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TEAM . LEUMA

겨울성의 마왕

최선의 복수거나,
최악의 사랑이거나.

GM
黒粋奴藻
PC
大海原九
2025-02-02
캐릭터 인장

새하얀 눈보라가 몰아칩니다.

캐릭터 인장

세상이 온통 하얘서, 어느 것이 땅이고 어느 것이 하늘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습니다.
이런 풍경을 마주한지 얼마나 되었던가요. 수 년, 혹은 수십, 수백 년, 혹은⋯⋯글쎄요. 애초에 당신에게 인간이 세는 날짜 개념은 그다지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슬슬 당신이 이 상황에 무료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겠죠.
이곳에 숨 쉬는 생명체는 당신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차지한 인간들의 성은 온기 하나 없이 휑합니다. 바깥에 싹트는 잡초조차 새하얀 눈에 뒤덮여 보이질 않습니다.

캐릭터 인장

하다못해 이 차원을 떠날 수만 있다면 미련 없이 나가겠다만, 무언가의 힘에 가로막혀 탈출조차 못한지 어언⋯⋯.
그래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인간들의 날짜 개념 따위가 당신에게 중요치 않겠죠.
당신이 움직이지 않으면 발자국이 새겨질 일이 없습니다.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이곳에서 들리는 것이라곤 창문과 부닥치는 바람소리뿐입니다.
이곳에서 당신은 무얼 바라고 있나요?
혹은,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도 있을까요.
겨울성의 마왕.
w / TEAM . LEUMA
KPC 黒粋奴藻
PC 大海原九
⋯⋯이를테면,
이치지쿠, 듣기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60 듣기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 > 9 > 대단한 성공

캐릭터 인장

우당탕!!
상념을 깨는 소음이 들려옵니다.
소음?
이러한 소음을 만들어낼 존재가 이곳에 남아 있었던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동물도 죄다 잠들었을 텐데⋯? (재밌는 일이라도 생기면 좋겠네. 소리가 난 곳으로 가 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에잇! (그 근방의 아무거나 잡고 번~쩍!)

캐릭터 인장

소음의 출처인 저 아래, 1층.
예민한 감각은 한동안 들어본 적 없었던 기척의 존재를 쉬이 눈치챕니다.
그 정체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무료함을 깨줄 사건이 생겼다는 겁니다!
새삼스러운 풍경이 눈에 담깁니다. 중앙 계단을 타고 1층으로 내려가 탁자 옆 의자를 번쩍-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마, 마왕!!

캐릭터 인장

한 어린 아이를 마주하게 됩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널 무찌르러 왔다!

캐릭터 인장

어설프게 치켜세운 검. 힘이 부족한지 떨리는 팔. 그다지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힘.
⋯⋯⋯잠시 할 말을 잃습니다.
정말 어린 앤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이마 한 번 콩 딱밤 날려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이마 문지르다 급하게 검 고쳐 쥔다⋯.) 거, 건들지 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앗하하, 맛있어 보이는 꼬마네.
(목덜미 잡고 들어올린다.) 이 검은 뭐야? 어디서 주웠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용사의 검이야! 으아악!! 이거 내려놔!!! 마왕-!
난 맛 없어⋯!!

캐릭터 인장

⋯용사?
자세이 보니 이 아이, 당신이 마지막으로 숨통을 끊었던 인간. 그러니까⋯.
인간들 사이에서 ‘용사’라 불리던 이의 모습과 닮아있습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어디어디. (볼 꽉 깨물어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놓으라니까, 먹지 마! 아악- 당장 떨어ㅈ⋯

캐릭터 인장

꽥꽥 소리를 질러대며 당장이라도 당신에게 달려들 것만 같이 적대적인 시선을 보내던 아이의 눈이 점차 풀립니다.
그대로⋯⋯ 기절했어?
뭐하는데? 황당하기 그지없군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쩝⋯. 입맛 다시며 입 뗀다.) 뭐야? 무서워서 기절한 건 아닐 테고. 아니, 맞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자식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그런 나이였나? (근데 자식이 이정도 됐을 시기인가⋯. 대롱대롱⋯. 매달린 아이를 여러 각도에서 돌려 보다가 적당히 옆구리에 낀다.)
(아무튼 한동안은 심심할 일 없겠다. 다시 거주하던 층으로 아이를 데리고 올라온다.)
근데 이건 언제까지 기절하고 있는 거지? (눈이라도 문질러 줘야 하나?)

캐릭터 인장

완전히 기절한 상태입니다.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을 추위지만, 약해빠진 인간이 견디긴 힘들단 사실을 새삼스레 상기합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창 밖으로 팔 빼내서 눈 들고 보다가 '이거 아닌가?' 싶어 털어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불 같은 거 없는데. (아니⋯있나⋯⋯? 털 복실한 망토로 적당히 둘둘 싸맨다.)

캐릭터 인장

어쩌면 한동안 재미를 볼 수 있을 상대가 될 지도 모르는걸요. 죽게 두기는 아쉽습니다. 둘둘둘⋯.
이치지쿠, 지능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85 지능 (아이디어)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9 > 59 > 보통 성공

캐릭터 인장

이 겨울에 갇히기 전 마지막 기억이 용사를 죽이는 것이었습니다. 저 녀석, 어쩌면 여기서 빠져나갈 열쇠가 될 수도 있겠네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하, 그러고보니 이 녀석 여긴 어떻게 들어온 거람?

캐릭터 인장

망토로 꽁꽁 싸매둔 어린 인간이⋯ 드디어 눈을 뜹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오호, 드디어 깼네. 꼬마야, 어디서 여기로 왔니? (망토로 둘둘 말아 인형처럼 안아든 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추, 추워⋯⋯. (새파래진 입술로 중얼거리다 눈을 완전히 뜬다. '마왕'을 보고 한다는 말이⋯.)
⋯⋯누구세요?

캐릭터 인장

이건 그다지 예상치 못한 상황인데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하아? (이게 무슨 소리야? 싶어서 볼 한번 잡아당겨본다.)
아니, 아니, 누구냐니⋯. 용사의 검 들고 왔잖아, 너? 나 알잖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내가? 용사의⋯ ⋯? (눈 깜빡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 그래. (이러면 기억나려나? 아까처럼 볼 깨물어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이건⋯ 아픈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어...살짝?)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왜, 왜 이래! 잡아먹지 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오호, 이제 좀 기억났나 보지? (쩝⋯무슨 맛이지.) 그래, 어떻게 들어왔는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무슨 소리야, 날 여기 데려온 게 너⋯ 그쪽⋯ 당신⋯ 아무튼, 아니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무슨 소리야? 내가 여기 갇힌 지 얼마나 됐는데. 사람은 그림자도 못 봤어, 그림자도.
그런데 왜 반말이니? (지긋⋯.)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엇, 그럼 여기에 나⋯ 랑 당신밖에⋯⋯. (눈 마주치자 황급히 시선 돌린다.)
뭔데⋯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만족.) 그래, 그래. 우리밖에 없지. 그나저나 인간은 너무 추우면 죽는다던데 지금은 좀 낫나? (귀 끝 살살 잡아당겨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으으으으⋯⋯.
(손길을 쳐내진 못하고 눈만 질끈 감는다.)
일단 내려갈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어. (선뜻 바닥에 내려주고 머리에 손 텁 얹는다.) 그럼 기억하는 건 뭐가 있지, 꼬마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이름. 나는 야츠모라고 해.
(주변 두리번거린다.) 여기가 어딘지는 몰라. 용사? 그게 뭔지는 알아⋯ 혹시 여기 용사가 사는 곳이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소리내 웃기 시작한다.) 용사가 사는 곳? 뭐, 꼭 따지면 그럴지도 모르지⋯⋯.
좀 아쉬웠네, 소년. 용사가 아니라⋯. (고개 숙여서 눈높이 맞춰준다.) 마왕이 사는 곳이야. 이런 뿔은 사람한테는 안 달려 있겠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두 손으로 뿔 잡아당긴다.)
이거 진짜 뿔이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악! (야츠모 볼 쭈욱 잡아당긴다.) 뭐 하는 거야! 머리에 달린 걸 잡아당기면 아프잖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아이 인아일 룰 몰앗어 (아니 진짜일 줄 몰랐어⋯⋯.)
(손 탁.)
마왕은 나쁜거잖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서? (팔짱 끼고 꼬마 내려다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여기서 뭐 하고 있어? 갇혔다고?
그리고 이름은 뭐야? 마왕도 이름 있어?
여기 네 집이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원래 이렇게 추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오랜만에 인간 보니 재미있긴 한데 너무 오랜만이라 아주 약간 귀찮은 것 같기도⋯. 턱을 가만히 문지르다가 그냥 다시 번쩍 목덜미 든다.) 빈둥대고 있지. 구경이라도 시켜 줄까?
이치지쿠⋯, 씨나 님이라고 불러. (장난기.) 마왕이라는 거 너희가 멋대로 붙인 거잖아?
자, (야츠모를 들어서 창문 바깥을 보여준다.) 보이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여긴 쭈~욱 겨울이거든? 나 말곤 아무도 없고, 다른 계절도 안 와. (계단으로 덜렁덜렁 든 채 걸어간다.) 이렇~게 3층 있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한참 이거 놓으라며 허둥대던 발길질이 멈춘다. 이젠 그냥 덜렁 들린 채 얌전히⋯ 얌전히?)
이치지쿠? (씨나 님 같은 건 붙이지도 않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씨 어디 갔어, 이치지쿠 '씨' 는?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대답도 안 하고.) 그동안 안 심심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심심했지?
그래서 말인데, 야츠모 군. 여기서부터 중요해.
네가 어떻게 들어왔는진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이지, 엄청나게, 오래오래, 아~무랑도 얘기 못 하고 살았단 말이지⋯.
안 됐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나, 나도 여기서 눈 뜨고 처음 본 사람⋯ 아니 마왕⋯이 넌데⋯.
⋯⋯응. (고개 끄덕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러니까- (엇차, 하고 야츠모를 가볍게 안아올린다.) 야츠모 군도 여기서 못 나가. (방긋⋯.)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 (의외로 정말 얌전하게 군다.)
좋아, 어차피 나가봤자 눈밖에 안 내리잖아.
대신 여긴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되는거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렇지? (정작 바로 수긍하니 미묘한 표정.)
(희한하게 보다가 다시 바닥에 내려준다.) 그런데 말야, 너 마왕이니 용사니 하는 건 아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뭐어⋯. (뺨 긁적인다.)
뭐 하는 건지는 알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근데 알던 것 만큼 막, 나쁜 사람 같지는 않은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너 잡아먹을 수도 있는데? (야츠모 머리에 손 얹고 흔들흔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 (어깨 움츠러든다.) 안 먹지?
⋯안⋯ 먹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빤⋯⋯히 보다가 입맛 다신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복도 저 끝으로 뛴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쫓아가 잡아서 볼 꽉 때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자- 잘못했어⋯ 요!! 이치지쿠 님이라고 부를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두어번 더 깨물다가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놔준다.) 대화 상대라 살려주는 거야, 알겠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물린 볼 문지르면서 잠시 째려본다.)
⋯⋯조금⋯.
좀만 구경하다 올래. ('또 옆에 있으면 물린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어디가 어딘진 알고?
나는 친절하니까 안내해 줄게, 야츠모 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아, 아니, 혼자, 혼자서도 충분한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계단이 이렇게 많고 추운데?
⋯⋯아아, 그러고 보니까 사람이면 뭘 먹어야 하나.
(여기 먹을 거⋯뭐⋯⋯. 있나? 난 먹고 살았던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하나도 안 추⋯ 엣취.
⋯⋯. (혼자 스르르 원래 있던 이치지쿠의 방으로 들어간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따라가서 뭐하나 본다.) 추운 거 같은데?

캐릭터 인장

떠올려보면 성 안에 보관된 식량도 꽤 있었습니다. 비록 처음 들어온 이후 한 번도 확인해 보지 않았지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구석에 웅크리고 앉는다.)
아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야, 이런 구석에서. 그렇게 춥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망토도 아까부터 덮어준 거 같은데. 차갑나? 이마 쿡 눌러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열이⋯ 나는 것 같지는 않다. 다행히 아주 건강하다. 그냥 좀 추울 뿐⋯.)

캐릭터 인장

⋯아. 잊고 지냈지만 이 방, 벽난로가 있었습니다.
저 벽난로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은지 얼마나 됐을까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니⋯,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장작은 있던가?)

캐릭터 인장

없습니다⋯⋯.

캐릭터 인장

하지만 마왕의 마력이라면 불 정도야 피울 수 있지 않을까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그냥 야츠모 번쩍 들어서 안다가 '앗'함)
(얼마나 유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뭐. 손 가볍게 튕겨 본다.)

캐릭터 인장

마력 1 소모.
이치지쿠의 의지에 따라 벽난로에 새파란 불이 피어오릅니다.
몸을 말고 떨던 아이는 점차 안정을 찾아 갑니다. 하여간,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이군요.

system

[ 大海原九 ] 마력 : 12 → 11

캐릭터 인장

안아들어 가만 보고 있자니⋯ 역시 용사와 닮았어요.
잠깐 옛 기억이 떠오릅니다.

캐릭터 인장

이 세계에서 만났던 인물 중 가장 끈질기고, 귀찮고, 하지만 제법 놀리는 재미가 있었던 ‘용사’에 대한 것입니다.

캐릭터 인장

그의 숨통을 끊는 순간, 당신이 건드리지 않았던 인간들조차 모두 쓰러졌고, 그 뒤엔 새하얀 멸망이었습니다.
당신은 이 차원을 벗어날 수도 없게 되었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설원에 갇힌 존재가 되었죠.
⋯문득 짜증이 샘솟네요.

이치지쿠, 지능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85 지능 (아이디어)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9 > 29 > 어려운 성공

캐릭터 인장

마지막으로 용사가 이런 말을 했던가요.
'백년이 걸리더라도 다시 돌아와 너를, 기필코, 내 손으로-' 였나.
당신을 향하던 맹렬한 감정은 제법 보기 즐거웠는데, 아쉽게 됐습니다.

캐릭터 인장

하여튼, 대충 감은 옵니다. 이 인간 아이, 용사가 남긴 마지막 발악이 아닐까.
부활의 주문 따위를 어설프게 흉내내다 어린 아이가 되어버렸다거나⋯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확신은 못 하겠으나.
용사가 죽은 이후로 당신은 이 빌어먹을 겨울에 갇혀버렸고, 용사를 닮은 이 어린 것은 분명히 이 사태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일 겁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흥, 하고 그냥 심술 부리듯 어린 아이를 다시 두어번 깨문다. 그래놓고 내내 소식이 없더니 이젠 기억도 없냐! 놀리려고 해도 언제 죽을지 모르겠으니 적당히 해야 하고⋯.)
너는 전이나 지금이나 번거로운 녀석이구나! (라고 현재 진행형으로 번거롭게 구는 마왕이 말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전?
(깨물어도 울거나 소리지르지 않는다. 대신 이치지쿠의 이마를 한 손으로 꾹 밀어본다.) 나 무슨 잘못 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 녀석, 벌써 적응했나⋯. 하듯 본다.) 날 여기 혼자 뒀지. (여러 모로 생트집 잡는 말이다.)
그러고보니 부모님이라던가 전에 살던 곳은 기억하나? (작은 손만 봤다가 잡아서 내린 채 번~쩍, 인형 가지고 놀듯 만세도 시켜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만세~.) ⋯⋯. (올려다 본다.) 아무것도 몰라.
말했잖아, 아는 건 이름 뿐이야. 눈을 떴더니 여기였어. 그래서 너는 전부 알고 있을 줄 알았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갑자기 나타났으면서 무슨 소리야. 인간들이 뭐하고 사는지도 모른지⋯⋯.
⋯⋯. (몇년인지 20년 이후로 안 센 듯.) 하여간 사람 하나 죽을 정도는 넘치게 지났거든?
조금 아는 건 있지만. 알려줄까~? (팔을 흔들흔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그럼⋯ 할아버지인가?) 뭔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네가 용사의 검 같은 걸 가져왔다는 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내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그러고보니 처음에도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 고개가 옆으로 갸우뚱.) ⋯⋯용사의 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 그러니까⋯(어, 어디 뒀더라?)

캐릭터 인장

애가 기절하면서 그대로 놓쳤으니⋯ 아마 1층에 그대로 있을 겁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얘는 적당히 따끈해졌나?? 볼 꾹꾹 눌러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따끈따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리 와. (그대로 다시 번쩍 들고 1층, 마주쳤던 곳으로 가본다.)

캐릭터 인장

1층으로 돌아가니, 역시 같은 자리에 커다란 검이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저걸 들고 날 위협하려했다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자, 저거야, 저거. (들 수 있나, 나도? 잡아본다.) 용사의 검. 네가 들고 온 거!

캐릭터 인장

묵직한 검이 손에 잡힙니다. 특별한 주문 같은 건 걸려있지 않은 모양이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완전 처음 보는 건데. 내가 저런 걸 들었어?
⋯어떻게?
⋯⋯ 그럼 내 거지? 내놔! (솔직히 간지난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양 손으로 잡고 무거워서 부들부들부들⋯. 떨면서. 아하하, 싫지롱~. 이미 놓친 거잖아? (잡은 채 빙글빙글 돌린다.)
한 10년은 더 자라서 오는 게 좋지 않을까~? 또 떨어뜨릴 것 같은데? 그치?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으아악, 내 검!! (팔 허둥거린다.)
⋯10년 뒤에는 돌려줘.
그리고 가고 싶은 데 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지금 줘봤자 손잡이는 들을 수 있나. (놀리는 거다.)
어디? 들어 보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동화책 같은 거 모아둔 곳?
뭐라고 하더라? 서재⋯⋯?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용사 이야기라도 찾아서 읽게? (음, 너무 아이다운 초이스라 놀릴 맘도 안 생긴다. 순순히 가 준다.)

캐릭터 인장

층을 하나 올라 서재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책이 꽉 들어찬 책장에 야츠모가 다시 팔을 버둥거립니다. 신났나본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니, 아니⋯.
네가 책을 좋아한다고? 거짓말이지?
읽고 싶어하는 거랑 신나는건 별개잖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뭐? 나는 책 읽으면 안 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정말 이상하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알겠다, 너는 책 싫어하는 거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 무슨 소리야? 그건 너고, 책 좋아하는 건 나!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나 오늘 처음 봤잖아!! (폴짝 내려와 책장 앞으로 쪼르르 달려간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러니까 처음이긴 하지만 아마 아니라니까? (팔짱 낀 채 무슨 책 뽑는지 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동화책을 하나 뽑아든다. 이름이⋯.)
⋯있지, 책 읽어달라고 하면 읽어 줄⋯ (잠시 눈치 살핀다.)
⋯거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팔짱 낀 채 흐음~.) ⋯⋯글자 못 읽는구나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아, 아직은⋯.
곧 배울 거니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애? (히죽⋯.)
좋아, 읽어주는 중에 잠들지 않는다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 (한 손으로 책 내밀었다가⋯ 고쳐 쥔다. 양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묘하게 보다가 받아들고 제목 본다. 무슨 책이지.) 어디서 읽어 줄까? 그러고보니 여긴 안 춥나?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흡⋯ 추운지 조금 떨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약해⋯. 다시 덜렁 들고 방으로 돌아간다.) 혼자 돌아다니다 얼음 조각상 되겠는데?

HANDOUT

<핸드아웃 – 겨울의 동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다시 무릎 위에 얹듯 앉혀둔다.) 그러니까~, 겨울의 동화?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방에 돌아오자 다시 따끈따끈 풀어지기 시작한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그런 제목이구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저거 도중에 잘 거 같은데.) ⋯12월 1일. 겨울이 시작되는 날이었어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하늘에선 새하얀 눈송이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추웠던 아이는 서둘러 가족이 있는 오두막으로 돌아갔습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오두막은 작지만 따뜻했고, 보글보글 끓는 스프가 차려져 있었어요.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창 밖 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창밖으로 떨어지는 눈송이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자, 아이의 젖은 머리카락을 닦아주던 어머니가 말을 걸었습니다. (흘끔 시선 따라갔다가 다시 돌아온다.)
이제 한동안 밖에 나가긴 어렵겠어.
왜요?
괴물이 만든 눈보라는 아주 매섭거든. 그래도 걱정 마, 집은 아주 따듯하단다. (굳이 뒷꼬리를 늘려 상냥한 말투로 마무리한다.)
아이는 문득 생각했습니다⋯⋯.
이거 바보 아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 (괴물? 이치지쿠 본다.)
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 애 얘기야. (뭐? 하듯 봤다가 다시 읽기 시작한다.) 부모님은 이제 한동안 일을 나갈 수 없다며 아쉬워했지만, 집안엔 부모님이 계시고, 식탁 위에는 김이 올라오는 따뜻한 스프도 있고,
할머니가 새로 뜬 목도리를 감아 볼 수 있는 이 순간이 기쁘다고요.
아이의 시선에서 겨울은 반짝이고, 따뜻하고, 행복~한 계절이었습니다.
바보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왜? 왜 바보인 건데? (정말 모르겠다는 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야 일단, 인간은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우면 아프고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 먹을 것도 찾기 어렵고.
혹시라도 부모님한테 생각한 걸 그대로 말했으면 혼났을 걸. (킥킥 웃으며 다음장을 넘겨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그치만 반짝이는 건 맞는걸. (다시 시선이 창밖으로 돌아간다.)

캐릭터 인장

뒤로는 짧은 단편들이 실려있습니다. 익숙한 동화들입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지금은 겨울이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 그리고 전부터 앞으로도 쭈욱. (약간 지루한 목소리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오늘이 며칠인지 알고 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런 거야 당연히 모르지. 셀 이유가 없는데. (년도라면 기억하고 있으려나, 하고 턱을 괸다.)
애초에 그런 건 다른 사람이라던가 사회가 있어야 필요한 거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다른 사람 생겼는데. (제 얼굴 가리킨다.)
그럼 지금 정하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너, 학교 가니? 일 해? (하지만 뭐라고 하려나 싶어서 빤히 바라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학교도 없고 일도 없지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보통은 말야, 그런 약속이 있으니까 필요해지는 거거든, 요일이니 날짜니 하는 건.
⋯뭐어, 좋아. 오늘, 언제로 하고 싶은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12월 1일로 해.
마음에 들었어. (책 짚는다. '겨울의 시작'이라는 단어가 손가락 끝에 놓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 그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얼마나 세어도 겨울이겠지만. (겨드랑이 사이로 손 넣어서 쭈욱 들고 배에 귀 대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뭐 어때, 같은 겨울이어도 기분은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모르는 일이다. 그러다 또 들려서는⋯.)

캐릭터 인장

몸에 귀를 붙이자 얕게 내쉬는 숨소리나 심장소리가 먼저 들립니다.
그리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꼬르륵⋯.)
⋯⋯⋯⋯배고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럴 줄 알았다. 배에서 귀 뗀다.) 먹을 게 남아 있었나?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마왕은 밥도 안 먹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굳이 먹을 필요 없고, 귀찮고, 요리 몰라.
(여기 주변에 곰이니 뭐니 하는 동물도 안 보인지 꽤 된 것 같은데. 생각하다 손가락 다시 한 번 튕겨본다. 뭔가~음, 그래. 스프?)

캐릭터 인장

마법으로 음식을 만들어 낼 경우, 정신력 판정 성공 혹은 마력 1 소모.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70 정신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3 > 43 > 보통 성공

캐릭터 인장

짜잔!

캐릭터 인장

머리 속으로 상상한 스프가 상상 그대로의 모습으로 앞에 놓입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마법이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자, 딴 건 없어. 이거 먹어. (스프 그릇 들고 입에 푹⋯. 넣어준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압.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흠⋯ 우물우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밍밍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응? 하고 자기도 살짝 먹어본다.)
⋯⋯.
⋯사람 입맛이 원래 다른 거거든? (아니, 역시 좀 밍밍한 거 같기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그래도 배고파서 일단 입 벌리고 대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소금은 있을지도 모르니까 잘 찾아보거나 해. (한쪽 눈썹 들고 뭐야? 하고 보다가 다시 한 번 입에 쏙⋯. 넣어줘 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우물우물우물⋯.)
⋯⋯⋯⋯. (소금 찾는다고 애먼 이치지쿠의 방을 뒤지기 시작한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소금을 왜 여기서 찾아? 주방 가야지, 이 바보야. (또 뒷덜미 덜렁⋯. 든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아악. 그렇게 안 들어도 되거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하지만 주방인가⋯.)
(야츠모의 항의가 안 들린다는 양 그대로 한쪽 팔짱 낀다. 안 간지 너무 오래 됐네. 어디더라. 아니, 한번도 안 가본 거 같기도 하고. 그런 거 있나?)
1층이었나?
(이번엔 옆구리에 끼고 이동함⋯.)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버둥버둥) 나도 멀쩡하게 걸어다닐 수 있다니까?

캐릭터 인장

이치지쿠, 행운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35 행운 (1D100<=3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4 > 74 > 실패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어? 네 다리 내 다리의 반도 안 되잖아?
기다리면서 다니라고? 귀찮아!

캐릭터 인장

1층 맞는 것 같은데? 그런데⋯ 왜 이렇게 안 보이지? 좀 헤매게 될 예정입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뭐어어? ⋯. (맞는 말 같음)
키 더 클 거니까⋯ 뛰어넘을 거니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네에 네에.
(하⋯어딨는거지?) 힘 내애. 용사도 그렇게 안 컸으니까 말이야⋯. (착시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거짓말! 분명 용사는 너보다 키도 훨씬 크고⋯ 어⋯ 힘도 세고⋯ 강하고⋯⋯.

캐릭터 인장

방을 세 개쯤 잘못 들어갔던가. 드디어⋯ 주방을 발견합니다. 이런 구석에 있었다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에이, 누구야? 이런 구석에 주방 처박아둔 거!)
하지만 이긴 건 난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 (이치지쿠 보지도 않고 반대로 고개 돌려버린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굳이 시선 돌린 쪽으로 팔 움직여서 마주 본다.) 내가 이겼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마왕 주제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용사도 아직 못 된 꼬맹이 주제에. (볼 콱.)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아악. 아무것도 안 먹는다더니 그것도 거짓말이지⋯!
주방 왔잖아! 소금이나 챙겨! 찾아줘! 나 아직 배고프단 말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쩝쩝⋯.) 얘는 예의는 다 어디 팔아먹은 거람?
양 손으로 공손하게 동화책 주던 애는 어디 갔어? 소금 주세요 해 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먼저 들어올리고 물었으면서⋯⋯!
⋯⋯⋯⋯⋯소금.
줘.
⋯세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만족한 듯 빙긋 웃으며 찬장을 열어본다.) 착하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저런 치사한 어른은 절대 안 될거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소금이 이쯤 있나? 적당히 뒤적이다가 하얀 가루 발견하고 꺼내서 준다.) 자, 소금.
근데 뭐라고?
저런 상냥~한 어른이 되고 싶다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
치사한!!! 치사한 어른!!!!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안 들리는 것 같길래 더 크게 말해줬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요 꼬맹이⋯⋯.) ⋯⋯오오, 그래애?
치사한 어른이면 어쩔 수 없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꺼낸 컵에 물을 담아서 야츠모에게 들려준 소금 통 위로 가져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어?
⋯⋯뭐 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렇게 해 주려고. (붓는당.)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 ⋯! 내⋯.
내 소금⋯⋯.
⋯⋯⋯.
내 스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웃참하느라 어깨가 떨린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이치지쿠 올려다본다. )
웃겨?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웃겨?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난 제대로 찾아줬다? (다시 스프 그릇 놔뒀던 방으로 올라온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소금 잡고 있느라 같이 젖어서 축축해진 손 본다.)
(이치지쿠 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왜? 하듯이 빤히 본다. 일부러 선생님처럼,) 다른 사람한테 함부로 그런 소리 하면 돼요, 안 돼요?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치사한⋯⋯.
⋯⋯⋯⋯.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다리 열심히 움직이더니 이치지쿠 등을 발로 찬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악! ⋯⋯이 꼬맹이가! (목덜미 잡아올려서 이리저리 흔든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악! 으악!! 흐하하 아프지!! ⋯이제 이거 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싫~네요~, (흔들흔들흔들.)
(적당히 흔들다가 다시 스프 앞에 앉힌다.) 하여간 똑같이 버릇이 없다니까! 자. (따로 빼둔 작은 소금 통을 보란듯이 보여준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앉아서도 씩씩대다가 소금 통이 눈에 들어오자 놀란 눈으로 돌아본다.)
⋯⋯발로 찬 건 미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그래도 역시 너무했어⋯. (다시 뺏기기 전에 스프에 소금 뿌린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안 들리는 척⋯. 스프 적당히 젓고 입에 또 쑥 넣어준다.) 이제 맛있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말 없이 고개 끄덕인다. 음⋯ 말 없어도 알 정도로 표정이 좋아졌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반응 보니 심심하진 않겠다. 이젠 약간 재미 들린 듯 그릇이 싹 비워질 때까지 입에 넣어준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그릇 전부 비운 후에 몸 의자에 기대더니 배 두드린다.)
⋯너는 정말 안 먹어?
맛은 느껴지지 않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어느 쪽이냐면 맛은 느끼지만?
귀찮고, 배고픈 적도 없고. (배를 쿡 눌러본다.)
뭐, 너도 번번이 챙겨먹는게 가끔 귀찮아질 때가 올 걸.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그래?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쿡⋯. 적당히 말랑⋯? 하다.)
나중에 내가 직접 요리를 할 수 있게 되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쿡쿡쿡. 신기한지 재밌는지 또 눌러본다.) 되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아. 앗. 악. 그만 눌러. 그만. (질세라 이치지쿠 뺨 쿡 찌른다.)
⋯그땐 네가 먹을 것도 같이 만들어 줄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흐~음.
아무리 빨라도 5년은 걸리겠네.
뭐, 좋아. 열심히 맛있게 만들어 봐. (손가락 끝 냠 물어버린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나, 날 먹진 말고⋯⋯⋯⋯⋯.
(손가락 당긴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뾱.)
뭐야, 아직 겁 먹고 있었니? 안 먹는다니까? 역시 이 이상 혼자 뒹굴거리는 건 사양이야.
엄청나게 심심하다고. 나는 사람 보는 게 낙인데 아무도 없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이치지쿠 빤히.)
내가 다 큰 어른을 놀아줘야 한다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완전 당당하게 바라본다.) 뭐야, 불만 있어? 내가 먹여살리고 있잖아! 너도 심심하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어쩔 수 없네, 옆에 붙어다니는 수밖에⋯⋯. (절레절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너도 텅 빈 성이 무서운 꼬마아이구나⋯.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 (약간 찔렸다.)
나 졸려. (말 돌리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어린애들이란. (몇 시야? 하고 창밖을 본다.)
(하긴, 굳이 깨워서 할 것도 당장은 없다. 덜렁 들고 침대로 가 눕는다.) 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같이 자는 거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왜? 혼자 자고 싶어서? 무섭다고 안 찾아올 수 있어? (뒤는 놀리는 거다.)

캐릭터 인장

눈발이 날리는 탓에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지만, 조금 어두워진 것도 같습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나 얕보는 거지? 지금 놀렸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별로? 당연한 걸 물어본 건데? (시침 뚝⋯.)
자, 망토. (털 덮어주고,)
이건 이불. (위에 이불까지 올라온다. 풀썩⋯.)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용감하거든, 옆에서 같이 누워주지 않아도 잘 수 있거든⋯⋯.
그러니까 옆에서⋯ 비켜⋯ 나 혼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조는 거 같은데. 빤히 보다가 이불 위에서 손만 세 번 토닥여본다.)

캐릭터 인장

⋯⋯.
어느덧 익숙한 고요함이 찾아옵니다.

캐릭터 인장

몇 번 꾸벅거리더니 완전히 얌전해진 어린 아이가 당신의 옆에 누워있습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옆에 누운 채 빤히 바라본다.) 뭐야, 금방 잠들면서.
(언제 자라지? 그대로 인형마냥 머리에 턱 얹고 눈 감는다.) 어린애는 귀찮다니까⋯.

캐릭터 인장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들립니다.
뭔가⋯ 귀찮은 걸 떠안게 된 기분이네요.
당장 숨통이라도 끊어버린다면, 이 거슬림을 쉽게 치워버릴 수 있을 텐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니, 안 되지. 얼마만에 생긴 재미인데. 심심해 죽을 것보단 훨씬 나아. 간만에 의식하고 잠이란 걸 자는 기분이다.)

캐릭터 인장

그래요, 게다가 아직 첫 날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곁에서 잠시 지켜보는 정도는 괜찮을 겁니다.
누워서 다시 바깥을 바라봅니다.
⋯언제나처럼 눈이 내립니다.
12월 1일.
지독한 겨울이 시작되었으니, 언젠가 끝이 찾아올 겁니다.
얼마나 오래갈지 모를 변덕 같은 마음이지만⋯.
그렇게 시간은 흐릅니다.
.
.
.

캐릭터 인장

창밖은 어둡습니다.
눈이 내린다는 것은 알 수 있지만요.
모두가 잠들었을 시간, 당신은 여전히 깨있습니다.
그리고, 곧,
어둠 속에서⋯⋯.
이치지쿠, 민첩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80 민첩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2 > 42 > 보통 성공

캐릭터 인장

쉬익!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예기가 당신의 머리를 스치며 날라와 벽에 박힙니다.
일반적인 사람이었다면 놀라 기절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캐릭터 인장

이것의 출처는 매우 명확합니다. 그러니까,

개별 인장

黒粋奴藻

널 죽일 거야, 마왕. 마을 사람들의 원수를, 기필코⋯⋯!

캐릭터 인장

당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는 야츠모겠지요.

HANDOUT

< 핸드아웃 – 4년 간 알게 된 정보 >
1. 야츠모는 인간과 유사한 성장을 한다. 단, 이치지쿠와 마찬가지로 인간과 달리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 같다. 섭취하는 에너지원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질병에는 종종 걸리지만 회복력은 빠르다. 추위를 타거나 고통을 느끼는 수준은 보통의 인간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

HANDOUT

2. 1년에 한 번(야츠모가 설정하기론 12월 1일), 짧은 시간동안 용사의 자아⋯? 힘⋯? 기억?이 돌아오는 것 같다.
해가 바뀔수록 적대감이나 검술 실력이 높아진다. 그래봐야 수준은 본인 기준 한참 아래.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기절했다가 본래 야츠모로 돌아오고, 혹은 기절시키면 일어났을 때 본래 야츠모로 돌아온다.

HANDOUT

3.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 야츠모는 자신의 적대적인 순간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반대로 용사처럼 굴 때의 야츠모는 본래 야츠모의 기억이 전혀 없고, 적대감만 드러내는 듯.

캐릭터 인장

그러니까⋯ 이번이 5회째네요.

캐릭터 인장

4년 전 첫 만남 때 드러낸 적대감을 1회로 친다면 말입니다.
솔직히 위협이라던가, 위기감이라던가, 그런 것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저것에게 약점을 대놓고 알려줘도, 손 쉽게 이길 자신이 있으니까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5살 축하해, 용사 군. (놀리듯이 이마를 쿡 찔렀다가 물러선다.) 그런데 네 상태는 알고 있는 걸까나?
(지금 키가 몇이지?) 아직도 한참 작은걸!

개별 인장

黒粋奴藻

상태는 무슨. 난 멀쩡해!
장난하는 거 아니니까 진지하게 덤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진지하게 덤비래도 말이지이⋯. (팔짱 낀 채 물끄러미 보다가 야츠모의 손을 덮어 쥐고 칼을 뺏어든다.)
싫~네에, 어느쪽도 나는 즐거울 일이 없잖아? (놀리듯 볼 한 번 콱 물고 "작아!" 한다.)
멀쩡하다의 문제가 아니지 않아? 작다니까?

개별 인장

黒粋奴藻

⋯⋯?! (칼을 뺏기자 텅 빈 손으로 잠시 당황⋯ 하다가 구석에 놓여있던 빗자루 집어든다.)
작다니, 나를 얕보는 거야?!
(그리고 그대로 달려든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하지만 정말로 작은데? (고개를 기울여 빗자루를 피하고 불쑥 고개를 내밀어 내려다본다.)
봐, 전보다도 내려다 보게 되는 걸. 슬슬 기억할 때도 되지 않았어, 용사 군?
(엇차, 하고 손목 비틀어서 빗자루를 떨어뜨리고 마주 본 채 꼬옥. 히죽 웃는다.) 애초에 원수래도 기억 안 나고. 이거 몇번째인진 기억하니?
뭐어, 모르려나. (그대로 들썩, 조금 위로 올려본다.) 자, 어~라, 커졌네요~.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에잇, 그런 거 모른다니까! 날 널 죽이기 위해 여기 왔다고! 이거 놔! (안겨있는 주제에 버둥거려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버둥버둥하는 야츠모 빤~히 보다가⋯.) 시끄러워. (이번엔 좀 아프게 물어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어차피 못 죽이는데 될 때까지 좀 얌전히 기다리는 게 어떠니? 너 그래도 전엔 꽤 말이 통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었나? 기억을 더듬어본다.)

캐릭터 인장

얌전⋯ 했던가?
먼저 진이 빠져서 잠들거나 기절시키지 않는 한 항상 이렇게⋯ 난리를 피웠던 것 같기도 하고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흐음.)
뭐어, 계속 말이 안 통하면 할 수 없지.
이번엔 나아~중에 보자, 용사 군? (목 뒤를 탁 쳐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나중이라니, 난 지금 당장-

캐릭터 인장

정적이 찾아옵니다.
전에는 항상 이랬었는데, 이 인간이 찾아온 이후로는 매번 말썽이군요.
잔뜩 일그러졌던 얼굴은 어느덧 편안하게 잠에 빠진 듯 보입니다.
새근거리는 숨소리, 살아 숨쉬는 것이라면 마땅히 뛰는 장기의 울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하지만 실은 밥 같은 건 안 먹어도 되고. 그대로 귀를 잠깐 기울이고 있다가 방으로 돌아와 침대 위로 푹 떨군다.)

캐릭터 인장

몇 년이라고 해봤자 당신에게는 찰나 같은 순간이 지났을 뿐.
그럼에도 반복된 기억들을, 일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
⋯⋯⋯⋯.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이치지쿠, 그래서 어쩌겠다고?
간다는 거야, 만다는 거야!! 성에만 박혀 있는 건 지루하잖아!

캐릭터 인장

시끄럽게 쫑알거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뒹⋯굴.) 뭐 그렇지만. ⋯⋯무슨 얘기 중이더라?
어디로 나간다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창고에서 찾은 지도 말야. 궁금하지 않아?
바다도 얼어붙었을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무슨 지도?) 흐음⋯⋯.
가다가 얼어붙지 않을 수 있겠어, 소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에이, 거기 좀 간다고 얼어죽기라도 하겠어? (지도 펼쳐서 큰 바다 부근 짚어준다.)
그림에서만 봤어. 눈으로도 직접 보고 싶은 건 당연하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런 지도, 원래 있었던가⋯. (턱 괸 채 지도를 보다가 야츠모를 한 번.)
뭐, 좋아. 그런 넌 준비는 다 된 걸까나, 꼬마 야츠모 군?
4년 전에는 성 안에서도 추워서 구석에 틀어박혔잖아?
바다면 바람이 더 셀 텐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그건 걱정 마! 몸은 튼튼해. (확실히 전보다는 잘 돌아다닌다. 망토 없이도⋯.)
잠깐, 진짜 갈 거면 잠깐 창고 다녀올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챙길 게 뭐가 있다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혹시 모르잖아아아-

캐릭터 인장

소란스럽게도 방을 뛰쳐나갑니다⋯.

캐릭터 인장

펼쳐놓은 지도와 책에 시선이 갑니다.
이치지쿠, 관찰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65 관찰력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8 > 48 > 보통 성공

캐릭터 인장

이런 지도가 있었던가. 창고 구석에서 꺼내왔다는 걸 보면, 어지간히도 찾기 힘든 곳에 방치되어있었나봅니다.
아마도 당신이 갇혀버린 이 세계의 지도입니다. 중앙에 있는 성을 비롯하여 거대한 산맥과 도시들의 이름이 보입니다.
중앙에 있는 성을 비롯하여 거대한 산맥과 도시들의 이름이 보입니다.
각각 도시와 바다 등에 야츠모가 이런저런 메모를 덧붙여 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남쪽에 있는 아콰마레 해안가는 항구에서 열리는 축제가 자랑거리라던가, 북쪽에 있는 히엠스 도시는 아주 춥고 황폐하다던가.
참 의미 없는 짓을 성실히도 해뒀군요. 어차피 보이는 것은 흰 눈뿐일 텐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봤자 이제 전부 눈더미인데 말이지. 축제가 요즘도 열릴 인력이 남아 있나? 조금 지루한 얼굴로 지도를 살피다가 만다. 히엠스나 여기나.)
(결국 창고로 야츠모를 찾아 가기로.) 저기, 아직 찾는 중? 뭔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뭔가, 노트라던가, 풍경을 남길 수 있는 거⋯.
찾고 있었는데 안 보여.
옷이나⋯ (어깨 한 번 쓴다.) 챙겨입을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너 그림 그릴 수 있어? (진심으로 놀란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잘은⋯!
⋯.
아니지만 그릴 수는 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헤에⋯.
그려 봐. (창고 안쪽에서 적당한, 낡은 종이 묶음을 꺼내서 앞에 내려놓는다. 먼지가 확⋯.)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
(펜 든다. 이건 언제 찾았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cc<=20 예술(공예)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4 > 84 > 실패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뭔⋯ 뭐지? 괴생명체? 사람 형상⋯ 은 아닌 것 같고. 완성.)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야, 이 다시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다시마?
⋯⋯⋯.
그런 걸로 하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야? 뭘 그린 건데?
네 자화상?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
⋯이치지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다시 본다.)
⋯⋯⋯이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끄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너⋯⋯.
⋯아니? 아니다. 이거 줄게? 옷이랑 같이 가져가서 열심히 그려볼까, 야츠모 군? (매우 상냥한 목소리⋯.)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안광 돌아옴⋯) ⋯그래? 가서 열심히 그릴게. 괜찮겠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 그래. 내년에 다시 보고 대체 뭘 그린건지 알아보지 못해서 털썩 쓰러질 너도 재미있을 거 같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알아볼 거야!
아! 또 놀리는 거였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정말이려나~. (소리내 웃으며 먼저 창고에서 나온다.)

캐릭터 인장

이치지쿠, 관찰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65 관찰력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1 > 41 > 보통 성공

캐릭터 인장

창고 입구 근처에 엎어져있는 책으로 눈길이 갑니다.
처음 보는 커버인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거 참. (요즘은 성에서 자기도 모르는 게 많이도 보인다. 꺼내서 살펴본다.)

HANDOUT

<핸드아웃 – 디타스 12p>
드높은 분과 접촉할 수 있다 주장한 과거의 현자가 말하길, 이 세계는 ‘욕망’뿐인 공간이라 했다. 그렇기에 아주 부유하고 아름다워질 수도, 반대로 끔찍하게 황폐해질 수도 있는 세계라고. 힘을 숭배하여 신을 찾고, 그보다 인간의 것을 바라여 신을 버리고, 그렇게 버려진 신의 힘을 또다시 탐내게 될 것이라 얘기한다.
그렇다면 이런 세계의 신은 누가 되려고 할까. 신은 어디에서 오고, 우리는 어떤 신을 따르는 것일까. 디타스를 지배하던 초대의 신은 누구인가. 한낱 인간의 입장에서 답을 알 수 없는 물음이다. 고대의 신관이 남긴 기록을 보면, 불과 몇 년 전 우리가 신이라 추앙하며 모시는 이와 확연한 차이를 찾을 수 있었다. 고대의 신은 성난 곰 같지 않고, 그 주변이 차갑고 황폐해지지 않았다.
이런 가정을 생각해봤다. 힘을 바라는 인간의 욕망에 응답한, 신이 되길 바라는 존재들이 이 세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것들은 얼마나 음습하고, 불결하고, 욕망에 점철된 것들일까⋯. 인간이 신을 저버릴지언정 한번 신이 된 ‘그것’들은 이 세계를 쉬이 떠나려하지 않을 것이다.

HANDOUT

어리석은 인간들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끝내 새로운 힘을 추앙하고, 결국은 불러들인 그 힘에 멸망을 맞이한 게 분명하다.
이번엔 용사라 불리는 존재로 사태를 막았으나, 두 번의 이변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이 세계의 이야기를 기록하기로 했다. 결국 나 또한 어리석은 인간 중 한 명으로, 그 두 번째 이변을 바라고 있기에⋯⋯.

HANDOUT

(뒷장은 모조리 뜯겨져 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이제 가자. (뒤에서 쿡쿡 찌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책을 가볍게 흔든다.) 이거 본 적 있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응? 뭐야, 책?
표지가 신기하게 생겨서 꺼냈는데, 내용이 어려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미 읽었던 적이 있다⋯고⋯⋯?)
뭐어? 읽어본 적이 있어?
그럴 리가 없는데⋯. (잠깐 머리 양손으로 잡고 귀 대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뭐, 뭔데 이번에는?
⋯⋯나는 책도 못 읽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니이, 못 읽는다기보다 신기하지. 하하.
챙길거 다 챙겼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응. 노트랑. (포기 안 했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노트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펜이랑⋯ 물감이랑⋯ 옷.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네가 떠나보고 싶다고 했으니까, 이번엔 네가 길도 잘 찾아 봐. 첫 모험 재미있겠네? (지도를 돌돌 말아 건네준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직접 찾는 거지?
마왕이니까 마법, 그런 거 쓰는 건 아니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써 줘? (볼 콕.)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아⋯ 아니, 혼자서 찾을 수 있어⋯⋯.
응.
찾을 수 있다니까? (아직 뭐라고 안함)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직 아무 말도 안 했거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따라오기나 해. (기세 좋게 먼저 문을 향한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네~에에. 얼마나 잘 찾으려나? (앞서 나가는 정수리 보면서 느긋하게 걷기 시작한다.)

캐릭터 인장

그렇게 창고를 나서서, 정문을 통과하고, 앞으로⋯.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뒤로 한 걸음.)
(가방에서 주섬주섬 망토 하나 꺼내 두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야, 추워?
아니면 나 따라하나? (기웃⋯, 하고 들여다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생각보다 안⋯. (생각보다 안 춥다. 그런데 따라하는 걸 인정하기는 싫다.)
⋯⋯⋯.
(앞으로 척척척 걸어간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척척척 따라가서 어깨동무하듯 끌어안는다.) 아이, 귀여워라. (놀리는 거 맞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안 귀여워⋯! (이리저리 움직이다 결국 가만히⋯.)
⋯멋있잖아, 망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펄럭펄럭 휘날리는 거? (약간 웃음 참는 중.)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응.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결국 큭큭 웃는다.) 이거 줄까? 털 달린 게 더 멋있잖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그건 너무 커⋯. 네 거잖아. 입고 있어. 밖에 춥다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당연히 나야 안 춥지. 너 오기 전엔 벽난로도 쓴 적 없고 말야. 걱정하니? (찰싹, 볼끼리 붙여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악. (찰싹.)
걱정 정도는 할 수 있는데 뭐. 따듯한 편이 지내기도 좋지 않아? (바다로 가는 방향 향해 검지 가리킨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번엔 물끄러미 보다가 의미없이 볼만 깨물어 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 따뜻한 걸 비교하라면 널 끌어안고 있는 쪽이 더 따끈하긴 해. (다시 약간 떨어져서 걷는다.) 근데 여기 맞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맞⋯⋯을 걸?
(더 따끈해진 상태로 앞으로 걸어간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바다 말고 다른 데도 가 볼 거니? (눈 밟는 소리가 이어진다. 문득 한 주먹 쥐어서 둥글게 뭉치는 중.)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오늘은 바다말고 다른 계획은 없는데. 가고 싶은 데라도 있어? ('이치지쿠가?'의 눈으로 돌아봤다가 눈 뭉치는 장면 목격한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야 나는 따로 없지. 이미 본 곳들인데? (잘 뭉친 눈덩이 야츠모 머리 위로 올려준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 (고개 약하게 흔들어봤다가, 똑같이 손에 눈 쥐고 뭉친다.)
(엉성하게 뭉쳐진 걸 이치지쿠 향해서 던진다.) 에잇.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오호? (추위도 잘 못 느끼는 거, 그냥 맞고 아예 바닥에서 눈 양손으로 퍼서 확 뿌려준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악.
(머리 위에 있는 눈덩이마저 잡아서 던지⋯⋯!)
(⋯지는 않고, 빠르게 하나 더 뭉쳐서 머리 쌓아준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귀여운 동생 눈사람이네? (하고 눈 또 부슬부슬 야츠모 머리 위로 뿌려준다.) 자, 여긴 형 눈사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난 눈사람 아니야. 사람이지⋯⋯. (머리 부르르르 떤다.)
자, 선물. (만든 눈사람 이치지쿠 손에 올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안녕, 꼬마 야츠모 군. (눈사람한테 이름 붙여준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
그런 이름 붙이지 말고⋯(고민.)
⋯아니다, 나라고 생각하고 소중하게 대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야 물론이지⋯. (웃음 참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뽀뽀 해줘야지. (눈덩이에 뽀뽀 한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긴장⋯⋯⋯.)
역시 살아서 움직이지는 않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무슨 동화를 본 거야?
그렇게 하자면 못할 건 아니지만, 움직이는 쪽이 지금은 곤란하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그럼 이따 돌아오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럼⋯⋯.
움직이게 해 볼까? 잘 가지고 있으면 말이야.
동생이 생겨서 기쁘겠지, 야츠모 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누구 마음대로 동생이래⋯⋯. (솔직히 기분은 좋다.)
⋯잃어버리지 마. (다시 걷기 시작한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잘 들고 있다니까. (손 위에 든 눈사람 몇 번 더 손가락으로 쿡 건드려 보며 따라간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하지만 눈사람이니 성 안에서는 녹을 수도 있겠네. 밖에서 길러야겠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성은 크니까⋯ 분명 바깥에 정원 같은 것도 있을 거야.

캐릭터 인장

찬바람이 쌩쌩 불어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오늘은 눈보라가 거세지 않네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돌아갔을 때 감기는 안 걸리겠네. (뭔가 보이나? 주변을 빙 둘러본다.)

캐릭터 인장

야츠모도 씩씩하게 걷는 걸 보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을 걷자 주변에 보이는 건, 바다 앞 얼어붙은 땅입니다.
끝없이 펼쳐져야 할 바다 위에는 빙하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도 이곳이 과연 이런 풍경이었을지는 모를 일입니다.
끝없는 설원만 펼쳐지는 곳에서, 조금은 색달라 보일지도 모르겠어요. 적어도 야츠모에게는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나한텐 비슷해 보이는데. 평범한 바다를 기억하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턱을 괸 채 바라본다.) 여기도 거의 새하얗군.
원래는 파랗거나 까매야하는데 말이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이치지쿠는 본 적 있어? 파랗거나 까만 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 본 적 있어. (야츠모의 어깨에 턱 기대고.) 4년 전인데 기억하려나?
용사라는 녀석이 죽기 전에는 여기도 이렇게 겨울은 아니었으니까 말이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용사가 죽어서 전부 이렇게 된 거라고? (멀리 펼쳐진 빙판과 빙하를 응시한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정확히는 그녀석이 죽고 나서 왠지 나머지 인간들도 죽기 시작하더니⋯려나?
정말 시시한 세상이 됐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그럼, 마왕은 벌을 받은 거네.
마왕이 용사를 죽였다고 했잖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어. 그렇게 되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수긍해 놓고 야츠모의 볼을 쭈우우우욱 잡아당긴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쭉. 쭉쭉. 쭈우욱.) ⋯그런데 말야, 야츠모 군. 마왕은 나거든?? 그렇다고 네에, 하고 죽어 주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아. 아악. 아아악.
(쭈우욱⋯⋯.) 마왕이니까 어쩔 수 없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마왕이어도 열심히 사는 게 생명으로서 의무가 아니려나? 응? 안 그래?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그건⋯ 그건 그렇지만. (손 잡아서 뜯어낸다⋯.)
알았으니까 열심히 살아. 나도 너 없으면 심심하단 말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아⋯. 야츠모 군은 지금까지 키워준 은혜도 모르고, 나를 죽이면 세상이 전으로 돌아올 거랍니다! 라고 하면 헉, 정말요! 하고 칼 들고 오겠지, 흑흑. (눈물 닦는 척⋯.)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
(손 쿡쿡 찌른다.)
(쿡쿡쿡쿡쿡)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 정말, 뭐야? (손 잡는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잡힌 손에 힘 준다.) 죽이기 싫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웬일로 바로 말이 나오지 않은 채 물끄러미 바라본다.) ⋯⋯⋯흐음, ⋯그래?
(손을 움직여 깍지 끼우듯 잡고,)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많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생길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 사람들 모르는데. 그 전 세상 같은 것도 몰라. 기억 안 나.
나는 이게 전부란 말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큭큭 웃더니 손을 잡아당겨 가볍게 끌어안는다.) 인생은 불공평하네, 야츠모 군.
환경이 달라지면 영향을 받고 마는 게 좋으면서 안타까운 점이지⋯. (가볍게 머리를 부빈다. 뿔이 툭 맞을지도 모른다.)
바다에는 만족했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괜히 뿔 한번 건든다.) ⋯응. 만족했어.
뭔가 안타까운 건지는⋯. (알 것도 같고.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어렵다.)

캐릭터 인장

이치지쿠, 정신력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70 정신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0 > 20 > 어려운 성공

캐릭터 인장

밟고 있는 눈 아래에서 묘한 마력이 느껴집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뭐지? 발치의 눈을 치우듯 직, 옆으로 끌고 시선을 내린다.)

캐릭터 인장

웬 조개 껍데기 하나를 발견합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어! 그거⋯ 이거⋯ 그⋯ 뭐더라⋯⋯?
예전에 아콰⋯ 뭐? 무슨 해안가에서 자주 발견됐다고 했어. 마법의 조개라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왜 똑똑하지. 근데 2% 부족하게⋯.) 풀네임 기억 못 하는 거야? 바보 야츠모 군이야? (조개 껍데기를 주워서 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바보 아니라니까! (뿔 당긴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악! 야! 이거 아프다고 했지!!

캐릭터 인장

조개 껍데기는 은은한 무지갯빛을 하고 있습니다만, 아주 얕은 마력을 제외하고선 별달리 특별한 건 없어 보입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훗. (손 놓는다.) 거기에 마력을 담으면! 기억 속의 소리들을 들려준대.
가장 그리운 사람의 목소리⋯ 라던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의 목소리일 수도 있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훗은 무슨. 볼 물고 잘근잘근 깨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깨무는 거 내버려둔다⋯.)
그런 건 이치지쿠 전문이니까, 해볼거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 좋지만⋯.
넌 시켜도 하나밖에 안 들릴 거 같고.
(사실 적시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가 들리려나? (이대로면 뭐어, 이치지쿠 본인도 하나일 것 같다고는 생각하지만 말이다. 마력을 넣어본다.)

캐릭터 인장

마력 1 소모, 정신력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70 정신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2 > 62 > 보통 성공

캐릭터 인장

"이치지쿠!"
아, 바로 옆에서 소리가 들리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캐릭터 인장

이 목소리는 모를 수가 없습니다.

캐릭터 인장

야츠모의 목소리니까요. 다만, 지금보다 조금 앳된 것 같기도 합니다. 더 어릴 때인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런 건 누군가 죽거나 헤어지고 난 뒤에야 쓸 일이 생기겠네. (손 안에서 조개껍데기를 굴리다가⋯.)
(돌연 뭔가 생각난 듯 야츠모를 빤히 본다.)
줄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나?
(제 얼굴 가리키고, 조개 가리킨다.)
난 필요 없는데? 옆에 있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필요하게 될지도 모르잖아?
아까 말했던 얘기인데, 생명은 열심히 사는 게 의무라고?
그건 아마 세상도 똑같다고 생각하진 않니?
뭐 어찌됐건, (끌어안은 채 어깨를 돌려 성으로 돌아가는 방향으로 틀어준다.) 지금이 생생한 세계인 건 아니고 말이야.
너도 말했잖아, 마왕은 벌을 받은 거 아니냐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그건⋯.
그런 말을 하긴 했지만.
그게 저거랑 무슨 관련이 있어? 죽을 거야? 아니잖아.
⋯벌 많이 받았잖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잖아?
게다가 말아? (다시 머리 위로 턱 올린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어, 아무튼 그런 게 있어. 나중에 내가 얼마나 상냥했는지 울면서 깨달을수도 있다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나는 안⋯ 울어. (끝까지 이상한 오기를 부린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바보야, 중요한 건 거기가 아니잖아?
그건 관용구란 말이야, 관용구!
중요한 건 아무튼 내가 상냥하다는 거고! (...) 언젠가 쓸 일이 생길수도 있다는 거니까! 알겠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알았어, 알았다고. 챙기면 되는 거지?
(손 내민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 목걸이로 만들어 줘? (손 위로 가볍게 올려준다.)
게다가 안 울긴? (열심히 4년간을 뒤져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안 ⋯⋯⋯⋯.
안 울⋯⋯. (목소리 기어들어간다.)
⋯⋯⋯.
⋯나중에 목걸이나 만들어 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애~. (킥킥 웃는다.)

캐릭터 인장

성으로 돌아가려 발걸음을 떼고 보면, 웬일로 눈이 그쳤습니다.
어느덧 하늘에 떠있던 해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야츠모 역시 잠시 고개를 돌려 바다 넘어로 해가 넘어가는 듯한 풍경을 지켜봅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세상이 주홍빛이야.

캐릭터 인장

노을 진 하늘이야 간혹 본다지만, 석양을 마주한 것은 처음이겠죠.
그리 말하는 얼굴 또한 붉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 예쁘지?
그러고 보면 오로라도 본 적 없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없는데⋯⋯.
볼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다고 들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 하긴 여긴 추워지기만 한 거였던가?
극지방에 가면 볼 수 있어. 여기서도 다이아몬드 더스트 같은 건 가끔 보이는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그래? 나중에 오로라도 같이 보러 가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되면 말이야. (미니 눈사람을 다시 들고 입김 한 번 훅 불어본다.)
미니 야츠모 군도 슬슬 일어나지?

캐릭터 인장

마력 1 소모

system

[ 大海原九 ] 마력 : 11 → 10

캐릭터 인장

묘하게 삐뚤한 모양새의 눈사람이⋯.
움직입니다. 잘못 본 게 아닌가? 다리도 없는 게 통통⋯ 조금씩⋯ 뛰어다니는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입 쩍 벌림)
어떻게 한 거야?
진짜 되는 거였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말은 못 할 걸? (모름.) 자자, 이제 돌아갈 거야. 눈 천사니 뭐니 만들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어, 어어. 가자. (시선이 눈사람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저거 정말 그렇게 부를⋯⋯ 마음대로 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미니 야츠모 군. (킥킥 웃는다.)
(성으로 가면서 정원이 있던가 생각한다.) 뭐, 아무튼. 야츠모 군, 그러고보면 풍경 그린다고 하지 않았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실은. (걷다 잠시 멈춰 노트를 펄럭인다.) 다른데 보고 있을 떄 잠깐 그려봤는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려봤는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
(들어서 보여준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어디어디⋯.)

캐릭터 인장

금방이라도 처음 보는 기이한 생명체가 튀어나올 것 같은⋯ 바다? 이게 바다인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그러니까, 이건 뭐라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다시 한 번 그림 본다.)
⋯⋯큽⋯⋯.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웃지 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크흠, 아니이, 별로, 웃으려고 한 건⋯?
(큽⋯.) 바다⋯. 바다란 말이지?
잘⋯그렸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잘⋯⋯. (미심쩍어하는 얼굴.)
내가 만일 화가가 되고 싶다고 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푸핫.)
아니⋯⋯. 될 수 있을 걸?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웃었지!!!!!
웃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세상에 화가도 이젠 너 뿐이고⋯. (큽.)
너무 기특한? 장래희망이라 무심코.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거짓말⋯⋯.
오늘부터 매일 그림 그릴 거야.
⋯이치지쿠 얼굴 보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성에 무서운 그림만 잔뜩 늘어나겠네. 3년 지나면 조금 늘긴 하려나?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늘어. 무조건 늘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 괜찮아, 야츠모 군. 안 늘어도 어쩌겠니. 네 그림이 현 인류 최고의 그림일 텐데⋯. (짐짓 진지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뿔 양손으로 텁 잡는다.)
계속 놀리면 매달린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 애는 어디서 이런 못된 것만 배워 온 걸까? 응?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이치지쿠 본다.)
어디겠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왜 날 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손 놓는다.) 난 어른스러워질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뭘까나? 이 말은 꼭 내가 어른스럽지 않다는 것 같은데?
응? 나 굉장히 어른스러웠잖아?
4년 전 벌써 까먹었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미니⋯⋯ 눈사람, 공격!

캐릭터 인장

눈사람이⋯ 음⋯ 이치지쿠의 머리를 밟고 올라갑니다.
콩 콩 콩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황당하게 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뿌듯)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미니 야츠모 군, 춥지 않아?
야츠모 군 등 안쪽 따뜻하다?
들어가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눈사람⋯ 이잖아?
왜 따뜻할 필요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눈사람도 추울 수 있거든? 너 너무한 거 아냐??

캐릭터 인장

이치지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눈사람이 야츠모의 망토와 옷의 사이로 끼어들어갑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악!!! 야!!! 차가워!!!
눈사람은 추운 곳에 있어야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뿌듯⋯⋯.)
자, 이제 다시 이리 와. (야츠모 허리 쪽에 손 내밀어서 약간 녹은 미니 눈사람 받아낸다.)

캐릭터 인장

눈사람이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갑니다.

캐릭터 인장

어느덧 성에 다 왔네요. 정문에서 조금 먼 곳에 정원⋯으로 보이는 공간도 있습니다.
시간도 늦어져 해가 완전히 넘어가 세상이 깜깜해지고,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안으로 들어가자.
(눈사람 본다.) 넌⋯ 저기 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집이라도 만들어 줘야 하나?
미니 야츠모 군, 혼자 잔다고 울면 안 돼~. 녹아 버리니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음, 일어나면 눈으로 동굴 같은 거 만들어 줄까.
⋯이글루?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만드는 동안 네가 더 신나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재미도 있으면 좋은 거지. (고개 끄덕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렇긴 하지. 지금도 그림 그릴 거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오늘은 많이 그렸으니까, 조금 쉬고⋯. (하품.)
⋯⋯내 그림이 보고 싶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야 뭐어⋯. (조금 웃음 참는다.)
이 그림이 네가 평소에 보던 것만큼 늘려면 하루빨리 연습해야 하지 않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 (정강이 발로 찬다.)
(집 안으로 튄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악.
야! 이 꼬맹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튀어봤자 성 안이잖아! 쫓아가서 목덜미 번쩍 들어올린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아악. 비겁하다! 들어올리다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비겁하긴 뭐가 비겁해? 네가 작은 게 나쁘지? (대롱대롱⋯. 든 채 마구 흔든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어- 어지러워! 멀미 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만족.) 이제 잘 거야.
(고대로 들고 방으로 올라간다.) 아, 그렇지. 일단 씻어야 하나⋯.
저기, 아직 자면 안 되거든? 일어나 있어야 한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하----품.)
졸린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 뭐. 이대로 자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는데.
감기 걸려서 종일 콜록콜록 훌쩍이면서 누워 있고 싶으면 전혀 말리진 않는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씻을래.
옮겨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너 말이야, 점점 뻔뻔한 아이가 되고 있구나⋯. (옆구리에 끼고 목욕탕으로 간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덕분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언제나 감사합니다, 이치지쿠 씨겠지. (목욕탕 도착. 망토부터 벗긴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으엑. 씻는 건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어. (혹시 몰라 남은 옷은 붙잡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야, 귀찮아 보이길래 도와주려고 한 건데? (킥킥 웃다가 으쓱인다.)
그럼 잘 씻고 나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⁵

내⋯ 프라이버시? 니까. (문 쾅!)

캐릭터 인장

먹고, 놀고, 씻고⋯.
꼭 자신의 집이라도 된 것처럼 지내는 걸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도 가끔 듭니다.
애초에 이곳은 당신의 성도, 물론 당신의 집도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저 어린 꼬마에게는 의미가 다를 겁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야 뭐, 본의는 아니어도 처음 보고 쭉 자란 게 여기니까 할 수 없지.

캐릭터 인장

이치지쿠는 이 성을 집이라고 생각하나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니, 딱히⋯.)
(지금은 조금은 머물러도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돌아갈 곳이라면 일단은 여기부터 생각하고야 있지만⋯.)
(애초에 집이라는 게 이전에 있어본 적도 없는 것이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 세상에서라면 그런 정의의 말단에는 놔줘도 되려나.)

캐릭터 인장

조금 변덕을 부려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집이 무엇인지, 이 성이 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돌아오면 맞아줄 사람 정도는 있으니까.
우당탕.
이런, 안에서 넘어지기라도 한 걸까요?
들어가서 실컷 놀리기나 해야겠네요. 다 씻고 나면, 또 잠이나 자러 갈 테고⋯.
그렇게 또다시 시간은 흐릅니다.
.
.
.

캐릭터 인장

오늘이 12월 1일이었던가요.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이번에는 쉽지 않을 거야, 마왕⋯⋯!

캐릭터 인장

저 꼴을 보고 있자니 아무래도 맞는 것 같습니다.
어린 아이의 성장은 참으로 빠르죠.
허리께까지 오던 몸이 어느새 저만치 자랐으니까요.
당신은 날카로운 칼끝을 앞두고서 태평스레 그런 생각에 빠져듭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있잖아, 용사 군. 너 잭과 콩나무라고 알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알아? 몰라? 모르면 말해줘도 되는데. 야츠모 군은 알아서 책도 읽는데 네가 모른다면 꽤 안타까운 상황이긴 하지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누굴 바보로 알고 있어. 네놈이랑 잡담할 시간은 없으니까!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날이 이치지쿠를 향해 돌진한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거짓말, 바보 아니었어⋯? (훌쩍, 야츠모를 뛰어넘거 뒤에 착지한다.)
아니, 콩나무 같구나~하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2배는 자란 거 아니야? 새삼 빠르게 자라네, 인간이라는 건! (뒤에서 목덜미 잡고 쭈~욱 들어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허공에서 버둥거린다. 다만 이번에는 완전히 어릴 때와는 다르다. 아슬하게 발끝에 땅에 닿을락 말락, 무게나 힘도 꽤 있어 저항하는 만큼 흔들거린다.)
네가 이상한 거야⋯. (팔 휘두른다.)

캐릭터 인장

이치지쿠, 민첩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80 민첩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3 > 33 > 어려운 성공

캐릭터 인장

가뿐하게 칼을 피합니다.
조금이라도 방심했으면 날이 얼굴에 생채기를 남겼을지도 모릅니다.
저렇게 자란 얼굴을 보고 있자니, 새삼스럽게 용사의 마지막이 떠오르네요.
나이를 들 수록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 때'와, 더욱⋯⋯.
그 날은 눈이 왔었고, 일그러진 표정은 제법 보기 즐거웠었는데.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느니, 어떻다느니. 뻔한 대사를 내뱉으며 덤벼드는 용사를⋯.
그날은 왠지 작은 변덕을 부려보고 싶었더랩니다. 그의 굳이 검을 빼앗고, 심장을 찌르고, 흐르는 피를 보며,
무슨 말을 내뱉었었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러니까, 그때는 분명⋯.)
(칼을 쥔 손을 잡고 심장께에 귀를 댄다. 아마 따뜻하다.) ⋯따뜻하네에. 이게 다 빠져나가면 죽는 것 같더라. 너도 무서워? 용사 군.
괜찮아, 죽으면 내가 소중히 해 줄 거니까.

캐릭터 인장

-그래, 분명 그런 말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용사는 마지막에 마지막, 그 일그러진 낯으로⋯⋯.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어째서 닿지도 않는 건데! 길이는 충분하잖아!

캐릭터 인장

아, 애 같은 외침에 잠깐 떠올리던 기억이 끊깁니다.
마구잡이로 찔러대는 검은 제법 매섭습니다만, 그렇다고 당신에게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귀찮으니 이제 슬슬 기절이라도 시킬까⋯ 싶을 무렵,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직 덜 자란 거 아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노려보고 중얼거린다.) ⋯역시, 최초의 용사가 남긴 기록을 찾아야 해.
분명 괴물을 봉인시킨 힘을-

캐릭터 인장

그 말을 끝으로 순식간에 쓰러집니다. 너⋯ 전부터 뭔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야, 하듯 눈을 깜박인다.)
그렇게 잠들어 있으면서 어떻게 찾는다는 거야? (볼만 콕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제 끝까지 놀지도 않고, 뭐야, 정말. 자기 할 말만 해서 다 놀리지도 못했잖아! (그대로 볼 죽 잡아당긴다.)

캐릭터 인장

그나저나 최초의 용사? 기록? 괴물?

캐릭터 인장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약속 지키러 온 게 아니냐며 꿍얼거리다가 흥, 하고 목덜미 잡은 채 다시 번쩍 든다. 아무튼 이런 돌바닥에선 감기 걸리지? 사람은?)
그런데, 그 전에도 용사가 있던가?

캐릭터 인장

이런 마을이나 나라에서 흔히 내려오는 전설인 걸까요?
곤히 잠든 야츠모에게 시선이 갑니다.
용사를 닮은 얼굴. 아니, 아마도 용사.
여전히 존재 자체가 의문인 녀석.
아무튼, 당신이 이 녀석을 9년째 데리고 있으며 처음으로 실마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매번 성을 탐방하고 다니는 녀석이니, 뭔가 알아낸 게 있을지도 몰라요.
새근거리는 숨소리, 살아있는 것이라면 응당 뛰는 장기의 울림, 하여튼, 그런 것들.
눈 내리는 배경만큼이나 익숙해진 소음이 예민한 귓가를 스칩니다.
일단 따뜻한 방으로 돌아갈까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흐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깨면 물어볼까나.
(방으로 돌아가 침대 위로 던져놓고 자기도 구르듯 눕는다.)

캐릭터 인장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야츠모의 눈꺼풀이 열립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좋은 아침?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빤히 보다가 볼을 덥석 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러고 적당히 우물우물하다 입 뗀다.) 좋은 아침, 아직도 칼이 안 닿는 야츠모 군.

캐릭터 인장

저 녀석은 알까요? 자신이 얼마나 증오에 가득한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보고, 검을 휘둘렀는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그렇게 말해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니까, 바보 마왕. (이마 밀어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꾸욱⋯.) 뭐야, 이만큼 말해줘도 모르는 거야? 바보구나.
오늘은 마을의 원수라고는 안 하길래. (그대로 인형마냥 안고 뒹~굴.)
(한바퀴 구르고 멈춘다. 팔을 풀고 혼자 조금 더 굴러간다.) 야츠모 군, 바보지만 여기저기 찾고 보는 거 좋아하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바보 아니라니까? (뭐야? 옆 돌아눕는다.)
돌아다니거나 찾아다니는 건 좋아해. 재밌잖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럼 그중에 초대 용사라던가 하는 녀석 이야기도 있었어? (고개 돌려서 빤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웬일로 이런 거에 관심을 두는 거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야 매일매일 원수라고만 하는 바보 용사가 드디어 다른 얘기를 하잖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게다가 나는 모르는 이야기고. 초대 용사가 뭐야, 나 처음 듣는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아무한테나 바보라고 하는 건 좀 고쳐봐. (상체 일으켜 앉는다.) 어린이용 동화 같은 거 보면 종종 등장하던데⋯.
옛날에는 눈보라를 일으키는 괴물이 살았었대. 그걸 혼자 봉인시킨 게 그 용사라는 이야기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가만히 듣다가 허어? 하고 턱을 괸다.) 듣자니 지금 상황이랑 굉장히 닮았군?
물론 눈보라는 내가 일으킨 게 아니지만. 아마도. 뭔가 멋대로 죽고 멋대로 추워졌고⋯.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을 것도 아니지⋯. 이유도 모르고. 잠깐 조용해진다.) 아무튼.
난 제대로 바보한테만 바보라고 하는데. (다시 뒹굴 굴러서 다가온다.) 어떻게 봉인시켰다는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그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이 타이밍에 이렇게 말하면 또 '그 소리'가 돌아올 것 같은데,) 용사에 대한 기록은 잘 모른다고, 나도.
어쩌면 그 봉인이 풀려서 이렇게 된 걸지도 모르지. 쭉 겨울이잖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눈 가느⋯다랗게 뜨고 본다.)
바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
정 그러면 서재 가서 직접 찾아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럼 이런 거 말고 대체 뭘 찾아다닌거니, 넌? (그냥 꾸물꾸물 올라와 무릎 벤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나야⋯⋯!
이것저것⋯⋯⋯.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것저것 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그냥, 소설이나, 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럼 놀았단 거 아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안 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아니지만? (정말이지⋯. 싶어 볼만 죽 잡아당겨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런데 말야, 더 안 자도 되는 거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ㅍㅍ. 반만 뜬 눈으로 뚫어져라.) 안 졸려.
신경쓰이는 거 아냐? 진짜 서재라도 같이 갈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하지만 너 밤에 그렇게 날뛰었는데? (튕기듯 일어나서 야츠모의 어깨를 쿡쿡 찔러본다. 신체 상황은 별갠가?)
뭐어, 난 서재 갈 거지만. (다크서클 같은 건 안 생긴단 말이야? 신기한 듯 야츠모의 눈 아래를 손가락으로 눌러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자라면⋯ 더 잘 수야 있지만. (아예 안 졸리다는 건 또 허세였다.) 갈 거면 같이 갈래.
그리고 이치지쿠는 멀쩡하잖아? 생각보다 봐주면서 싸웠나 보지, 뭐. (누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냅다 반대편 볼 콱.)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봐준 건! 나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아니!
모르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지금도 들리면서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목덜미 잡고 주우우우욱⋯. 들어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아. 아아. 놔? 놔라?? (어쨌든 들리기는 들린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달랑달랑⋯.)
(이대로 들고 서재로 간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무겁지도 않냐? 야! 나 걸어갈 수 있다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직 덜 자란 거야, 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다 자랐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빤히 살짝 올려다본다.)
아닌 거 같은데⋯.
작은 거랑 별개로 어쨌든 바보 용사 쪽이 조금 더 컸을 걸. (아니, 모른다. 기억이란 게 다 그런 거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 그럼 더 클 거야!
지금도 큰 건 마찬가지라고, 내려놔.

캐릭터 인장

서재로 향하는 내내 복도가 시끌벅적해집니다.
도착한 뒤 자료를 찾아본다면, 자료조사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70 자료조사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9 > 69 > 보통 성공

캐릭터 인장

당신의 눈동자는 낡은 고서들을 향합니다.
아주 두껍고 얇은 책들. 인간들의 옛 기록들이 제법 상세하게 기록된 책입니다.
하지만 인간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이 땅에서 살아온 당신에게는 전부 알다 못해 뻔한 이야기들 뿐.
역시나 지루한 내용들이네요. 과거 눈보라를 다스리는 괴물이 살았고, 그것을 물리친 용사가 나타났으며, 그 뒤로 평화를 맞이했다는⋯⋯ 알만한 내용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있는 책입니다.

HANDOUT

<핸드아웃 – 낡은 고서>
세상을 눈보라로 덮은 신이자, 왕이자, 혹은 불결한 괴물 따위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어차피 이곳은 온전한 인간의 소유가 될 수 없는 세계다.
거대한 신이 차지하기에는 너무나 작고 하찮은 땅.
그렇기에 작은 세계의 왕을 자처하는 이에게는 탐욕스러운 것.
결국 이곳의 주민은 지배당할 운명이니, 대항할 힘을 위해 나를 찾으리라.
귀환한 용사가 전한 이 말은 대신관이 묻으려 했지만 혹여나를 대비한 용사에 의해 비공식적인 문서에는 기록되었다. 정보의 값을 받은 시종으로 인해 딱히 비밀이 되진 않았으나, 되찾아온 평화에 초를 치고 싶은 인물은 없었으니 굳이 수면 위로 떠오를 얘기는 아니었다.
평화로운 세계, 부유해진 왕국, 최초의 용사조차 세월을 거스르지 못하였으니, 모든 권력은 왕을 향하기 시작하였다. 권력의 양분화는 노쇠한 용사가 아닌 신전을 향했고, 왕은 그조차 제 것으로 흡수되길 원했다.
그 욕망은 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되었고, 불신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자연스레 퍼져나갔다. 미지의 것에 대한 증오, 불길함, 두려움은 끝내 신전을 무너뜨리고, 자신들과 닮은 인간을 추앙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신전은 무너졌으니, 허락된 기록은 이것이 마지막이다.

캐릭터 인장

지배당할 운명, 그리고 대항할 힘, 눈보라를 부리는 괴물.
실마리가 될 수 있을까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무의미하게 책을 뒤집어 탈탈 털어보는 시늉⋯.)
여기에도 봉인한 과정 같은 건 없잖아, 정말.
혁명 같은 거라도 하면 재미있을 걸. 야츠모 군도 볼 거야, 이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나? (내가 본다고 도움이 될까⋯ 느릿하게 고서를 훑던 눈이 이치지쿠를 올려다본다.)
'신전'이라는 거, 아직 남아있을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글쎄에, 어떠려나? 관리하는 사람도 없고, 이미 눈에 파묻힌 거 아니려나. (잠깐 시선이 바깥, 신전이 있는 방향을 향한다.)
게다가 이미 예전에 사라졌고, 영락한 지 오래라 특별히 관심을 가진 적도⋯. (없는 것 같은데. 고개를 갸우뚱한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음⋯. 이제와서 신전 같은 걸 찾는 건 무리겠지? 그래도 그만큼 수상한 장소는 봤던 것 같은데.
⋯⋯얼마 전에도 그림 좀 찾느라 책 뒤적거리다가⋯ 이거다! (책장에서 얇은 책자 하나 꺼낸다.)
봐 여기. (손가락으로 한 군데 짚는다.) 북쪽에 있는 하엠스라는 도시. 복구되지 않은 폐허라 사람도 없고, 가장 춥고,
⋯⋯괴물이 살았을지도 모른다고 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러니까⋯. 그래. 4년 전에 야츠모가 보여준 지도에서 나왔던 이름이다.)
사실 야츠모군이 여행을 또 가고 싶어진 건 아니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그야 찾아갈 생각이면⋯ 데려가라고 할 거긴 했는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제야 서재 바닥에 내려준다.) ⋯뭐어, 그야 갈 거라면 같이 갈 거였지만.
그런데 찾는다는 그림은 뭐였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
풍경.
정해진 건 없고, 뭐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눈이 아닌 걸로?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응. 책이라면 누군가 기록해뒀을 테니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계속 궁금해하네. 하긴 이제 질릴 때도 됐으려나?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잠시 말이 없다.)
질리진 않았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물끄러니 보다가 어깨에 턱 올린다.) 정말? 난 3년째에 질렸었는데. 봄도 여름도 가을도 없고⋯.
그래도 그러고 몇 년 정도는 잘 지냈지! 나지만 기특하다니까.
하여간, 좋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귀족들이나 공공기관은 왠지 이것저것 그림을 모으는 게 예의나 관례였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런 건물이 보이면 들어가서 풍경화가 남아있나 보는 것 정도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나는 궁금해하는 거지만.
⋯이치지쿠는 그리워하는 거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응~~~하고 고개를 기댄 채 신음하다 어째선지 벌컥 화를 낸다.) 내가 왜 그리워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그야 맨날 눈만 내리고 동물도 안 보인다고! 이제 여기 근방 풍경은 완전히 외워버렸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아, 나로서는 네가 신기한걸. 바다는 그 이후로 보러 간 적이 없네. 그때 한 번으로 만족한 거니, '바다' 보는 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조개 껍데기에 귀를 대면 가끔 파도 소리가 들려. 그러니까 이걸로 괜찮아.
⋯이왕이면 다 녹은 바다를 같이 보고 싶기도 하고⋯⋯.
좋아, 멀리 가보자. 아무도 없고 온통 하얀 건 똑같겠지만, 질리도록 외운 풍경보다는 낫지 않을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빤히 보다가 고개를 떠넘기듯 야츠모의 어깨에 가볍게 두어번 문지르고 떨어진다.) 며칠은 갈 것 같으니까 준비해, 난 여행 준비물 같은 건 모르고.
(귀찮으면 마법 같은 걸 쓸 것 같긴 하지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알아서 잘 챙길 테니 걱정 마, 이런 건 내가 전문가일걸? (그야 비교대상이 인도어 외톨이 바보 마왕이니까.)

캐릭터 인장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도시. 어쩌면 추위가 여기보다 심할지도 모르죠.
단단히 채비한 후 이동해야겠습니다.
당신 말고, 야츠모 말이에요.
감기라도 걸려서 돌아오면 골치 아픈걸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 감기 걸리면 7일 꽉 골골골 앓는 병아리 야츠모 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병아리 아니야. 그렇게 길게 앓은 적도 없어.
아마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마도잖아. 난 기억하는데? (아니, 그래도 7일보단 짧았던 듯⋯.)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바보는 감기도 안 걸린다던데.
(이치지쿠 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 시선은 뭐지?
이 시선은 뭐야? 내가 너보다 더 많이 아는데 이 시선은 뭐야? (볼 꽉.)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아. 아아. 아. 알았으니 문 앞에서 기다리기나 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탁 놔준다.) 뭐야, 챙길 거 중에 숨길 게 뭐가 있다고?
⋯⋯⋯⋯⋯.
너 혹시⋯.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왜?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조금 생각하듯 턱 괸다.)
드디어 저기서 좀 야한 책이라도 찾은 거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저기. 저기? 이치지쿠?
여행까지 가는 마당에 그런 걸 챙길 리 없잖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야 혹시 모르고. 한창 그럴 나이라고 했고.
그럼 왜 굳이 문 앞에서 기다리라는 거야? ⋯⋯⋯. (다시 팔짱 끼고 생각한다.)
(손가락 튕김.) 자작 시 노트!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그냥, 챙기는 내내 옆에서 참견할 게 뻔하니까⋯⋯ 아니라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잘 들어, 자작 시 같은 거 쓴 적도 없고, 야한 책은, 찾긴 했지만 잘 보지도 않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찾았어? 진짜로?
봤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아니, 안 봤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잘 보지도 않고, 라는 건 가끔 봤다는 거잖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안⋯ 안 봤어.
안 봤다니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빤히 봄⋯.)
소설이야 그림이야? (이딴 질문⋯.)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소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봤잖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잠깐 펼쳤다가 놀라서⋯.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놀라? 왜?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
그만 물어보면 안 돼?
(양손으로 등 민다.) 이제 가. 짐 싼다니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왜? 하지만 너 저번에 곤란했을 때도 어차피 내가- (밀려난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네가- 그건 도와준 게 아니잖아, 더 곤란해졌잖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야, 도와준 거잖아! 이제 그런 일 자주 생기지도 않고 기분도 좋고⋯. (도움 안 되는 소리 2)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역시 마왕은 아무것도 몰라, 이 멍청아⋯. (문 앞까지 밀어냈다.) 기분은⋯⋯⋯⋯⋯⋯.
⋯책 같은 거 가져가 봤자 못 볼게 뻔한데, 내가 왜. (서재 문 쾅!!!)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쾅!!!! 닫힌 눈 앞에서 깜박인다.) ⋯뭐야, 이번엔 뭐가 짜증난 거야? (이건 진짜 닮았네.)
(문 너머로) 그거 볼 땐 피해줄 수 있는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으악!!! 문 안에서 비명소리가⋯⋯)
뭘 피해! 안 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해준대도 난리야!

캐릭터 인장

한바탕 실랑이를 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야츠모가 가방을 하나 매고 방에서 나옵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가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진짜 그거 안 챙겼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나중에 열어보시던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네가 말했다? (약간 신나짐⋯.) 좋아, 가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정문 밖으로 한 걸음.) 먼저 북쪽으로 갈 거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야지. (빤히 본다.) ⋯그런데, 그러고 안 추워? 점점 더 추워질 텐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안 추워. (훌쩍⋯.)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추워 보이는데.)
훌쩍이잖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내가 언제? (킁⋯⋯.)
⋯음. (이치지쿠 옆에 딱 붙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가볍게 끌어안는다.) 춥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가다보면 다시 적응하니까 문제 없어. 걱정되면 계속 안고 있던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냥 안고 있으면 따뜻해서 좋다고 하면 되잖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빤히.)
안고 있으면 따뜻해서 좋아. 이대로 가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거 봐. (만족한 듯 끌어안은 채 걷기 시작한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 (더욱 바짝 붙는다.)

캐릭터 인장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몇 시간이고 걸어 도착한 곳은 폐허⋯⋯
글쎄요, 별다를 것 없는 새하얀 동네입니다.
모든 것은 눈에 묻혀버렸으니까요.
그래도 확실히, 세워진 건물 하나 보이지 않는 허허벌판처럼 보이긴 하네요.
이 눈이 없었더라면 보였을 황폐한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그나마 오늘은 눈보라가 심하지 않아 다행인가 싶다가도, 널따란 설원을 보고 있자니 내리든 말든 별 차이는 없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 내려봐야 발자국이 더 깊게 찍힐 뿐이겠지. 야츠모에게 기댄 채 주변을 둘러본다.) 이래선 하나하나 눈을 파내야 알겠네.
(눈을 치우듯 발로 살짝 퍼내 넓게 뿌린다.) 잠깐 날려버리는 게 낫겠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옆에 붙어서 신기하다는 양 가만 지켜보는 중.)

캐릭터 인장

이치지쿠가 밟고 서있던 땅을 중심으로, 넓게 퍼져나가며 눈이 공중으로 날아갑니다.
떠다니는 하얀 결정들이 어느정도 사라지니 드디어 하얀 바닥이 아닌 흙의 색이 눈에 비칩니다.
눈더미들이 사라진 덕에 조금 더 먼 곳까지 한번에 볼 수 있게 됐어요.
저 멀리서 꽁꽁 얼어붙은 강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치지쿠, 정신력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70 정신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5 > 65 > 보통 성공

캐릭터 인장

당신의 기민한 감각이 말하고 있습니다.
저 아래, 무언가 있습니다.

캐릭터 인장

무시하고 싶어도 무시할 수 없을 거대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캐릭터 인장

바보가 아니고서야 이런 존재감을 그동안 못 찾았을 리는 없죠. 저 발칙한 존재는 그동안 꽁꽁 숨어 있다가 이제야 당신 앞에 나타난 게 분명합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야, 이런 데에. (히죽 웃는다.)
이렇게, 눈만 오고 조용한 곳에서 지루하게 숨어서 뭘 하고 있던 거야, 이건? (하고- 가기 전에 문득 야츠모를 빤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대로 끌어안은 채 강으로 향한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 (잠시 눈이 맞았다. 뭐지?)

캐릭터 인장

육안으로 보았을 때는 그저 꽝꽝 얼어붙은 강일뿐입니다.
얼음의 두께는 언뜻 봐도 굉장히 두꺼워 보입니다.
얼음 아래에 감각을 집중하면, 어쩐지 바람 소리 같은 것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아니, 누군가의 속삭임일까요?
무언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정신을 집중하면, 거대한 마력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확실하네요. 저 예의도 없는 존재는 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여기에 뭔가, 있는 거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애. ⋯정말이지, 이렇게 아래에 처박혀서.
(발을 들었다가 잠깐 야츠모를 물끄러미.)
⋯뭐어, 이 정도 두께면 안 빠지겠지.
(쾅! 얼음을 발로 내리찍는다.)

캐릭터 인장

이치지쿠, 근력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70 근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8 > 88 > 실패

캐릭터 인장

당신은 일순간 강력한 마력의 흐름을 느낍니다.

캐릭터 인장

쩌적, 갈라졌던 얼음이 다시 순식간에 붙어버리는 꼴을 보고 있자니 딱히 기분이 좋진 않습니다.
놀리기라도 하는 걸까요?
마치 당신의 힘 따위는 별것 아니라고 비웃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착각이 아닐지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짜증⋯.)
⋯⋯야츠모 군, 칼 가져왔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있긴 있어. 용사의 검인지 뭔지 하는 그거? 평범한 칼도 있는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전자로 줘! 얼음 자를 거니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이런 걸로 잘라도 되는 거야⋯? (모른다. 칼자루 이치지쿠에게 넘겨준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몰라, 그런 건. 아무튼 칼이잖아. 길고. 튼튼하고⋯. (칼자루를 잡고 이번엔 용사의 검으로 얼어붙은 강을 푹 찔러 아래로 당겨 긋는다.)

캐릭터 인장

칼날의 움직임을 따라 얼음이 길게 갈라집니다. 이번에는 깨진 얼음이 복구되지 않습니다.
그 아래에는, 알 수 없는 소용돌이가 나타납니다.
일반적인 강의 모습일 리가 없습니다. 당신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저 소용돌이를 만든 작자가, 당신을 이 차원에 가둔 장본인일 것이라고요.
뭐, 아니어도 좋습니다. 당장 손을 뻗으면 당신을 짜증나게 만든 저놈을 만나러 갈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거죠.
대놓고 보이는 함정이지만, 설마 피할 건가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눈을 가늘게 뜬 채 아래에 보이는 소용돌이를 바라보다가 야츠모에게서 떨어진다.) 저기, 야츠모 군.
이 칼 조금 더 빌려도 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어? 응. 빌려도 돼. 내 물건 같지도 않은걸.
⋯저기 들어가려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엄청 간만에 보는 또 다른 존재잖아, 그야 보러 가지. (칼 어깨에 걸친다.)
게다가 내가 여기서 못 나가는 이유도 아마 이 녀석 때문 같고? 그럼 가 봐야지, 야츠모 군.
⋯아참, 불 붙여놔 줄까? (망토를 벗어서 풀썩⋯. 야츠모의 어깨로 얹어준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응⋯음? 아니, 나도 따라갈 건데?
(어깨에 얹힌 망토 한 손으로 꼭 잡는다.) 같이 내려가. 그러려고 왔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빤히 봤다가 잠깐 점검이라도 하듯 야츠모의 여기저기를 만져 본다.)
(볼에 손톱 세워서 잡아 보고⋯. 자국 남지?)
⋯⋯약해. (불만스러운 목소리.)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이치지쿠가 너무 강한 거야.
게다가, 여기에 가둔 게 저 아래에 있는 녀석 같다고 했지? 굳이 다시 부른 걸 보면, 해칠 생각은⋯
⋯아니지 않아?
정 불안하면 네가 지켜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말없이 주~욱 볼만 잡아당겨 보다가 흥, 하고 다시 외투를 파고들듯 끌어안는다.) 불안하다고는 안 했고.
그럼 들어갈 거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진짜지? (한 팔로 끌어안은 채 소용돌이 내려다본다.)

캐릭터 인장

소용돌이에 손을 뻗으면, 온몸으로 퍼지는 불쾌한 마력을 느낍니다.
당신을 안쪽으로 끌어들이려는 힘은, 가까이 있던 야츠모에게도 흘러갑니다.
강제로 이동되는 감각이 선연합니다.
야츠모는 당신의 팔을 꽉 잡고 있습니다.
⋯⋯.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끌어안은 팔에 조금 더 힘을 줬다.)

캐릭터 인장

주변은 온통 새까맣고, 불쾌하게 속이 울렁거립니다.

캐릭터 인장

당장에 살기를 드러내며 공간을 부술 수 없는 이유는 한 가지밖에 없지요.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팔을 붙든 손이 더욱 강하게 움켜쥔다.)

캐릭터 인장

다행히도, 마지막 인내의 끈을 놓기 전, 우리들은 낯선 곳으로 완전히 이동되었습니다.

캐릭터 인장

시야가 트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거대한 도시가 펼쳐져 있습니다.
인간의 건축 양식이야 거기서 거기지만, 당신이 땅 위의 마을을 방문했을 때와는 조금 다른 형태인 것 같기도 하네요.
정신을 차린 야츠모가 잔뜩 흥분한 낯으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합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고대의⋯ 도시?
그런 거?
아무도 없는 건 아쉽지만, 비밀장소라도 발견한 기분인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주변을 조금 둘러보고 한쪽 눈썹을 든다.) ⋯조금 다른데?
고대라고 하기엔 잘 되어 있고. 뭐야?

캐릭터 인장

건축물들을 더 유심히 보고있자니, <위대한 설원의 지배자시여, 축복을 내리소서.>라고 적힌 문구들을 보게 됩니다.
이곳은 한때 신으로 추앙받던 이를 모시던 도시인 모양입니다.
이치지쿠, 지능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85 지능 (아이디어)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5 > 75 > 보통 성공

캐릭터 인장

아마 그 신이라는 놈이 현재에 이르러 ‘눈보라를 부르는 괴물’과 동일한 존재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딱히 불쌍하진 않네요.
신이 난 야츠모가 한 건물을 가리킵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그래도 저건 책에서 본 신전이랑 꽤 닮아있는걸.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어, 신전이 맞겠지. (전혀 모르는 일이 생겨서 짜증 반, 새로운 게 나타난 즐거움 반. 야츠모가 가리킨 건물로 향한다.) 풍경화보단 이거면 됐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별개지. 그치만 역시 실물은 못 이겨.
(신난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따라간다.)

캐릭터 인장

신전은 다가갈수록 강한 마력이 느껴집니다.
최초의 용사가 남긴 기록은 몰라도,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이곳에 있단 사실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들어갈 거지? (먼저 걸음 내딛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 (따라 신전 안으로 들어선다.) 하지만 있다면 기왕이면 인간이 있는 게 좋았을 텐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혹시 모르잖아, 안에-

캐릭터 인장

화려한 문을 열면, 그 안은 예배당처럼 보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끼익, 소리와 함께 문이 자동으로 닫힙니다.

캐릭터 인장

긴 의자들이 좌우로 정렬되어 있고, 중앙에는 거대한 [제단]이 보입니다.

캐릭터 인장

제단 뒤에는 다소 불결한 분위기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 아래에는 밖을 향하는 건지, 아님 다른 방이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문]이 있습니다.
천장엔 짐승의 가죽 같은 것이 작살에 꽂힌 채 여럿 매달려 있습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중앙에 보이는 제단에 먼저 시선이 간다.) 안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안에⋯ 사람은 없네. 이게 다 뭐지?

캐릭터 인장

"손님이 오니 반갑네!"
갑작스러운 목소리가 들립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응? (두리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손님이 너무 간만이라 인사도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자기 소개는?

캐릭터 인장

그러자 눈 앞에서 덮여 있던 눈들이 자기들끼리 뭉쳐 눈사람의 형태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캐릭터 인장

방정맞게 폴짝이는 꼴이 우습기도 합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미니 야츠모 생각나서 아주약간 풀림.)

캐릭터 인장

"봉인된 상태라 이런 모습으로밖에 맞이할 수가 없네. 이해 바란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미니⋯? (눈 비빈다. 그럴 리가 없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흐, 흐음. 그래서 이름은? 뭔데?

캐릭터 인장

"참고로 저 인간⋯ 야츠모라는 이름이었던가. 저 자는 내 말을 이해 못하고 있으니 걱정 마. 인간이 알아들을 언어는 아니거든."
"저게 완전한 인간은 아니긴 하지만."
야츠모는 정말로 저 눈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듯, 그저 홀로 만들어진 눈사람이 신기하다는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눈을 가늘게 하고 야츠모와 눈사람을 번갈아본다.) 소개를 하랬더니, 다른 설명도 하다가 말고.
이 애보다 예의가 없는 건 아니겠지?

캐릭터 인장

"진정해. 그렇게 원한다니 자기소개부터 해야겠군."
"일단 나는 노프케. 이 세상의 신이 되었던 존재지."
"여기까지 왔으면 사정은 대충 알 거 아냐? 어느 순간부터 불경하게 반항하더니 결국 날 봉인하더군."
"쯧, 날 봉인한 이후로 인간들 수준이 떨어져선 고작 너 같은 놈한테 모두 당했다는 게 어이가 없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팔짱 낀 채 내려다본다.) 오호, 그래?
이렇게 눈덩이로 굴러다니기밖에 못 하는 건 어디 사는 누굴까나? 응?
응? (눈사람 존나 찌른다.)

캐릭터 인장

"어허, 잠깐, 내 얘기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래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너 덕분에 인간들이 날 다시 찾아왔거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서, 이번엔 그 바보들을 선뜻 도와주면서 '이거 봐라! 내가 이렇게 대단하지 않느냐!' 했다고?

캐릭터 인장

"그렇게 나와봤자 널 이곳에 가둔 건 나야. 그들이 찾아와서 부탁하더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한편 옆에서 눈 뭉쳐 작은 눈사람 만든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라고, 저흰 어찌되어도 좋으니까 여기에 영~원히 봉인시켜 주세요, 이러고? (눈사람 존나 흔든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참고로 처음 만들었던 '미니 야츠모'보다는 크다.)

캐릭터 인장

"맞아."
"이미 인간들의 모든 마력을 흡수한 상태라서 탈출하긴 어려울 걸."

캐릭터 인장

"그래도 걱정 마, 조건으로 발동된 주문이 끝나면 난 계약을 끝내고 널 밖으로 내보낼 거거든. 여기 있고 싶다고 해도 쫓아낼 거니까 그렇게 알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눈사람을 이번엔 거꾸로 뒤집어 세워놓는다.) 호호오, 그 주문이 뭔데?

캐릭터 인장

"쉽게 알려줄 수는 없지."
"내가 가르쳐준 주문이 언제, 어떻게 끝나는지⋯."
"그래, 알려줄 대신에 조건이 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말해 봐? (꾹꾹 누르는 중⋯.)

캐릭터 인장

"지금 네 앞에 있는 저 어린 것의 숨통을 끊어 봐."
"영양소를 마력으로 얻는다는 걸 제외하고 보통의 인간이라, 네가 손 한번 휘두르면 바로 죽을걸."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눈 가늘게 뜬다.) 왜?

캐릭터 인장

"설마, 못 죽이는 건 아니지?"
"이유가 필요해? 인간 하나일 뿐이잖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음⋯ 만든 눈사람에 짧은 나뭇가지로 팔 붙여준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건 내가 정하는 거지. 하나도 알려주지 않는데 이거 해라, 저거 해라⋯.
⋯⋯그런데 넌 뭐 하는 거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눈사람 만들기?

캐릭터 인장

"정이라도 든 거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볼 잡아당긴다.) 네가 해 보라는 게 뭐 함정일지 내가 어떻게 알고 들어준대? 순진하네, 너도.

캐릭터 인장

"뭐, 아무렴 어때. 날 즐겁게 만들어줬으니 알려줄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쭈욱.)

캐릭터 인장

"사실 별로 반전이랄 것도 없어."
"저 인간, 용사의 원념에서 탄생한 존재거든."
"마지막 마력으로 빚어진 생명이라 해야 하나. 원념이 들어갈 그릇이라고 하는 편이 설명하기 편하겠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쭈욱. 쭈욱. 쭈욱⋯.)
⋯그래서?

캐릭터 인장

"⋯복수에 성공하든 말든 나한테 중요한 게 아니라서, 주문은 꽤 조잡해. 아마 횟수는 10번이 최대일 거고, 10번째 원념이 복수에 성공하지 못하면 그냥 그대로 끝."
"다음 기회는 없어. 주문은 끝난 거고, 난 주문이 끝날 동안 너를 붙잡아 뒀으니 계약도 끝나고, 계약이 끝나면 넌 이 차원을 떠날 수 있고, 난 봉인에서 풀리고!"
"어때, 간단하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한쪽 눈썹만 들었다가 내린다. 그야 간단하다. 기분이 나쁜 것만 빼면.) 어차피 너도 봉인당한 주제에, 말은 잘 하네.

캐릭터 인장

"하하, 뭐 어때? 나는 가만히, 여기서, 주문이 전부 끝나기만 기다리면 되는 입장이라."
"주문이 끝나면 저 인간은 어떻게 될까?"
"그야 뭐⋯ 사라지겠지.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거꾸로 세운 눈사람을 다시 세워서 머리에 눈을 좀 더 올린다. 좀 우스꽝스러운 형태가⋯.)

캐릭터 인장

눈사람은 아랑곳않고 말을 이어갑니다.
눈코입이 없는 덕분에 그렇게 보이는 걸지도 모르죠.
"애초에 너를 상대하러 간 용사가 원했던 건 너의 약점이었어."
"네가 '야츠모'라고 부르는 저것은, 용사가 만들어낸 네 약점이나 다름없지."
"어떻게 생각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있을 리가 없잖아, 그야 난⋯. (이렇게 완벽한데? 하고 말하려다가 약간 뚱해진다.)
듣다보니 네가 왜 신까지 되어 놓고 봉인된건지 알만하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친구도 하나도 없어 보이고.

캐릭터 인장

정말 우스운 소리입니다.
함께 한 기간이 길다고 해봐야 인간의 기준일 뿐. 당신에게는 그저 눈을 감았다 뜨면 흘러 가있을 찰나의 순간입니다.
약점?
저기서 멍청하게 눈사람이나 만들고 있는 게?
인간들이 키운다는 애완동물이라던가, 아끼는 하수인이라던가, 뭐⋯⋯.

캐릭터 인장

그뿐입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럼! 약점 같은 건 아니지. 볼을 잡아당기던 손을 놓고 야츠모를 인형마냥-그래, 어릴 때처럼-끌어안는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다시 꼬옥⋯⋯.)
왜? 뭐라고 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딱히⋯.
말하는 걸 보니 신이라고 추앙받았다가 배신당한 이유를 알겠달까?
(흥, 비웃는다.) 어차피 여기서 뒹굴거리기밖에 못 하고 지냈을 걸. (제단 위엔 별다른 게 없나 하고 빙 둘러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성에서 가만히 뒹굴거린 건 너도 마찬가지 같은데⋯.)

캐릭터 인장

제단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자면, 질리지도 않는지 다시 말을 붙여옵니다.
"주문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야, 내가 친절하게 정리해둔 자료실이라도 가봐. 뒤에 문 있지?"
"아래로 내려가면 이것저것 많을 거거든. 허튼 짓하면 바로 쫓아낼 거니까 그렇게 알고."
"계약이 끝나면 난 널 이 차원에서 바로 내보내버릴 테니 이게 마지막 인사겠네."
"그리고 네 대답이 조금 애매해서 말이야."
"난, 궁금한 건 못 참는 주의라⋯."
그 말을 끝으로,
푹-
조금은 과격한 효과음이 귓가를 크게 울립니다.

캐릭터 인장

감히 나를 공격해? 간지럽지도 않습니다.

캐릭터 인장

아니, 정말로 당신에겐 아무런 타격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컥,

캐릭터 인장

타격이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공격을 당한 건, 당신이 아닙니다.
그는 제단에서 튀어나온 날카로운 얼음 창에게 그대로 관통 당했습니다.
새빨간 피가 흐릅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하아?

캐릭터 인장

입안에서 비릿한 토혈이⋯⋯ 시야가 어쩐지 붉습니다.
당신은 압니다. 인간은 나약합니다.
살아있는 것이라면 마땅히 뛰는 장기의 울림 따위, 금세 싸늘하게 멈춰버릴 수 있다는 것을.
이치지쿠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끌어안은 그대로 심장에 귀를 기울였다가 얼음 창을 중간에서 부순다.) ⋯저기 말야.
뭐 하는 거야? 1번 남은 거 아니었어?

캐릭터 인장

눈사람은 그대로 녹아서 흩어진 건지, 그 자리에 물만 흥건하게 고여있습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저, 저기, 이치지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심호흡.) ⋯이대로 죽으면 어떡⋯⋯.

캐릭터 인장

당신은 이 세계의 마왕.
생명을 해치는 주문을 아는 만큼, 생명을 살리는 방법은 알지 못합니다.

캐릭터 인장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곳은 신전이란 점입니다.
사람을 살리는 주문이든, 약이든, 분명 존재할 거예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조심스레 야츠모를 눕혀놓고 찔린 그대로 얼음 조각을 조금 더 얼린다. 지금은 이쪽이 더 나을 테지. 망토를 벗어서 덮어주고⋯.)
(역시 이건 못 참았다. 볼을 주욱 잡아당긴다.) 이 바보, 명색이 일단은 용사인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잠들지 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으, 응⋯⋯. (굳이 대답하다 다시 안색 안좋아지고 결국 완전히 머리 눕힌다.)

캐릭터 인장

계단을 얼마나 내려갔을까요.
드러나는 것은 넓은 방입니다.
가장 오래된, 신성하고 더러운 것들은 모두 이 자료실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동족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간도 아닌 것의 불쾌한 냄새가 감각을 찌르지만, 지금 중요한 사실은 그게 아닙니다.
이치지쿠, 자료조사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70 자료조사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00 > 100 > 대실패

캐릭터 인장

이치지쿠, 지능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85 지능 (아이디어)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3 > 43 > 보통 성공

캐릭터 인장

책장들을 하나씩 짚어보다, 발을 헛디뎌 그만 넘어지고 맙니다.
체력 1 차감.

system

[ 大海原九 ] HP : 8 → 7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엎어진 채 뭔가 충격인지 몇 초간 이러고 있었다.)
거, 거짓말⋯⋯.

캐릭터 인장

하지만 무언가 이질감이 드는 책을 발견하는 데 성공합니다.
발견이라고 할까, 유달리 두꺼운 책이 꽂혀있으니 자연스레 의심이 갑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어째선지 조금 훌쩍여놓고 '먼지가 너무 많잖아,' 투덜거리면서 책을 뽑아 손에 든다.)

캐릭터 인장

뽑아든 책은 따로 제목은 없습니다. 책이라기엔 여러 일기를 줄로 엮은 듯한 모습입니다.
페이지마다 종이의 질감이 다른 것 같아요.

HANDOUT

<핸드아웃 – 용사의 기록>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야? (책을 빠르게 넘겨 읽어본다.)

HANDOUT

나를 돌본 것은 그대요, 나의 가족은 당신이요,
허나 살아갈 남은 날들은 당신을 괴물이라 칭합니다.
당신을 무찌르면, 봉인하면, 이 세상엔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 이릅니다.
유일한 용사는 나뿐이고, 그런 운명이라 날 속박합니다.
그리하여 나는 검을 들었습니다.
세상은 나를 괴물에게 키워진 불쌍한 희생자라 일컫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복수를 시작했습니다.
내게 품을 내어주고, 생명수를 먹여 목숨을 구해낸 그대는 추악한 괴물일 뿐입니다.
신이시여, 끝없는 겨울을 이만 멈추고 이 땅에 평화를 주소서.
감히 당신께 검을 겨누는 나를 용서하지 마십시오.
신이시여, 고작 인간의 검이 당신에게 통할 리가 없다는 것을 압니다.
바라는 것은 당신의 자비뿐이니, 악독한 괴물인 당신은 나를 품지 마십시오.
나를 죽이십시오. 나를 사랑하지 마십시오. 나를 비참히 내쫓으십시오.

캐릭터 인장

시간이 없어 모든 내용을 읽지 않았으나, 이것은 최초의 용사가 남긴 기록이 맞는 것 같습니다.
괴물의 손에 키워진 아이, 인간 세계에서 모두의 영웅이 되어 끝내 괴물을 무찌른 이. 고작 인간의 몸으로 신을 봉인한 전설 같은 이야기.
기시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걸까요.
하지만 이것은 당신의 전생도 아니고, 당신과 그 어떤 직접적 연관성도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기록일 뿐입니다.
기록의 마지막을 넘기면, 괴물이 이 모든 기록을 모방하여 만든 끔찍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습니다.

HANDOUT

<핸드아웃 – 염원>
가장 강렬한 염원은 새 생명을 만들어낸다.
그 중 증오로부터 시작한 생명은 원념이라 불리고, 복수를 위해 움직일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라고 불러도 될까. 마력이 제공되는 한 죽지 않고, 오로지 염원을 이루기 위해 존재하는 기이한 것.
허나 그것은 불멸의 존재가 아니다.
10번의 기회가 끝나면 염원을 이루지 못한 것의 생명은 사라진다.
염원을 이룬다면 그것으로도 생명은 사라진다.
사라지는 생명을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으나, 주문의 힘을 유지하는 방법은 존재한다.
같은 장소, 같은 배경, 같은 환경을 조성하여 염원의 주문이 시작되었을 때를 모방한다면, 그때에 형성되는 강렬한 감정으로 주문은 다시 한 번 반복된다.
한 가지 더, 염원이 시작되었을 때보다 더욱 강렬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면, 그것은 새로운 염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유지된 힘은 또다시 시작을 만든다. 백년이 걸려서라도, 염원을 이루기 위해 지독히도 탄생될 지어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마법진을 빤히 보다가 다시 집어넣는다.) ⋯뭐야, 그럼. 딱히 끝도 아니잖아. (안도인지 한심해하는 목소리인지 모를 어조로.)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무튼, 치료 마법 같은 건? (다시 책장을 뒤진다.)

캐릭터 인장

이치지쿠, 지능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85 지능 (아이디어)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 > 5 > 대단한 성공

캐릭터 인장

용사의 기록을 떠올립니다.
빌어먹을 괴물이 당신을 농락했네요.
애초에 치유 마법이나 주문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캐릭터 인장

파괴의 능력밖에 없더라도, 설령 같은 괴물이더라도 마력을 제공하는 정도면 회복은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시도한다면 정신력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하나 더 할 일이 생겼다. 이 녀석도 나중에 박박 짖어야지.)
cc<=70 정신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8 > 98 > 실패

캐릭터 인장

이치지쿠, 정신력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70 정신력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3 > 73 > 실패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다시 돌아와 황당하게 선 채 자기 손만 내려다보다가 그 옆에 앉는다.)
진짜, 거짓말이지⋯?
⋯야츠모 군, 일어나. 맛 없다고 하면 안 돼! (손바닥을 손톱으로 그어 상처를 내 야츠모의 입가로 가져간다.)

캐릭터 인장

입 안으로 피가 몇 방울, 곧 한 줄기 가느다랗게 흘러 들어갑니다.
초조할 마음에도 한참을 응답이 없고, 몇 분이 지난 뒤에야 야츠모의 상처가 점점 좁아지다 안색이 돌아옵니다.

⋯⋯.
고르게 숨을 쉬고 있는 야츠모를 확인하는 당신은, 횟수를 계산해봅니다.

캐릭터 인장

오늘은 12월 1일.
당신을 향해 검을 들어보이던 처음 순간이 첫 번째 기회였다고 치면, 지금은 9번째 기회가 끝난 셈입니다.
확인한대로 이제 정말 단 한 번의 기회가 남았습니다.
1년 뒤, 야츠모는 마지막 원념을 보이고 소멸할 예정입니다.
그 칼의 끝엔 당신이 있을 것이고, 칼을 쥔 손 뒤엔 증오로 일렁이는 용사가 있겠죠.
그것은 야츠모이자, 야츠모가 아니고, 당신이 자비를 베풀 대상일지도, 혹은 바닥에 기어 다니는 벌레나 다름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캐릭터 인장

선택은 아직 멀었습니다. 그러니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아, 이치지쿠⋯?
⋯⋯⋯.
(조용히 팔 벌린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한참 빤히 보다가 이마를 마주 꿍. 뿔에 찔렸다면 꽤 아프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러고 나서야 끌어안는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아야.
아파.
미안, 피했어야 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어, 넌 인간이고? 용사라고 해도 아무튼 나한테 죽었고⋯. 약하고. (말하자니 이 상황이 이상하게 느껴질 법도 한데, 그건 모르는 양.)
내가 못 본 거니까, 뭐. ⋯. (심장께에 고개를 기대어 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쿵, 쿵, 쿵⋯. 심장 박동 소리. 그러고 있기를 몇 분⋯⋯ 천천히 일어나 앉는다.)
(이치지쿠의 양팔 잡아, 이번에는 자신이 심장께에 고개 대어 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심장 소리가 쿵, ⋯그리고 한참 귀를 기울여야 다시 쿵. 질문도 않고 야츠모의 머리를 끌어안는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뛰고 있어.
둘 다 살아있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여기서 나가자. 이 밑은 추운 것 같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제 더는 구경하지 않아도 되는 거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응. 바깥은 넓으니까. (입가 문지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렇게 잘 보존된 곳은 더는 없을 걸. 하지만 좋아, 나가자.
(손가락을 튕긴다.)

캐릭터 인장

작은 불꽃이 튀고, 신전의 제단애서부터 불길이 타오릅니다.
무너져내리는 신전을 뒤로하고 다시 강 위로 올라오면, 붉게 빛나는 수면 아래가 보입니다.
들어가기 전 치워뒀던 눈도 얕게 쌓여있네요.
타오르는 강 아래처럼 지평선 저 너머로 붉은 노을이 집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바다 갔을 때도 이랬지.
이제 어디로 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제⋯. 그래, 사실은 다른 곳에도 가 볼 생각이었는데.
(잠깐 야츠모를 본다. 재연하기 위해서는 같은 장소인 게 좋겠지.)
돌아갈 거야, 성으로. 할 것도 생겼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하지만 곤란하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젠 마을도 나라도 없고.
(흐음, 하고 끌어안은 채로 야츠모에게 기댄다.) 야츠모 군, 악몽 꾼 적 있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악몽? (멀뚱히 하늘 바라본다. 노을빛을 뚫고 빛나는 별이 하나, 둘⋯.)
자꾸 놀려서 꿈에도 나왔었어. 마을 사람의 원수인지, 뭔지⋯.
더 어렸을 때는 유령도 한 번 나왔던 것 같고.
⋯사실 그것들 전부 딱히 무섭지는 않았는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유령? ⋯⋯헤에, 신기하네.
그럼 뭔가, 싫어하는 거나 무서워하는 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혼자 있는 건 싫어.
그런 꿈을 꾼다면, 그게 진짜 악몽이 되지 않을까⋯.
중요한 얘기인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빙긋 웃는다.) 그래, 중요한 이야기야.
그렇지?
역시 누구나 혼자 있는 건 싫어하는구나.
그럼⋯⋯. 그걸로 하자. 뭐야, 의외로 쉬운 일이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심장께, 다시 머리를 가볍게 부비다가 흐음, 한다.) 저기, 또 보고 싶은 곳 있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높이 올라가서 일출을 본다거나?
사람 사는 마을은 찾아가봤자 전부 이런 꼴이겠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렇지? 여기보다 폐허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이치지쿠. (옷깃 만지작거린다.)
같이 가는 거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직 같이 갈 거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아직?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직.
일출을 보려면 산에 올라가야겠네. (머리를 떼고 가볍게 쓰다듬는다.) 들고 가 줄까? (장난치는 목소리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불안한 시선으로 고개 숙여 눈 마주친다.) ⋯⋯직접 오를 수 있거든⋯.
(가방 고쳐 맨다.) 내일도 같이 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야, 내일 말고 모레랑 그 다음도 같이 볼 거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그제야 화색.) 뭐야, 괜히 긴장했네.
그럼 출발하자. 해 뜨기 전에는 올라야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성 안에서는 많이 봤으면서 새삼 보고 싶다니 너도 신기하네. (걸음을 뗀다.)
근데 말야, 야츠모 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생각하듯 시선이 데굴 굴러간다.) ⋯⋯으음, 아니야, 됐어. 이건 물어도 별 수 없네.
내년에도 이거 보고 싶어? (빤히 올려다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어?
⋯찝찝하게 말하다 끊기는. 당연히 보고 싶지.
성 안도 안이지만, 이렇게 보는 건 처음이잖아.
내년에도 오자. 겨울의 시작이라고 하니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렇지? (기분 좋은 듯 웃는다. 내년에도, 가 마음에 든 건가?)
그래, 그래, 그럼, 이치지쿠 님한테 맡겨 놔.
내년은 조금 힘들지도 모르지만⋯. 뭐어, 내내후년은 될지도 모르잖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왜, 어디 가기라도 하게? 그 날만 안 된다니⋯.
(오르던 걸음 잠시 멈춘다.) 내년에는⋯ 미니 군도 데려와야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내가 가는 게 아니라, 못된 녀석이- (마왕이 이렇게 말하자니 웃기기도 하지만.) 쫓아낸다고 하잖아? 귀찮게, 정말.
미니 동생도 만들어 줘?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쫓아내? 못된 녀석? (눈 가늘게 뜬다.) ⋯알겠다. 나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녀석이야?
쫓겨나면 같이 나가면 되잖아. 동생은⋯ 좋아. 그 눈사람도 혼자 있을 때는 심심하겠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내가 어떻게 못 하는데 야츠모군이 할 수 있을 리는 없잖아? (약간 삐죽인다.)
쫓겨나는 건 혼자든 둘이든 싫어. 안 쫓겨나게 힘내는 거야, 나는.
(그리곤 큭큭 웃으며 팔을 잡아끈다.) 동생 만들어 줄까, 라니⋯. 가족 같은 대화로군.
⋯자, 다 왔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가족이 어떤 건지 개념만 알고 있지만 말야. 이런 게 가족이라면⋯⋯. (그대로 끌려나가 걷다가 도착했다는 말에 양 발 모으고 선다.)
한 명이 힘들 때 최대한 돕는 것 정도는⋯. (먼 하늘 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렇네에. 야츠모 군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고⋯.
뭐, 아무튼.
자, 곧 일출이야. 딱히 별 거 아닌 날이지만 소원이라도 빌 거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음~.
빌래. 모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너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나는 됐어. 내가 힘낼 거야. (흐-응, 하고 가볍게 콧방귀 뀐다.)
⋯운이 좋아지는 거 정도는 빌어 두는게 좋으려나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두 손 모은다.) 혹시 모르지, 마왕이라고 쫄아서 정말 들어줄 수도 있고⋯. (놀리는 건가? 팔꿈치로 이치지쿠 툭 친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흥, 하고 양손 가볍게 모은다.)

캐릭터 인장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2일의 해가 떠오릅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슬쩍 실눈⋯.)
일출이다!
아, 내 소원은 비밀이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야, 어차피 빌 소원은 많지도 않으면서. (쿡쿡 찔러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뭐 어때, 기분은 낼 수 있으니까. 너도 운 좋은 날들 됐으면 좋겠네.
(어른스럽게⋯ 넘어가지 못하고 이치지쿠 옆구리 쿡 찌른다.) 돌아갈까? 아니면, 어디든 갈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생각하듯 해가 뜨는 하늘 너머를 보다가 손을 내린다.) 들를 곳이라고 할까⋯.
진짜 폐허를 잠깐 거쳐서 가자. 보여줄 게 있거든.
무너진 집 같은 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진짜 폐허? 무너진 집?
뭘 보여줄 작정인지 감도 안 잡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보면 더 화낼까 싶어서.
그러고 나면 예쁜 걸 보여 줄게.
성 옆에 꽃이 피는 곳이 있어, 몰랐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정말?
잠깐, 더 화낸다니. 진짜 뭘 하고 싶은 건데?
나는 당장 집으로 가는 것 보다 재밌으니 상관 없지만⋯⋯. (미심쩍은 눈초리.)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별 거 아닌데. 그러니까, 100년 뒤에는 반드시⋯라고 바보 용사가 말한 거랑 비슷한 거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야츠모 군, 12월 1일마다 내가 놀리던 거 기억하고 있어? (눈 밟는 소리가 울린다. 뽀드득⋯.)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기억하지, 그야 9년동안 꾸준히 놀려댔는걸. (옆에서 따라 눈 밟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앞으로 1년이야?
이제 1년 뒤에 한 번 더 12월 1일이 오면, 야츠모 군은 날 죽이든 못 죽이든 사라지고, 나는 여기서 쫓겨난다는 말. 세상은 몰라. 전부 갑자기 죽었으니까 전부 갑자기 살아나려나?
하지만, 나는 마왕이거든? 방법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라니까.
바보 용사 군이 처음 죽었던 날만큼 강한 열망 같은 게 있으면 또 10번 반복하는 거야. 소원을 들어주는 데에 실패했으니까 어쩌면 나도 안 쫓겨나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모방해서 덧씌운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굉장하지? (어째선지 자랑하듯 허리를 편다.) 또 화나게 하면 같이 있을 수 있다고?
뭐어, 지금은, 마을도 나라도, 다른 사람도 없지만⋯. 나는 죽여도 만족하기만 할 거 같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그러니까⋯⋯ 제일 먼저 보이는 반응은, 또 그 바보 같은 얼굴로 눈만 깜박인다. 9년간 이런 얼굴 꽤 봤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치지쿠, 결국은⋯.
(손 잡아당긴다.) 내가 사라지는 게 싫다는 소리 아냐?
내버려두면 되잖아. 이 세계는 마법도 있고, 너도 있어. 게다가 희미한 내 기억만 봐도 알 것 같아. 내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그러니까, 그럼⋯ 복수를 실패하든, 성공하든, 뭐든. 너만 무사하고 겨울이 끝나면 되는 거 아니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잠시 말없이 잡아당겨진 손만 본다. 보통 이치지쿠가 이럴 때는, 둘 중에 하나다. 놀리려고 말을 안 하는 거거나, 정곡을 찔린 거거나.)
(그리고 그러면 대개, 살짝 돌아간 대답을 내놓곤 한다.) ⋯내버려두면 이번엔 약속도 못 할 주제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미안. 그렇게 말해도 역시 기억은 안 나. 내가 예전에 무슨 약속을 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네가 말해준 걸 어렴풋이 떠올리려고 할 뿐이야.
(끌어안는다. 머리 높이가 퍽 높아졌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사람은, 이만큼 자라면 더 자라기 어려우면서⋯딱 이때까지의 10년이 빠르다. 하지만 그렇다고 딱 10년. 그건 몰랐지. 어쩐지 울컥한 듯 옆구리를 주먹으로 친다. 이치지쿠로서는 장난에 가까운 일이지만⋯.) ⋯그러니까, 떠오르게 해 준다고 하잖아!
어차피 또 100년 정도는 잊고 살 만 하고. 무슨 약속을 했는지는 이제 상관없어. 나름대로 지키긴 했고. 그러니까, 한 번 더 하게 할 거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 (말 없이 맞아준다.) 1년 남았다고 했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런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1년, 충분히 고민해 줘.
전부 끝나면 마을 사람들이 다시 깨어날지도 몰라. 어딜 가든 꽃이 피어날지도 모르고. 사람이 더 늘어나는 편이 이치지쿠에게 즐거울 수도 있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그런데 역시 떨어지는 건 싫으니까⋯.
혹시 과거의 내가 멋대로 널 휘말리게 한 거라면, 이번에는 네 마음대로 정해.
(크게 숨 내쉬고 떨어진다.) 좋아. 이러면 괜찮을 거 같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덩그러니 놓인 기분에 온기를 뒤쫓아 팔이 움찔한다.) 난⋯⋯.
⋯바보구나, 넌.
사람들이 깨어나고 꽃이 다시 피든 내가 있으면 딱히 좋을 것도 없는데. 그야, 나는 즐겁겠지만.
그게 싫어서 또 10년 이러고 있는 거라고? 바보 용사 군은 말이야.
⋯뭐어, 됐어. 아무튼 1년 뒤 일이니까.
(그래, 1년 남았다. 이번엔 사양하지도 않고 팔을 쭉 잡아당겨 끌어안고, 마치 끌듯이 걷기 시작한다. 말한 대로 폐허와 눈 사이의 꽃을 보고 성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있잖아, 잘 해 줄게, 야츠모 군. (빙그레 웃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남은 1년 동안 정말로 즐겁고 더할 나위 없이 상냥하게 해 줄 테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너는, 딱히 아무 생각 할 필요 없이 즐거워지면 돼.
그리고 내년 12월 1일에는 다시 나랑 약속을 하자!
지금 대답할 필요는 없어. 꼭 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응. (두 사람 분의 발자국을 길게 남기며 그저 따라 걷는다.)
지금의 너는⋯ (분명 몇십 년, 몇백 년 전의 너와 다를 텐데. 입 안에서 웅얼거릴 뿐 소리내어 말하지 못한다.)
즐거워 할 테니까, 그러다⋯ 무슨 짓을 하든 받아들일 테니까. 1년 동안은 바보 마왕이랑⋯ 뭐야, 아무튼 그런 걸로 지내자.
(대답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대신 조금씩 변화하는 주변의 풍경을 눈에 새긴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팔에만 기대 앞을 보고 걷다가, 시선이 엇갈린다. 야츠모가 풍경으로 시선을 돌리자 이치지쿠는 야츠모를 바라본다.)
(처음 보는 마법은 결과를 완전히 예상하기도 어렵지만. 그건 그렇다 치고.)
누가 바보 마왕이야? 그건 너겠지, 바보 야츠모 군. (남은 1년의 즐거울 예정에 그저 기분이 좋아진 듯 눈을 밟는 소리가 살짝 가벼워진다.)

캐릭터 인장

두 명의 말소리와 눈을 밟는 소리에 의지하며 걸으면, 곧 이치지쿠의 눈에 익어있을 풍경이 드러납니다.
의미 그대로의 완전한 폐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그런데, 이걸 나한테 굳이 먼저 알려준 이유가 뭐야?
원망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끝까지 말해주지 않을 줄 알았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왜? 그야⋯. ⋯너는 뭐어, 아무튼 꽤 착한 아이니까.
네 기억은 그 녀석이랑 이어져 있으려나. 뭐, 어느 쪽이든 좋아. 나 네가 화내는 건 하나밖에 모르고. (쨘, 하고 폐허를 보여준다.)
너는 말야, 네 일에는 잘 화내지 않아.
뭔가 남의 일에 화를 내지? 모르는 사람들 일로는 스케일이 커야 하고, 아는 사람 일로는 꽤 작은 일에도 화 내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럼, 이유가 시시하거나 개인적이거나,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못 막았을 때 더 화가 나는 법이니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그래서, 이 광경을 보고 내가 화내기를 원하는 거야? (천천히 두 발짝 앞서 나아가며 고개를 두리번거린다.)
확실히 좋은 모습은 아니지. 집이 보여. 다 무너져있어. 사람들이, 그것도 꽤 많이 살고 있었던 모양이고. 지금은⋯ 물론 아무도 없지만.
꼭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아마 여기 지내던 자들은 전부 죽거나⋯⋯ 그래서 이걸⋯⋯. (다시 돌아본다. 이치지쿠의 표정을 살핀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빙긋 웃고 있다.) 지금 화낼 것 같진 않은걸, 그래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이걸⋯.
네가 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때 전쟁 같은 건 벌어지지 않았으니까.
내가 했다고 해도 별로 무리는 없지. 그래도 여기는 가까워서 다행이야. 멀리까지 가기는 귀찮은걸.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널⋯. (성큼, 큰 보폭으로 다시 한 발짝. 바로 앞까지 와서는 멱살 움켜쥔다.)
⋯그래.
인간이 널 모르는 만큼, 너도 다른 사람들에 대한 건 잘 몰랐겠지.
(당기기는 커녕 손의 힘이 풀린다.)
난 이걸 보고 화를 낼 수 없어.
그러니까 그 뒤는 '용사'에게 물어봐. (말투가 퉁명스럽다. 화를⋯ 내는 건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기웃⋯.) ⋯⋯화 내는 거 같은데?
⋯화 내려는 거 맞지, 야츠모 군? (목소리에 화색이 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시끄러워⋯.
됐고, 그래서 꽃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활짝 웃으며 잡아끈다.) 이쪽으로 와! 본 건 적어도 24년 전이지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어, 그땐 꽤 낙담해서 기억한 거야. 꽃만 피어 있었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폐허를 지나서 성 주변에 도착하면 구석으로, 구석으로. 뭐에 화났는지도 모르고 조금 신나서 성벽의 눈을 손으로 치우며 나아간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자, 이거. 동백꽃이라고 한다던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고개 저은 뒤 쫓아가기 시작한다. '이런 눈 속에서?' 반신반의한 채 눈을 치우는 손만 뚫어져라 바라보다, 붉게 피어난 꽃을⋯⋯.)
⋯겨울에 피는 꽃이 있⋯ 겠지, 그렇지.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자, 너는 처음 보지? 이 꽃이든 그냥 꽃 자체든. (건드리면 꽃이 금세 툭 떨어진다. 하나를 거꾸로, 꽃대를 물 수 있게 입에 물려주고⋯.)
엄청 조금이지만 꿀이⋯. 흐음, 글쎄, 이 꽃에도 있을진 모르겠지만. 달다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달아. 먹어봤어?
(직전의 불퉁한 태도는 어디가고 신기하다는 듯 다른 손으로 꽃잎을 만지작거린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주 예전에? 이거 말고 다른 꽃도 그렇게 빨아들이면 달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맛있지? (어깨에 턱.)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 직접 먹어봐? (입에 물고 있던 걸 그대로 물려준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문 채 약간 반눈으로 바라본다. 꽃을 잡아서 빼고.) 네가 벌써 다 먹었거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아. 생각보다 양이 적었던 모양이지. (입맛 다신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하나 더 줄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한송이 더 따서 야츠모 입에 물려주고 자기도 하나 텁 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잠깐.
(굳이 바꿔서 문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야? 하듯 야츠모 빤히 본다.)
뭐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만족⋯⋯.)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진짜 뭐야? 하고 보다가 꽃 끝을 한번 가볍게 빨아들이고,) 내가 이미 먹었는데, 그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충분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가자. 다음에 여기 나 또 데려와. (길을 외울 자신은 없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성 바로 옆인데? (바보 보듯이 눈 가늘게 떴다가⋯.)
뭐어, 좋아. 언제든지 데려다 줄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같이 오는 게 좋아. (꿋꿋.)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나중에, 아니, 그래봤자 1년이지만⋯. (돌아가는 길을 향해 몸 틀어 손 내민다.)
⋯⋯예전에 어떻게 지냈는지도 듣고 싶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즐겁지 않을 텐데? (손을 물끄러미 보다가 가볍게 얹어 잡는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즐거운 것도 좋지만⋯ 그냥. 알고 싶은 거야.
아무튼 그것도 너잖아. (걷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말없이 따라 걷는다.) 화 내도 같이 잘 거니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같이 자든가. 도망쳐도 잡을 건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어, 그러면야. 언제 얘기부터 해 줄까? 그래도 최근?
하긴 최근이면 용사 관련된 일이니까 아는 거나 마찬가진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럼 더 옛날 일? 나라가 잔뜩 세워졌다가 사라졌을 때. (왕이 되어서 멋진 나라를 만들고 싶다, 고 해서 반대하는 녀석들을 죽일 수 있게 도와준 일, 그게 이웃한 나라에서 마음에 안 들어 전쟁이 나 금방 멸망한 이야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대개는 잘못 굴러가기 십상인 일들을 거슬러 타고 올라가면, 혼자 떠돌던 시기의 이야기까지 나온다. 사람을 알고 싶어서 이것저것 애쓰던⋯. 왜였는지까진 말하지 않았지만.)
(그리고 문득 성 안의 복도를 걷다가 멈춘다.) ⋯그렇지, 그러고 보면 그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이야기를 듣는 내내 눈썹을 기울였다가, 미간을 찌풀였다가, '그래도 그건 통쾌하다'며 웃는 일도 분명 있었고⋯ 표정이 다양하게 변화하다, 얼떨결에 같이 멈춘다.) ⋯그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네가 그리던 거. 이제 어떻게 됐어? 응?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 창고에 모아뒀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거 볼래! 얼마나 늘었는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꼭 봐야해?
늘었⋯ 지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궁금한데? 늘었으면 못 보여줄 건 아니잖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따라와. (창고로 향한다. 가는 도중에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문을 열고, 방에 들어서⋯ 구석에 쌓여있는 책 더미를 치우자 그 밑에 노트가 몇 권.)
(제일 마지막 권을 건넨다.)
보고 뭐라고 하지 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늘었다며. (킥킥 웃으면서 노트를 펼쳐본다.)

캐릭터 인장

몇년 전에도 본 적 있는 엉성하다 못해 끔찍한 수준의 그림⋯ 인지 낙서인지를 지나 종잇장을 넘깁니다.
여전히 알아볼 수 없는 풍경화들⋯ 그리고 도저히 자신을 그렸다고 하기에는 믿을 수 없는⋯.

괴⋯ 괴물?
여기까지가 초반의 그림들.

캐릭터 인장

계속해서 다음 장을 향해 나아가면, 수많은 그림 사이에서 단 두 가지, 형태를 갖춰가는 게 있습니다.
하나는 이치지쿠의 얼굴.
또 하나는, 처음 보러 갔던 날의 꽁꽁 언 바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뺏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응? ⋯⋯잠깐, 왜? 칭찬해주려고 했는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칭찬?
해 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렇게 잠깐 보여주고 뺏었으면서? (어이없다는 듯이 보다가)
⋯처음엔 거의 괴물같이 그리더니, 진짜 꾸준히 그렸나 봐. 바다랑 나는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잘 그리네~? (이건 좀 놀리는 것 같기도 하고, 어조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놀리는 거 아니고?
바다는 잊지 않으려고 매일 그렸고. 너는⋯.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그야⋯ 항상 보고 있었으니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무섭게 그린 거만 보다가 아무튼 멀쩡하게 그린 걸 보니까 감회가 새롭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참고로 이거, 놀리는 거 아니니까? 감상이니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마지막 한 장은 어제 그린 거니까, 가져도 상관 없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종이 뜯는 소리가 작게 울린다.) 이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응. 나, 나름⋯ 괜찮⋯게 그렸다고 생각하는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펼쳐본다.) 어~디.
⋯⋯. (종이를 빤히 들여다보다가⋯. 잠깐 웃어버린다.) 아하하. 왜 부끄러워해? 잘 그렸는데?
뭐어, 딴건 여전한 것 같지만서도.
고마워. 그림 보는 것도 재미있구나.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됐어⋯ 그나마 그릴 만한 게 그거 뿐이었던 거니까. 책에도 나와 있었다고. 좋아하는 걸 그리면 빨리 늘 거라면서.
아무튼⋯. (헛기침.)
⋯피곤하진 않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나는 그런 건 잘 몰라. (종이 속의 그림을 다시 조금 바라보다가 품속에 넣는다.)
하지만 넌 피곤하겠지⋯. 씻을까? 야츠모 군.
오늘은 정말 감기 걸릴 거 같고. (차가워진 코끝을 쿡 찔러본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씻고 나올 테니까, 방으로⋯⋯.
⋯설마해서 묻는 건데, 같이 씻자는 건 아니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러고 싶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
됐어. 방으로 돌아가. (욕실로 향한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야, 오랜만인데. (약간 투덜거리며 방으로 먼저 들어가 침대에 풀썩⋯.)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20분 쯤 지났나⋯ 머리까지 털고 온 건지 옷은 다 입어놓고 수건 하나 없이 방으로 돌아온다.)
(옆에 덩그라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리 오라는 듯 이불 옆 가볍게 팡팡.)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두드리던 자리에 털썩 눕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젠 자연스럽게 끌어안는다.) 재밌었니?
이번 여행 말이야. 좀 싫은 일도 있었지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복잡한 것도 많았는데, (안겨서 눈만 내려 감는다.) 그래도 재밌었어.
더 길게, 더⋯ 많이 다니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좋아. (더 길게, 에는 어찌될 지 몰라 고개를 마주 기댄 채 단지 수긍한다. 그러고 싶은 거야 맞으니까.)
난 어디든 가 봤으니까, 네가 가보고 싶은 곳이 낫겠네.
다음엔 어디 가 보고 싶은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오로라 보러?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거 좀 멀지 않아? 뭐어.
하지만 좋아.
내일 모레에는 오로라를 보러 가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좋아. (숨소리가 점점 평온해진다.) 그 다음에는 사막⋯.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리고? 나무가 많은 숲이나?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괜찮네, 오두막도 만들어 주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오두막은 무슨, 거기서 며칠 살 생각인 거야? (바보같은 소리, 해놓고 이마 위로 가볍게 뽀뽀한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⁹

(재밌어 보이는 걸⋯ 작게 중얼거린다.) ⋯⋯잘 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잘 자, 야츠모 군. 좋은 꿈 꿔.

캐릭터 인장

창 밖으로는 다시 세차게 눈이 내립니다.
끝없이 눈이 내리는 곳.
눈이 쌓이고, 녹지 않는 곳.
우리들이 갇힌 겨울.
그 겨울의 종말까지, 앞으로 1년.
.
.
.

캐릭터 인장

1년 동안 어떤 일상을 보냈나요?
함께 하기로 한 여행을 전부 끝내고 돌아왔나요? 아니면, 새로 발견한 보드게임이라도 하며 시간을 보냈나요.
곧, 12월 1일.
야츠모가 멋대로 주장해낸 겨울의 시작이 다가옵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동안은, 정말이지 꽤 즐겁게 지냈다.)
(짧게 여행도 다녔고. 마지막에 본 게 오로라였나?)
(꽃은 아직도 피어 있다. 마지막이라고 꽃을 따서 다시 번갈아 물어보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리고 이치지쿠는 야츠모가 혼자 있겠다고 한 사이사이에, 이 성의 바닥에 사람이 해독하기 어려운 마법진을 그린다.)
(분명 화낼 거라고 아주 기대하면서, 다시 같이 침대에 누워서.)
(그리고 도중에 깨서 이번에도 아주 옛날의 어느 날처럼 발을 까딱이며 용사를 기다린다.)

캐릭터 인장

1년의 짧은 시간 동안에도 아이는 자라고 맙니다.
성년이라고 하던가요. 11살의 작은 꼬마가, 어느 순간 당신의 키를 따라잡더니⋯.
이제는 정말 훌쩍 커 버렸어요. 분명 종일 함께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오히려 오랜 시간 봐온 당신이기에 변화를 실감하게 됩니다.
용사를 똑 닮을 얼굴을 하고서도, 몇 시간 전까지 그런 얘기를 했었죠.
뭐든 잘 되면 좋겠다고, 봄을 맞이하고 싶다고도 했던가요.
우스운 이야기입니다.

캐릭터 인장

이 아이는 평생 겨울을 벗어나지 못할 테니까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바보라니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잘 되어도 겨울은 그대로일 텐데. (발 밑에 깔린 진을 보며 창가에 털썩 걸터앉는다.)

캐릭터 인장

야츠모의 바람대로 겨울이 끝나려면, 이 모든 상황이 종결되려면, 야츠모는 사라져야 합니다.
용사의 주문이 끝나고, 괴물의 봉인이 풀리고, 마왕이 세상에서 떠나가면⋯.
그때서야 지독한 겨울은 사라질 것입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치지쿠는 이제 와서 약간 아쉬움을 느낀다. 예를 들면, 어차피 못 볼 텐데 하고 봄 같은 걸 마법으로 보여 준다던가⋯.)
(뭐, 마왕이 잘 쓰는 마법은 아니지만.)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돌아본다.) ⋯안 자?
아니⋯ 실은 나도 잠이 안 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뭐어, 몇 시간 안 남았으니까.
계속 깨 있어도 돼. 자연스럽게 바뀔 테니까.
(머리를 쓸어올려줘 보다가 문득 남았던 약간의 아쉬움들 중 하나를 떠올린다. 빤히 보더니, 볼을 콱⋯.)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
마왕⋯이니까 전생에 억울하게 죽은 기억⋯ 이런 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혹시 잠시라도 안 물면 가시가 돋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뽀뽀해 준 건데.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한 손 뻗어 뺨 당긴다.)
뽀뽀는 무슨.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악.)
뽀뽀해 준 거야! (이번엔 진짜로 가볍게 문 볼 위로 뽀뽀한다.)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아. (물린 것도 아닌데 이 타이밍에 투정이다.)
⋯나도 할래. (입술 위에 가볍게 맞댄 후 떨어진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눈을 깜박인 채 보다가,) ⋯⋯여긴 뽀뽀 아닌데?
(킥킥 웃으며 바주 가볍게 입술을 맞췄다가 떨어진다.) 이참에니까, 봄이라도 조금 보여줄까?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 (안다. 이건 뽀뽀가 아니다. 짚지 않고 넘어간다.) 봄?
마법으로 그런 게⋯ 됐던가. 안 될 것도 없지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주 잠깐 보여주는 거면, 뭐어.
착각시키는 거니까.
이리 와. (이마를 가볍게 맞댄다.)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 (이마 맞대고 조용히 눈 감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여기 주변 말이지, 그래도 봄에는⋯. 꽤 꽃이 많이 피었을걸. (그대로 마력을 움직인다.)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천천히 호흡한다.) ⋯무슨 꽃? 전에 본 동백꽃도 마음에 들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튤립이라던가, 라일락이라던가?
클로버도 같이 피었는데. 그걸로 화관 같은 거 만들 수 있어. 너는 본 적 없지? (그리고 살짝 '콩'. 떠올린 이미지를 넘기듯이⋯.)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 (넘겨받고서도 한참 말이 없다. 세상이 하얗지 않다. 알록달록하다. 책에서만 스쳐지나갔던 풀과 꽃, 하늘이 눈 앞에서 일랑거린다.)
⋯본 적 있나? 네잎클로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약간 뚱해진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니.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건 왜?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그냥, 발견하면 행운을 준다는 말이 있으니까? 너, 전에도 소원 빌었잖아. 운 좋게 해달라고.
그동안 운이 그렇게 나빴나⋯ 궁금해져서. (놀렸다는 소리.)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입술 콱 가볍게 깨문다.)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바보.
동물들은? 뛰어다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뛰어다녀! 노루나, 토끼나, 새나⋯.
털이 부드러운 건 좋았는데. 서로 잡아먹어서 큰일이지.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먹이사슬이라는 녀석인가⋯ .
그래도 직접 만져본 모양이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말 잘 들으면 토끼.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안 듣는 게 있었나 보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초식동물이 원래 성격이 더러워.
그래도 부드러웠는데⋯.
(빤히 본다.)
(야츠모 머리를 슥슥⋯.)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뭐야. (이치지쿠가 나름의 관리로(⋯) 간섭한 끝에 감촉이 나쁘지 않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슥슥 만지다가 머리 살짝 잡아당겨서 끌어안아봄.) ⋯⋯⋯으음⋯.
뭐, 나쁘지 않나⋯.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참나, 동물 취급도 다 받아보고. (멀어지는 대신⋯ 품에 이마 비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킥킥 웃는다.) 너도 나쁘진 않잖아. (머리 위로 마지막으로 뽀뽀 한 번.)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싫지는 않지. (고개 기울이자 눈동자가 마주친다.)
⋯눈 감을 거야.
이번에는 진짜 잘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니까 할 말 남았으면 지금 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정수리를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너⋯⋯. (가볍게 손끝으로 쓰다듬고,) 기억하려나아. 뭐, 좋아⋯.
처음 일어나서, 지금까지 내가 키웠잖아.
그러니까 야츠모 군은 내 거지.
(가볍게 머리카락에 볼을 부비고,) 그러니까 쭉 같이 있자, 야츠모 군?
잘 자.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난 네 거야.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응. 이치지쿠 거 맞아.

개별 인장

黒粋奴藻²⁰

네가 부른다면, 몇 년이 걸리든 돌아올게.
여기가 내 자리니까.
잘 자.

캐릭터 인장

눈을 감는다고 바로 잠이 올 리 없습니다.
괜한 잡념이 듭니다.
우리들이 있는 공간은 몇 십 년, 혹은 몇 백 년 전, 용사가 마왕을 무찌르러 온 성입니다.
그때는 눈이 왔습니다.
싸늘한 겨울밤, 용사는 검을 들고 성 안에 진입했습니다.
그 때는, 분명⋯.
이치지쿠, 민첩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80 민첩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4 > 84 > 실패

캐릭터 인장

날카로운 검날이 당신을 향했었죠.
자칫하면 목이 베일 뻔했었고요.
기억 속의 당신은, 볼에 작은 실금이 생겨났다 곧 회복됩니다.
이 정도의 힘을 사용할 정도로 용사는,
용사는⋯⋯⋯.
눈을 뜹니다.
잠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몸을 일으켜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면, 깨어난 당신을 반겨주는 건⋯.
용사는, 분명 성장했습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안녕, 바보 용사 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캐릭터 인장

눈앞에 보이는 야츠모는, 그러니까⋯⋯.

캐릭터 인장

어쩌면 당신 때문에 친구를 잃고, 마을을, 동료를, 세상을 잃은 용사입니다.
그는 당신을 죽이고자 이 자리에 왔습니다.
마지막 염원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눈이 옵니다.
자, 이제는 선택의 순간입니다.
최선의 복수거나, 최악의 사랑이거나. 혹은, 둘 모두이거나.

무엇이 될지는 당신의 손에 달렸습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마지막, 말이지⋯⋯.
(조금 웃는다.) 하하, 글쎄에. 어떨까, 용사 군.
너한테 야츠모 군의 기억은 없으려나? 뭐, 그런 게 타당하지, 야츠모 군도 용사의 기억은 없으니까⋯.
그래서 말인데? (가볍게 짝, 박수를 친다.) 내가 친절하게, 경위를 약간만 설명해 줄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그런 식으로 친근하게 불러봤자. (검 고쳐 쥔다.)
경위는 무슨.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수작은 부정하지 않는다.) 뭐어, 들어 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단 둘이서 10살 때부터 봤어, 그거야 귀여워할 만도 하지. 나도 엄청 좋아해, 야츠모 군.
그런데 너는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 주술은 말이지, 1년에 한 번, 열 번, 그걸로 끝인 거야? 잘 풀리든 아니든 끝이라고, 너무하지 않아? 내가 마음을 고쳐먹어도-(물론 고쳐먹는다고는 안 했지만,)-끝이 변함이 없다니, 애정이 없는 주술이지?
하지만 다행이지, 방법이 하나 있어. (양 팔을 가볍게 벌린다.) 더 강한 감정이 있으면 다시 반복할 수 있대. 그게 또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저기, 아래에 그려진 게 보여? (양손을 가볍게 맞잡는다.) 나는 말이야, 그래도 마왕이거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래서 마지막으로 진짜로 마왕다운 일이라도 하나 할까 하고⋯.
네가 날 죽여도 세상도 완전히 끝나 버리면 어쩔 수가 없겠지?
어차피 사람은 하나도 없는 거야. 그래, 알겠어?
이번에야말로 이 세상, 완전히 멸망시켜줄게. 야츠모 군이랑 만나기 위해서 말이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주술에 애정은 필요 없어. 너를 없애는 게 내 역할이니까. 몇십, 몇백년 전이든, 지금이든. 그런데⋯ (아래의 마법진으로 잠시 시선이 떨어지고, 다시 눈을 마주쳤을 때의 표정은⋯.)
세상이 완전히 끝난다는 게 뭔지 알잖아?
이미 충분히 가혹하잖아. 여기서 뭘 더 어떻게 망치려고. 그렇게까지 해서 다시 만나려는 이유가 뭐야⋯. (이치지쿠를 겨누던 칼의 끝이 흔들린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별로 상관없잖아. 여기서 더 끝나도⋯아하, 물론, 너에게는 상관있겠지만? (잠시 야츠모를 물끄러미 본 채 그야, 하고 한마디한다.)
⋯⋯내 거란 말이야. (생각해보면 본의 아니게, 그렇게 명확하게 '내 거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건 물건을 통틀어서도 처음이다. 죽은 걸 끌어안고 있을 때의 '내 거' 라는 말과 크게 다를 게 없는데, 어쩐지 처음 입을 열 때, 무거운 걸 치우는 기분이 들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부르면 온다고 했고, 아직 가기로 한 곳도 남았고. 아아, 그런가, 세상이 망하면 그것도 사라질까. 괜찮아. 그리고 꽃 같은 것도 못 본 게 많으니까 보여줄 거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러니까 말이지, 아직 할 게 엄청 많이 남았다는 거야, 바보 용사 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손을 내린다.) 괜찮지 않잖아.
세상이 완전히 망하면 갈 수 있는 곳도 사라져. 너는, 정말 이 성에 갇힌 채 살아가게 될지도 몰라.
네가 이미 내 세계를 끝내버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같은 길을 걷기를 원했던 건 아니야. 끝은 외롭지 않겠지. 그걸 위해서 나는 내 손으로 널 끝내러 왔다. (다시.)
나도 가지고 싶었어, 내 거라고 할 만한 걸.

캐릭터 인장

이치지쿠, 민첩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80 민첩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1 > 61 > 보통 성공

캐릭터 인장

날이 어깨를 스칩니다.
큰 상처는 아니지만, 위험했습니다. 아마 점점 능숙해지겠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저기, 있잖아⋯. (칼을 피해, 날이 스친 어깨 너머로 야츠모를 본다.)
⋯왜 화 안 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왜 안 내는 거야? 네가 빼앗길 것도 남은 것도 이제 이것밖에 없잖아. 화 내! 제대로 들은 거 맞지? 나 말야, 야츠모 군이랑 10년⋯아니, 더 짧을지 길지도 모르지. 고작 그만큼 만나려고, 전부 망치려고 하고 있는 거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너야말로 모르는 거야? 내가 무슨 마음으로 이 검을 뽑은 건지, 눈 내리는 한겨울에 널 찾은 건지 모르는 거냐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내 마을에는 너도 있었어. 내가 소중하게 여겼던 기억에는 너도 있었다고. 그걸 네가 부쉈어. 용사의 숙명 같은 거 관심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면 그걸로 그만이었는데, 너는.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날 보기 위해 멸망시키겠다니, 어떻게 반응하면 되는 건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 (전이라면 바로 웃음을 터뜨리면서 '알 리가 없잖아' 대답했을 말에 침묵이 온다.)
⋯몰라, 그런 거.
화내면 되잖아.
나라도 아니고 아예 세상을 망하게 하겠다니, 그게 한 명 만나겠다고 그러는 거라니, 웃음도 안 나온다고⋯. 그러면 되잖아. (곤란한 듯, 기쁜 듯, 흐려진 말끝에 억울하고 분한 듯, 칼을 쥔 손을 잡으려 팔을 뻗는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남은 거라면 세상이랑 너랑 나 뿐인데, 너는 자기가 죽는 걸로는 화를 안 내고, 날 죽이러 왔으니까 스스로 다쳐도 죽어도 화내게는 못하고, 남은 건 세상 뿐이잖아.
화 내, 응? 그래서 말야⋯⋯.
또 보자, 그냥, 1번 2번이어도 돼. 또 화낼 일을 생각해서 보여줄 테니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마왕이라면서. 너는⋯ 바보냐?
네가 살아갈 세상이야. 아무리 인간 하나 없다고 한들, 말을 걸어줄 생명체가 전부 사라졌어도 여긴 네가 살아갈 땅이야.
너도 추억 한둘 쯤은 있겠지. 산이든, 바다든, 마을이든. 그런 곳을 직접 없애겠다고 하고 있어. (아니, 모르는 일이다. 아마 저것은 정말 세상이 어떻게 되든 상관 없을 것이다. 눈앞의 마왕이 정에 호소하는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으니까. '원래'였다면⋯.)
너는⋯.
그렇게까지 바보 같은 짓을 해서 이루겠다는 게 고작 날 몇 번 더 보는 거라고.
그런 말을 하는 상대한테 화를 낼 수 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가, 이치지쿠는 돌연 망연해진다.) ⋯⋯뭐야, 그게.
⋯⋯⋯그럼, 이제, 절대 화 안 내겠다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럼,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싫어, 화 내. (억지인 걸 알고 있다. 그래도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뺨을 때리고, 밀쳐 넘어뜨린 채 반응을 기대하듯이 물끄러미 바라봤다가 상심한다.)
(이런 건 이미 전에 질리게 했었어. 화낸다고 해도 고작 이런 걸로는 염원에는 못 미친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저기, 용사 군. (자기가 때린 볼에 손을 올린 채 목소리를 다시 밝게 한다. 친근하게 다가갈 때의, 무분별하게 '도와줄게' 하고 말을 걸던 때의 상냥한 목소리로.) 그럼 이렇게 하자, 이런, 이미 전에 했던 그런 거 말고.
날 죽이고 나서 말이야. 그러고 나서 하고 싶은 게 있었을 거 아니야?
그렇지?
뭐야? 들려줘. 그럼 그걸 도와줄 테니까.
그걸 다음의 염원으로 하자.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없어.
(바닥이 등에 맞닿은 채, 고개는 옆으로 돌아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없어. 이미 나는 네 손에 한 번 죽었는걸.
아마 내 목표는 복수였겠지. 이렇게 되면, 널 죽이지 않고도 내 복수는 성공한 게 되는 건가?
이제 좀 후회가 되냐?
(눈 똑바로 마주한다.)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 좀 알 것 같냐니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손을 들어 뺨을 다시 한 번 내리친다. 그리고, 다시 들었다가, 울컥해 천천히 얼굴을 묻는다. 대답은 없다.)
(⋯이게 사라지지만 않으면. 손이 옷 위를 쥐어뜯듯이 잡는다. 그러면 차라리 죽여서 끌어안고 있는 것도 좋았을지도 모르는데. 그래, 여기서 쫓겨 세상 밖으로 떨어져도 그거 하나 정도는 가져갈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럼, 별로, 좋지. 죽이지 않아도⋯. 만족했잖아? 복수에 성공해서 기쁘겠지? 그러니까.
⋯그러니까 얌전히, 사라질 때까지 이러고 있어. ⋯이제 됐어⋯⋯⋯⋯.
축하해, 용사 군. 네가 이겼다. 마왕은, 적어도 나는, 앞으로 이 세상에서는 없어질 거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이제 아픈지도 모르겠다.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 보던 게 천천히 입 연다.) ⋯주문이 끝나면 겨울도 끝나. 세상은 돌아오겠지. 그래, 아마도, 이게 정말 끝이라면, 모두가 꺠어나고, 너는 이 세계에서⋯⋯.
(문득 눈썹을 찡그린다.) ⋯⋯⋯.
멋대로 사라지지 마. 복수를 성공했다고 해도, 내 손으로 죽인 게 아니잖아.
사라지지 마. 기다려. 어떻게든 발 붙이고 있어.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한 팔 들어 뒤척이더니 품에서 조개 껍데기 꺼낸다. 이치지쿠가 목걸이로 엮어 준 그것. 앞으로 내민다.)
⋯⋯여기서 기다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기대 누워만 있던 눈에 목걸이가 들어온다. 끝에 달린 조개껍데기를 살짝 잡아서, 살펴보듯 돌려보고, 웃음소리와 함께 놓는다.) ⋯사람은 재미있어.
뻔한 답인데 헤메고, 불필요할 정도로 상냥한 게 있으면 그만큼 잔인한 것도 있지.
너는 잔인해.
(눈을 감고 그냥 기대 사라지기 전의 고동을 듣는다. 평소처럼-그래, 고작 10년 새에 그만큼 익숙해졌다. 평소처럼 인형이라도 되는 양 누워 끌어안고.) 안 올 거면서⋯⋯.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나도 기약 없이 기다리게 하는 짓은 성질에 안 맞아. 하지만, 그래도⋯. (기대오는 감각이, 끌어안는 팔의 힘이 익숙하다. 눈에 들어오는 방 안의 풍경도 익숙하다. 모든 게 아득히 내 기억을 넘어섰다. 어쩌면.)
이치지쿠. (칼을 든 이후로 입에 담지 않았던 이름을 괜히 한 번 불러본다.)
⋯우리, 진짜, 바보같이 헤맸다는 거, 알아? (분노와 증오를 넘어설 강렬한 감정이 필요하다면⋯.)
아직 무승부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바보는 너잖아⋯. (이런 와중에도 꿋꿋하다. 10년, 어쩌면 그보다 더 전부터 야츠모와 용사를 가르는 선은 자신을 부르는 호칭이다. 저도 모르게 머리를 살짝 부비고, 눈치채지 못한 채.)
⋯그럼, 다시 올 거라고?
다시 승부를 내러 올 거라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올게. 몇 년이 걸리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몇 년이 걸리든 같은 소리 하지 마. 정해. (아직 싸우고 있는데, 볼을 잡고 쭈욱 당기면서,) 몇 년에 올 거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쭈욱. 눈 깜빡인다.) ⋯⋯기다릴 수 있겠어? 내가 몇 년을 부르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 전에 와. 또 지각하면 몰라. (놓아준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백년. 아니, 오십.
너, 그거 전부 세면서 기다릴 것도 아니잖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번엔 셀 거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저번에는 어디까지 셌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20년⋯, 뭐야, 오래 센 거잖아.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이번엔, 더 셀 거야, 정말로⋯. 그러니까,
지각하지 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 (20년⋯ 그만큼 정말 기다리고 있었어. 중얼거린다.) 역시 바보는 너야.
늦지 않을게. 너를 이기기 위해 돌아왔지만, 지금의 나는 네게 손 하나 댈 수 없어. 그래⋯.
너는 '네 거'라고 말해줬고, 여기가 내 자리다. 돌아올 거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누가 바보란 거야! (결국 한 번 짜증을 내고, 그러고서도 결국 웃는다. 만족해 버린 것이다. 후, 하고, 한숨쉬는 것처럼. 기대인지 불안인지 모를 마음으로 몇 번씩 확인받는다.)
정말이겠지?
50년이야? 그것도 눈 깜박할 새니까, 열심히 해야 돌아올 수 있어. 정말로 와야 돼.
안 오면 정말로 다 망할 거니까, 와야 돼. (마지막까지 협박을 못 놓는 건 이젠 거의 성질이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응, 50년. (끝에서는 이쪽도 웃어버린다. 이래서는 용사 실격인데. 증오와 애정은 맞닿아 있어, 모르는 새 뒤바뀌는 거라고 누가 그랬던가. 난 이미 당한 걸지도 모른다.)
꼭 나타나야겠네, 세계를 다시 구하려면⋯⋯. (눈 감는다.)
⋯⋯이치지쿠, 이게 정말 이뤄진다면, 아마⋯.
⋯아니다. 작별 인사는 싫지. 잘 자라고 해둘까?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걸로 해. 좋은 꿈 꾸라던가⋯⋯, 아니야, 역시 이건 조금 짜증나. 그냥 잘 자라고 해. (움츠러든다. 사라지는 걸 보기보다, 도중에 잠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다녀와, 소년.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²⁰

다녀올게.
⋯⋯잘 자. (끌어안는다. 아마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감싸안은 팔의 힘이 풀리고, 무게가 가벼워진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마주 잘 자라는 대답은 하지 않는다. 왜냐면, 당신은 자는 게 아니라 돌아오려고 잠깐 여행을 떠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기댄 몸, 끌어안은 팔, 감각이 옅어지는 걸 느끼고 이치지쿠는 조금 더 웅크린다.)

캐릭터 인장

주문을 유지하던 마력이 점차 흩어져, 그의 손끝부터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사방에 열린 곳 하나 없는 공간에서, 어째선지 등 위에 눈이 쌓이는 것만 같습니다.

캐릭터 인장

⋯겨울은 다시 시작될 겁니다.

캐릭터 인장

이 계절이 끝나고,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난다고 해도.
당신에게는 여전히 겨울이나 다름없는 시간들이⋯⋯.
그러니 봄이 오기만을 기다립시다.
이 지독한 겨울성에서.
.
.
.

캐릭터 인장

새하얀 눈보라가 몰아칩니다.

캐릭터 인장

계절의 흐름은 중요치 않게 되었습니다.
꽃이 피었던가요, 낙엽이 떨어졌던가요.
따뜻한 햇빛이 아침을 맞이해줬는지, 이 세계에서 당신을 제외한 다른 누군가가 깨어났는지.
아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성 안에서 하루하루를 세어봅니다.
다시 찾아온 겨울.
세상이 온통 하얘서, 어느 것이 땅이고 어느 것이 하늘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습니다.
당신이 차지한 인간들의 성은 온기 하나 없이 휑합니다.
바깥에 싹트는 잡초조차 새하얀 눈에 뒤덮여 보이질 않습니다.
당신이 움직이지 않으면 발자국이 새겨질 일이 없습니다.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이곳에서 들리는 것이라곤 창문과 부닥치는 바람소리 뿐입니다.
이곳에서 당신은 무얼 바라고 있나요?
혹은,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도 있을까요.
이를 테면⋯⋯.
이치지쿠, 듣기 판정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cc<=60 듣기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3 > 53 > 보통 성공

캐릭터 인장

우당탕!
상념을 깨는 소음이 들려옵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고개를 든다. 반 정도 꽃잎이 사라진 붉은 꽃을 들고, 얼마 전의, 한참 전의 기억을 떠올려 소리가 난 곳으로 걸어간다.)

캐릭터 인장

아래로 내려갑니다.
당신이 기대하는 소음의 출처는 단 한 명 뿐입니다.
1층 현관으로 향하면,
49번째의 겨울.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이치지쿠.

캐릭터 인장

한 어린 아이를 마주하게 됩니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약속, 지키러 왔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작-아. (꽃을 바닥에 버린다. 꽃잎을 떼어볼 이유는 이젠 없으니까.)
(아이를 번쩍 들어올려, 놀리듯이 작아, 하곤 이치지쿠는 소리내 웃기 시작한다. 그대로 웅크리듯 끌어안고, 목에 맡아놨던 목걸이를 걸어주고.)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바보, 조금 더 빨리 오란 말이야. (이마에 가볍게 키스하며 다시 끌어안는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빨리 왔어, 1년이나 일찍⋯⋯ 잠깐, 아. (이마에 입술이 닿자 잠잠해진다.)
⋯뭐 하고 지냈어? 바깥은 돌아다녀봤어? 아니, 일단은⋯⋯.
잘 기다렸어. (작은 손이 등 토닥거린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1년이잖아, 1시간이나 마찬가지잖아, 이런 거. 딱히 안 가봤어. 조금 더 힘내서 일찍 왔는데 내가 없으면 가엾잖아? (그러니까 나는 상냥한 거라고, 그런 말을 이어서 하려다 닿은 작은 손에 문득 목소리가 사그라든다.)
⋯⋯⋯응.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한참을 그러고 끌어안는다.) ⋯알 것 같아. 네가 처음의 10년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나를 어떻게 돌봤는지.
이제 다시 10년이야.
분명 언젠가 다시 선택해야 할 순간이 오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러고 있자.
응, 보고 싶었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좋아. (나중 일 때문에 지금을 날려서야, 아깝다. 고개를 기울인 채 만족스러운 듯이 웃고, 안아들어서 안으로 들어선다.)
또 꼬마가 되어버렸으니까 말이지⋯.
따뜻하게 해 줄게, 나는 상냥하니까. (방을 향해 걸어간다.)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그래도 이건 익숙하지 않- (들렸다.) ⋯⋯.
⋯따뜻한 게 좋아. 이왕이면 이불도 덮어줘.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번번이 애가 된단 말이지. (내용은 귀찮아하는 거 같은데, 어투는 신났다.) 뭐, 좋아.
(어린 볼에 고개를 꾹 눌러 기대보고 침대에 내려 눕혀놓고, 이불을 덮어준 채, 턱을 괴고 웃으며 바라본다.)
난로도 켜 줘?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빨리 키고 옆으로 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킥킥 웃으며 손가락을 튕겨 불을 피우고, 짐짓 뻐기듯⋯.) 와 주세요.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
와⋯ 주⋯⋯ 내가 여기까지 얼마나 힘들게 왔는데!
(다시 조용.) ⋯ 와 주세요.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소리내 웃다가 그 옆에 풀썩 누워서 끌어안는다.) 네~에.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저기, 꽃이라던가, 이것저것 보고 온 거야?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지금은 12월 1일이니까. (끌어안겨 작게 고개 젓는다.)
이 근처는 원래 추워서 사람도 잘 없었고. 이대로 다시 겨울이 될지⋯ 봄이 올 지는. (품에 머리 기댄다.)
⋯⋯같이 있다보면 알게 되겠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가끔 꽃은 피었으니까⋯.
⋯⋯아아, 그래. 그러고 보니까 그 마법진.
이따가 지워야 돼. (머리 위에 턱을 가볍게 올려놓고,) 조금씩 지우는 걸로 하자? 1년에, 그러니까, 10분의 1쯤⋯.
그때는 다른 걸 그려야지.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러려면, 또 이것저것 고민해야 하니까 말야⋯.
그래, 같이 있어. 그치만 내 거잖야, 그렇지.
야츠모 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네 거야. 네 거니까.
같이 지우고, 같이 고민해. 좋아. 열심히 지워야겠네, 그거⋯⋯. 처음 봤을 때는 진짜 놀랐었는데.
화 같은 거 안 내도 좋았잖아. 그만큼⋯ (따뜻하다. 머리칼 비빈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때는, 그러니까⋯.
그게 제일 가능성 있었단 말이야. 당연하잖아. (난로와 이불, 포옹한 채 가만히 있으면 품 안의 작은 몸이 따끈따끈하다.)
졸리니?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그야⋯ 그렇겠지, 난 너한테 제대로 말해준 적도 없었고, 항상 칼 들고 덤비는 것만⋯⋯.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솔직히, 이 몸은 너무 쉽게 잠이 와서 문제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갑자기 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볼을 쭉, 잡아당겼다가⋯.)
그야 10살이잖아? ⋯⋯10살. 꼬맹이. (목 안으로 크크, 웃는다.)
덜 자도 괜찮아? 키가 줄어들지도 조금 궁금하고⋯.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그런- (올려다 본다.)
그런 거 궁금해하지 마. 빨리 자라야 너도 더 오래 안고 다닌다고.
(그러니까⋯ 이 상태에서 그런 말 해봤자 투정처럼 들린다.)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잠드는 게 아까운 거 아니었어? (놀리는 어조.) 뭐어, 그건 좀 아깝나아⋯.
적어도 8년은 지나야 그럴 수 있겠네. 힘내, 야츠모 군?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멀어⋯⋯. (자기는 싫고, 키는 크고 싶고. 완전 '애' 다 됐다.)
오늘은 이러고 있지만, 내일부터는 꼭⋯ (하품.) ⋯몰라, 뭐든 같이 해.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좋아, 뭐든. (볼에 가볍게 키스.)
뭐가 하고 싶은데?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아아, 하긴 그런 이야기, 전에 잔뜩 했었지.
그것부터 하나씩 얘기하면 좋을까. 아무튼⋯.
지금은, 그럼, 잘 자.
⋯어서 와.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이치지쿠가 49년⋯ 100년⋯ 동안 혼자여서 못 한 것들, 그리고⋯⋯⋯.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작아진다.)
⋯다녀왔어.

캐릭터 인장

오늘은 12월 1일.

캐릭터 인장

大海原九

⋯⋯⋯⋯그럼⋯⋯.
⋯그럼, 축제라던가⋯⋯.
같이 구경하자.

캐릭터 인장

그리고 수백 번 째의 겨울.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¹¹

기대하고 있을 테니까⋯ 꼭 보러 가야 해.
(옷깃 잡아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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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그래애,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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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¹¹

⋯⋯약속!

캐릭터 인장

그토록 기다리던,
사랑스러운 계절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 ENDING 2 : 또 다시, 겨울.

캐릭터 인장

黒粋奴藻 생환
大海原九 생환

캐릭터 인장

새로운 염원이 시작되었습니다. 12월 1일, 당신이 기다리던 야츠모가 돌아옵니다.
그리고 언젠가 돌아올 10번째 겨울, 우리는 또다시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혹은 그 이전에, 그 이후에. 두 사람이 바라는 또다른 형태를 갖게 될 지도 모릅니다.