"다른 사람들은 다 믿어요! 수호신이 여길 지켜준 거라고⋯. 이위님은 수호신에 대해 잘 아시는 모양이었으니 그렇지 않을까요?"
黒粋奴藻
이거 참, 우리가 물어본다고 알려줄 것 같지는 않고⋯.
아까도 물어봤잖아? 너, 수호신에 관심 많아 보인다?
大海原九
뭐어⋯⋯.
(애들에게 고맙다며 대충 인사하고 업힌 채 발 까딱인다.)
내가 생각을 해 봤는데 말이야, 야츠모 군.
main
黒粋奴藻
⋯뭘?
main
大海原九
저번의 실종 사건 말이지⋯.
main
大海原九
내가 범인을 생각했었거든? 그때 한, 넷인가?
黒粋奴藻
넷이나? ⋯그래서.
大海原九
하나는 너고, 하나는 나고, 하나가 황이위고, 또 하나가 구룡강 하류에서 본 그 장의사란 말이야?
하지만 보아하니 황이위는 그 수호신이랑 동시에 존재한 모양이고⋯.
黒粋奴藻
그거 참 대단한 후보군인데⋯.
⋯⋯. 그렇지?
大海原九
너는 뭐어. (업힌 채 굳이 밀착한다.) 이미 후계자라는 위치가 따로 있고.
그럼 이제 나 아니면 그 하류의 인간만 남는다는 셈인데⋯.
黒粋奴藻
⋯범인 얘기지?
大海原九
어때? 닮았어?
黒粋奴藻
뭘.
大海原九
나랑 그 수호신이라는 생물 말이야.
黒粋奴藻
⋯⋯.
(고개 살짝 위로 틀어 이치지쿠의 얼굴을 가만 본다.)
수호신이 조금 더 못생겼어.
大海原九
조금 뭐지?
이런 거 말할 때는 비교도 안된다고 하는 거 아냐? (이런다.)
黒粋奴藻
혹시 과대평가라는 말 알아?
大海原九
과대평가⋯?
뭘⋯?
과대평가 될 게 뭐가 있지⋯?
黒粋奴藻
너의⋯ 스스로를 향한 자신감이라던가⋯.
main
大海原九
나는⋯.
main
大海原九
사실만 말하는 건데?
main
黒粋奴藻
⋯⋯. (잠시 말 없다.)
좋아, '훨씬'이라고 해두지.
大海原九
그래. 아무튼 그래서 말인데.
역시 47일만에 그 소각로 같은것도 준비하긴 어려웠겠지? 싶단 말이지⋯.
黒粋奴藻
그거야⋯ 그렇지, 아무래도.
누가 도와줬다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大海原九
흐음. 뭐, 그건 아무튼 됐고.
하나 남았네.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그냥 업힌 채 음~, 하고 비죽 웃는다.)
다 둘러본 거지? 이제 누워도 돼?
黒粋奴藻
⋯⋯.
3층이 남아있기는 한데, 거긴⋯ 잠궈뒀겠지. 황색동은 축하연 전까지 출입 금지고. 방으로 돌아가자.
⋯아까까지 들은 건 못 들은 걸로 할까.
大海原九
왜? 흥미로운 이야기 아니었어?
黒粋奴藻
네가 범인이라는 소리?
아니면, 뭐. 수호신?
大海原九
그거랑 다른 이야기도. 전자는 너도 의심은 했었잖아.
黒粋奴藻
그랬었지, 네가 정말 모른다는 듯이 굴어서 잠시 잊고 지냈지만⋯.
▸
백색동, 야츠모의 방으로 돌아옵니다.
大海原九
그래, 그래, 그거야, 야츠모 군.
문제는 그거지. 난 기억이 없거든?
하지만 그렇다고 거기 하류에서 대놓고 태우고 있겠냐면 그것도 이야기가 달라지잖아?
뭐, 아무튼 그건 딱히 상관없지. 어쨌든 하나만 더 죽으면 아무 일 없어진다는 거니까 잊고 지내도 되는 거야, 아마.
(그리고 어깨를 쿡쿡.) 침대, 침대.
黒粋奴藻
적당히 너 좋을대로 마무리하고 넘어가지 마. (그래도 일단 침대에 내려준다.)
大海原九
그럼 뭐라고 해야 하는데? (한 번 뒹굴 구르고 바라본다.)
黒粋奴藻
⋯. (침대에 걸터앉아 어깨 너머로 내려다본다.)
우선 계획 말인데, 메인 제어실은 내일 다시 확인하면 될 것 같고. 문제는 폭탄 설치니까⋯.)
청색동과 적색동의 3층 통로, 네 말 듣고 계속 생각해 봤는데 가능할 것 같거든. 잘 뛰어내리면 황색동 2층으로 들어갈 수 있어.
大海原九
운동 능력 좋네에, 어릴때부터 훈련받은 덕분이려나?
黒粋奴藻
그건 관련 없잖아.
게다가 비도 계속 내린다지, 이렇게 우중충한 날씨면 새벽에 움직여도 눈치도 못 챌거야.
大海原九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해야겠네.
그런데, 비? 설마 내일까지 내린대?
黒粋奴藻
그럴 거 같던데. 왜?
大海原九
(에엑, 하는 표정.) 비 오면 몸 아파서 싫은데.
黒粋奴藻
너 뭐⋯ 몇살이냐?
大海原九
⋯⋯. 서른 셋?
黒粋奴藻
⋯⋯진짜 몰라서 물어봤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大海原九
아니었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좀⋯. 젋게 생겼잖아.
黒粋奴藻
아, 그래.
그럼 이제부터 동생 하시던가.
아니⋯ 이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미끄러질 수 있으니 밧줄을 준비하는 편이 낫겠지?
大海原九
(한쪽 눈썹 들고 보다가 양 손 주먹 가볍게 쥐고 모아서⋯.)
그러게 형. 어디서 찾지? (이난리.)
main
黒粋奴藻
내가 찾아올 테니까⋯. (꼬라지 본다.)
大海原九
(귀엽? 게 바라본다.)
黒粋奴藻
밧줄을⋯ 혹시 밧줄로 묶이고 싶나??
大海原九
아니, 왜. 형이라고 불러줘도 이러네.
黒粋奴藻
이런 동생 필요 없다?
⋯하이쿠⋯ 아니다, 오오우나바라 어린이?
大海原九
뭐야, 여기서 더 바라는 게 있다고?
黒粋奴藻
형은 밧줄 하나 빼돌리고 올 테니 잠~깐 혼자 기다릴 수 있지?
大海原九
응, 물론이지 형. (또 귀? 엽게⋯이하생략. 한번 더 뒹군다.)
黒粋奴藻
(혀 차고 일어선다. 싱숭생숭한 상태로 잠시 방 나선다⋯⋯.)
▸
야츠모가 방을 나서면 홀로 남겨진 방 안이 휑합니다.
강철유리로 된 창문 너머로 쏟아지는 빗줄기가 굵습니다. 예고에 없던 비군요.
이 정도면 정말 축하연이 이어지는 날까지 퍼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영 몸이 쑤시네요. 비를 원인으로 돌리기에는, 이상하게 머리도 쑤십니다.
따끔한 두통에 영 컨디션이 축 처집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야츠모가 돌아옵니다.
黒粋奴藻
(무려 밧줄과 함께.) 왜 그래? 오늘은 이제 못 움직인다 이거야?
大海原九
⋯⋯머리 아파. 진통제 없어?
main
黒粋奴藻
여기에⋯ 있긴 하지. 조금이지만. (밧줄 바닥에 대충 던져두고 손으로는 탁자 옆 서랍장 뒤적거린다.)
main
黒粋奴藻
아, 이거. (침대 옆 협탁까지 와서야 진통제 발견.)
main
大海原九
(역시나 다시 데굴 굴러 다가간다.)
물도 줘.
main
黒粋奴藻
⋯. (말 없이 물 한잔 건넨다. 그제서야,)
내가 왜 널 간호해야 하지?
大海原九
(물 받아서 두통약 하나 삼키고 나서야 숨 뱉는다.)
main
大海原九
뭐야, 그게 어때서.
main
大海原九
간병도 한 번도 안 해본 것처럼 그러네.
黒粋奴藻
⋯없는데?
大海原九
⋯⋯.
(웃참⋯.) 오늘의 첫 간병 기념으로 달력에 표시할까나?
黒粋奴藻
놀리는 거냐? 누굴 돌볼 일 자체가 거의 없다고, 나는.
당장 나가서 폭탄 설치하려 했는데, 이건 뭐. 상태가 이래서야.
main
大海原九
(소리내 웃고,) 뭐야, 감사 인사랑 칭찬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놀린다니.
같이 빗속에서 폭탄 잘못 터져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데려가도 되는데. 낭만적인 거 같긴 해⋯. (일부러 그윽하게 본다.)
main
黒粋奴藻
혼자 다녀오라는 말을 이런 식으로 하다니⋯.
새벽쯤이면 보초도 줄어서 상관 없겠지, 잘 보이지도 않을 테고⋯. 넌⋯⋯.
쉬라고 하려니 좀 괘씸한데⋯.
大海原九
뽀뽀해 줄게⋯. (진심으로 살려달란 건지 매를 버는 건지 싶다.)
黒粋奴藻
⋯⋯. (바닥에서 뒹굴던 밧줄 잡는다.)
大海原九
⋯⋯⋯. 아, 왜?
내가 욕을 한 것도 아니고 되게 잘 말해줬잖아. 왜??
黒粋奴藻
그래서 더 거슬린다고 할까⋯ 가 아니지.
왜? 난 밧줄 좀 정리하려고 했을 뿐이다?
main
大海原九
잘 다녀와 자기야.
main
黒粋奴藻
아직 멀었거든? 새벽까지 몇시간은 남았어⋯. 아, 혼자 편히 쉬게 나가달라?
main
大海原九
아니, 새벽에 아마 자고 있을 테니까 미리 인사한 거지. 모르는 새 나가서 배웅도 못 받으면 너무 슬프지 않나?
黒粋奴藻
음, 안 재우면 괜찮지 않을까? 인사도 받을 수 있고. (그럴 거면 그냥 지금 데려가라.)
大海原九
새벽까지 날 안 재우겠다고? 그렇게 힘 빼면서 새벽에도 뺑이를 치겠다고?
그러지 말고 같이 평화~롭게 한숨이라도 눈 붙이는 게 어떨까나?
黒粋奴藻
뭐야, 같이 누워줄 사람이 필요했던 거였어?
(입꼬리 올라간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던가.
大海原九
그래, 그래. 따뜻하면 자기 좋잖아? (이번엔 아까와 반대로 반대로 데굴 굴러간다. 아직 약효가 안 돌아서 머리도 아프고.)
main
黒粋奴藻
(그럼 생긴 빈 공간에 냅다 드러눕는다. 이불은 덮지도 않고⋯.) 나도 생각해봤는데.
main
黒粋奴藻
아직은 네가 수호신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이렇게 허약한 수호신이 어디 있어?
main
黒粋奴藻
뭐, 진짜라면, 그건 꽤 기쁘겠지. 어쨌든 부산주를 죽이고 내가 산주 자리에 오르게 될 텐데, 마침 수호신도 돌아오는 셈이니까.
내가⋯ 수호신과 몸을 섞은 새끼가 되는 게 작은 문제지만.
main
大海原九
(한편, 꾸물거리며 이불 안으로 들어간다.) 그래? 그럼 수호신이 안 돌아오는 쪽이 더 기쁜 거 아닌가?
실제가 뭐든 안 돌아오길 기도하는 게 어때, 야츠모 군?
黒粋奴藻
수호신이 돌아오면 다시 수조에 가두고 한 소리 할 참이었다만? (말투가 장난스럽다.)
大海原九
수조에 가둬서, 말마따나⋯ (눈 굴리다가 마주보고 빙긋 웃는다.)
아무 말도 못하고 갇혀만 있는 게 재미가 있나. 그런 취향이었니?
黒粋奴藻
그건 재미없지. 막 서락성에 들어왔을 때도, 그게 너무 재미없어 보여서 꺼내주려고 했던 거라.
결국 수조는 못 깼지만, 그야 그렇겠지.
大海原九
그걸 스무살 남짓한 애가 깨기에는 좀 크지 않나⋯.
아무튼, 그러니까 실제로 어찌 됐건 상관 없지 않니?
黒粋奴藻
그렇게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네가 먼저 말을 꺼냈잖아.
도대체가 말야. 혼자 추측하고 말면 편할 텐데⋯.
大海原九
뭐어? 이런 건 한번 얘기를 꺼내는 쪽이 마음 편하지 않나?
어떤 상황이 되어도 '아, 이 자식이 말한 내용보단 낫구나~' 할 거 아냐?
黒粋奴藻
그런 용도였다고⋯?
말한 내용보다 끔찍한 상황이 오면?
大海原九
음⋯⋯⋯⋯. (시선 천장으로 돌렸다가)
얘기해 봐.
黒粋奴藻
사실⋯ (여기서부터 나오는 말은 사실과 무관하다.) ⋯네가 후계자였다던가.
大海原九
⋯⋯그게 왜 최악일까나?
黒粋奴藻
서락성의 미래만 따지고 보면 최악이 맞는 것 같은데.
뭐, 나는 사생아⋯그런 포지션이니까, 네가 진짜라고 한다면 너랑 난⋯ 형제⋯? 그런 게 되겠지.
大海原九
그래⋯. 계속 말해 봐. (누워서 팔짱 꼈다.)
黒粋奴藻
뭐가 더 이상해?
산주랑 수호신⋯ 그리고 형과 동생⋯ 중에서.
大海原九
이렇게까지 우열을 가릴 수 없다니 가슴이 웅장해지는걸?
main
大海原九
꼭 비교를 해야 알아? 둘다 이상한데?
너는 어느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黒粋奴藻
뭐가 더 최악이냐는 얘길 하고 있었잖냐?
⋯⋯.
후계자랑 후계자의 깔로 지내자.
main
大海原九
거봐, 못 고르면서.
뭐, 어쨌든 이것보다 최악은 없는 거잖아?
黒粋奴藻
그게 최악이라는 걸 확인할수록, 네 말이 진짜가 됐을 때의 감당할 게 너무 많아지거든.
大海原九
에이⋯. (옆으로 누워 턱 괴고) 감당할 거? 뭔데?
黒粋奴藻
비밀. (옆으로 돌아눕자 눈이 마주친다.)
大海原九
(손 뻗어서 볼 잡아당겨본다.)
黒粋奴藻
아. 왜 또.
大海原九
감당할 게 뭔데? 너만 감당하면 돼? 나도 감당해야 되는 일 아냐? 뭔데? 궁금하게 해놓고 비밀이라고 그러네?
黒粋奴藻
어디까지나 네가 아니라는 가정 하에 했던 말이지만, ⋯.
⋯가둘 거라고 했어.
이런 계획이라면 감당할 거리가 늘어날 수밖에 없지.
main
大海原九
뭐야, 안 가두면 되는 일이잖아? (손을 떼고 다시 누운 채 하품한다.)
main
大海原九
어차피 이런 모습이면 내가 진짜 그런 거라도 누가 알아본다고. 나도 모르는데⋯. 아하하.
비슷하게 생긴 걸로 데려다 놓는 건 어때? 그 사진 대로면 해초 같은 걸로도 충분하겠던데.
main
黒粋奴藻
해초는 무슨. 당장 네가 아니더라도, 정말 그게 구룡을 돌아다니고 있다면⋯ 내가 알던 수호신의 모습은 더이상 아니겠지.
(아직도 옆으로 기댄 채,) 졸리지? 빨리 잠이나 자, 너 버리고 폭탄 설치하고 다 해먹고 올 테니까.
main
大海原九
그러니까 수호신 같은 건 이미 요원하다니까. 그래, 저 수조 말인데⋯. (가볍게 하품한다.) 열대어나 잔뜩 넣고 길러. 예쁠 거 아냐?
애초에 서락성에 물에 사는 수호신은 이름이 안 맞잖아? (그리고 머리를 베개에 비비다가 눈을 살짝 감는다.)
main
黒粋奴藻
⋯. (좀 더 다가와 붙더니 머리 콩 부딪힌다.) 물에 살던 걸 데려와서 이렇게 된 거야. 열대어, 그거 마음에 드네.
main
大海原九
난 베타가 좋아. (그대로 머리 두어번 다시 기대듯 움직였다가 완전히 감는다.) 잘 자, 야츠모 군.
main
黒粋奴藻
예쁘게 생겼지⋯. (자는 척이라도 같이 하는 게 낫겠다 싶어, 바로 누운 뒤 눈 감는다. 이러다 정말 잠들어서 새벽에 허둥지둥 나가게 되겠으나⋯⋯.)
잘 자.
main
▸
⋯
축하연 하루 전.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며 잠에서 깨어납니다.
새벽에 바스락대는 소리를 들었던 것도 같은데, 밖에 다녀온 야츠모였겠죠.
악몽 하나 없이 이렇게 푹 자니까 좋군요. 총에 맞은 상처도 일주일이 되니 다 나았습니다.
벽면에 걸린 시계를 보면, 오후 2시입니다⋯.
main
▸
그동안 피로가 축적된 탓일까요, 너무 내리 잤군요.
main
大海原九
(입 찢어져라 하품하고 옆을 본다.)
▸
옆자리는⋯ 비어있습니다.
협탁 위에 메모가 하나 있습니다.
[구룡에 다녀온다고 늦게 올 것 같다.]
어차피 오늘 알아내야 할 것은 중앙제어실이 어느 쪽에 있느냐 입니다.
중요한 일은 어제 (야츠모가) 해냈으니까요. 조금 여유롭게 돌아다녀도 될 것 같습니다.
main
▸
약속했으니 융 무당도 한 번 만나러 가고, 오후 4시쯤에는 회의실로 가봅시다.
main
大海原九
(부하들이라도 데리러 가나? 메모를 슥⋯손으로 밀어서 버리고 무당의 방으로 가본다. 문을 똑똑⋯.) 계세요~?
▸
적색동의 수조에서는 여전히 물고기들만이 헤엄칩니다.
1층의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무당 융 씨의 방.
묵묵부답에 슬쩍 방문을 열면 이런, 손님이 이미 있었군요.
등을 돌려 이치지쿠를 바라보는 이는 부산주 뤄등륜입니다.
그 옆에는 융 씨를 모시는 시종과, 부하 몇 명이 공손히 서서 이치지쿠를 흘긋 봅니다.
main
羅邓伦
이런, 이게 누구야.
후계자 놈이 요새 끼고 도는 쥐새끼잖아?
大海原九
어라, 안녕하세요~?
저번에 드린 선물은 잘 쓰셨어요?
▸
뤄등륜의 표정이 구겨집니다.
당장이라도 터질 듯 험악한 분위기.
조소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네요.
main
羅邓伦
⋯자네 진심으로 계속 헤이스이 옆에 붙어 다닐 셈인가?
main
大海原九
(선물도 드렸는데 너무하셔라, 하고 애석한 듯 한 손으로 얼굴 짚고 있다가 고개를 기울인다.) 그 말씀은?
羅邓伦
그 능력이 아까워. 황이위가 되게 칭찬하던데 말이지⋯.
이렇게 보니 내 눈에는 그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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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이, 기뻐라. 정말요? 이위 님한테 선물이라도 드려야겠네!
하지만 저번에도 보셨잖아요~?
건강도 안 좋아서 헤이스이 님이 업고 다니셨다니까요. 저도 제가 안타깝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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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邓伦
⋯자네 뜻은 잘 알겠네.
며칠 전까지 잘만 돌아다녔다고 보고받았는데 말이야⋯.
그새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후회하게 될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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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무슨 일 있었는지 모르세요? 정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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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하루만에 그렇게 되면 뭐가 있겠어요, 참. 부끄럽게. (딱히 안 부끄러워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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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저 후회하는거 좋아하는데⋯. (수줍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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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邓伦
⋯⋯.
서락성 많이 기울었군. 저런 것들까지 들어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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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주는⋯ 이제 정말 질렸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차며 밖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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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신 가만히 듣고 있던 융 무당이 말을 붙여옵니다.
"불편한 일을 겪게 했구려. 오늘도 늙은이를 보러 와주어 고맙구먼."
"내일이 축하연이라고 했지? 이 늙은이는 몸이 안 좋아, 아마 방에만 있어야 할 듯 허이. 자네는 내일도 이 곳에 있을 겐가?"
大海原九
(살펴가세요~하고 웃으며 손 흔들어주다가) 아, 그렇죠? 구석진 곳인데 외롭진 않으시고요? 여기까지 제대로 음식은 가져다 주려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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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늙은 몸이라고 챙겨주기는 잘 챙겨주드만. 헌데, 축하연까지 머물 생각이라면⋯."
"⋯그 짐승이 피 냄새를 맡고 돌아와도 괜찮은가? 서락성의 이들에게는 큰 원한을 가지고 있는 짐승이 돌아오면 그거대로 재앙이 닥칠 것인데도?"
"너는 지금 여기서 도망치는 편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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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신기한 말씀을 하시네. (옆에 털썩 앉아서 바라본다. 눈은 안 보이던가?) 그럼 구룡 어디를 가든 크게 차이가 없는 건 아닌가요? 저도 일단은 서락성에 들어와 버렸잖아요?
▸
무당의 시선은 꼭 이치지쿠의 눈이 아닌, 어딘가 먼 곳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나오니 할 말이 없구먼⋯. 자네도 고집 하나는 완강할 것 같고."
한편, 융 무당 옆에 있던 시종이 빤히 이치지쿠를 바라봅니다.
뭔가 할 말이라도 있는 걸까요?
大海原九
에이, 더 말하셔도 되는데. 전 대화하는거 좋아하거든요⋯. (시선이 시종에게 닿아 고개를 기울인다. 무슨 일 있느냐는 눈짓.)
▸
시종은 이치지쿠의 손에 쪽지를 하나 쥐어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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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11시 쯤 서락성 담장 너머 구룡강으로 와라. 헤이스이는 데리고 오지 말고. 할 얘기가 있다.
오지 않는다면 시종과 융 무당을 죽이고 그 피로 네 이름을 적을 거다. - 황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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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어머나아⋯.
(쪽지를 앞뒤로 뒤집어본다.) 방금 받으셨어요?
▸
시종은 다른 몸짓 없이 잔뜩 충혈되어 시뻘게진 눈으로 이치지쿠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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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글자를 못 쓰니 대화도 어렵고. (자리에서 일어나 시종에게 어깨동무하듯 어깨에 팔을 두르고 살짝 멀어진다.)
아이, 너무 무섭게 보지 마시고요⋯. 아무리 그래도 잘 해 주셨는데 나가 보는 거야 어렵지 않죠. 그런데 뭐 도와주실 거 없으세요?
너무 늦으면 그녀석한테 알려준다던가. 아닌가~? 그쯤이면 여기 감시라도 붙으려나?
▸
시종이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기울입니다. 그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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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그러니까, 아~⋯. 헤이스이? (근데 도움이 되나? 생각하듯 고개 갸우뚱한다.) 총이나 독 같은 거 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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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 말에는 박수를 한 번 치더니, 이번에는 가만 고개 젓습니다.
일개 시종이다, 이런 걸까요.
大海原九
이럴 때 보면 시종이라 아는 게 많다던데, 잘 안 되네에. (어깨 풀어주고 으쓱인다.)
아, 철사 좀 있나요? 가져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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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머뭇거리더니⋯ 판단을 끝냈는지 철사를 한 뭉텅이 꺼내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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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오, 이렇게까지. 하지만 일단은 고맙다며 빙긋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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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그런데 지금 몇 시지?)
▸
지금 시간은⋯⋯⋯⋯
벽에 걸린 시계를 흘긋 본다면, 오후 3시를 조금 넘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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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직 넉넉하네. 시계 흘끗 봤다가⋯.) 혹시 음식 준비하는 곳 어딘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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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회장 근처에서 연회용 음식을 준비 중이겠지⋯. 하지만 그 동은 지금 못 들어가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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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시종들 들어가는 곳도 경비 세우고 있나요? (시종 빤히.)
▸
"⋯⋯."
시종은⋯ 어⋯ 갸우뚱⋯?
"음식이라도 훔쳐 먹을 생각인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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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갸우뚱 뭐지? 갸우뚱⋯? 마주 갸우뚱한다.) 갈 수 있다고요? 으음~⋯⋯. 네에, 좀 궁금하기도 하고? 내일은 자리가 불편할 거 같고~?
▸
다시 긴 고민 끝에 고개를 두어번 끄덕입니다.
제 입 앞에 손가락으로 X를 만들어 놓아두세요. 밖에는 자신이 도왔다는 걸 알리지 말라는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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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와아, 다행이다! 그러면 잠깐 얘기 좀 하죠~뭐가 있는지 몰라서. 진짜 잠깐 들어갔다 나올 거니까? 혹시 지금 갈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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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시종의 눈에 이치지쿠는 지금 쯤⋯ 성에 처음 들어와서 신난 구룡 사람⋯ 쯤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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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부로 무당 곁을 떠날 수 없는 처지라 그런가, 종이를 한 장 꺼내오더니 서락성 1층의 약도를 그려줍니다.
황색동 우측에 작은 주방이 딸려있는 것 같습니다. 시종들이 드나드는 문도 그쯤에 있는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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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한 저녁쯤에 야식 챙길 겸 가면 되겠네. 고마워요, 11시까지 깨 있으면 배고파서? (잘 챙겨넣고 나서야 손 가볍게 흔들며 나선다.)
내일 별 일 없으면 연회 끝나고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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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저것 잔뜩 묻고 드디어 무당의 방에서 빠져나옵니다. 이제는 익숙한 적색동의 풍경이⋯.
회의실은 2층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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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일단 회의부터 듣기는 들어야지 뭐. 직접 걸어야 하니 느릿느릿 느긋하게 2층으로 올라가 회의실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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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동 2층으로 올라오면, 심각한 낯으로 걸어오던 야츠모와 마침 마주칩니다.
黒粋奴藻
아, 타이밍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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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응? 뭐야, 구룡 간다며?
黒粋奴藻
아니 그게, 상황 좀 보러 잠시 들렀었지. 오늘 회의있다는 거 나도 기억하고 있었고.
곤란하게 됐어. 백지선 행정회의 말인데, 우천 때문에 제어실 담당 홍곤들이 재촉했나 봐.
⋯회의를 오전으로 당기고 그냥 끝내버렸대.
大海原九
어라아.
그래서? 화이트보드나 회의록 같은 건 봤어?
黒粋奴藻
봤지만 전부 지워뒀는지 남은 게 없어. 행정실 뒤져봐도 회의록은 보이지도 않고.
이런, 중앙제어실이 청색동이랑 백색동 중 어느 쪽인지 알 수 없게 됐잖아⋯?
大海原九
그럼 내일 네가 고생할 일이 하나 더 추가됐네. 안 됐다⋯.
아, 맞아. 어제 본 막내라도 털지 그래?
하루 정도야 가두면 되잖아. (구룡에 절은 사고방식⋯)
黒粋奴藻
불쌍하지 않아? 막 들떠서 성에 들어온 녀석인 모양인데⋯. (과연?)
뭐어, 정말 가둬서 턴다면 그건 내 역할이 되겠지. 이제 딱히 할 일 없으면 그냥 들어가서 쉬어.
난 새벽 쯤에 돌아올 것 같거든.
大海原九
새벽에? 바쁘네에⋯⋯. 밖에 두고 온 애들 전부 부르고 다니기라도 해?
黒粋奴藻
대기시키는 것도 있고, 일단은 택시 연합 관리도 해야 하니까⋯. 난 원래 바쁘게 살았는데?
大海原九
(최근 며칠은 아니었던거 같은데⋯.)
뭐어, 아무튼. 좋아.
가엾은 너를 위해서 야식이라도 준비해 줄게. 내일 축제 음식 중에 뭐부터 시식해보고 싶니?
黒粋奴藻
⋯⋯.
정신 없을게 뻔한데, 느긋하게 음식 먹을 작정이었던 거냐?
뭐든 좋으니까 고기. (이건 또 답해줌)
大海原九
당연히 먹어야지. 즐기면서 살지 않으면 인생 손해라고, 야츠모 군.
근데 네 입맛도 한결같다아⋯.
아참, 부산주가 좋아하는 음식 알아?
黒粋奴藻
아, 이건 더 명확하게 답해줄 수 있어.
-나도 몰라.
大海原九
(깨물까⋯.)
⋯저기 말야, 가끔 뭐 축제나 같이 식사할 자리에 유독 손 대는 음식 같은 거 있을 거 아냐?
黒粋奴藻
(해보던가⋯.)
같이 식사할 기회가 생겼다고 그동안 순순히 따라갔을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지?
大海原九
⋯⋯⋯.
다 생 까셨다?
黒粋奴藻
그러엄.
大海原九
(손 잡고 들어올려서 깨물.)
黒粋奴藻
더~물어봐라 더.
main
大海原九
(콱 콱.) 원래 뭐 이럴 때는 정보 수집이 먼저 아니야? 왜 아는 게 없냐고 아는 게!
main
黒粋奴藻
아! 이게! 필요한 정보였으면 진작 찾아놨겠지, 계획이랑 음식은 전혀 관련 없잖아!
(손 당긴다. 빠지나?)
大海原九
(빠진다!) 뭐어? 원래 이럴 땐 먹는 거에 장난쳐서 움직이기 어렵게 하는게 첫걸음이잖아??
main
黒粋奴藻
무슨 장난을 치려고?! 설사약이라도 풀어넣을 거야?
大海原九
자기랑 마음이 잘 맞아서 너무 기쁘다아.
黒粋奴藻
⋯⋯.
몸 상태 안 좋다고 결석이라도 하면 전부 물거품이 되는데도?
大海原九
내일 먹일 음식에 넣는데 뭐가 문제야? 박수치다가 갑자기 꾸르륵 하겠지.
黒粋奴藻
⋯ (그런데⋯ 부산주가 배 아프다고 난리피우는 꼴은 솔직히 웃길 것 같다.)
그럼 음식보다는 잔에 발라두는 게 나을걸. 가려먹을 게 뻔하고.
大海原九
좋아. 뭐 정해진 잔은 없지? 있나?
黒粋奴藻
어엄, 전부 같은 걸⋯ 아, 아니다.
높은 자리신 분들이 쓰는 좀 휘황찬란한 잔이 있거든, 거기만 싹 발라두면⋯.
大海原九
이것도 모른다고 했으면 널 한 번 더 물었을 거야⋯. (상냥한 어조로 말해준다.)
그럼 이따 보고 올 때 맛있는 거 가져와. 난 고기 가져오니까 그거 말고 딴거. (꼭 야식 파티 준비하듯이 말한다.)
黒粋奴藻
(결국 음식까지 훔쳐오는 거냐⋯.) 풀떼기 한 바구니 가져올 테니 그렇게 알아~.
大海原九
이럴 땐 간식 가져온다고 하는 거 아냐? (아무튼, 손 가볍게 흔들어주고 다시 내려가다가⋯.)
잠깐, 그러니까 네가 새벽에 돌아오는 건가? 맞아?
黒粋奴藻
(여전히 2층에서 흔들던 손이 멎는다.) 그렇지?
大海原九
흐음⋯⋯.
새벽 언제쯤?
黒粋奴藻
⋯⋯한 시? 빠르면 열두 시?
main
大海原九
새벽보단 늦은 밤이네. 뭐어, 알았어. 너무 늦지 마, 자기야. (어깨 가볍게 톡톡 쳐 주고 1층으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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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자기야'는 언제까지 할 작정이지⋯ 라고 중얼거린 것도 같습니다만.
다시 돌아온 적색동 1층. 황색동으로 향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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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그럼 물론이지. 식당 쪽 문을 찾아 몰~래 들어갈 생각이다.)
main
▸
약도를 보고 돌아다니다 보면, 문은 금방 발견합니다.
역시나 정문은 출입이 제한된 것 같고. 무당의 방에서 시종이 알려준 샛길을 찾아냅니다.
大海原九
(계~세요~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슬쩍 들어서 안쪽을 엿듣는다. 누구 있나?)
▸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쁜 발소리와 그릇 소리, 시종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립니다.
"무슨 볼일 있으신가요?"
하나가 이치지쿠를 위아래로 훑어봅니다.
main
大海原九
아, 마침 잘 됐다. 내일 관련해서 전달할 게 있다고 해서 말이야? 아무나 데려 오라던데. (턱⋯. 어깨동무한다.)
▸
"네⋯?"
순진한 시종은 그렇게 끌려⋯ 따라갑니다.
大海原九
별 일은 아니야, 요즘 분위기 흉흉한 거 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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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지쿠⋯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시도해본다면 대인기능 판정
大海原九
그래서 내일도 뭔가 대비를 하겠다고 그러시던데. 아니, 근데 잠시만⋯. 자넨 어느 쪽 사람이야? (으응? 하고 눈 가늘게 뜨고 바라본다.)
cc<=75 말재주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0 > 90 >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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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쪽⋯이라니, 그게 지금 필요한 건가요?"
쉽지 않네⋯.
大海原九
(쉽지 않네⋯.)
▸
말로 옷을 빌리는 게 쉬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main
大海原九
필요하냐니, 당연하지. 요즘 이렇게 흉흉한 게 뭐 때문인데? 설마 여기 온 지 한달도 안 되었다거나 한 건 아니지?
main
▸
"예? 예, 혼 지 세 달은 되었습니다⋯?"
main
▸
미심쩍은 시선은 점점 강해지기만 합니다. 이거⋯ 무?력? 이라는 걸 써야할까?
大海原九
(정말 쉽지 않네.)
(이런이런 이거 이 녀석 안 되겠구만, 하는 태도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철사 묶음을 꺼낸다⋯.)
(그대로 다리를 걷어차 무너뜨리면서 붕 뜨는 팔을 철사로 묶어보는데.)
main
▸
이치지쿠, 민첩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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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cc<=80 민첩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0 > 60 > 보통 성공
main
▸
빠른 움직임을 통해 기습하니 시종도 속수무책으로 넘어지고 맙니다. 팔을 철사로⋯ 일단 묶기는 했는데.
이치지쿠, 손재주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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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cc<=10 손놀림 (1D100<=1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 > 6 > 보통 성공
main
▸
음, 잘 안 풀릴 정도로 단단하게 묶였네요. 이제⋯ 이건 어떡하죠?
大海原九
(음⋯. 여기 뭐 우물같은 거 있나? 입에 천 묶어주면서 둘러본다.)
▸
choice 근처에있다 없다 (choice 근처에있다 없다) > 없다
아쉽게도 우물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잠깐 근처에 숨기는 정도라면 어디든⋯.
大海原九
(그럼 빈 방이나 화장실은 있으려나? 종이에 크게 '수리중' 적는 중.)
▸
와~! 똑똑하다⋯.
화장실까지 끌고가서 버리고 온다면, 근력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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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cc<=35 근력 (1D100<=3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9 > 99 > 대실패
main
▸
질질 끌고 가면서 세 번 정도 넘어졌다.
그래도 무사히(?) 가둬서⋯ 옷을 갈취⋯ 해내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main
大海原九
(왜 이렇게 기진맥진한 거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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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무튼⋯. 다시 주방으로 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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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탓⋯은 아니겠죠. 체력과 근력이 허접이라는 걸 오늘도 이렇게 실감합니다.
옷을 바꿔입은 덕에 주방 안의 사람들은 이치지쿠를 그닥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네요. 저쪽에 식기가 잔뜩 모여있는데⋯.
야츠모가 말한 잔이 무엇인지, 보자마자 감이 옵니다. 저 쓸데없이 사치 부린 금잔들⋯⋯.
main
大海原九
(딱 봐도 저거 같은데? 슬쩍 잔 입구 안쪽들에 '설사약' 발라본다.)
▸
아마 후계자 위치에 있는 야츠모도 이 잔을 쓰겠죠⋯⋯.
발라도 크게 티는 나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축하연까지 들키지 않을 수 있겠어요.
大海原九
(자기가 말해줬으니 이걸로 안 마시겠지⋯.)
(그럼 이건 두고, 고기 요리나 간식 같은 건 어디 준비되어 있나 둘러본다.)
▸
아직 하루정도 시간이 남았으니 전부 준비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접시가 내놓아져 있는데⋯
이치지쿠, 관찰력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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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cc<=65 관찰력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8 > 28 > 어려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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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고기.
main
▸
와!! 저건⋯ 뭐지? 튀긴 빵?
大海原九
(도너츠? 같은건가?)
(아무튼 둘 다 조금씩 그릇에 담아서⋯. 뭔 서빙하는 사람마냥 쟁반에도 담아 쏙 구석으로 빠져나온다. 나는 상사한테 갈궈져서 간식 빼가는 가엾은 시종인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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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무지게 챙겨서 빠져나옵니다. 겸사겸사 안됐다는 눈빛도 좀 받고⋯.
음식을 방에 가져다 두고, 좀 뒹굴다가 황이위를 만나러 가면 시간이 맞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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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옷 다시 갈아입고 그릇은 뭔가 덮어놓고, 다시 침대에서 뒹굴뒹굴 눕는다.) 아아, 힘들었다~.
내일 풀어주지 뭐. (고기 요리 하나 집어먹음. 맛 어떨까?)
▸
일어난 직후 아무것도 안 먹고 종일 돌아다녔죠. 중요한 행사용 음식 답게 맛은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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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맛있는데? 덥석덥석⋯. 3분의 1을 쏠랑 집어먹고 만다.)
main
▸
넉넉잡아 세 시간 정도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배도 부른데 좀 쉬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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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쉬어볼까~? 뒹굴뒹굴.)
(음⋯. 쉬는 김에 고기 음식 사이에 말린 고추 한두개를 집어넣어본다. 이따 먹으면 깜짝 놀라겠지⋯ㅋ.)
main
▸
ㅋㅋ 깜짝 이벤트도 겸사겸사.
main
▸
그렇게 시간을 때우다 보면, 어느덧 바깥은 깜깜해지고⋯.
오후 10시 45분. 그럼, 서락성 밖으로 나가서 황이위를 슬슬 만나러 가봅시다.
大海原九
(튀긴 빵 하나 집어들고 한입 먹으면서 나선다.)
▸
분명 평화롭게 차나 마시며 대화 할 일은 없을 겁니다. 무기라도 하나 챙기는 게 좋을까요?
main
大海原九
(음⋯. 야츠모가 나 총 주고 갔나?)
main
▸
침대 옆에 총이 한 자루 놓여있습니다.
main
大海原九
두고 갔으면 말을 하지, 차암. (팔을 뻗어 챙긴다. 사실 메스도 훔쳤고 생각해보면 뭔가 많네⋯.)
▸
빵도 하나 들었고요.
서락성 외곽, 구룡강 인근으로 향합니다.
비는 그럭저럭 약하게 쏟아지고, 연일 이어지는 비에 지나다니는 행인은 아무도 없습니다.
구룡강 근처의 무성한 풀숲에 들어서자 이제는 경비병조차 없습니다.
곧게 뻗은 나무 옆 우산을 쓴 채 서 있는 황이위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이치지쿠의 인기척에 그가 몸을 돌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黃李偉
왔나? 내가 좀 험한 말로 불러내서 놀랐지?
大海原九
아무리 그래도 무당이신데 죽인다니, 깜짝 놀랐다니까요~. 위험하진 않나요, 그거?
黃李偉
이렇게까지 안 하면 네가 안 나올 것 같았거든.
그래서⋯ 하이쿠, 서락성 나갈 생각 없어?
大海原九
갑자기 이런 깜짝 제안을 또 다 하시고.
고작 그런 얘길 하려고 부르셨어요? 왜일까나⋯.
黃李偉
⋯이건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거야. 왜 헤이스이랑 같이 다니는 거지?
아, 설마 내가 암살 임무 맡겨서 화났어?
지금이라도 못 하겠다고 뻗대고 도망치면 아무도 너 뭐라 안 해. 헤이스이 못 죽이겠다고 두 손 두 발 들면, 다른 애 찾아서 하면 됐어.
근데 왜 일을 이렇게까지 키울까⋯.
main
大海原九
그야 저 녀석이 더 재밌으니까? 하하⋯.
아이, 왜 이러실까. 제가 뭘 했다고요.
설마 제가 '으악, 무리에요!' 라고 하면 그냥 보내주셨겠어요? 아니 뭐어, 그건 그렇다고 쳐도 지금이랑 큰 차이도 없었을 걸.
요즘 뭐 안 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 어째 안색도 별로고 급해 보이시네⋯.
한 살 더 먹으셔서 그런가?
黃李偉
하하⋯. 그게 있지, 부산주님께서 화가 많이 나셨거든.
나보고 일에 책임을 지라 하셔서. 너를 죽이거나 구룡에서 완전히 내쫓든, 그걸 못하면 내가 죽는다고 하길래⋯.
그래도 우리 정이 있잖아?
내가 너 서락파 들어올 수 있도록 힘도 써주고 그랬는데, 널 죽여야겠나? 어?
main
大海原九
부산주님이랑 잘 안 맞지 않으세요? 에이⋯.
뭐 어때요. 2일 그냥 본 거, 3일만 더 보시지. 내일 큰 축하파티라면서요.
맛있는 거 많이 나올 텐데, 그건 경험하고 가도 괜찮지 않나요?
黃李偉
아니지, 원래대로라면 축하연에 후계자의 자리는 없었어야 했어.
(차분히 품에서 총을 꺼낸다.)
더 귀찮아지는 건 질색이니, 이참에 전부 끝내기로 하지.
main
▸
황이위와 전투를 시작합니다.
main
▸
이치지쿠, 민첩 판정
大海原九
cc<=80 민첩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7 > 47 > 보통 성공
main
黃李偉
cc<=60 민첩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2 > 42 > 보통 성공
main
▸
턴 순서: 오오우나바라 이치지쿠 > 황이위
이치지쿠의 턴.
main
大海原九
그냥 좋게 지내면 될 걸, 하루를 못 참아 주세요, 정말. 이렇게 참을성 없는 분이 아니었는데 이상하다? (머리에 총을 겨누고 쏜다.)
main
▸
이치지쿠, 사격 판정
main
大海原九
cc<=70 사격(권총)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 > 3 > 대단한 성공
main
▸
탕─
직전의 긴장이 무색하게, 총알은 완벽히 황이위의 이마를 꿰뚫고 지나갑니다.
그의 육신이 비틀대고, 입이 뻐끔거립니다.
黃李偉
입 꾹 다물고 사람 죽이던 게 언제 적인데, 벌써 다 컸네⋯.
黒粋奴藻
야, 오오우나바라!
▸
풀숲을 헤치고 야츠모가 저 멀리서부터 달려옵니다. 동시에 황이위는 몸이 기우뚱 구룡강을 향해 휘청이다 넘어갑니다.
main
黒粋奴藻
이게⋯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설마 저게 널 죽이려 한 거냐?
main
大海原九
아니, 빨라도 12시에 온다며? 왜 30분이나 일찍 오는 거야?
黒粋奴藻
서락성이잖아, 축제 전날이라 무슨 일 생겼을까봐 최대한 빨리 달려온 건데, 지금⋯.
大海原九
(강 너머 한 번, 야츠모 한 번 보고 총 슬쩍 옷 안으로 숨긴다.)
진짜 무서웠어 자기야⋯. (한손으로 눈가 쓱 훔친다.)
아무튼 내가 먼저 안 했다? 난 하루만 봐달라고 했다?
黒粋奴藻
(한숨.) 총 이리 줘.
大海原九
왜 한숨이야? (선뜻 넘긴다.)
▸
야츠모는 착잡한 얼굴로 구룡강에 떠내려가는 황이위의 시신을 봅니다.
순간 마지막으로 움찔, 떨리던 그의 손가락을 보고선 가차없이 총을 꺼내 방아쇠를 여러 번 당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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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원래 산주 쪽 사람이었어, 황이위.
흔해 빠졌다시피, 서락파에 악재가 겹치고 산주가 쓰러지면서 부산주 쪽으로 몸을 튼 변질자 중 하나지.
이렇게 될 줄은 알았는데, 네 손으로 직접 끝낼 줄이야. 그냥 구룡강으로 흘러가서 저 밑의 장의사가 장례나 치르게 내버려 두자.
大海原九
설마 네가 못 쏴서 아쉬워하는 건 아니겠지? (등에 업히는 것처럼 어깨에 팔을 걸쳐 기댄다.)
黒粋奴藻
설마. (기대오는 몸짓이 바람 빠진 웃음소리를 흘린다.)
피 냄새가 이렇게 짙으니, 그 짐승이 돌아오는 게 꿈이 아니게 될지도 몰라⋯.
大海原九
그거 오늘만 벌써 3번째 들은 얘기네⋯.
어차피 내일은 더 심해질 거 아니었니?
黒粋奴藻
그렇지. 마침 잘 됐네, 축하연 때 계획을 설명해줄 테니⋯ 돌아가면서 들어.
大海原九
헤에, 부하들은 다 둘러보고 왔어?
黒粋奴藻
어, 적당히 근처에 대기시켜 뒀지. (등 두드린다. ⋯업혀라?)
大海原九
(업히라는 거 맞는 듯? 냉큼 업힌다⋯.) 밤 내내?
黒粋奴藻
일도 보고? 연합에서 원래 하던 업무는 정상 운영되니까? (하품.)
내일 축하연이 끝나고⋯ 오후 11시 쯤. 연회장으로 이동해서 짧은 의식을 치룬다고 들었어.
大海原九
뭐야, 그렇게 늦게? 제사라도 지내나, 또?
黒粋奴藻
뭐⋯ 흔한 그거지, 서락파의 안녕과 권영을 기원하는~ 그런 거.
참고로 이때 부산주의 자리는 가장 안쪽의 중앙, 원래는 산주의 자리지만 대리로 그 자리에 앉고⋯.
나는 그 밑의 왼쪽. 원래였으면 부산주가 앉을 자리의 맞은편에 있을 예정이야.
大海原九
흐음. 그래서? 부산주가 신나서 이야기할 때쯤 위에서 폭탄이 터진다고?
黒粋奴藻
정답~. 백색동을 향해 한 번, 적색동을 향해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서 절을 한 뒤에 흩어질거야. 그 뒤에 부산주가 산주의 자리, 그러니까 폭탄을 설치한 홍등 위에 서서 술잔을 들고 건배사를 읊을 거고.
그때 터트리면 돼.
大海原九
제어실 같은 건 이제 그 사이에 발로 뛰면서 찾고?
黒粋奴藻
그건⋯ 예비 방안을 세워두긴 했는데.
청색동과 백색동. 어느 쪽이 메인제어실이 될 지 모르잖냐? 일단 가능성이 높은 백색동에다 내 부하를 배치해놨거든.
폭탄이 터진 뒤의 무전에서, 백색동이 메인이 맞다고 하면 넌 그쪽으로 가서 도와야 해.
아니라면, 청색동 제어실로 가서 메인게이트를 열어야 하고.
大海原九
(귀찮은 얼굴 함.) ⋯⋯서로 끝에 있지 않니? 거기?
너는 뭐 하게?
黒粋奴藻
별수 없지 뭐. 나는⋯.
마음 같아서는 리모콘 조작을 내가 맡고 싶은데, 연회장에 들어온 뒤에 금속탐지기로 신체수색이 있어.
너는 바깥에서 안을 보기만 해. 행동을 보고, 판단해서 리모콘을 누르면 되는거지.
大海原九
우와아, 철저하기도 하셔라. 좋아.
참고삼아서 말하는 건데⋯. 뭐 안 마시는 게 좋을 거야.
黒粋奴藻
⋯잔에, 설사약?
그걸 눈앞에서 구경할 수 있다는 거 하난 좋은걸⋯.
大海原九
(소리내 웃는다.)
그런데 부하들한테 내 설명을 해 놨어? 초면이지 않나, 나는?
黒粋奴藻
⋯나도 하려고 했는데.
main
大海原九
했는데?
黒粋奴藻
며칠간 돌아다닌 전적 때문에, 이미 안에서 소문이 쫙 돈 모양이더라⋯?
大海原九
(ㅋㅋ)
黒粋奴藻
(ㅋㅋ)
大海原九
내가 너⋯.
도와준 거야⋯.
黒粋奴藻
닥쳐⋯.
大海原九
입 안 아프고 좋지 않나? 안 그래?
黒粋奴藻
퍽이나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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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 그거 말인데. 폭탄 터진 직후에 성 안의 내 부하들이 부산주 측근을 전부 죽일 계획이라, 아마 그쪽도 우릴 죽이려 들겠지.
성 안의 쪽수는 우리가 밀려. 그래서 메인 게이트 바깥의 부하들을 들여보내야 하는 거고⋯.
아무튼, 너도 휘말리지 않게 조심해.
⋯아니, 이미 휘말렸지만.
main
大海原九
하하, 한참 늦은 소리네, 그거야 말로. 총 이따 돌아가면 다시 돌려줘. (다리만 가볍게 까딱인다.)
黒粋奴藻
알았어, 돌려주면 되잖아⋯. 아니다, 하나 더 있어. 그거 가져가.
大海原九
뭔데?
黒粋奴藻
총이야. 이것보단 좀 작아. 들고 다니기 더 편해, 그쪽이.
大海原九
(흐음, 하고 등에 머리만 가볍게 기댄다.) 그거 잘 됐네. 솔직히 아까 건 조금 무거웠어. (엄살이 보통이 아니다.)
黒粋奴藻
엄살은⋯. (정문으로 걸어들어간다.)
▸
경비병은 두 사람이 들어온 것을 보고 문을 걸어 잠급니다.
비가 와도 반짝이는 연등과 장식들, 눈이 부실 정도로 붉은 서락성은 평소와 다른 모습이라 이질적입니다.
黒粋奴藻
(그대로 걸어 도착한 곳은 백색동에 위치한 자신의 방.)
잘 거지? 아, 뭐 가져왔다고 했나? 고기⋯?
main
大海原九
고기 요리(말린 고추 두 개 섞임)이랑 튀긴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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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너 안 오는 사이 입 심심해서 둘다 조금씩 먹었어. 맛있던데?
main
黒粋奴藻
조금? (3분의 1 가량 사라진 고기 본다.) 조금?
大海原九
거기서 그정도면 조금이지. (뻔뻔해지기로 함)
黒粋奴藻
보기보다 먹는 양이 꽤 있어⋯.
大海原九
네가 몇 시간동안 안 왔는지를 떠올려⋯.
黒粋奴藻
다 먹지 않을 걸 감사히 여기도록 하지.
(자리잡고 앉아서 고기 집어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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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
⋯⋯⋯?
main
黒粋奴藻
(다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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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맛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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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뭔가 좀 기대하는 듯한 표정으로 보다가 약간 뚱해짐.) ⋯⋯그렇지? 맛있지? 더 먹어, 더.
黒粋奴藻
(더 먹는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멀쩡하다.)
뭐야, 난 또 네가 다 없다고 음식에마저 장난질 해놨을까 봐 긴장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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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하하, 내가 너도 아니고⋯. (튀긴 빵 하나 더 집어서 우물우물한다.)
그런데 너 매운 거 좋아해?
黒粋奴藻
매운 거? 그럭저럭. (한 점 잘라서 젓가락으로 집어 이치지쿠의 입 앞으로.)
너도 더 먹지?
大海原九
⋯아니? 맛은 있는데 난 좀 매운 것 같더라고⋯? (젓가락 개빤히 봄.)
黒粋奴藻
매워? 전혀⋯.
내가 매운 걸 아예 못 느끼는 사람은 아니거든, 모르겠던데. (입에 쏙 넣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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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읍. 입에 들어온 고기 요리 때문에 약간 아래, 야츠모를 번갈아 불만스레 보다가 팍팍 씹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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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맵습니다.
네. 매워요.
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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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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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구경.)
大海原九
cc<=80 민첩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3 > 53 > 보통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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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두어 번 느릿느릿 씹다가 신속하게 야츠모의 어깨를 잡고 입맞춘 뒤 입 안에 든 걸 쏙 넘겨준다⋯. 맵잖아!)
黒粋奴藻
네가 그런 수작을 안 부렸을 리- (그리고 넘겨받는다.) ⋯⋯.
(몇 번 씹더니 목으로 넘겨버린 뒤, 물 찾기 시작한다.) 참고⋯ 컥, 있었는데, 이걸 다시 먹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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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그것도 먹던 걸! 장난해? 네 몫은 네가 직접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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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마찬가지로 매워서 헥헥거리다가 약간 새된 소리로 웃기 시작한다.) 아하하, 그런 게, 어디 있어? 게다가 네가 먹인 거잖아⋯!
아니, 잠깐. 나도 물. 뭐야? 두 개 밖에 안 넣었는데!
黒粋奴藻
(일어서서 물 잔 높이높이 들어준다.) 절~대 안 줄 거야.
네가 섞었을 게 뻔하다 했는데, 아예 실토까지 하셨겠다⋯.
大海原九
(ㅋㅋ⋯.)
콜록⋯.
저기, 우리 그럴 때가 아니지 않을까?
솔직히 너도 매울 거 아냐! 그렇게 높이 띄워서 물을 어떻게 마시려고??
黒粋奴藻
난 너보다 잘 먹는다니까⋯. 그리고 혼자 마시는 건 거뜬한데??
(정말 동낼 기세로 마시기 시작)
大海原九
아니, 야!!!
(배 푹 침)
黒粋奴藻
(풉)
⋯⋯. (홀딱 젖은 이치지쿠 봄ㅋ)
大海原九
(축축⋯.)
⋯⋯물 줘! (본격적으로 콜록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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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머리를 야츠모 옷에 대고 꾹 꾹 닦으면서 달라니까! 한다⋯.)
main
黒粋奴藻
흑⋯. (실실대는 웃음이 새어나온다.) 네가 준비한 장난에 네가 당해본 소감은?
大海原九
(분명 자업자득이겠지만 억울해함.) 긴장 풀어줄 겸⋯, 콜록, 한 건데!
⋯아주 별로야!
黒粋奴藻
(ㅋㅋㅋ) 넌 바보냐⋯.
(남은 물 전부 들이킨다.)
大海原九
(배 다시 퍽 침)
main
大海原九
맵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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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cc<=70 민첩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6 > 56 > 보통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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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안 넘기고 가만 보더니⋯.)
(ㅋㅋ 넘겨⋯ 넘겨준다. 입으로.)
main
大海原九
(ㅋㅋ)
main
大海原九
(순순히 받아 삼키고 나서 다시 한 번 친다⋯.)
main
黒粋奴藻
악.
잘 먹었으니 이제 잘까⋯? (ㅋㅋ)
大海原九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네⋯. (한편 마지막으로 볼 잡아당기고 있다.)
(손 놓고,) 그래서 내일 축하연은 언제부터 시작인데?
黒粋奴藻
(볼 문지른다.) 축하연 자체는 대낮부터 시작이야. 어차피 놀고 먹는 게 전부니까⋯. 마지막의 그 의식이 중요한 거지.
어렵게 생각할 건 없고⋯ (침대 아래에 한 팔 넣어 뒤적거린다.)
⋯이거. (확실히 야츠모의 총보다 작은 권총 한 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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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총을 가볍게 건네받고 넣어둔 채 침대 위에 가볍게 앉는다.) 아무튼 그 전엔 가만히 있으면서 놀고 먹고 쉬고 있어라?
main
黒粋奴藻
그런 셈이지. (옆에 먼저 눕는다.)
쉽지? 낮은 오늘보다 한가할 걸.
大海原九
(시선 굴린다.) 내가 한 명을 가둬 놨는데⋯.
黒粋奴藻
그래, 가둔 사람도⋯.
⋯⋯?
가둬?
大海原九
그건 내일 먼저 조용히 처리해 둘까? (일부러 고개 갸우뚱 기울인다⋯.)
黒粋奴藻
아니, 아니⋯ 그렇게 아무 잘못 없다는 듯이 굴어도.
어쩌다 가둔건데?
大海原九
(안 넘어가네⋯. 어쩔 수 없다는 듯) ⋯뭐어, 식당 뒷문 주변에 있는 화장실?
오늘 공사중 붙은 곳 말이야. 들었어?
黒粋奴藻
아, 공사중인 곳이 생겨서 다른 층의 화장실을 갔다는 얘기는 들었⋯⋯.
야.
내일 당장 꺼내줘.
大海原九
애가 말을 안 듣잖아⋯. (옆에 털썩 눕는다.)
식당에 이러고 가면 들킬 거 아냐?
그렇다고 뭐 협박을 하리? 가엾게. (그러고 가둬둔 건 뭐가 더 나쁠까?)
黒粋奴藻
(이치지쿠의 말들을 속으로 읊으며 조합해본다. '이러고' 가면⋯. 아하.)
옷만 뺏긴 상태로 화장실에 갇히는 것도 충분히 가여운데?
(이치지쿠 뒷목 잡아당긴다.)
大海原九
(악) ⋯벌벌 떨면서 움츠린 채 보내는 것보다야 하루 푹 쉬는게 낫잖아?
黒粋奴藻
그게 휴식이야?
내가 너 묶어서 화장실에 던져두면 휴식이냐고.
大海原九
아, 내일 풀어준다니까! 다 끝날 때쯤? 먹을 것도 주고, 잘 달래고⋯.
main
大海原九
(옷도 입혀줘야 하고.) 음⋯. 아무튼, 나도 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단 거잖아? 그 난리에도 기억해놨고.
main
黒粋奴藻
그래애⋯ 참 잘도 기억해주셨다. 잘 했네⋯.
(이불 끌어다 머리 끝까지 덮어준다.)
끝까지 잊지 말고 풀어주고, 사과⋯는 네 맘대로 하고. 옷도 돌려줘.
大海原九
그야 당연하지. 솔직히 내일 그냥 다니다가 칼 맞았을 수도 있는데 나 덕분에 느지막히 풀려나는 거잖아⋯.
실은 운 좋은 사람이라니까. (이불 덮인 채 뒹군다.)
黒粋奴藻
(이미 안 듣고 있다.) 그나저나 그건가, 그렇다면 주방에서 일하는 시종들의 옷을 입은 건가⋯.
안 어울려.
大海原九
난 무슨 옷이든 잘 어울리는데? 네가 못 봐서 그래. (옆으로 돌아눕는다.)
⋯뭐, 요리는 빼고.
main
黒粋奴藻
그럼 거기서 옷 입고 일할 이유가 없잖아.
모르겠으니까 나중에 한번 더 입어보시던가⋯.
大海原九
그러니까 난 일한 게 아니라 그 잔에 재미있는 약 같은 거 바르러 잠입한 거라니까?
네가 가져오면.
黒粋奴藻
'어울린다'길래? 그래? 가져오면 입는다, 이거지?
내가 못 가져올 옷이 있을 리 없잖아?
大海原九
그리고 내일 모두가 아는 네 취향에 한 줄이 더 추가되겠지.
黒粋奴藻
원래는 몇 줄이었지?
大海原九
⋯⋯⋯음⋯⋯.
(묻는 거 까먹었는데⋯.)
main
大海原九
⋯⋯16개?
아니, 16줄.
黒粋奴藻
⋯그렇게 많다고?
大海原九
우리 후계님은 좀 매니악하신 거 같아요⋯. 라던데. (뻥이다.)
黒粋奴藻
그렇게 많으니 한 줄 늘어나는 정도는 뭐.
기왕 늘릴 거 두 줄 어때⋯. 역시 묶어서 화장실에 던져놓자. 나 밧줄 아직 가지고 있다⋯⋯.
大海原九
우리 선비같던 작은 야츠모 군은 어디 갔지?
아니, 아니⋯. 나 묶어서 화장실에 넣어놔도 이득이 없지??
나는 목적이 따로 있었다? 어쩌다가 그런 거다?
날 묶어서 거기 버려두면 뭐가 좋은데? 없잖아?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
黒粋奴藻
내 침대가 더 넓어지겠지.
大海原九
침대 따뜻해서 좋지 않아?
黒粋奴藻
풀어달라고 애원하는 것도 구경할 수 있고⋯.
大海原九
언제부터 그렇게 취향이 사디스틱해졌을까⋯⋯?
黒粋奴藻
⋯⋯. (그런가?)
원인은 반 이상 너한테 있다고 생각한다⋯. (그제야 제 몸 위로도 이불 덮는다.)
大海原九
내가⋯⋯. 뭘 한 거지⋯? (이제야 약간은 후환? 이라는 걸 고민해본다.)
main
黒粋奴藻
앞으로 기대하셔~. (뭘 얼마나 더⋯.)
main
大海原九
(ㅋ) 아니⋯아니지. 16줄이잖아? 이걸 30줄까지 늘리고 싶진 않을 거 아냐?
너 평판? 뭐 그런거 신경쓰지 않았니?
黒粋奴藻
그걸 정말 신경썼으면 넌 밖에서 나한테 업혀다니지도 못했어.
게다가 이미 16줄이라며? 솔직히 더 늘어나든 말든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안 쓸걸⋯?
大海原九
⋯⋯⋯⋯⋯.
좋아. 아직 네 취향이 일반적으로 어떻게 알려졌는지 못 물어봤거든?
조금 신경 쓰는 건 어떨까? 아마 굉장히 신경쓰이게 될 거 같은데? 벌써 그 사이에 이상한 게 두갠가 세 줄 는 거잖아.
黒粋奴藻
뭐⋯ 이미 생긴 건 어쩔 수 없지. 자중하라고 해도, 말했지? 너만 가만히 있으면 문제 없다니까.
그리고 뭘 그리 걱정해? 정말 평생 너 힘들게 굴까 봐? 그런다는 보장이 어디 있어⋯?
大海原九
적어도 네가 그래야지 마음 먹으면 하루 정도는 확실히 고생시키는 건 알지. 너도 꽤 이성이란 게 가끔 가출하는 타입 같은데?
黒粋奴藻
가~끔?
大海原九
언~제나, 라고 해 줄까?
main
黒粋奴藻
그⋯.
혹시 당장 더 고생하고 싶다던가⋯ 그런 취향?
大海原九
⋯⋯아니?
⋯잠깐, 내가 틀린 말 한 건 아니잖아?
너도 정정하고 싶어서 되물어봤잖아!
黒粋奴藻
딱히 정정하고 싶었던 건 아니고, 난 그냥⋯ 너도 그렇게 느낀 건가 싶어서⋯ 그런데 반응이 굉장하네, 너.
main
黒粋奴藻
맞구나, 그런 취향⋯ 어쩐지⋯ 전부 받아주는 것 같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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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이걸 지금 깨물어 말아⋯.)
응⋯⋯. 그러게, 야츠모 군. 자알 됐다. 그렇지?
이런 취향 또 누가 받아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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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하하, 너도 좋으면서⋯.
그런 취향 누가 어울려줄까⋯?
(천장 가만 본다. 간만에 좀 일찍, 난 정말 얌전하게 자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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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하하⋯, 야츠모 군, 네가 나보다 마니악한데 그럼 안 되지. (그리고 잠깐 상체 들어서 상냥하게 야츠모 상체 덮은 이불을 슥슥 밀어 주름을 펴준다.)
왜 그래? 피곤해?
그만 잘까? (최대한으로 상냥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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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있잖아⋯.
잠은 어제도 많이 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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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너는 새벽에 나갔다 오지 않았어? 안 피곤한가? (머리 한껏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ㅋ)
main
黒粋奴藻
아니, 전혀⋯⋯. 지금 너무 팔팔한데⋯? (쓰다듬는 쪽의 손목 잡는다⋯ㅋㅋ)
大海原九
⋯아 정말? 그럼 내일을 대비하려면 좀⋯자야 하지 않나? 야츠모 군 건강이랑 체력이 너무 막, 걱정되네?
黒粋奴藻
⋯네 체력이 딸리는 건 아니고? ('아 진짜 그만 놀려야지⋯.' 손 놓아준다.)
그럼 빨리 잠이나 자, 할아버지만도 못한 체력.
main
大海原九
⋯누가 할아버지 이하 체력이야? 나는 네가 걱정되서 눕자는 건데? 너도 혹시나 드러눕는 거 아닌가 싶어서? 응?
main
大海原九
내 깊고 넓은 마음씨도 몰라주고, 너무 슬프다⋯.
(털썩 눕는다.) 좀 더 자라면 알겠지! (마무리.)
黒粋奴藻
여기서 더 자라면 큰일날 것 같은데.
大海原九
⋯왜?
黒粋奴藻
⋯⋯.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거야, 오오우나바라 군⋯.
(역으로 쓰다듬어준다.)
大海原九
(하⋯⋯.)
main
大海原九
⋯⋯아직 어른이 못 됐던 거야? 안타깝다, 야츠모 군⋯.
따뜻하게 안아줄까? (양 팔 벌림⋯ㅋ)
黒粋奴藻
하하하⋯⋯.
(그냥 안긴다.)
大海原九
(꼭 안아준다.) 좋지?
黒粋奴藻
(꽈악 안는다.)
main
大海原九
(켁켁,) 잠깐, 아파, 아프다니까? 야, 잔다며!!
(등 박박 긁어준다.)
黒粋奴藻
(꽈아악⋯⋯.)
잘 자⋯.
大海原九
이러고 어떻게 자! 숨은 쉬게 해야 할 거 아냐?? (귀 콱 문다.)
黒粋奴藻
이런, 재워주지 않아서 곤란하네⋯. (팔에서 힘 뺀다.)
main
大海原九
내일 하품 나오면 그렇게 말 하던가? (이어서 콱 콱 가볍게 얼굴까지 깨물다가 놔준다⋯.)
잘 자!
黒粋奴藻
그래⋯⋯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말 해줄게⋯. (깨무는 순간 찡그린 눈가가 다시 펴진다. 쿨⋯⋯.)
main
大海原九
(또 두어번 건드리다가 머리가 베개에 붙어 이쪽도 꾸물꾸물 잠이 든다.)
main
-
제六장
사냥 당하는 자
main
▸
거사 당일은 폭풍전야처럼, 아주 평범하기 짝이 없게 흘러갔습니다.
서락성의 사람들은 부산주의 생신을 축하하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기들끼리의 친목을 다졌으며, 고층 너머 보이는 구룡에서는 자기들끼리만의 축제를 벌이는 듯 바빴고,
야츠모도 사람들을 상대하느라 이치지쿠와 거의 떨어져 지냈습니다.
이질적인 존재, 이치지쿠는 그저 흥미를 보이며 접근하는 이들을 여럿 마주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동안 야츠모와 질리도록 붙어다닌 탓인지 적대를 받음과 동시에, 측근 여럿은 눈에 익힐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치지쿠 눈앞에 있는 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백색동 제어실로 가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아, 걱정 마세요. 지금 여긴 하도 시끄러워서, 다들 자기 얘기 하느라 우리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으니까."
main
▸
야츠모의 부하로 보이는 이가 말을 겁니다.
main
大海原九
(빤⋯히 본다. 이거야 원 장난칠 여유가 없네.)
그럼 나는 청색동으로 가고?
main
▸
"아, 안내 담당⋯ 같은 거니까, 저와 같은 곳을 맡으시면 됩니다. 아니면 청색동 쪽이 끌리시는지⋯?"
main
大海原九
오호. 안내 담당도 붙는구나? (빙긋 웃는다.) 아니, 어느 쪽이든 상관은 없어. 따로 가는 줄 알았죠.
가면서 잡담이라도 할까요? (ㅋ⋯.)
▸
"일단 하나씩 붙이기로 해서 이렇게 됐네요. 그럼, 의식이 진행되는 걸 봐야 하니 하이쿠 님은 황색동에서 먼저 대기하시게 될 테고⋯."
"잡담⋯ 이요⋯?"
main
大海原九
그럼, 그럼, 너무 비장한 얼굴로 가는 것도 괜히 경계를 살 수도 있잖아?
main
▸
"그건⋯."
"⋯음, 그렇군요. 하실만한 말씀이라도 있습니까?"
설득당했는데?
main
大海原九
별 건 아니고. 헤이스이 님 취향 말인데⋯. (속닥속닥)
▸
"취⋯향⋯?"
main
大海原九
가벼워서 좋은 주제지? 지금 도는 소문이나 취향은 잘 모르겠지만 말야, 저번에 보니까⋯.
main
▸
"예, 예에⋯."
main
▸
떨떠름한 얼굴입니다.
大海原九
실금시키는게 취향이라고 하시던데. (아랑곳하지않고 말해준다.)
▸
"⋯⋯?"
"취향이요? ⋯헤이스이 님 취향이요. 혹시 착오가 있으신 건⋯ 저는 처음 듣는 얘기입니다."
main
大海原九
역시 이런 거 공공연히 말하고 다닐 일은 아니긴 하잖아~? 우리끼리니까 하는 거지. (우리끼리가 뭔데.)
청소하는 사람들이 보고 고민하는 걸 너도 봤어야 하는데⋯⋯. (아니, 버렸다.)
▸
"어, 어디서 들은 정보⋯인 겁니까?"
부하의 낯이 창백해집니다⋯.
main
大海原九
들은 게 아니라 목격해 버렸다니까⋯. (리얼하게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본다.)
▸
"⋯⋯⋯⋯예⋯⋯⋯⋯⋯⋯? 목격을요?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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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거기까지 알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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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아뇨⋯ 말씀 안해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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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그래, 그래. 거기까지 깊이는 알고 싶지 않은 법이지.
근데 이렇게 핑크빛 가득한(ㅋㅋ) 얘기 하니까 가볍고 좋다~.
▸
"핑, 핑크빛⋯."
"방금 그건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크흠."
⋯⋯.
눈치를 보기 시작한 부하와 함께 황색동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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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회장의 문은 활짝 열려있지만, 안까지 들어갈 수 있는 자들은 정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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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열이 낮은 홍곤들은 연회장 입구 쪽에서 줄을 서서 대기, 그 뒤로 일반 단원들이 열에 맞춰서 마찬가지로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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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지쿠도 단원 틈에 섞여 앞으로 향하면, 맨 앞줄에 서있던 단원 중 한 명이 이치지쿠 대신 자리를 비켜주고 뒤로 물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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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 전 만났던 야츠모의 측근 중 다른 한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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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갤 들어 앞을 보면, 의식 준비를 시작하는 것인지 선봉과 백지선들이 바쁘게 돌아다닙니다.
저 너머에 야츠모도 서있습니다.
⋯⋯.
시간이 흘러 간부들이 연회장 안을 채우고, 잠시 소란스럽던 장내도 선봉의 큰 목소리에 조용해집니다.
"그럼 지금부터, 서락의 안녕을 기원하는 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백색동을 향해 우향우."
"서락파의 기둥이자, 우두머리. 2대 산주를 향해 공수,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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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잘가게~의 마음을 담아 절해준다.)
▸
잘가게~
사람들을 따라 백색동을 향해 절을 하고 나면, 뒤이어 선봉이 말합니다.
"다시 제자리. 서락파를 수호하는 우리의 신이 돌아오길 염원하며, 공수,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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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이것도 여러 모로 돌아올 일은 없어 뵈는데. 잘 가게, 하는 마음으로 다시 한 번~)
▸
의미 없는 절을 한 번 하고 일어나면, 낮게 속닥거리는 목소리가 주위에서 들립니다.
"이거 의미 있어?"
"닥쳐, 그래도 하는 거잖아."
모두 하는 생각은 비슷하군요.
살짝 부산스러운 움직임과 함께, 중앙에 모여있던 간부들이 전부 제 자리를 향해 돌아갑니다.
"그럼 이제, 부산주님의 건배사가 있겠습니다."
야츠모는 야츠모의 자리에, 부산주는⋯
⋯왜 산주 자리에 가지 않지?
羅邓伦
아니. 이번에는 좀 색다르게 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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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羅邓伦
매번 내가 하니 재미없지 않은가. 이 늙은이가 해봤자 맨날 주구절절 이야기만 늘어놓고.
이번에는 헤이스이 자네가 해보는 것이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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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제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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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츠모가 순간 얼어붙은 듯 부산주를 바라봅니다.
羅邓伦
왜 그런가. 뭐 문제라도 있나?
오늘 종일 몸 상태도 영, 안 좋아서 말이야⋯. 연회 내내 화장실만 네 번은 간 것 같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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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 뿌듯해⋯. 코 슥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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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주가 선봉에게 건네받은 잔을 야츠모에게 내밉니다.
야츠모는 부산주를 한 번, 그리고 이치지쿠를 응시하다가 고갤 돌립니다.
黒粋奴藻
좋습니다.
▸
산주 자리의 앞, 그 중앙에 선 야츠모와 부산주.
야츠모에게 잔을 건네 준 부산주가 그를 지나쳐 가려던 찰나 -
야츠모가 부산주의 팔뚝을 잡고선 그를 끌어당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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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邓伦
지, 지금 뭐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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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눌러, 이치지쿠, 지금 누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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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극적이기도 하셔라! (활짝 웃으며 리모콘을 꾹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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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연회장을 뒤흔들 정도의 진동이 울리다가, 묵직하게 자리 잡은 홍등이 추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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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지가 크게 내려앉고 사람들의 비명과 고함이 정신을 어지럽힙니다.
"이게 무슨 일이야!!"
"헤이스이가 부산주님을 죽이려고 했다!!"
"죽여버려!"
이명이 울리는 것만 같습니다. 시선은 마치 못 박힌 것처럼 한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연회장에 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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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귓가에 들리는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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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칙, 치지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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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립니까? 청색동 제어실로 가십시오, 당장!!]
무언가 깨지는 소리.
[백색동은 메인 제어실이 아닙니다!! 청색동 제어실이 진짜였어. 그곳에 백색동 홍곤들을 싹다 배치해놨습니다, 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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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폭발이 일어난 연회장 안, 야츠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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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오오우나바라, 뒤쫓아갈 테니까 당장 가!
▸
살아있다.
야츠모는 다시, 몰려드는 자객들 틈에 섞여 사라집니다.
비록 이마 위로 선혈이 생생했지만 살아있으면 됐습니다. 저 안에는 야츠모를 지키는 자들도 함께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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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시선으로 확인하고 비죽 웃으며 청색동으로 걸음을 옮긴다.) 부산주는 어떻게 된 건지 보이질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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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잘 죽이겠지. 하여간⋯. 총을 먼저 꺼낸다. 가자, 엘리자베스!)
▸
미리 받아둔 총이 이제야 빛을 발하네요.
청색동에 있는 제어실은 2층.
청색동 안으로 들어가면, 혼란스러운 바깥 분위기에 도망쳐 나온 사구자들과 단원들은 급히 몸을 숨기고, 홍곤들은 교육실로 들어가 무기를 꺼내 사라집니다.
계단을 뛰어 올라가 2층으로 향하니 정적만이 가득한 복도에서 정장을 입은 홍곤 한 명이 창문을 보며 상황을 주시하다가 이치지쿠와 눈이 마주칩니다.
"제어실은 들어갈 수 없다. 저 새끼가 쥐새끼다, 죽여!!"
이치지쿠, 사격 판정
大海原九
cc<=70 사격(권총)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8 > 28 > 어려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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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
다리를 맞은 홍곤은 자리에 쓰러져 무어라 외쳐대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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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목소리 큰 사람은 반대편에 있으면 번거롭지. 한 번 더 쏴서 확실히 죽인다.)
미안해~. 근데 내가 너희 쪽에 있는⋯음, 그래. 이위 님도 죽인 거 같아서. 아무튼 해코지했지.
돌아가긴 엄~청 어렵고, 너도 죽이긴했으니까⋯. 쌤쌤이네!
네가 두 번 째야, 아마. 기억할게? 이름은 모르지만. (제어실 문은 열려 있나?)
▸
이미 여럿이 이곳에서 죽어나갔는지, 네 다섯은 넘는 인간들이 발에 채입니다. 개중에는 분명 야츠모의 부하도 있겠죠.
제어실 문은 잠겨있습니다. 열쇠가⋯.
이치지쿠, 관찰 판정
大海原九
cc<=65 관찰력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2 > 92 >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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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지쿠, 지능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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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안경 써야 하나?)
cc<=85 지능 (아이디어)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5 > 55 > 보통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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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죽은 홍곤이나 다른 시체들 중 카드키를 가진 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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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 (철사로 열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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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왜 여기만 또 갑자기 최신식이람? (투덜거리며 널부러진 시체들의 품속을 뒤져본다. 일단은 아까 죽인 녀석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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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 좋게도 바로 카드키를 발견합니다.
大海原九
(좋아! 카드키를 써서 문을 연다.)
▸
제어실 내부에 들어서 주변을 둘러보면, 메인 게이트 출입 제어라 적힌 버튼이 CCTV 옆에 붙어있습니다.
大海原九
너무 잘 보여서⋯.
오히려 거짓말 같은데⋯⋯.
(세상에 대한 불신을 체감하며 꾹⋯눌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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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아직 살만합니다⋯.
CCTV 너머로 게이트 문이 육중하게 열리고, 그 너머로 무기를 든 채 들어오는 단원들이 보입니다. 에러. 목표치는 1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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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이 익숙하다 싶더니. 구룡택시조합의 인간들이군요. 동시에 서락성 게이트 쪽이 훨씬 소란스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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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에 무전이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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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색동으로 당신 들어갈 수 있지? 적색동 1층 문이 막혔어! 부산주가 안 죽고 도망쳐서 적색동으로 향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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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스이 님 어디 있는 지 안 보이십니까? 그 분도 적색동으로 향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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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이, 참⋯. 같은 자리 있을때 확실히 하지, 야츠모 군도.
이럴 땐 그거잖아, 목 들어 보이는 거. 너무 옛날인가? (제어실을 빠져나와 적생동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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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시체를 밟고 넘어가, 누군가의 피를 묻히며 당신은 적색동으로 뛰어 들어갑니다.
다시 돌아온 적색동.
뚝, 뚝. 흘러내리는 피가 2층 계단에서부터 이어져 3층까지 길처럼 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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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부산주의 피.
그 뒤를 따라간 것은 누군가의 피인지도 모를 발자국, 이건 야츠모의 것.
그 흔적을 쫓아 계단을 올라가면 중앙 홀이 드러납니다. 야츠모는 어디에 있지?
발 밑에 무언가 밟힙니다. 부산주의 방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지만요.
누가 떨어트린 걸까요? 편지 봉투가 하나 떨어져 있습니다.
大海原九
영화 같군. (내용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편지를 펼쳐 본다.)
info
▸
[이치지쿠에게
자네 어찌 말도 없이 서락성으로 떠나는 겐가?
나는 자네가 계속 여기 구룡에 있을 줄 알았건만...
여기, 자네 상관이라는 자가 이제동안 밀린 월세는 전부 치러주었으니 되었네. 그래도 섭섭하구먼.
자네가 여기 아파트에 산 지...
내일이면 7주가 되겠구먼! 그래도 두 달은 채우고 가지.
허허, 그때는 아주 그냥 사람 몰골이 말도 아니었는데, 출세 했구먼? 능력도 대단혀, 벌써 서락성까지 들어가다니!]
[그럼 잘 지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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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 (편지를 뒤집어 살펴 보고 품속에 넣은 뒤 으쓱이며 다시 발자국을 따라 올라간다.)
어~이, 야츠모 군!
부산주 님~?
▸
주변의 두리번거리다 고개 돌려 소리가 나는 쪽을 보면 굳게 닫힌 방들 중, 유일하게 활짝 열린 방문.
커다란 방, 부산주의 집무실.
大海原九
저번에 못 들어갔던 곳인데. (이런 기회가 있나⋯하고 방 안으로 들어선다.)
야츠모 군~?
아니면, 부산주 님인가?
▸
들어서면, 눈에 들어오는 건 손을 급하게 움직이는 부산주의 뒷모습.
羅邓伦
망할, 망할 개자식⋯ 동귀어진을 하려고 들어, 어림도 없지, 내가 감히 죽을 듯싶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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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邓伦
짐승을 불러들이려고 해, 내 너의 피로 적셔서 불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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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어라, 부산주 님. (바로 총 겨누고 탕, 쏜다.)
main
大海原九
cc<=70 사격(권총)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3 > 43 > 보통 성공
main
▸
총알이 뤄등륜의 어깨에 박힙니다.
뒤를 돌아 이치지쿠를 보는 그의 얼굴, 그리고 손가락이 당장이라도 방아쇠를 당길 것만 같습니다.
羅邓伦
네 놈!! 이 망할 새끼!! 네 놈이 후계자 놈과 작당하여!! 처음부터 네 놈만 헤이스이를 잘 처리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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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왜 보는 눈 없으신 걸 절 탓하신담. (다시 총 겨눈다.)
제 생각엔⋯. 재미없게 만든 등륜 님이 나쁜 것 같아요. 그렇죠?
羅邓伦
재미는 무슨, 끝까지 정신을 못 차리고⋯!
▸
동시에-
바로 건너편 방, 집무실과 뤄등륜의 방을 잇는 얇은 병풍이 그대로 산산조각 나며 부서집니다.
main
▸
몸을 구르며 나타난 사람은 야츠모, 이치지쿠를 겨누고 있던 뤄등륜의 총구가 그를 향해 돌아갑니다.
main
大海原九
2대 1이라고 저 안 보면 섭하죠⋯. (쏜다.)
黒粋奴藻
(타이밍 일치. 방아쇠 당긴다.)
▸
탕-
두 개의 총알이 뤄등륜의 몸을 꿰뚫고,
야츠모는 잔뜩 충혈된 눈으로 뤄등륜을 향해 장총을 빼앗아 그 개머리판으로 수없이 머리를 내려찍습니다.
黒粋奴藻
목숨 하나는 질겨서, 너 하나 잡느라 얼마나 많은 부하가 죽었는 지 알아⋯.
main
▸
그리 다친 것 같지도 않은데 살짝 정신이 어지럽습니다.
살짝 물러나, 휘청이는 몸을 겨우 지탱하려 책상에 손을 짚고 버팁니다.
손바닥에 무언가 짚입니다. 종이군요.
책 한 장을 중간에 잘라서 뜯어낸 겁니다.
main
大海原九
⋯? (두통에도 종이 속의 글귀에는 시선이 간다. 뭐지?)
info
▸
[한 주마다 물 속에서 생명을 거두어 한 번
마지막 49일 자시가 시작되는 시간에서, 50일이 되는 자정이 끝나기 전 7번째로 생물을 물 속에서 죽여 먹는다면]
main
▸
⋯이게 뭐지?
main
▸
"아이고, 아이고! 이 피비린내, 이 피 냄새!"
"서락파의 수호신이시어! 어찌 이 곳에 다시 돌아오셨나이까, 이 지옥에 돌아오셨나이까!"
어디선가 나타난 융 무당이 이치지쿠의 옷깃을 붙잡고, 연신 큰절을 올립니다.
info
▸
[뭍으로 나와, 처음 생을 빼앗은 날이 시작.
7일. 한 주마다 물 속에서 생명을 거두어 한 번, 그리하여 총 7번. 7주. 49일.]
[마지막 49일 자시가 시작되는 시간에서, 50일이 되는 자정이 끝나기 전 7번째로 생물을 물 속에서 죽여 먹는다면]
[그리하면]
[온전히]
[그 어떤 짐승도 사람이 될 수 있다.]
main
▸
융 무당에게서 시선이 돌아가, 붙잡힌 듯이 야츠모에게 향합니다.
黒粋奴藻
내가 말했잖아⋯.
피 냄새를 맡으면 짐승이 돌아온다고.
설마했더니, 정말 너일 줄이야.
▸
서락파의 수호신이 돌아왔는데도 야츠모는, 기뻐 보이기보다 쓴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大海原九
⋯아하하.
안 맡으면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그러네, 야츠모 군⋯.
보아하니 어쨌건, 어디서건, 이 시기에는 이렇게 됐을 모양인데. (종이를 손으로 내던지듯 바닥에 떨군다.)
거울이 없어서 다행이야. 그렇게 보고 싶진 않거든. (손으로 얼굴을 가볍게 더듬는다.)
main
▸
이치지쿠. 당신 언제 서락파에 들어왔는 지 기억납니까? 구룡에 들어온 날은?
구룡같은 무법천지, 지옥에서 목숨 겨우 건지고 살다 보면 그런 기억쯤은 아예 중요한 것도 아니라서. 금방 잊어버리는 인간들이 대수입니다만.
main
▸
언제 태어났는지조차 불분명한 자신의 상태에 대하 스스로도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을 텐데.
-
제七장
49일, 사냥하는 자
▸
"서구룡에 사는 애들은 담이 크다니까? 강천 빌라랑 추강 아파트 그쪽에 이젠 사람 뜯어먹는 짐승도 있다던데."
몇 년도?
"그 귀신이 흉측한 팔로 산 사람을 콱 잡아서 먹는다는 얘기가 있네."
구룡강 바로 옆에 살면서 한 번도 짐승을 마주친 적 없는 이유는?
main
▸
"옛날에는 아주 피냄새 풀풀 풍기고도 멀뚱멀뚱 서 있는 꼴 보고⋯."
main
▸
"지난번에 사람 말 들어 처먹지도 않고 그대로 내렸잖아."
main
▸
"입 꾹 다물고 사람 죽이던 게 언제 적인데, 벌써 다 컸네⋯."
"아아악-!! 살려줘, 씨발, 아아악-!! 사람 살려-!!!"
main
▸
일주일 전 다리에 맞았던 총상 직후 의식을 잃었을 때, 그 뒤에 들었던 비명은 시비를 털었던 불량배들이 냈던 비명소리가 아니었습니다.
내가 죽인 청 나엔의 비명소리다.
main
▸
의심과 추측이 확신이 되는 순간.
이치지쿠, 이성 판정
大海原九
cc<=70 이성체크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0 > 20 > 어려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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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호신 님, 제발 돌아가셔야 합니다."
main
▸
"저, 저 산주의 후계자를 보십시오. 저 산주의 후계자마저 겨, 결국, 수호신 님을 불러들여서 다시 가둘 생각입니다."
"서락성의 인간들이 얼마나 잔혹한지 잊으셨습니까! 그분이 구해주시기 전까지 몇 십년을, 이 좁은 수조에 가두어 구경거리, 유희 거리, 수호신을 빙자한 액받이로 썼던 간악한 자들입니다!"
main
▸
"수호신 님이 인간의 육신을 갖추고 나신 뒤부터는, 그 전의 기억이 희미하시겠지요. 하지만 저는 눈을 잃기 전까지 똑똑히 보아왔사옵니다! 저들은 몇 번이고 잔인하게 당신을 학대하였습니다!"
main
大海原九
⋯뭐어⋯⋯. (융 무당의 머리를 둥글게 쓰다듬는다.)
기억이 나지 않는 원한을 끝까지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 게다가 난 죽이는 건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건 너무 빠르잖아. 하여간⋯.
그래서?
가둘 거야? 야츠모 군.
黒粋奴藻
가둘 거냐고? (손목시계 흘긋 본다.)
얼마 안 남았어, 오오우나바라.
▸
중앙 홀, 괘종시계의 초침은 정각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黒粋奴藻
이번이 49일이야.
大海原九
(지금 수조는 어디쯤에 보이지?) 나도 모르는 날짜를 다 기억해 주고, 너도 참.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니? (수조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간다.)
黒粋奴藻
실종자들이 죽은 시간으로 따지면 의외로 쉽거든.
수조로 가는 거지, 어쩌려고?
50일이 되는 정각까지 사람의 목숨을 물 속에서 빼앗지 못하면 짐승은 인간이 되지 못하고 반인반수가 될 것이다⋯ 라고 했던가.
아, 먹기도 해야 했지.
大海原九
하필 물 속이라니 번거롭게 하고 말야.
(난간을 잡고 흔들흔들 아래쪽을 보다가,) 해초 같은 걸로 속일 생각은 없어, 야츠 모 군?
main
大海原九
어차피 갑자기 나타난 생물이라며? 상관없지 않나. 하하⋯.
main
黒粋奴藻
하하,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이 자리에 처음 불려온 건 내 의지가 아니었지만, 이제와서는 꽤 간절한 입장인지라.
융 무당 당신도 알고 있지?
▸
부산주는 이미 숨을 거둔 채, 미동조차 않고 바닥에 쓰러져있습니다.
야츠모는 총을 겨누어 융 무당을 쏩니다.
정확히 정수리를 향해 명중한 총알은 무당의 목숨을 빼앗습니다.
黒粋奴藻
나 혼자 남았어. (수조 근처까지 다가간다.)
▸
사람들의 피가 전신에 널린 바깥과 다르게, 이질적으로 투명하고 푸른 수조의 물이 찰랑입니다.
그 난간에 야츠모 역시 섭니다.
main
▸
수조에 담긴 물이 정말 맑습니다.
그 안에서 돌아다니던 비단잉어들이 천천히 유영하다 당신 앞에 멈추어 섭니다.
main
大海原九
그래, 너 혼자 남았네⋯.
(팔을 들어 앞에 선 야츠모의 목을 끌어안듯이 걸친 채 빙긋 웃는다.) 이렇게 해야지.
(그대로 끌어당겨 수조로 떨어진다.)
main
黒粋奴藻
(첨벙, 크게 물보라가 일고⋯. 수조 안에서 미간을 찌푸린 채 눈꺼풀을 벌리자 그대로 눈동자가 마주친다.)
main
大海原九
(물 속에서 그대로 마주 본 채 빙긋 웃어주며 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한다. 1층의 천장을 벗어난다. 수조의 가운데에 뜬다.)
'선물이야.' (그리고 야츠모의 목덜미 부근을 이빨로 콱⋯.)
(피가 흘러나와 물이 더러워지는 너머로 목을 끌어안은 손이 수조를 헤어치는 잉어의 목을 잡고 꺾었다.)
(비늘을 손으로 뜯어 걷어내고, 손을 잡아당겨 어깨 너머로 살을 뜯어내 삼키고, 굳이 남은 살점을 야츠모의 입 너머로 넘기고 한마디.) '네가 먼저 심술 부렸잖아.' (들릴지는 모르지만.)
main
黒粋奴藻
(목덜미를 파고드는 이에 이치지쿠를 양팔로 끌어안고서 눈 감는다. 쏘라면 진작 멀리서도 충분히 맞출 수 있었는다. 여기까지 제 발로 걸어왔다는 건, 이렇게 될 것 역시 각오하고 있었다는 거겠지. 무의식이라는 게 말이야.)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목이 뜯겨나가는 대신 입으로 넘어오는 생선의 살점에 재차 눈이 뜨인다. '정말?')
main
大海原九
(시선이 맞은 채 비죽 웃는다. 메롱. 가둬질 생각은 없지만, 애초에 '사람' 이라고는 안 했지 않나? 생명이라고 했지. 여기서 틀리면 그건 또 그거대로 다음을 노리는 수밖에.)
(먹으라는 듯이 다시 입을 막고 꾹 누른다. 피도 안 뺐으니 맛은 보장 안 되어 있다.)
main
黒粋奴藻
(꿀꺽, 살점이 식도를 타고 넘어가며 목울대가 움직인다. 이런 수가 통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니 일단⋯.)
('비려.' 입 맞춘다. 과정에서 삼키게 되는 물만 반절.)
main
大海原九
(입을 벌리고 웃는다. 보글거리는 소리만 물속에서 울린다. '그 정도는 참아!' 그리고 올라갈 생각도 없이 끌어안은 채 쭉 수조 아래로 가라앉기만 한다.)
(보글보글 올라가는 숨방울을 보다가 숨 막히지 않느냐는 듯 야츠모의 목에 고개만 가볍게 부빈다.)
main
黒粋奴藻
(이쪽은 슬슬 한계인데⋯. 머리칼의 감촉이 느껴지는 쪽으로 고개가 기울었다가, 검지로 제 목을 한 번, 수조의 천장을 한 번 가리킨다.)
大海原九
(일부러 시선이 딴 곳을 향했다가 킥킥대며 웃듯 어깨가 들썩인다. 그제야 알겠다는 듯이 으쓱이고, 겨우 수조 위로 올라가듯이 몸을 돌려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한다.)
main
▸
비단 잉어의 피가 번져나가는 물 속을 뒤로하고 위를 향합니다.
몇 번이고 뜯겨나가 생명을 잃은 잉어 역시 천천히 물 위로 떠오릅니다.
헤엄쳐 올라가다 보면 느껴집니다.
점차 물 속에서 호흡이 되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저 하나의 인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수조에서 빠져나온 직후. 난간 옆에서 숨을 뱉던 야츠모가 먼저 일어서 손을 내밉니다.
main
大海原九
(물끄러미 보다가 그 위로 손을 가볍게 얹어 잡고 일어선다.)
적혀 있었지? 생물이라고.
黒粋奴藻
⋯.
생일 축하해.
大海原九
(빙긋 웃는다.) 어라, 고마워.
선물 줄 거지? 야츠모 군.
黒粋奴藻
수호신이 사라졌으니 서락성을 다시 세우는 것도 한참 난리일 텐데, 선물이라⋯.
원하는 건?
main
大海原九
그걸 물어보는 건 너무 센스가 없지 않나?
네 고민을 받고 싶은 거니까 잘 생각해 봐.
main
黒粋奴藻
어려워⋯ 부하들 선물은 무슨, 당장 나도 선물 같은 건 받은 적 거의 없고.
main
大海原九
뭐야, 데려와서 키워 놓고 선물도 안 주고 다녔다고? 삭막한 성이로군.
main
大海原九
그럼 기한 2일로 하자고. 네 생일에는 내가 선물을 줄 테니까 말이야.
그럼 기대되지 않니?
main
黒粋奴藻
내 생일인가. 나야말로 기대한다?
받아들이지. 고민 꽤 해야겠는데⋯ ⋯방에 어항 하나 놔줄까? (짓궂다.)
main
大海原九
왜, 너 키우게 해 주려고? (활짝 웃는다.)
黒粋奴藻
넉넉하게 큰 사이즈로⋯ 뭐?
좋아한다던 열대어나 키우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안 되겠네. 맞춤제작한다.
main
大海原九
네 키⋯. 186인가 했나? 더 커야겠다 그럼⋯.
黒粋奴藻
아니, 더 작은 사람이 들어갈 거라 그건 상관 없어⋯.
main
大海原九
아니, 너 키울 거라니까? 내 마음도 몰라주고 그럴래?
main
黒粋奴藻
⋯⋯. (빤히.)
그렇게 키우고 싶냐?
main
大海原九
잘 크기는 커녕 선물도 못 받고 살았다니 안타깝잖아. 안아줘?
黒粋奴藻
완전 정착하게 생겼으니 방 하나 주려 했지. 말하는 거 들어보니, 그냥 내 방에서 같이 지내면 되겠다 싶어서.
main
黒粋奴藻
⋯그리고, 좋아. 안아줘.
main
大海原九
(빤히 보다가 곧 짧게 소리내 웃는다.)
좋아. (물에 빠져 축축한 몸을 끌어안고 물 속에서 깨문 어깨로 고개를 기댄다.)
黒粋奴藻
⋯⋯. (가만히 안고 말 줄 알았는데.)
거기 아프다?
大海原九
음⋯⋯.
핥아 줘?
黒粋奴藻
그거, 효과-
⋯아니다, 핥아 보든가.
main
大海原九
(가볍게 상처 위를 몇 번 핢아본다.)
어때?
main
黒粋奴藻
씁⋯ 여전히 아픈 거 같은데? 따가운데?
大海原九
그거 다 소독되는 거야.
원래 소독약 바르면 따끔해. (또 세 번 정도.)
黒粋奴藻
(그걸 또 내려다본다. 뚫어져라⋯.)
덧나면 네가 치료 도와야 해, 알지? 여기 남은 의사가 없거든.
大海原九
뭐어? 그 사이에 벌써 다 죽어버렸어?
main
大海原九
할 수 없지. 내가 나름 취미가 이쪽이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야츠모 군. (목깃 다시 올려주고 그 옆으로 기댄다.)
黒粋奴藻
아니⋯ 도망쳤어. 다시 잡아올 계획은 있지만~. 네 치료랑 간호는 좀 불안한 구석이 있다니까.
(한 팔로 둘러안고 주변을 본다. 피투성이가 아닌 곳이 없다. 하물며 당장 둘의 상태만 해도⋯.)
아- 귀찮아. 씻고, 치료하고, 잠이나 잘까.
main
大海原九
수술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잖아? 나름 정리가 되긴 한 거라면야 뭐 어때. (고개를 기댄 채 머리카락에서 떨어지는 물과 피가 섞인 물방울을 손끝으로 훔쳐낸다.)
아무튼 씻어야겠네. 야츠모 군, 비늘도 묻었다?
main
黒粋奴藻
누구 때문인데. (남은 한 손 들어 입가 훔친다. 걸음은 자연스럽게 백색동으로.)
⋯역시 씻겨줘? (끝까지⋯.)
main
大海原九
나 때문이지. (웬일로 바로 인정하고 빙긋 웃는다. 언뜻 황당해하는 시선으로 봤다가⋯.)
네가?
⋯뭐어⋯. 그래. 해 보던가? 번거로움도 무릅쓰고 할 수 있으면? (쿡쿡.)
main
黒粋奴藻
⋯⋯그래? 구석구석 빠짐없이 전부 씻어버린다? 욕조에 담궈두고⋯ 한참 씻을 거 같은데, 이거.
main
大海原九
⋯⋯⋯. 구석구석? (약간 감이 안 좋아짐.)
main
黒粋奴藻
구석구석.
大海原九
⋯그래? 그럼 네 취향에 한 줄 더 추가되는 거겠지⋯.
main
黒粋奴藻
어떻게 추가될 예정인데?
main
大海原九
그야 네가 하는 거에 달렸지 않아? 평범하게 씻으면 딱히 아무 일도 없겠지 않을까?
黒粋奴藻
그래? 이상하다, 난 씻는 거 도와준다는 소리밖에 안 한 줄 알았는데. 그런 걸 기대하는 모양이군⋯.
main
大海原九
⋯⋯⋯⋯. (한번 더 물까? 생각하듯 어깨 부근을 빤히 본다.)
그건 내가 예상을⋯? 잘 했다는 얘기 아닐까? 응? 안 그래 야츠모 군?
黒粋奴藻
하하, 전 수호신 님의 말씀이니 거부할 수 없지, 그래⋯. 방에 이것저것 준비해두라고 할까? (뒷말은 들은 체도 안 한다.) 다 와가는데⋯.
大海原九
야츠모 군⋯.
내일 회의 같은 거 해?
main
黒粋奴藻
어⋯ 황색동 어느정도 정리되면?
빠를수록 좋지, 오늘은 쉬겠지만⋯ 그건 왜 궁금해하지? (불안.)
大海原九
아니, 별로?
내일 질문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갑자기 내가 다른 사람이랑 서 있는 것도 어색해서 약간 잡담을 했거든⋯.
main
大海原九
(일부러 기대듯이 꼬옥⋯안는다.) 괜찮아, 난 취향 다 이해하니까?
黒粋奴藻
(저 발언의 저의를 파악하는 데 걸리는 시간⋯ 10초.) ⋯.
(양팔 전부 써서 안는다. 꽈악, 이다.)
방에 물 든 병이 좀 있거든⋯⋯.
main
大海原九
아하하하.
main
大海原九
아니⋯. 아직 부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네 손으로 도장 찍는 건 좀 다르지 않을까나?
黒粋奴藻
응? 뭐라고?
이왕 씻는 거 배 속도 시원하게 씻고 싶다고?
main
大海原九
(마주 웃다가 이제야 어깨에 한 손을 가볍게 얹고 토닥인다.) 아니⋯⋯.
역시 거기까지는 너무 신세를 많이 지지?
게다가 다쳤잖아, 야츠모 군⋯. 생각해보니까 씻겨준다? 그러면 내가 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나?
黒粋奴藻
그래? 그럼 맡길게. (흔쾌히⋯? 수락⋯?)
main
大海原九
⋯와아, 정말? 신뢰받아서 기쁘네?
그럼 갈까? 물병 뭐⋯. 그런 건 좀 버려놓고?
黒粋奴藻
가자~ 방으로~. (뒤에 딱 붙어 이치지쿠를 제 앞에 두고 안는다. 돌아가는 내내 배⋯를 한 번씩 눌러 주면서⋯.)
main
大海原九
(아니, 심리학 없어도 알 거 같은데? 아주 잘 알 거 같은데? 배에 닿는 손에 움찔⋯하다가 하하하 웃는다.) ⋯저기, 손 위치가 이상하지 않아?
main
黒粋奴藻
왜⋯?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는걸⋯? 꾸욱. 꾹. 꾹.)
main
大海原九
⋯윽. (배를 누르는 손을 일부러 깍지끼듯 잡아 고정시켜본다.) ⋯⋯저기 말야, 우리 이미 피도 여기저기 묻었거든? 수조 물도 푹 젖었고?
main
大海原九
아무리 곧 씻는다고 해도 네 부하들을 고생시킬 일을 하나 더 쌓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 여기 마르면 청소하기 힘들 것 같지? 그치?
黒粋奴藻
참으면 되잖아?
네가.
main
大海原九
⋯⋯. (깍지껴서 잡은 손 올려서 콱.)
(잘근잘근 씹고 있음.)
黒粋奴藻
아. 아파. 야.
알았어, 얌전히 들어가자고. 장난이야, 장난~ 아!! 놔라?
大海原九
(꼭꼭 씹다가 입 벌려 놔준다.) 나도 장난이야.
씻고 잘 거지?
黒粋奴藻
당연하지. 마음 같아서는 당장 쓰러져서 눕고 싶긴 하지만.
(⋯어깨 콱 문다. 적어도 비슷한 상처는 남으라고⋯.)
大海原九
바로 쓰러지면 내일이 정말 대참사일걸. 옷이나 머리카락이나⋯⋯. 아!
아, 아프잖아, (물린 쪽으로 고개가 기운다.) 소독 네가 해야 돼⋯!
黒粋奴藻
해줄게, 그게 뭐 대수라고.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大海原九
(아프다며 뒤로 기대 걷는다.) ⋯즐거워 보이네?
黒粋奴藻
그거 같지 않나? 한 쌍. (상처?)
大海原九
⋯잘 보면 너도 유치한 데가 많아. 산주나 다른 녀석들이 몰라라 한 탓인가? (아까 물었던 손을 아직 깍지 낀 채 잡고 흔든다. 가볍게 그 위로 뽀뽀 한 번.)
黒粋奴藻
그럴지도 모르지. 몇 년을 이러고 자란 거야, 완전 잘못 자랐겠네⋯. 나 곧 산주 되는데, 이거 괜찮아? (잡힌 손 그대로 이치지쿠의 어깨 너머까지 올려 이번에는 여기서 뽀뽀 한 번.)
main
大海原九
그야, 어떡해? 업보라고 쳐야지. (짧게 웃고 그대로 반쯤 기댄 채다.) 아무튼 이번 생일에는 기대해도 좋아. 자라면서 아쉬웠던 거라도 있나?
黒粋奴藻
아쉬웠던 거? (피에 약간 젖은 머리 위에 턱 올린다.) 정시에 축하한다는 소리 듣기? 생일상 차려놓고 같이 먹기.
생일과 관련 없이, 라면⋯ 이미 최근에 전부 충족해서.
大海原九
그러면 그걸로 해. 이참에 해 보면 되겠지. (그대로 손 올려 머리 위를 보지도 않고 꾹꾹 누르듯 쓰다듬는다.) 뭐였는데?
黒粋奴藻
⋯지루하지 않기?
main
大海原九
(잠깐 멈추고 고개를 살짝 들어 빤⋯히 올려다본다.)
하하! 요즘이 지루하면 곤란하긴 하지. (다시 푹⋯. 안기듯 기댄 채 야츠모의 팔을 감싼다.)
좀 곤란해져도 역시 말야, 지금이 더 재미있을 걸, 야츠모 군. 수조에 말 안 통하는 거 하나 생겨서 뭐하겠어.
진짜 씻겨 줘? (맑은 눈으로 올려다봄.)
黒粋奴藻
참나⋯.
⋯인정할 건 인정해준다? 그건 그래. 수호신이든 뭐든 나타나면 잡아서 편하게 지낼 생각이었는데, 후회했겠지. (맑은 눈동자와 마주치자 두어번 껌뻑인다.)
어. 진짜.
大海原九
(농담이었는데, 생각하고 깜박이다가 시선을 다시 앞으로 준다.) 뭐어, 보아하니 근육통 생길 만큼 움직인 모양인데. 하루 정도야.
黒粋奴藻
믿고 맡기는 거다? (몸이 기울어지며 무게가 조금 앞으로 쏠린다.)
大海原九
(짧게 휘청였다가 다시 걸어서 방 안으로 들어선다.) 알았다니까? 그동안만 봐도, 내가 얼마나 상냥했는데 그래.
黒粋奴藻
(들어서자마자 침대도 아닌 바닥에, 이치지쿠를 반쯤 깔고 누워버린다.) 아, 씻어야 하는데⋯.
main
大海原九
(당연히 못 버틴다. 윽, 하고 깔려서 누운 채 끙끙대며 빠져나오려다가 포기하고 같이 뒹굴⋯.) ⋯그렇게 피곤하면 잠깐만 잤다가 갈까?
main
黒粋奴藻
잠깐만 잘 자신 있어? 난 없어⋯. (앞으로 엎어져있던 몸이 빙글 돌아 천장을 보고 눕는다. 말과 행동이 다르다.)
大海原九
그래 보이는데. 참고로 난 너 못 옮기는 거 알지? (턱 괸 채 누워서 옷만 잡아당겨 끌듯 해보다 포기한다.) 몰라, 그럼. 그냥 잤다가 밤에라도 깨서 씻는걸로 해.
나는 먼저 씻을 건데. (상체만 일으켰다가 어깨 꾸⋯욱 밀어본다.) 진짜 안 일어나?
main
黒粋奴藻
아- 난 글렀어, 너부터⋯ (고민.) ⋯아니지, 씻겨준다 했으니 지금 일어나는 편이⋯.
(몇 번 더 뒹굴거리고는 말 그대로 '힘겹게' 자리에서 상체 일으킨다. 어깨에 머리 기댄다.) 야, 데려가.
main
大海原九
갑자기 애가 다 됐는데? (놀리듯이 얘기하곤 야츠모의 볼을 꾹 누르듯 문지른다.)
일어나면 목욕탕까지 길잡이야 해줄 수 있지. 일어나, 일어나. (먼저 일어나서 머리만 끌어안듯이 감싸고 또 일~어나~한다.)
黒粋奴藻
아-. (머리 비비적대며 한참을 또 밍기적대더니 결국 완전히 일어선다.) 길 잃지 마⋯. (얼마나 넓다고.)
main
大海原九
그 정도를 잃을 리는 없잖아? (꾹~잡아당겨 목욕탕으로 향한다.) 너야말로 물 따뜻하다고 거기서 졸지 않는 게 좋을 걸? 왜냐면 네가 잘때쯤이면 나도 잘 테니까 말이야⋯.
黒粋奴藻
⋯뭐? 둘 다 목욕탕에서 잠들면 안되는데. 괜찮아, 물 좀 맞으면 깰 걸. (느릿한 걸음으로 겨우 끌려 목욕탕에 다다른다.)
大海原九
글쎄다아. (훌렁 옷 벗어던지고 나서 야츠모도 빨리 벗으라는 양 옷깃을 두어번 잡아당긴다.) 머리부터 감겨 줄까?
黒粋奴藻
(상의부터 차례로 벗어⋯ 마찬가지로 던져둔다. 순서가 의미가 없어졌다.) 그렇게 하자. (냅다 샤워기 틀어 물 튀긴다.)
大海原九
(물이 튀겨 한쪽 눈을 감는다.) ⋯튀잖아. 고개 숙이고 이리 줘! (샤워기를 뺏어들고 야츠모의 머리 위로 쏴아아아.)
黒粋奴藻
아. 뭐 얼마나 튀었다고⋯. (투덜대는 것 치고는 얌전하게 고개 숙인다. 그래도 좀 높다. 등까지 살짝 굽힌다.)
大海原九
(머리카락 사이로 다른 손을 집어넣어 거꾸로 쓸어올리듯이 헤집어 주며 핏물을 뺀다.) ⋯잠깐만, 이거 착각이 아니었잖아. 아무튼 산주 후계자인데 머리카락이 왜 이렇게 뻣뻣했던 거야? (복복복.)
main
黒粋奴藻
머리카락이랑 후계자는 관련 없지⋯? 좀 뻣뻣하면 어때서, 머리도 잘 감고 말리기까지 하고 있는데. 잔소리 많⋯. (숙인 채로 대꾸하다 물먹었다.)
main
大海原九
난 안 먹였다? 네가 먹은 거야. (샤워기 내려놓고 거품 내서 머리에 얹고 주물주물주물.) 쓰다듬을 때 부드러우면 좋잖아? 오, 그래그래. 눈 감고 있지?
黒粋奴藻
감고 있⋯ 내가 애야? 너 쓰다듬기 좋으라고 있는 머리 아니거든.
大海原九
뭐야, 기왕 쓰다듬기 좋으면 좋잖아. 엄청 싫어하는 일도 아닌 것 같던데. (꾹꾹 눌러주고 다시 샤워기 들어서 머리 위로 물 튼다.)
黒粋奴藻
네가 계속 손대서 그렇지. 자꾸 만져대는데 매번 치우는 것도 일이야. (싫다고는 안 했다. 다시 물이 틀어지자 입 다문다. 학습이라는 걸 한 모양⋯.)
大海原九
(일부러 특히 구석구석 귀 뒤까지 물이 닿게 샤워기를 원 그리듯 움직이며 거품을 씻어낸다. 오~래.) 그래서 싫다고? (이번엔 샤워기를 자기 머리 위로 움직여 핏물을 뺀다.)
黒粋奴藻
⋯⋯⋯⋯. 길어.
아무튼, 그거 중요한가?
大海原九
그럼, 중요하지. (적당히 붉은 물이 안 나오자 이번엔 다시 야츠모에게로 샤워기 헤드를 돌려 상체에 물을 끼얹는다.)
나 상냥하다고 했잖아?
싫어할 일을 굳이는 안 하지 않을까나? (코웃음 칠 것 같은 소리 하며 다시 거품을 내 물기 위로 문질러주기 시작.)
黒粋奴藻
좋아, 안 싫은 걸로 해두지. 네 마~음대로 쓰다듬어라⋯. (괜히 제 머리의 물을 툭툭 턴다.) 잠⋯깐, 거기 따가운데.
생각해봤는데 이 정도는 내가 직접 해도⋯.
大海原九
여기? (어깨 물린 주변 콕콕 찔러보다가 물끄럼⋯.)
씻겨달라며?
黒粋奴藻
이제와서 하는 소리긴 한데.
나도 나름 수치 같은 걸⋯⋯.
택도 없는 말이었다. 그냥 마저 해.
main
大海原九
(무슨 말 하나 보자 하듯 보다가 으쓱하고 다시 거품 내서 문질러 주기 시작한다. 어깨 주변, 상체, 옆구리⋯.)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내 생각엔 한 3일 전에 얘기해야 했지 않나 해?
黒粋奴藻
(어디까지 알아서 씻기는 건가 관찰이나 하기로.) 그거랑 이건 느낌이 다르지? 적어도 누가 날 이런식으로 씻기는 건 처음이고?
大海原九
영화에서 보면 시중 같은 거 많이 들던데. (적어도 20년 전 이상일 것 같은 얘기 하는 중. 점점 아래로 손이 내려오다가 한 번 야츠모를 빤히 올려다보고 비죽 웃는다.)
여기부터도 씻겨 줘?
黒粋奴藻
언제적 영화야, 그거? (하-품. 입가까지 올라와있던 손이 굳는다.) ⋯⋯.
감당 가능하다면⋯?
main
大海原九
네 손 굳은 걸 보니까 나만 감당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
黒粋奴藻
자칫하면 침대까지 가기도 전에 여기서 기절하는 수가 있다? (일단 겁 준다.)
大海原九
네 그 수치라는 게 먼저 일하진 않을까? (일단 반박해 본다.)
黒粋奴藻
왜 이렇게 자신만만하지?
⋯해 보던가?
main
大海原九
왜 이러실까? 난 진짜 씻겨 주는 건데? (다시 다리까지 내려갈 때까지만 해도 정말 착실하게 거품 묻히기만 하는 거 같더니, 다리 사이를 건드리면서부터 쓸데없이 꼼꼼하게 닦기 시작한다.)
main
黒粋奴藻
⋯⋯.
⋯잠깐. 뭐야?
大海原九
뭐가? (문질문질.)
黒粋奴藻
그렇게까지 꼼꼼하게 닦아줄 필요 없다⋯ 고 내가 말로 해야 하는 거냐?
너 일부러 이러지⋯?
大海原九
아니⋯. 잘 모르겠는데?
남 닦아주는 거잖아⋯. 혹시 몰라서 신경 써주는 건데? 빠뜨릴까봐?
main
黒粋奴藻
⋯. (손목 잡는다.) 이래도?
大海原九
(마지막으로 쭈욱⋯. 훑듯 손으로 가볍게 잡고 빼내다가 잡힌다.) ⋯⋯.
핫핫하.
이제 물 끼얹을까나?
(샤워기 튼다.)
黒粋奴藻
하하.
(거품 내던 거 뻿어든다.)
너까지 하고 한번에 헹구는 거 어때⋯.
大海原九
아⋯. 그렇네? 효율적인 게 좋겠지. 금방 끝나니까 이리 줘. (손 내민다.)
黒粋奴藻
아니, 아니지. 나도 보답하고 싶으니까 이리 와. (내민 손 잡아당긴다.)
大海原九
아니지⋯. 피곤하다며? 빨리 씻고 자고 싶다며?? 너무 번거롭게 하는 건 역시 나도 미안하달까?
黒粋奴藻
누구 덕분에 잠이 깬 것 같은데? '덕분에'?
뭐, 이러지 말고 편하게 하자고. (의자 끌어와서 앉더니... 허벅지 위 두드린다.)
大海原九
⋯적당히 한번 빼고 나면 노곤해져서 자기 쉬워질 거라는 예상으로 도와준 내 깊은 마음은? (그런 거 없음.)
黒粋奴藻
그걸 보통 씻는 도중에 하려고 해? 그렇다면야 더더욱 양보할 수 없지⋯. 나는 너도 편하게 해주고 싶은데⋯?
大海原九
아니, 그쪽이 한 번 더 씻을 필요 없잖아? (잡힌 손목 보다가 천장 한 번 봤다가⋯.)
⋯⋯쩨쩨하긴⋯. (허벅지 위로 앉는다.)
黒粋奴藻
먼저 건든 게 누군지 잊지 마라? (똑같이 목과 어깨, 팔, 옆구리⋯ 상체부터 나름 착실히 거품으로 문지르기 시작한다.)
(당연하다는 듯 하체까지 내려와서⋯.) 아, 아래까지 씻어달라고?
크게 좀 말하지 그러냐, 안 들리잖아⋯. (같은 부분 공략.)
main
大海原九
그러니까 나는 진짜 살짝 장난만 친 거⋯. (점점 입 다문다.)
⋯⋯우리 휴전하지 않을래, 야츠모 군?
黒粋奴藻
크게 말하라니까? (문질문질.)
大海原九
⋯우리! 윽, 휴전⋯하자니까!!
黒粋奴藻
응? 한 번 빼면 괜찮을 거 같다며? 잠도 잘 오고.
⋯네가 먼저 건든 덕분에 내 쪽이 어떤지 모르고 하는 소리는 아닐텐데.
main
大海原九
(허벅지 옆에 쿡 찔리는 듯⋯.) ⋯그거 말인데, 그냥 그렇게 됐으니까 한번 정도만 책임 지라고 했으면 괜찮은 일 아니었을까?
main
黒粋奴藻
⋯⋯.
말 했으면, 어떻게 지려고 했는데?
大海原九
⋯거품 잘 씻어내고 손으로 빼준다?
黒粋奴藻
손으로?
싱거워.
main
大海原九
너 그거 중독이거든? ⋯⋯그럼 다리?
main
黒粋奴藻
원래 그렇게 자주 안 했거든? 그동안 안 한 만큼 몰아서 해결하고 있을 뿐이지. 아무튼.
야, 좀 다른 걸 말해봐.
大海原九
⋯저기 말야, 어쨌든 내 경험이나 기억은 약 두달 새에 쌓은 거란 게 아까 밝혀진 거 기억하지? (손 멈춘 사이 팔짱 낀다.)
게다가 난 상체는 못 써먹는다고. ⋯⋯⋯마주 보고 다리?
黒粋奴藻
마주보고? (이치지쿠 옆구리에 양손 넣어 일으킨다.) 상체는, 왜? 딱히 못할 것도 없어 보인다만?
main
大海原九
마주보고. (⋯그야 못하는 게 당연하잖아, 하고 바라보다가 설마하는 듯 입을 한 번 가리킨다. 여기도 했었구만. 곧 천천히⋯⋯ '여기?' 하고 팔 사이를 가리킨다. 그러니까⋯. 겨드랑이.)
main
黒粋奴藻
(고개 끄덕인다.)
네 안의 가능성을 버리지 마⋯. (쓸데없이 거창한 한 마디.)
main
大海原九
⋯⋯⋯진짜로? 아니, 아니, 아니⋯. 네가 가능성을 너무 많이 열어두는 거 아니고??
黒粋奴藻
그런가? 난 진짜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서 한 소리였는데. 뭐, 알아서 골라보던가. 그런데⋯.
main
黒粋奴藻
(씻겨준답시고 잔뜩 문질러댔던 이치지쿠의 하체로 시선이 떨어진다.)
그걸로 괜찮은 거 맞지?
main
大海原九
⋯⋯⋯⋯.
main
大海原九
(시선이 두 하체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다.) ⋯아까 그랬으면 좋았잖아?
(눈앞의 어깨에 손을 얹고 발 끝으로 바닥을 짚은 채 허리를 살짝 든다.) 일단 한번만 하는 걸로 해.
main
黒粋奴藻
흐음~. (옆구리 쯤에 위치했던 손 하나가 내려가 허리 뒤로 넘어간다.)
한 번 하는 거 상냥하게 해볼까 해⋯.
main
大海原九
그거 네가 말한 거다⋯. (넣기 쉽게 허리를 조금 펴고 다른 손으로 마저 어깨를 짚는다. 이마 위로 가볍게 뽀뽀.) 여긴 넘어지면 엄청 아플 것 같단 말이야.
黒粋奴藻
그건 걱정 마, 넘어질 것 같으면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줄 테니까. (허세인지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인내심을 발휘해 세워진 걸 대신하여 중지가 먼저 다물린 곳을 파고든다.)
大海原九
하하, 네 부하들이 들으면 내가 혼날 것 같은 소리네⋯윽. (잠깐 입을 다물고 힘을 빼는 대신 눈앞의 머리를 반쯤 끌어안듯이 기댄다.)
main
黒粋奴藻
그렇겠지, 그건⋯. 뭐, 화장실 청소라도 하다가 미끄러졌다고 할까? (손가락 하나가 안쪽을 둥글게 굴리며 벽을 꾹 누른다.) 처음도 아니고 너무 힘 들어간 거 아니냐. (두 번째.)
main
大海原九
화장실, 청소를⋯⋯. 네가 해? (짧게 웃다가 숨을 천천히 내뱉는다.) 매일 한 것도 아닌데⋯, 그럴 수도 있지. (손가락을 따라가듯 허리가 살짝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main
黒粋奴藻
아니. 역시 청소 직접 했다고 말하는 쪽이 더 크게 혼나려나? (어느정도 넓혔다 싶어 세 번째 손가락을 넣으려 했는데⋯ 마디가 걸린다. 성급했나?) 몇 개까지 들어가?
main
大海原九
당연히 그쪽이 더 혼나지⋯. (잠깐 오싹한 듯 등이나 허리를 떨다가 멈칫한다.)
⋯⋯⋯⋯⋯⋯⋯그건 왜?
黒粋奴藻
⋯넣어야 하니까? (뭔가 많이 생략됐다.)
大海原九
⋯⋯⋯뭔가 많이⋯, 생략되지 않았나, 이 질문?
⋯⋯3개까지, 했었으니까, ⋯⋯아마 4개⋯?
黒粋奴藻
⋯⋯손가락 맞지? (이건 놀리는 거다.)
大海原九
(이마 살을 이빨로 긁듯 살짝 깨문다.) ⋯당연하지!
main
黒粋奴藻
아야. 미안하다고, 미안. (간지러운 정도⋯.) 3개까지 넣어본 주제에 4개가 된다고 확신하는 건가? (중지, 약지, 이어서 검지까지 전부 들어갔다. 세 손가락을 동시에 움직여 한 방향을 압박해본다.)
main
大海原九
그야, 저번에도 그러고 나서⋯, 조금, 어렵게 네 걸 넣었으니까⋯아! (끌어안은 팔이 조금 더 밀착한다. 거품이 다시 묻었다가 흘러내린다.) ⋯거품⋯⋯, 느낌이 좀, (그런데⋯. 중얼거리며 숨을 고른다.)
⋯이제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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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 (호기심이 고개를 든 덕에 네 번째 손가락까지 넣을 기세로 넓히다가⋯ 정신 차린다.) 아.
뭐가 더 나아? 스프,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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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앗, 으⋯⋯, 아, ⋯⋯아니, 잠깐, ⋯뭐? (같이 멈춘 채 '이게 무슨 질문이람' 하듯이 보다가 시선이 빙 굴러간다.) ⋯⋯⋯⋯⋯.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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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표정 뭔데? 궁금할 법도 하잖아, 둘 다 느낌 좀 이상하고. (손가락을 전부 뺀 뒤 다시 이치지쿠의 허리를 잡아 살짝 들어올린다. 천천히 위치를 맞춰 비스듬히 들어가기 시작⋯.)
거품은⋯ 들어가면 안 되나? 모르겠어서 문제란 말이지. 그래도 뭐 어쩌겠어? 네가 발라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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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하, 아⋯. (발끝으로 지탱하고 있던 다리에서 아주 조금씩 따라 허리를 내린다. 간간이 안쪽이 눌릴 때마다 상처가 난 옆 어깨로 턱을 대고 포옹하듯 기대며⋯.)
하, 하하⋯앗, 그런 거, 의사한테라도⋯, 읏, 물어보지 않으면 모르거든? ⋯⋯소설 같은 데도 안 나올 걸, 후후, 아하하, (잠깐 신음 사이로 웃음소리.) 바보 같은 소리.
黒粋奴藻
엥, 결국 둘 다 모른다는 거잖아. (말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한번에 내리고 싶다는 욕망을 못 이겨 손이 허리춤을 약하게 잡았다 떼는 걸 반복한다. 간지러울지도.)
大海原九
그러니까, 참고는⋯못 하지만, 의사는 알겠지, 라고⋯한 거야, 난. (간지러운 듯 어깨가 움츠러들었다가 중얼거린다. "간지러워." 잠깐 숨을 참듯이 소리가 멎었다가 허리를 내려 쑤욱, 반 뼘을 한번에 삼키고 핫, 하, 숨을 몰아쉰다.) ⋯! ⋯으, 흐으.
너⋯아까 상냥하게 한다고, 했다? (야츠모의 머리카락 사이에 손가락을 넣어 넘겨준다.)
黒粋奴藻
(어깨춤이 잠시 움찔. 옆으로 고개 돌려 더운 숨을 한 차례 내쉰다.) 나는 최대한, 천천히⋯ 상냥하게 해주려고 참는 중이었다니까? (기껏 내려간 걸 위로 조금 들어올리고, 그걸 또 다시 집어넣는 걸 반복한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뭣보다, 몇 번이고 말했지만 항상 어느정도 봐주는 거라고. 진짜 기절이라도 하면 귀찮아지니까⋯.
大海原九
야, 잠깐⋯! 히, 으⋯⋯아, (얕게 반복하는 몸짓에 머리에 매달리듯 끌어안고 이를 깨문다. 일부러 이러나?) ⋯⋯알았다, 고! 네가⋯, 참고 있는 건, 알겠으니까⋯.
(허리를 잡은 손을 겹쳐 잡듯 손을 올린다.) ⋯⋯이건 하지 마! 괜히 더 예민해지는, 거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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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이러는 편이 한번에 넣는 것보다 덜 아프지 않아? 예민해지는 건 고려 못했는데. (표정만 보면 꽤 진지하다. 손에서 힘이 빠진다.) ⋯⋯더 좋은 거 아닌가?
기분 좋다는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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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기분, 좋기는 한데⋯. (움찔. 손에 힘이 빠진 만큼 버티는 힘이 들어간다. 천천히 다시 넣으며 숨을 뱉었다가, 멈추고, 다시 뱉으며 넣고.) 그냥⋯, 천천히 넣으면, 되는거잖아?
⋯너 내가, 인간 경험 아직⋯, 1년 안 되었단 거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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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신으로 떠받들여졌을 정도라면⋯ 웬만한 인간보다 강해야 하지 않나. 쾌락에 약한 수호신⋯? 웃긴 문장이 되어버렸잖아⋯. (이대로 천천히 내려가면 될 것 같은데⋯ 허리가 꽈악 붙잡힌다. 하던 걸 또 계속하고 있다. 멋대로 빼고,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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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지금은 인간이고, 너도⋯봤다며? 갇혀서 괴롭힘당했다, 고, 원래 강한 거랑은 차이가 있는⋯, (천천히 받아들이는 데에 집중하며 말하다 허리에 닿은 손에 짧게 반응한다. 자신은 넣으려 허리를 아래로 끌어당기다가, 엇갈리듯 반응한 탓에 이를 악문다.)
크, 읏아, ⋯그, 아, 아까 하지 말라고⋯윽! (다리가 허벅지에 얹힌 채 움츠러들듯 모이고 거품에 섞여 새어나온 것이 앞을 더럽혔다.) ⋯기, 기분 너무 좋은 건⋯지금은 싫다고⋯! (물었던 곳을 이마로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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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너⋯. (이런 거에 진짜 약하네. 그야 모르는 입장이니 할 수 있는 소리였다. 다른 사람들도 이런 건 싫어하려나⋯ 관심도 없지만.)
아까부터 자꾸 건들고 있어, 그 상처. (한 번 내보낸 앞쪽으로 시선 준 뒤 이치지쿠 어깨에 직접 낸 상처로 눈 돌린다. 괜히 한 번 핥아본다.) ⋯나도, 이거 꽤 고난⋯ 이거든? 예민해졌답시고 안쪽은 엄청나게 반응해주는데, 윗부분만 깔짝이는 게⋯⋯.
(여태 애태우듯 움직인 게 무색하도록 잡은 손 그대로 천천히 짓누르듯 아래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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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새삼 한 쌍 같다는 말이 마음에 들기라도 한 건지, 어깨를 핥는 머리에 반대로 기대듯 고개를 기울인다. 덧나도 나쁘지 않나, 같은 생각을 떠올린 것처럼.) ⋯그러니까, 그거⋯둘 다 고난인 거잖아?
(이번엔 반사적으로 반발하듯 작게 위로 튀었다가, 다시 맞춰서 천천히 아래로 밀착한다. 바닥을 짚고 있던 다리에서 천천히 힘이 빠진다.) ⋯이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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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너 좋으라고 해본 건데 역호과라니⋯ 아니, 효과는 확실했지. (아래로 내려 넣으면 넣을수록 야츠모의 아랫배 역시 힘이 들어간다. 답지 않게 절차까지 제대로 밟아가며 자극한 탓인가, 더 예민해진 건 이쪽도 마찬가지인 건지.)
(충분히 넣어서 들어찼다⋯고 느껴질 때 쯤, 불길한 질문을 하나 던져버렸지만.) ⋯있잖아.
진짜 끝까지 넣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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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후우, 하고 숨을 내뱉고 나서 문득 반사적으로 야츠모를 바라본다.)
⋯⋯⋯⋯. 이거⋯⋯끝,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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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얕게 움직이기를 두 번이나 반복한 탓에 더 헷갈린다.) ⋯⋯아냐?
黒粋奴藻
⋯⋯.
앞으로 한 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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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 한⋯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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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멈칫거리며 잠깐 어래를 봤다가 다시 야츠모 얼굴을 본다.) ⋯갑자기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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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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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최대한,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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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까와 비슷하지만 어쩌면 더 느린 템포로⋯ 밀어넣어본다. 뭔가 걸린 듯 잘 들어가지 않는지 잠시 손짓이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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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읏, 아, ⋯⋯저기⋯. (말하기 어려운 듯 중얼거리다가 그냥 끌어안은 채 한마디. 어쩐지 나쁜 예감⋯같은 것도 들었다.) ⋯⋯거기서 끝난 거 아니,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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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남았어. 남았는데⋯.
내장이라는 거⋯ 여기서 어떻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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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뭐? 그러니까⋯⋯. (혹시라도 미끄러져 더 내려가지 않도록 힘줘서 끌어안는다.) ⋯에⋯, S자로 구부러진, ⋯⋯결장?
main
黒粋奴藻
⋯⋯아, 그러니까⋯ 그렇지, 구부러진 구간이 있지.
⋯거길 뚫고 들어가도 되는 건가? 들어갈 거지만. (말해버렸다. '상냥함'이라는 컨셉⋯ 노력은 아직 무사한 덕에 우선 멈춘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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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니, 뭐라고? 들어간다고? 잠깐 기다려봐⋯. (목 뒤로 식은땀이 천천히 흐른다.) 아까⋯막혔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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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막혔지만 진짜 막힌 건⋯ 아니지? 구부러졌잖아? 그럼⋯. (말 끝을 흐린다.)
억지로 넣으라면 넣을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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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나 너 믿고 있으니까? 야츠모 군? (꽉⋯안는다.) 적어도 우리 천천히 접근하자? 풀리면 들어갈지도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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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하하⋯. 걱정 말래도? '오늘은' 배려하면서 하기로 결심했다고⋯⋯. (그래서⋯ '이건 어떻게 푸는데?' 일단 내장의 벽에 닿은 앞부분을 문지르듯, 허리를 돌려 살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틈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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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오늘은'? ⋯윽. (악센트 들어간 곳이 말야⋯. 중얼거리다가 움찔하며 허리가 얕게 들썩인다. 이게 들어가긴 하는 게 맞나? 들어가라는 게⋯?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었다, 반복하면서 꾸욱⋯. 단번에 '꽉 찬 느낌' 이 다가온다.) ⋯핫, ⋯⋯하, 아, (숨이 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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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윽, 엄청 뻑⋯뻑 한데, 그 부분만⋯⋯. (여기가⋯ 맞나? 꼭 접어둔 것처럼 꽉 닫힌 틈새를 찾아 천천히 비집고 들어간다. 좀, 조금만 펴지면 수월할 것 같은데⋯.) 허리 좀만 더, (이치지쿠의 낯빛을 살피고 입을 포갠다.) ⋯제대로 숨 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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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입을 맞추는 것에 집중해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잔뜩 올라간 채 긴장해 있던 어깨가 천천히 가라앉고, 느리게 입술을 뗀다.) ⋯⋯조금만 하라고 해도 말이야⋯.
(거길 어떻게 하라고, 하듯이 약간 긴장이 풀린 몸으로 어깨를 끌어안은 채 숨을 천천히 내쉰다. 아예 하체가 바깥으로 틀어지듯 움직이고, 다시 약간 들어가다 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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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덩달아 이쪽까지 심호흡을 서너 번. 한 번의 호흡이 끝날 때에 맞춰 조금씩 안쪽으로 전진하던 게⋯ 마지막 호흡과 이치지쿠의 움직임에 맞춰,) ⋯큭. 이게⋯⋯. (어디가 뚫리기라도 한 듯 미약한 해방감과 함께 구부러진 공간을 가르고 쑥, 꽂힌다.)
⋯⋯⋯. (다시 심호흡 두 번. 한 손으로 이치지쿠 얼굴 잡아 제 쪽으로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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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 앗, 흐아⋯⋯⋯욱, (머리까지 한번에 관통하듯 충격이 닥쳐온다. 신음도 잊고 눈을 크게 뜬 채 부르르, 떨다가 가득 들어찬 느낌에 입을 꾹 다물고, 움찔. 울컥 올라오는 것을 가까스로 삼켜 눈가로 물기가 고인다.)
아, 우, 아⋯⋯. (틈새로 침이 흘러나온 순간 얼굴이 잡혀 돌아간다. 풀린 눈이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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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열감에 아래를 곁눈질하며 살짝 풀려있던 눈이, 이치지쿠의 표정을 확인하다 동그랗게 뜨인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네가 이런 얼굴인 건 참 적응 안 된다⋯.
(뜯어보면 저것도 결국 좋다는 말이다. 벌써 몇 번째 입맞춤인지, 이번은 전보다 훨씬 길게 이어진다. 꼭 침을 뱉더라도 대신 삼키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 (위아래로 왕복하기 시작한 허리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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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 (막힌 입술로 신음이 먹혀들어간다. 목이 울컥이는 건지, 삼키는 건지, 알 수 없게 울렁이고 간간이 벌어진 틈으로 침이 흘러내린다. 허리가 움직일 때마다 걸쳐져 있던 다리가 달라붙듯이 야츠모를 끌어안고 조이다가 한 번 크게 튀면서 앞을 더럽혔다.)
黒粋奴藻
(잠시 떨어져 숨 쉴 틈을 준 뒤 다시 맞춰온다. 목욕탕의 조명 아래에서도 조금은 눈에 띌 정도로 목이나 뺨 언저리가 붉게 물든 걸 발견했을지도⋯.) ⋯! (푸하, 강하게 조이는 감각에 고개부터 물렸다가 급하게 기침까지 내뱉고는, 몰려오는 사정감에 오늘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움직임이 이어진다.)
(끝에는 아주 깊은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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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힉, 아, 아! ⋯흐아, ⋯아아윽⋯. (속도가 빨라지면서 반쯤 몸부림치듯 허리를 비틀어 거품이 서로 마찰해 떨어진다. 잠시 멈춘 사이, 단번에 힘이 빠진 듯 어깨에 늘어져서 숨을 끊어 뱉고, 다시 쉬고⋯.) ⋯⋯바로, 움직이는 게⋯. 어디⋯. (어디 있어? 하듯 약하게 목을 깨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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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마지막에 물고 있던 제 입술에 작게 피가 맺히자 손등으로 닦아버린다.) 으⋯ ⋯미안⋯? 당장 움직여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천천히, 하겠다고 계속 생각은 했는데⋯. (솔직히 마지막 그건 너무 난이도 높았다.)
(두 손 올려 등을 덮고 토닥거린다.) ⋯소감은?
大海原九
음, ⋯⋯. (이 손길은 또 좋은 모양이지. 그렇게 몇 분 짧게 붙어 기댄 채 있다가 천천히 입 연다.) ⋯뭐, 좋아. 좋긴 한데⋯⋯. (문득 손을 뻗어서 볼을 살짝 잡아당기고.)
아니, 역시 감당 안 돼. 너무 좋은 건 싫어. 너 사고가 멈추는 게 뭔지 알아? 그랬다고. 다음에도 할거면 한동안은 넣는 것만 하는 게 어떨까, 야츠모 군? (손을 떼고 얼굴에서 흐른 걸 닦듯이 어깨에 몇 번 다시 부빈다.)
main
黒粋奴藻
(비비적거리는 머리에 기댄다.) ⋯사고가 멈출 정도로 좋았다는 거지? (듣고 싶은 것만 아주.)
main
大海原九
⋯⋯다른 건 안 들렸나? 어?
黒粋奴藻
좋았지?
大海原九
⋯⋯⋯⋯⋯.
굳이 따지면 좋은 쪽이긴 하지만?
⋯⋯⋯야츠모 군, 기분 엄 청 좋았다, 는 경험⋯. 해본 적 없지?
黒粋奴藻
⋯⋯⋯⋯.
기분은 항상 좋았는데. 다른 게 있나?
大海原九
야츠모 군이 모른다니 나도 엄청 아쉬워서⋯.
공부할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일부러 턱 밑에 뽀뽀해준다.)
黒粋奴藻
⋯하하, 번거로운 짓까지 해줄 필요는 없⋯는데, 뭘 어떻게 해올 지는 궁금하니⋯ 기대해본다?
(고개 틀어서 다시 시선 맞춘다.)
⋯⋯다음에.
다음에도 하면 적응되지 않을까⋯ 라고 하면 또 물 거지? (그리고 이치지쿠 조심스레 들어올리며 제 것을 빼낸다. 희멀건 액과 함께⋯ 거품이 흘러나온다. 역시 들어갔나⋯ 음?)
大海原九
윽⋯⋯. (다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감각에 짧게 신음하다 한 손을 들어서 야츠모의 이마를 꾹 누른다.) ⋯이봐, 그 다음이 언젠데? 바로 다음? 그럼 당연히 곤란하거든?
⋯⋯뭐야?
main
黒粋奴藻
내 아무리⋯ ⋯그래도 한번 하기로 약속하고 끝내자마자 다시 하는 극악무도한 짓은 안 하거든? 게다가 너는 따지고 보면 두 번⋯.
⋯⋯⋯ 이걸로 씻는 건 '구석구석' 깨끗하게 됐겠다?
大海原九
(눈을 가늘게 뜨고 본다.) ⋯⋯너 사실은 깨물리는 거 좋아하지?
黒粋奴藻
네가 너무 자주 물어서 익숙해지긴 했어.
大海原九
사실은 좋아하는 게 분명해. 아니면 이렇게 물릴 만한 말만 할 리가 없지⋯. (귀를 콱.)
黒粋奴藻
진짜 물리는 걸 좋아하게 되면 어쩌려고, (이마 살살 밀어낸다.) 네가 짜증낼 때마다 좋아하는 사람 될 뿐이잖아?
大海原九
⋯⋯⋯. (잘 생각해보니 할 말이 없다. 순순히 물러난다.) 탕, 들어갈 거야?
黒粋奴藻
⋯⋯⋯. (자신과 이치지쿠의 몰골을 내려다본다.) 일단 한 번 헹구고 들어갈까.
大海原九
⋯그게 좋겠네. (치워놨던 샤워기를 다시 잡고 물을 튼다.) 그리고 문제 하나 있어⋯.
다리 아파. (예상했을 수 있는 말.)
黒粋奴藻
그거야 뭐. (예상했다.)
탕까지는 부축해줄 테니까⋯ 나가서 업어줄게. 됐지?
⋯설마 여기서도 무리?
main
大海原九
그건 돼. (끙⋯⋯하고 일어나서 한쪽 허벅지 위에만 걸터앉는다.) 거품 한 번 더 필요할 거 같아?
main
黒粋奴藻
⋯있으면 좋지? (샤워기 대신 들어준다.) 빨리 씻고 들어가자, 이제 진짜 피곤하다⋯⋯.
main
大海原九
하긴. (다른 곳들을 문질러 닦다가 잠깐 어깨를 짚고 뒤로 손을 뻗는다.)
⋯그건, 이따가⋯, 줄 테니까, 잠깐만 있어 봐. (그리고 잠깐 조용해진 채 물소리만 울렸다가 한숨 내쉰다.)
좋아. 내일은 정말로 늦잠 자겠군.
main
黒粋奴藻
⋯. (어느정도 물에 씻겨나가는 걸 본 뒤에야 샤워기 방향 돌린다.)
내일은 임무도 없고, 당장 우리 찾을 사람도 없어. 종일 자도 되니까⋯.
大海原九
그건 듣던 중 다행이네. (바닥에 떨어진 걸 주워 물에 두 번 씻어내고 다시 거품을 내 어깨 위로 얹어준다.)
있잖아, 이런 데서 하는 게 취향이어도 다음엔 좀더 기력 있을 때 하자. (자기가 한 짓은 덮어둔다.)
黒粋奴藻
(빠르게 거품칠하다 멈칫.) ⋯⋯.
있잖아, 어필을 이런 데서 한 네 잘못이라고 생각해.
大海原九
그러니까 어필이 아니라 장난이었다니까, 별로 안 건드렸잖아! (마찬가지로 빠르게 거품칠을 끝낸다.)
黒粋奴藻
별로 안 건드린 거지, 아무것도 안 한 게 아니잖냐? (바로 샤워기 대령. 쏴아아⋯⋯.)
大海原九
(입 열려고 하다가 물 때문에 다문 채 여기저기 먼저 씻기 시작한다. 물줄기가 비키고 나서야⋯.) ⋯그 정도면 귀여운 장난인 줄 알았지?
黒粋奴藻
너 귀엽다는 말 뜻 모르지? (자신의 몸까지 마저 헹군 뒤⋯ 정말 한쪽 어깨 잡아서 부축해준다.)
main
大海原九
왜? 잘 아는데. 너한테도 가끔 귀엽다고 하잖아. (부축받은 채로 목욕탕으로 향한다.)
main
黒粋奴藻
귀여워? (한쪽 발부터 천천히 담근다.)
大海原九
그래, 귀여워. (두 발 담그고, 천천히 탕 안으로 들어간다.)
main
黒粋奴藻
(탕 안에 앉혀둔 뒤, 어깨만 위로 내놓고 늘어진다.) ⋯그래?
계속 귀여워 해 봐, 그럼.
main
大海原九
너도 좀 더 귀엽게 굴어봐⋯. (이제 산주 된다는데 말은 잘 한다. 머리카락을 쓸어올려 이마를 걷어내고 가볍게 뽀뽀한다.)
main
黒粋奴藻
그런 거 몰라. ⋯나 곧 산주 된다니까? (저러는 중에도 뽀뽀는 아무렇지 않게 받는다. 몸이 더욱 탕 깊숙이 가라앉는다.)
main
大海原九
산주 되는 건 산주 되는 거고. ⋯그러다 아예 잠기겠는데? (손을 내려 머리를 감싼 채 볼을 살살 잡아당긴다.)
main
黒粋奴藻
나한테 귀엽게 굴라고 하는 사람은 이제 정말 너밖에 없을 걸. (더욱 아래로⋯.) 이러다 여기서 잠들 수도 있지⋯.
main
大海原九
그래서 싫어? (거의 잠기는 중인 것 본다. 코 끝만 쿡쿡.) 난 못 꺼내주는 거 알지. 일어나, 침대 가게. 그런데 옷이 있나, 여기?
main
黒粋奴藻
⋯더 있어도 좋은데. (몸은 다시 올라와 바로 앉는다. 이치지쿠 코 잡아당겨보고⋯.) ⋯가운은 있⋯는데, 둘이나 있는 지는 모르겠고.
귀엽게 굴라는 그거 말이지, 나쁘지 않으니까 앞으로도 요구해 보던가.
main
大海原九
(코 잡아당겨져 얼굴을 잠깐 찌푸렸다가 고개를 젓는다. 킁. 어이없다는 듯이 보다가 손끝 가볍게 깨물고 떨어진다.)
너야말로 솔직하게 얘기하지 그래. 뭐어⋯⋯, 그럼 가운은 네가 입어도 돼.
main
黒粋奴藻
그래도 위치랑 나이라는 게 있는데⋯ 마냥 달가운 건 또 아니거든? (물 한번 첨벙이고 일어선다.)
넌, 그 상태로 가려고? (문득 이치지쿠의 몸 상태를⋯⋯⋯.)
大海原九
(내가 뭐, 하듯 시선 따라 자기 몸을 한번 본다. 씻기는 다 싯었는데. 잇자국같은 건⋯. 있지. 물끄러미 보다가 고개 든다.) ⋯⋯가려야 되나? ⋯수건 있어?
黒粋奴藻
⋯⋯재밌는 방법이 하나 생각났는데.
가운이⋯ 생각보다 품이 넓거든?
大海原九
그걸 같이 쓰고 가자고?
黒粋奴藻
싫어?
大海原九
(생각하듯 잠깐 시선 굴렸다가 웃는다.) 아니, 재미있을 것 같은데.
좋아.
黒粋奴藻
그럼 나와서 물기 닦고 말려. ⋯아. (팔 붙잡는다.) ⋯에스코트?
大海原九
하하⋯. 그래. (팔 잡고 일어선다.) 수건 어디 있지? 가운 옆?
黒粋奴藻
일단 나와서~. (문 근처까지 오자, 나가기 전에 바로 앞에 설치된 장 열어 수건 하나 꺼내준다.)
(야츠모 본인은 몸 닦은 뒤 -당연히 대충 물기만 털었다.- 가운 꺼내 걸치고 있고.)
大海原九
(수건으로 머리카락부터 가볍게 눌러 물기 닦아내고 몸의 물기를 훔친다.) ⋯저기, 머리는? 안 말려?
黒粋奴藻
어? (앞 끈 만지작거리다 머리 크게 흔들어준다.) 됐는데?
大海原九
⋯⋯.
main
大海原九
됐어, 이리 와. (수건으로 머리 꾹꾹 누르다 매우 신기해한다.) 이걸 어떻게 감기도 안 걸리고 살았지?
main
黒粋奴藻
아, 아. (머리 꾹꾹.) 튼튼한 덕이지. 너는⋯ 인간 됐으니 조심해라?
main
大海原九
그래서 지금 잘 말리고 있잖아? (젖은 수건은 또 대충 던져놓고 가운 안으로 파고든다.) 이제 가자.
main
黒粋奴藻
아파서 쓰러지기라도 하면 그때 그 스프 똑같이 준비해줄 테니까? (쏙. 들어오자 바로 앞 여민다.) 누가 보면 엄청 놀라겠지, 이거.
main
大海原九
내일 네가 해야 하는 말도 길어질 테고 말이야. (음, 따끈하군.) ⋯⋯잠깐, 근데 무슨 스프? 그걸 아픈데 또 먹이겠다고?
main
黒粋奴藻
(따끈~ 사람이 아무도 안 다니는 걸 확인하고 느긋하게 방까지 되돌아간다.) 농담, 농담. 그땐 평범하게 그릇에 담아서 친절히 떠먹여주마⋯.
내일 회의는⋯ 뭐⋯ 꼬우면 산주 하라고 해.
main
大海原九
그거 참 이렇게까지 일 벌려놓고 잘 하는 소리다 그래. (방에 도착하자 바로 침대로 가자며 잡아끈다.) 부하한테는 잘 한다며?
黒粋奴藻
(가운 돌돌 싸맨 그대로 침대에 같이 엎어진다.) 나 정도면 잘 해주는 거 맞을걸?
게다가 네가 퍼트렸다던⋯ 취향이니 뭐니 하는 얘기는 귀담아 들을 이유도 없지?
main
大海原九
그건 진짜 장난이잖아? (풀썩. 뒤로 기대듯이 붙은 채 베개를 끌어온다.) 딱히 타격 없다면 그걸로 부하들 놀려줘도 좋을 걸. 장난 좋아하지 않니?
main
黒粋奴藻
어떻게⋯⋯. 애들 지나다닐 때 문 앞에서 연기한다던가?
(이불까지 하나 더 끌어와 덮어버린다.)
main
大海原九
아니, 아니지, 그건 내가 너무 잃는 거 많지 않아? 그거 말고??
⋯⋯. (이불을 조금 끌어당겨 안고 고개를 떨어뜨린다. 딱 좋게 따끈하고 노곤하다.) ⋯아~⋯⋯. 지금은 잘 생각 안 나니까, 내일 알려줄게.
main
黒粋奴藻
⋯⋯. (이불과 이치지쿠를 같이 끌어안는다.) 그건 그래, 이제 진짜 눈 감아. 너도⋯ 많이 피곤할 테니까⋯. (여러모로.)
(노곤하고 눈이 감기는 건 매한가지다.) 잘 자.
그리고 생일 축하해.
main
大海原九
(눈이 천천히 감긴다. 끌어안은 팔을 손만 뻗어 같이 잡고 짧게 웃는다.) 그래, ⋯고마워.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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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하루⋯아니, 몇 주였습니다.
내일 저녁부터 야츠모는 다시 바쁘게 돌아다닐 예정이니⋯ 따라다니며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하루가 저물고, 검게 물드는 하늘.
인간이 되려면 불가결했던 살생.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아야만 얻을 수 있는 삶.
마지막 생명은 물에서 태어난 것을 얻어,
7번의 생명을 앗아서 마침내.
피바람이 한 바탕 불고 간 서락성 한가운데.
이곳에⋯⋯
END 2. 여기, 인간이 둘 있다
조건: 비단 잉어를 죽였다.
黒粋奴藻 생환
大海原九 생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